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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별책부록|Family Vacance

전통문화 체험여행

■ 기획·최미선 기자 ■ 글·한은희, 이동미 ■ 사진·한은희, 동아일보 사진DB파트 ■ 아트드렉터·이관수 ■ 미술·윤상석 최진이 김영화 이은이 기자 ■ DTP·김현주

입력 2003.07.14 18:03:00

해마다 되풀이되는 밋밋한 휴가 스케줄 때문인지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집에 들어앉아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것이 더 재미있다는 것.
이럴 때 아이들을 위한 여행 스케줄을 짜보자.
아이들에게 컴퓨터 속 세상보다 더 흥미진진한 전통문화 & 자연생태 체험장을 소개한다.
여행을 떠나도 컴퓨터가 없는 곳으로 가면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는 아이들. 아이들이 모든 것을 잊고 마음껏 뛰어놀게 하기 위해 문을 연 ‘놀자학교’가 있다. 바로 경주 전통문화체험학교다.
전통문화 체험여행

‘이곳에 와서는 뭔가를 배워가려 하지 말고 그냥 실컷 놀다 가라’는 뜻에서 ‘놀자학교’로 새이름을 지었다는 경주 전통문화체험학교.


동국대 조소과 이점원 교수가 2002년 7월에 경주시 서면 천촌리 아화초등학교 천촌분교를 인수하여 문을 연 체험학교가 바로 ‘놀자학교’. 전통문화체험학교라는 이름이 있기는 하지만 ‘이곳에 와서는 무엇을 배워 가려 하지 말고 그냥 실컷 놀다 가라’는 뜻에서 그렇게 새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이곳은 당초 우리의 전통문화를 알려 주고 싶어 시작한 학교였다. 그러나 이교장은 아이들을 대하면서 아이들이 정말 놀 줄 모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마당에 나가 놀라고 하면 어김없이 당황하는 아이들. 놀이 도구를 주면 30분도 채 못 놀고 다시 찾아오는 아이들을 보며 놀 줄 모르는 아이들에게 노는 방법을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은 놀자학교로 바꿔 부른다고.
언제부터인가 아이들은 학교에서 돌아오면 으레 컴퓨터로 달려간다. 공부를 하든, 게임을 하든, 대부분의 시간을 컴퓨터와 함께 보내는 것이 일상이 된 것이다. 그런 환경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놀자는 것이 이 학교의 설립목적이다. 노는 것이 학교의 목적이라니…. 이곳에 왔다가 바뀐 모습으로 나가는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목적을 달성한 것 같아 내심 흐뭇하다는 이교장이다.
“처음 이곳에 올 때 엄마에게서 절대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해서 별명이 ‘엄마 껌’인 여섯살짜리가 아이가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엄마가 바빠서 못 오면 다른 부모를 따라서 혼자서도 이곳에 옵니다.”
놀자학교 선생님의 이 한마디가 자연과 놀이를 통해 변화한 아이들의 모습을 대변한다. 아이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도 변하게 하는 것이 이곳의 저력. 이곳에 와서 아이와 함께 놀다 보면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신나게 놀아 열성 팬들이 생긴다는 것. 그러다 보니 열성팬 부모들이 스스로 학교를 운영하는 주체가 되었고 아이들의 선생님이 되었다.
물리학을 전공하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아빠는 한달에 한번씩 과학교실을 열고, 건축학을 전공한 아빠는 한옥의 구조를 아이들에게 가르친다. 아이들에게 한옥 짓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운동장 한켠에 정자를 지을 계획도 세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말이면 주저없이 달려와 보조교사를 해주는 부모들도 많다. 시작은 이점원 교수 부부가 했지만 지금은 주인과 손님의 구분 없이 모두가 주인인 학교가 되었다.

무공해 운동장이 있는 학교, 수도도 전화도 없다!
학교 운동장의 풀도 주말에 모두 모여 뽑는다. 일일이 사람 손으로 뽑아내는 것이 번거롭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노는 학교 마당에 제초제를 뿌리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그 일을 모두 함께 하고 있는 것. 오히려 이곳의 주인이 더 큰소리를 친다. 아이들이 노는 땅인데 약으로 풀이 자라지 못하게 할 수는 없으니 모두 와서 풀을 뽑으라고. 이렇게 정성들여 가꾸는 마당에서 뛰어노니 아이들이 건강해지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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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수도시설이 없다. 옛날 우물이 달랑 하나 있고 두레박이 그 위에 얹어져 있다. 전기도 꼭 필요한 부분에만 사용한다. 그러다 보니 그 흔한 전화도, 냉장고도 없다. 요즘엔 너나 할 것 없이 휴대전화를 지니고 있지만 이곳에 오면 휴대전화의 전원을 꺼놓아야 한다. 그래야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제대로 쉬다 갈 수 있다는 것. 여름엔 우물이 냉장고 역할을 한다. 수박을 두레박에 얹어 우물 안에 넣어두었다 꺼내 먹으면 얼마나 시원한지 모른다고. 화장실도 예전의 것 그대로 사용한다.
마당 한쪽엔 상추와 고추, 호박, 오이, 가지 등을 심어놓았다. 주말에 아이들이 찾아오면 함께 뜯고 씻어 먹는다. 마당에 가마솥을 걸고 고구마와 감자를 쪄서 나눠 먹고 여름이면 솥뚜껑을 뒤집어 거기다 부침개를 부쳐 먹기도 한다. 이렇게 함께 식사를 하다 보면 아이들의 편식습관도 자연히 고쳐진다. 폐교를 활용한 이 학교에는 식당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과 어른들의 간식과 식사는 직접 챙겨 도시락을 싸와야 한다. 이때 도시락 반찬은 아이가 먹지 않는 것을 꼭 싸오도록 권유한다. 함께 먹는 즐거움 때문에 아이도 자연 그 음식을 먹게 되어 편식습관이 없어진다. 도시락은 서로 나눠 먹을 수 있도록 넉넉히 싸는 것이 기본. 잘 먹고 잘 뛰어 노는 아이가 건강한 것은 당연지사. 건강은 놀자학교의 보너스인 셈이다.

아이들과 함께 솟대 만들기
학교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이 우뚝 솟아 있는 솟대다. 솟대는 원래 마을과 마을의 경계를 표시하기 위해 사용하던 것인데 지금은 장식적인 의미와 주술적인 의미가 더해져 소원을 비는 대상이 되었다. 솟대가 무엇인지 장승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우리의 것을 알게 해주고 싶어 이교장은 아이들과 솟대 만들기를 시작했다. 담장을 따라 주욱 늘어선 솟대는 모두 이곳을 다녀간 학생들과 부모들의 작품. 정문에서 학교 건물로 이어지는 담장에 있는 것은 가족솟대로 큰 것은 아버지가, 작은 것은 아이들이, 자신의 가족 수대로 만들어 세워놓았다. 공예교실에서 작은 솟대를 만들어 집에 가져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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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 한쪽에 놓여있는 이점원 교수의 작품과 미니솟대(위), 놀이공작실(오른쪽).


이 학교의 교실은 세개뿐이다. 작은 교실을 수리해 두개는 교육장으로, 하나는 교육장 겸 숙소로 사용한다. 첫째 교실은 아이들이 자연 관찰 일기를 쓰고 간단한 공작을 하는 놀이공작실이다. 이교장은 처음 놀이학교 문을 열고 아이들이 솟대를 만들면서 칼을 다루지 못하는 것을 보고 무척 놀랐다고 한다. 이곳에서 솟대를 만들려면 연필 깎는 칼로 거친 나무의 표면을 곱게 깎아내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 단순한 작업조차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이교장이 나무 자동차 만들기, 연날리기, 팽이 돌리기, 썰매타기 등 전통놀이를 하나씩 가르쳤다. 이곳에서는 직접 기른 표주박 위에 인형을 그리는 작업도 한다.
둘째 교실에서는 슬라이드 교육과 흙을 가지고 하는 작업을 한다. 책상 위에는 흙판에 기와의 암막새를 본뜬 도깨비 모양을 그려 넣은 것들이 하나씩 놓여있다. 정월에 도깨비를 만들면 복이 온다고 해서 만들었던 것인데 석고를 뜨거나 다른 방법으로 보관하려고 그냥 둔 것이라고. 이 교실에는 전통한옥의 문도 하나 서 있다. 이교장이 전시회에 발표했던 작품을 그대로 세워놓은 것. 이교장의 다른 작품들도 이곳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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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교실은 숙소로 쓰이기도 하고, 식사를 하거나 연, 썰매 등을 만드는 곳으로도 쓰인다. 침상이 길게 깔려 있어 모두 둘러앉아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으로 놀자학교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곳이다. 매끄럽고 단단한 나무로 만든 침상이라 바닥의 냉기가 올라오지 않고 여름철 쉼터로는 제격이다. 또 이곳에는 노래방 기계도 있다. 하지만 동요만 부를 수 있다. 동요를 모르는 아이들에게 동요를 가르치고 많이 부르게 하기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라고. 또 무작위로 아이를 지명해 동요를 부르게 함으로써 발표력을 키워주는 훈련장이 되기도 한다. 이 시간을 위해 정해진 이주의 동요를 남몰래 연습하는 아이들을 보면 동심이 느껴져 빙그레 웃음이 떠오른다.
마지막 교실은 운동장이다. 이곳은 산으로 둘러싸여 공기가 무척 맑다. 그만큼 맑은 밤하늘을 볼 수 있는 곳. 여름밤, 운동장에 누워 별을 관찰하는 시간이 있다. 아이들은 신화 속의 별자리는 잘 알지만 실제 하늘에 떠있는 별자리는 잘 모른다. 때문에 별자리 수업은 전문 선생님이 진행하고 있다.
자연학습은 주로 학교 운동장과 주위의 산과 들에서 이루어진다. 학교 앞 개울에서 개구리 알을 잡아 올챙이에서 개구리가 되는 과정을 보며 관찰하거나 커다란 나무에 지은 새집을 관찰하면서 자연 속에서 생물이 살아가는 과정도 알 수 있다.
처음 이곳에 오면 주로 운동장에서 수업한다. 미니 솟대 만들기, 한지로 제기 만들어 차기, 새끼 꼬아 줄 돌리기, 널뛰기, 자치기 등의 전통놀이를 하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냇가에 가서 고기 잡고 놀고, 복숭아밭에서 복숭아도 따보고, 버드나무 가지로 버들피리를 만들어 불어보는 시간도 있다.
계절마다 제철에 맞게 이루어지는 이곳의 놀이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지루해할 틈을 안 준다. 학교 이름처럼 전통문화를 놀이와 접목시켜 자연스레 체험할 수 있고, 교육이 아닌 놀이를 통해서 협동심을 기르고 선조들의 지혜를 터득하게 되는 것이 이곳 전통문화체험학교의 장점이다.
놀자학교 개교 1주년 생일잔치
놀자학교가 개교한 지 1년째 되는 2003년 7월20일에는 1주년 기념 생일잔치를 할 예정이다. 아이들이 그동안 만든 것들을 전시하고 즐거운 놀이마당도 준비한다. “교장선생님이 늦게 오는 거 싫어하신다고 일찍 가야 한다며 재촉하는 아이들 때문에 일요일은 다른 날 보다 더 일찍 일어나요.” 아이들과 함께 이 학교의 팬이 되어버린 부모의 얘기다. 여기에 이곳을 찾아오는 아이들 때문에 주말마다 쉬지 못하고 문을 열고 있다는 이점원 교장 부부의 말이 이어진다. “힘들지요. 하지만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게 재산도 아니고 명예도 아니잖아요. 아이들 스스로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잘 자라도록 도와주는 것이 저희가 할 일인 것 같아요.”
놀자학교에 갈 때는…
이 학교는 주말에만 운영하는 무료 체험학교였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면서 그에 들어가는 부대 비용도 만만치 않아 참가인원 1인당 1만원의 참가비를 받는다. 학기중에는 주말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고 여름방학 동안에는 매일 문을 연다. 여름에 이곳을 찾을 때는 식수를 준비해야 한다. 물론 식사준비도 해 와야 한다. 코펠과 버너도 필수. 숙박을 원하는 사람은 이곳의 공동숙소를 이용하거나 텐트를 가지고 와 운동장에 치면 된다. 여름에도 서늘하므로 침낭을 챙기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운영 프로그램은 다음카페의 경주 전통문화체험학교(cafe.daum.net/noljahaja)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가족단위 체험도 이곳에서 예약을 받는다.
예약 및 문의 019-371-2685, 054-745-2685
[찾아가는 길]
승용차 : 경부고속도로 건천IC에서 나와 영천 방면으로 5분 정도 직진. 아화농협이 나오면 농협을 끼고 좌회전, 마을을 통과해 굴다리 아래로 직진, 삼거리에서 왼쪽 금정사 방향으로 가다가 마을 앞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로 가면 왼쪽에 학교가 보인다. 잘 모르면 사람들에게 천촌분교를 물어보면 된다.
[주변 볼거리]
오봉산

경주시 서남쪽에 있는 오봉산은 서면, 건천, 산내면에 걸쳐 있다. 3개 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해발 622m의 높은 다섯개의 봉우리가 낙타등 같은 형상을 하고 있어 오봉산이라고 불린다. 이 산에는 신라 원효대사가 창건한 사찰인 주사암과 조적암, 마당바위가 있다. 주사암 앞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를 따라 가면 신라시대 성곽이 남아 있어 마을 사람들은 오봉산을 산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산길이 아름다워 등산객이 줄을 잇는다. 가까운 곳에 천촌리와 산내면, 영천시 북안면의 경계를 이루는 사룡산이 있고 신라시대 사찰 금정사가 있다.

[맛 집]
서면 식육식당

경상북도 지정 한우판매점인 서면 식육식당은 불고기가 맛있는 집으로 소문났다. 아화에서 16년 전에 시작하여 지금까지 직접 고기를 다루어 재료를 준비해 손님상에 낸다. 직접 숯불에 구워내는 불고기는 1인분 150g에 1만2천원, 생등심은 1인분 1만1천원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오후 9시, 매월 셋째주 화요일은 쉰다. 문의 054-751-1173

요즘은 소달구지 보기가 어렵다. 한적한 시골 오지 마을에 가야 가끔씩 마주치는 소달구지. 할아버지가 달구지에 올라앉아 소와 함께 터벅거리고 가는 여유로움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안성 예지촌 민속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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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산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예지촌 민속마을학교.


앞으로는 미산저수지가, 뒤로는 멋진 산세를 자랑하는 쌍영산이 병풍처럼 펼쳐진 안성시 양성면 미산리. 길을 찾아 들어가는 동안 양옆으로 펼쳐지는 산과 냇물이 어우러져 숨을 쉴 때마다 신선한 공기의 달콤함이 더 진하게 느껴진다. 예지촌 민속마을로 들어서는 순간 너와와 기와를 지붕으로 얹은 집들을 보고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97년 봄에 문을 연 이 학교에서는 초가집, 너와집, 기와집 등 모든 주거 형태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건물들이 지그재그 형태로 놓여 그 사이사이에 있는 작은 마당마다 쉼터와 볼거리들이 놓여 있다. 이 작은 마당들이 곧 민속마을의 교실이 된다.
양식당 뒤에 놓여있는 농기구전시관에는 실제로 농촌체험을 하면서 사용하는 호미, 가래, 달구지 같은 농기구들이 안내문과 함께 전시되어 있다. 비록 작은 공간이지만 아이들이 직접 만져보고 그 쓰임새를 살펴볼 수 있게 했다. 농기구전시관 아래로 내려가면 작은 수영장이 나온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계곡의 시원한 물을 얕게 받아놓았다. 어른은 바로 앞에 있는 황토방 툇마루에 앉아 휴식을 취하면서 아이가 노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 수영장 옆으로는 이곳의 자랑인 호박된장 항아리들이 놓여있다. 잘 익은 호박을 말려 가루를 낸 후 국산콩과 함께 담근 된장이다. 늦가을에 이곳을 찾으면 된장 담그기에 참여할 수 있고, 된장이 구수하게 익어 먹기 시작할 즈음인 봄에는 된장 뜨기 체험에 참여할 수 있다.
산 아래 산책로가 시작되는 지점에는 작은 동물농장도 있다. 토끼, 닭, 오리, 칠면조 등 집에서 기를 수 있는 여러 가지 동물이 한가롭게 산책로를 따라 오르내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린 꼬마들이 쫓아가면 날개를 퍼덕이고 뒤뚱거리며 달아나는 칠면조의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예지촌 민속마을학교에서는…
이 학교는 원래 토속음식점으로 시작했다. 음식을 먹으러 오는 손님들에게 시골체험을 할 수 있도록 시설을 만들어놓았던 것이 이제는 시골체험이 주가 되었다. 이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것은 무려 10여가지가 넘는다. 뗏목 타기부터 돼지몰이, 새끼 꼬기, 소달구지 타기, 승마체험, 인절미 만들기, 투호놀이, 대나무 피리 만들기, 모닥불에 고구마·감자 구워먹기, 굴렁쇠 굴리기, 널뛰기…. 여기에 아이들의 인성교육을 위한 예절교육도 이루어지고 있다. 전통식 서당 교육을 통해 옛 선비들의 전통생활과 예절을 배우는 것. 절하는 법, 앉는 법, 말하는 법 등 실생활에 적용되는 예절을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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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구전시관(왼쪽)과 즐겁게 소달구지를 타는 아이들.


예지촌 민속마을 옆으로는 계곡이 흐른다. 깊은 계곡은 아니지만 물이 맑고 시원하다. 특히 여름이면 아이들과 함께 계곡을 찾아 바위틈에 숨어있는 가재를 잡을 수 있다. 맑은 물에만 사는 가재와 작은 물고기를 잡으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동심으로 돌아간다.
주말에는 가족체험이 가능하고 방학 동안에는 주중체험도 가능하다. 반드시 사전예약을 해야 하며 예약은 전화와 인터넷으로 받는다. 프로그램 참가비는 어린이 기준 1인당 당일 1만5천원, 1박2일 3만5천원, 2박3일 5만5천원이다. 어른은 여기에 1만원 정도 추가하면 된다. 한옥으로 지은 깨끗한 숙소는 황토로 마감해 시원하고 쾌적하다. 그러나 객실에서는 취사를 할 수 없어 식당을 이용해야 한다.
문의 및 예약 031-674-6104 홈페이지 www.yejichon.com
[찾아가는 길]
승용차 : 경부고속도로 안성IC를 나와 중앙대학교를 지나 공도면 소재지 사거리에서 좌회전하여 18번 국도를 타고 양성면 소재지를 지나 용인 방면 45번 국도를 따라가면 장서리. 미리내성지 이정표를 따라 직진하면 미산저수지를 돌아 오른쪽으로 예지촌이 나온다.
대중교통 : 안성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미리내성지 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미산저수지, 예지촌 입구에서 내리면 된다.
[주변 볼거리]
미리내성지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미산리에 위치한 천주교 성지로 미리내는 은하수의 순우리말이다.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의 묘소가 있는 곳으로 성지에 들어서면 새소리와 물소리 바람소리가 들려올 만큼 조용하다. 이곳은 천주교 신자들이 신유박해(1801)와 기해박해(1839)를 피해 이곳으로 숨어 들어온 이후 교우촌을 형성하고 살면서 밤 불빛이 달빛 아래 비치는 냇물과 어우러져 마치 은하수처럼 보인다고 해 ‘미리내’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72년부터 본격적인 성역화 작업이 시작되어 89년에 완공되었다. 성지에 들어서면 성지 한가운데 웅장하게 서 있는 기념성당이 보인다. 이 성당은 천주교 103위의 시성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 미리내성지를 한바퀴 돌아보는 데는 2~3시간이 소요된다. 문의 031-674-1251



[맛 집]
예지촌 한식당

예지촌이 생겨나게 한 한식당으로 이곳의 별미인 호박보리된장을 맛깔스럽게 끓여, 안성의 질 좋은 한우를 숯불에 구워 곁들여 낸다. 고기와 함께 어우러진 호박된장이 개운하고 감칠맛 있다. 이곳에 투숙한 가족들에게 저녁으로 한우 생등심과 돌솥밥, 호박된장찌개와 함께 산에서 직접 채취한 각종 산나물을 무쳐낸다. 한우 생등심 숯불구이는 1인분에 2만5천원, 호박된장찌개는 1인분에 8천원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9시~오후 10시, 연중무휴. 문의 031-674-1101

민속자료가 가득한 공간에서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경북 칠곡 전통문화체험학교. 저렴한 비용으로 즐기는 이색적인 체험 프로그램.
전통문화 체험여행

손두부 체험장 내부 모습. 두부는 맷돌로 직접 콩을 갈아 만든다.


경북 칠곡군 기산면 봉산리. 경북과학대학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길 왼쪽으로 전통문화체험학교(기산 아트타운)라고 씌어 있는 간판이 보인다. 작은 폐교를 이용한 보통의 체험학교와 달리 이곳은 2층으로 된 제법 큰 규모의 체험학교다. 본관 교실뿐만 아니라 곡식을 직접 빻아볼 수 있고 떡 만들기를 해볼 수 있는 방아체험공간과 목공예실, 농기구체험실 등 3채의 체험교실이 운동장을 둘러싸고 있다.
전통문화체험학교의 운영주체는 경북과학대학박물관이다. 이곳에는 2천여점의 체험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장 안에는 체험유물들과 함께 체험장이 있다. 이곳은 ‘접근금지’ 또는 ‘만지지 마시오’ 라는 푯말을 달고 있는 일반적인 박물관과는 달리 직접 만들고, 먹어보고, 움직여보는 체험 박물관인 것.
우리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선조들의 지혜와 그 안에 숨어있는 가치와 과학성을 깨닫게 하는 것이 이 학교의 설립취지라고 하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우리의 문화를 바로 알고 우리 것의 우수성을 체험하게 하는 것이 목적인 셈. 그래서 이곳에서는 외국인들을 위한 한국문화체험활동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강사진도 만만치 않다. 경북과학대학 교수진과 박물관 연구원들이 강사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 단점이 있다면 대부분 현직에 있는 강사진이기에 방학중에 무작정 찾아갔다가는 모든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어렵다는 것. 때문에 사전에 반드시 예약을 하고 찾아가야 한다. 예약 인원에 맞춰 강사가 강의 재료를 준비하고 시간을 비워 강의를 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다도와 효문화체험, 도자기공예, 연자방아 체험, 방아찧기 체험, 김치만들기, 대장간 및 금속공예 체험, 염색공예 체험, 짚풀공예 체험, 탈춤 체험, 천체관측 체험, 풍물놀이 체험, 민속놀이 체험, 연 만들기 체험, 토기 복원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모두 해볼 수 있다.

맷돌 갈아 콩죽도 쑤고 두부도 만든다
그중 불려놓은 콩을 맷돌에 갈아 콩죽을 쑤고, 두부를 만들어보는 전통 두부 만들기 체험, 디딜방아를 밟아 곡식의 껍질을 벗기고 키로 까불어 알맹이를 분리하는 곡식 찧기, 떡메로 쳐 떡 만들기 등이 인기 있다. 자칫 콩을 갈다 손이 맷돌에 스쳐 살갗이 벗겨지기도 하고, 떡을 뒤집다 떡메에 손을 찧기도 하고, 방아를 찧으며 손발이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아 짜증이 날 법도 하지만 두부와 떡을 만들어 맛보는 시간이 돌아오면 아이들의 얼굴에 피곤함보다는 자신들이 만들었다는 성취감과 함께 웃음이 먼저 번진다.
또, 옛날 책을 만들던 목판에 종이를 붙여 인쇄를 하던 고인쇄와 기와를 이용한 탁본 체험, 전통 목공예 기법으로 작품을 만들어보는 목공예 체험도 아이들의 발길을 잡는다. 하나의 프로그램 과정이 2~3시간 걸리므로 하루에 두세 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체험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전통문화학교에서는 이곳에 머물면서 많은 체험 프로그램을 할 수 있도록 학교 앞에 있는 집을 수리하여 숙소도 마련해 놓았다.
체험 학교 참가 방법
이 학교는 프로그램 참가비가 비교적 저렴하다. 강사료와 재료비, 간단한 식사가 포함된 프로그램 하나당 가격은 어린이 6천~8천원, 어른은 8천~1만원선이다. 1박2일이나 2박3일로 구성된 세트 프로그램도 있다. 숙박과 식사, 체험 프로그램과 야외답사비를 포함해 당일 체험은 어린이 1만5천원, 어른 1만6천원이고 1박2일은 어린이 3만7천원, 어른 5만9천원, 2박3일은 어린이 5만9천원, 어른 6만9천원이다. 학교 개방시간은 3월부터 11월까지는 오전 10시~ 오후 5시. 공휴일은 휴교. 체험학습을 원하는 가족은 최소한 2주일 전에 신청해야 한다. 문의 054-972-9796 홈페이지 ccamp.kbcs.ac.kr

[찾아가는 길]
승용차 : 경부고속도로 왜관IC를 나와 성주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4번 국도로 진입. 국도를 타고 왜관을 지나 성주쪽으로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오일뱅크 주유소가 나온다. 주유소를 끼고 우회전하여 작은 다리를 건너면 다시 우회전. 다시 다리 하나를 건너면서 좌회전하여 직진. 대구 경북과학대학을 지나고 경북과학대학 식품공장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전통문화체험학교 이정표가 보인다.
[주변 볼거리와 맛집]
가림 참숯굴

전통문화체험학교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인 평복리에 있는 가림 참숯굴 찜질방은 숯을 직접 구워내는 숯막이다. 워낙 높은 온도로 숯을 굽기 때문에 가마가 쉽게 식지 않는데 그 열을 이용해 만든 것이 찜질방. 숯이 가지고 있는 탈취기능 때문에 고온에서 땀을 흘리는 사람으로 가득한 가마 안에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여름철 이열치열로 더위를 다스리기에 좋은 곳이고 아이들에게는 숯을 굽는 과정을 설명하고 보여줄 수 있다. 이용시간은 오전 9시~오후 10시. 연중무휴. 체험복과 수건은 준비되어 있으나 세면도구는 각자 준비해 가야 한다. 이용료는 1인당 3천원.가림 참숯굴을 찾는 또 다른 이유는 이 집에서 맛볼 수 있는 삼겹살 숯불구이 때문이다. 이곳에서 구운 참숯에 생고기를 얹어 구워먹으면 과식을 조심해야 할 만큼 많이 먹게 된다. 숯이 고기의 잡냄새를 없애주어 담백하고 쫄깃한 고기맛을 즐길 수 있다. 숯불삼겹살 1인분에 4천원, 찹쌀수제비, 칼국수 각 3천원. 문의 054-976-5959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것만 1백20가지가 된다는 우리의 민속놀이. 아이들은 호기심에 신나고 어른들은 향수에 젖을 수 있는 월악민속놀이학교에서 즐기는 전통놀이 체험.
전통문화 체험여행

폐교를 이용해 전통 놀이문화를 부활시키는 월악민속놀이학교의 전경.


공기놀이, 오징어 놀이, 실뜨기, 제기차기, 대문놀이…. 어른들이라면 대개 알고 있는 놀이들이지만 컴퓨터 게임이나 펌프, DDR을 즐기는 요즘 아이들에게는 생소하기만 한 것들이다. 충북 제천에 자리잡은 월악민속놀이학교에서는 쥐불놀이, 다방구, 제기차기, 토끼몰이처럼 점점 사라져가는 전통 놀이들을 경험할 수 있다. 요즘 아이들에겐 다소 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마음껏 뛰어 놀 시간도, 공간도 없고 소리지를 수도 없는 아이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줄 듯.
월악민속놀이학교는 주변 경관이 수려하기로 소문난 월악산 국립공원 내에 있다. 폐교를 개조해 사용하기에 그 외관부터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1만여평의 대지 위에 3천평의 민속놀이 마당을 비롯해 디딜방아간, 손두부간, 비료포대 썰매장, 공작실, 불놀이장 및 옥수수, 감자, 수박, 참외밭이 마련되어 있고 소, 개, 닭, 염소, 토끼, 오리, 거위가 있는 1천여평의 동물농장도 갖추고 있다. 민속놀이를 포함해 자연을 즐기고 전통문화를 체험하기에 딱 좋은 분위기다.

마음껏 뛰어놀고 소리지르며 지능계발까지 하는 민속놀이
월악민속놀이학교의 프로그램은 취학 전 아동이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안성맞춤이며 돼지 오줌보 축구, 짱치기, 차전놀이, 줄다리기, 두부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넣어 직장인 연수코스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이번 여름 방학에 실시될 2박3일의 가족여행 프로그램은 입교와 방 배정 후에 짱치기와 굴렁쇠 굴리기로 시작된다. 또 가까운 1급수 냇가에서 멱 감고 고기 잡고, 감자 캐고 옥수수를 딴다. 구수한 된장찌개로 저녁식사를 한 후에는 우리의 예절을 배우고 옛날 상여집에도 가보고 반디불이 보기를 하며 옛시골의 정취를 느껴본다.
다음날, 아침 일찍 월악산 중턱에 올라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협심해서 작은 돌탑을 쌓고 산을 내려온다. 아침식사 후 맷돌을 갈아 손두부를 해먹거나 떡메를 쳐서 인절미를 만들어 먹는다. 공장에서 만드는 것으로 알다가 자기 손으로 만들어 먹는 것이 아이들에겐 무척이나 신나는 일. 서로 어깨를 잡고 ㄹ자를 만드는 ㄹ자놀이와 고백신놀이는 마음껏 소리지르고 몸을 부딪치며 에너지를 발산하는 스트레스 해소놀이다. 점심식사 후에는 흰 티셔츠에 직접 황토물을 들여 입어보고 투호 놀이, 오징어 놀이를 한다. 박물관에서만 보았던 디딜방아 찧어보기, 물지게 지기도 재미난 추억. 저녁식사 후, 어둠이 내리면 쥐불놀이, 대문놀이로 신나게 논 다음 모닥불에 감자를 구워먹는다. 그러고는 스릴 넘치는 야밤의 참외서리, 수박서리까지….
매일 오전, 소학을 배우는 예절 소학교실
이런 가족캠프는 세 차례에 걸쳐 실시되며(1차 7월25~27일, 2차 8월1~3일, 3차는 1박2일로 8월23~24일) 비용은 1, 2차가 7만원, 3차가 5만원이다. 준비물로는 황토물을 들일 흰 면 티셔츠, 비닐봉지, 샌들, 여벌 옷, 운동화, 세면도구 등이다.
방학동안 예절 소학을 배우는 프로그램도 있다. 매일 오전 예절 소학을 배우고 오후에는 월악민속놀이학교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밤에는 방학숙제, 일기 쓰기, 부모님, 친구, 선생님께 편지 쓰기 등으로 진행된다.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데 1차는 8월3~17일(14박15일, 45만원), 2차는 8월18~24일(6박7일, 23만원)에 실시된다.
월악민속놀이학교 문의 043-651-2866. 서울 사무소 02-2275-1648
[찾아가는 길]
승용차 : 동서울에서 일죽이나 이천 방향, 장호원을 지나 감곡 사거리 건대 충주캠퍼스 쪽으로 우회전, 건대 앞을 통과해 수안보 휴게소를 바라보며 좌회전한다. 단양, 월악산 방향으로 충주호를 끼고 공이동, 송계계곡 입구를 지나 22km 정도 가서 단양, 수산 방면으로 계속 주행한다. 용하구곡입구(수산2리)로 우회전 후 4km쯤 와서 짧은 다리로 우회전, 매표소를 지나면 월악민속놀이학교.
[주변 볼거리]
배론성지

한국 천주교 전파의 진원지인 배론성지. 1801년 신유박해 때 많은 천주교인이 배론 산골로 숨어들어 옹기 장사로 생계를 유지하며 살았다. 황사영이 당시의 박해상황과 교회의 재건방안을 호소하는 백서를 중국 교주에게 보고하기 위해 토굴 속에 숨어 집필한 곳이기도 하다. 또한 배론성지 주변에는 60~70년생 소나무가 즐비해 자연휴양림에서 맛볼 수 있는 삼림욕도 즐길 수 있고, 인근에 기암절벽을 자랑하는 경은사 등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맛 집]
탁사정 별장 가든

오리를 10여종의 한약재에 4시간 이상 담가 세라믹 돌에 30분간 구워낸 후 독특한 소스와 곁들여 먹는 오리 통구이가 일품이다. 여기에 통감자, 옥수수, 가래떡, 밤을 곁들여 구수한 시골냄새가 물씬 난다. 오리 통구이를 먹고 난 후 볶아주는 밥도 그맛이 일품이다. 오리통구이 한마리 2만5천원. 영업시간 낮 12시~오후 9시. 의림지에서 20분 거리. 문의 043-651-4772

만물이 깨어나지 않은 이른 새벽.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달마산을 배경으로 잠든 세상 만물을 향해 두드리는 스물여덟번의 아침 타종. 그 소리와 함께 움직이는 이들은 삭발 스님이 아니라 산사 체험을 하러 온 일반인들이다.
전통문화 체험여행

기암괴석을 병풍처럼 두른 달마산 미황사 전경.


전남 해남군 송지면 서정리. 미황사가 자리잡은 곳이다. 우주 만물의 청아한 기운이 일어나는 새벽녘…. 어두운 생각을 내려놓고 새벽 예불을 드리는 이들을 관조하는 대웅보전(보물 제947호). 오랜 세월에 씻겨 건물 외부의 단청은 지워졌지만 소박한 아름다움이 따뜻함을 전해준다. 새벽 예불을 마치면 햇빛을 받은 미황사는 그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고즈넉한 대웅전과 병풍처럼 둘러서 있는 달마산 준봉, 찻잎을 따는 스님의 모습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스님들과 똑같이 아침공양을 하면 햄과 고기가 없어도 달마산 자락에서 난 산나물과 콩을 넣은 밥까지 한톨 남김없이 먹어치운다.
아침공양 후 세심당을 지나 남쪽으로 난 산길을 따라 나선다. 21기의 부도와 5기의 탑이 있는 부도전,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6기의 부도가 적막을 즐기고 있다. 모두 조선시대 후기(1700년경)에 세워졌다. 부도에 사리를 모신 스님들은 당대에 존경을 받던 큰스님들로 당시 미황사의 사세나 수행의 깊이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옥개석에 귀면(鬼面)이 무섭기보다는 장난이라도 치고 싶은 부도, 그리고 대웅전에도 있었던 거북이며, 물고기, 용머리, 도깨비 얼굴, 연꽃들이 새겨진 부도들은 어린아이의 그림처럼 꾸밈이 없다. 돌아오는 숲길은 원초적인 순수의 길. 새소리, 물소리, 풀벌레의 노래 소리를 듣는다. 자연의 품안에서 상념이란 날아가버린 지 오래다.
오후에는 스님과 함께 참선에 잠겨본다. 서툰 몸놀림으로 가부좌를 틀고 앉으면 어느새 스님이 된 것 같다. 선은 순수한 집중과 관조를 통하여 참 나를 찾는 일. 산사의 정적을 깨우는 풍경소리만이 이따금씩 들리는 가운데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만난다. 그 고요하고 평화로운 마음과 함께 한잔의 맑은 차를 마시며 스님과 산중한담을 나눈다. 미황사에 얽힌 전설, 30명이 동원돼야 걸 수 있다는 미황사 괘불까지….

오감으로 마시는 차 한잔 그리고 풍경소리
전통문화 체험여행

홀짝이며 마시던 차도 오감으로 마시는 것임을 알게 된다. 귀로는 찻물 끓이는 소리를, 코로는 차의 향기를, 눈으로는 찻잔에 비치는 차의 빛깔을, 입으로는 차의 맛을, 손으로는 차의 따뜻한 감촉을 느끼면서 말이다. 가장 먼저 혀끝에 와 닿는 맛은 쓴맛이고 그 다음은 떫은맛, 신맛, 짠맛이라는 사실을 깨우치노라면 ‘세상의 일들은 놓고 오라’던 스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미황사 산사 체험은…
전통문화 체험여행

미황사부도지와 대웅전(오른쪽 위).


미황사는 위도상 우리나라 최남단에 있는 절이다. 신라 경덕왕 8년(749)에 사찰이 창건되었다고 하니 천년고찰이라고 할 수 있다. 남도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수려한 달마산을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사찰에서 보름달이 떠오를 때 올려다 본 밤하늘은 황홀하기까지 하다. 사찰의 산문을 열고 새벽예불부터 저녁공양까지 스님들의 수행생활을 따라 하는 산사 체험. 정해진 프로그램은 없지만 예불과 참선·다도·스님과 대화·공양·사찰 및 암자순례 등이 주를 이룬다. 정해진 비용도 없다. 그저 마음만큼만 불전함에 표시하면 된다. 하지만 스님을 만나면 합장으로 인사하며 법당에서는 측면 문을 이용하고(가운데 문은 스님들만 출입), 부처님의 정면은 스님 자리이므로 중앙을 피해 좌우에 앉는 사찰예절은 잊지 말아야 한다. 미황사 산사체험 문의 061-533-3521(사전 연락 필수).
[찾아가는 길]
승용차 : 서해안고속도로로 목포까지 간다. 목포에서 영암, 강진 방면으로 30km 정도 가면 해남 가는 4차선 도로를 만난다. 해남에서 완도 방면으로 25km 오면 미황사 팻말(월송)이 보인다. 월송리버스정류장에서 오른편으로 6km쯤 오면 달마산과 미황사가 나온다.
대중교통 : 강남고속버스터미널(1588-6900) 호남·영동선에서 해남 가는 고속버스를 이용한다(소요시간 5시간30분). 해남터미널(061-534-0881)에서 완도 방면 버스를 타고 월송으로 간다. 월송에서 택시를 타고 미황사로 가면 6천원 정도 나온다.
[주변 볼거리]
땅끝마을

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 갈두부락을 땅끝마을이라 한다. 북위 34도 17분 38초에 있다. 사자봉에 전망대를 세우고 옛 봉화대를 복원하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사자봉은 해발 122m로 그리 높진 않지만 이곳에 오르면 진도를 비롯, 어룡도, 백일도, 흑일도, 조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날이 좋으면 멀리 제주의 한라산까지 보인다. 여기에서 남동쪽으로 400m쯤 내려가면 해안가 둔덕에 삼각형 첨탑인 땅끝탑이 서 있다. 마을 주변에는 송호해수욕장, 달마산, 두륜산 도립공원 등의 관광지가 있고, 노화도, 보길도로 운항하는 배편이 있다.
[맛 집]
천일식당

에도 소개된 바 있는 해남읍의 천일식당은 떡갈비 전문점이다. 미처 준비를 못해 못 판다는 떡갈비는 한우갈비의 살을 발라내어 만든다. 다지듯 잘게 썬 후 양념을 하여 하루 정도 저장했다가 시루떡 모양으로 만든다. 이것을 석쇠 위에 놓고 숯불로 굽는다. 떡갈비뿐 아니라 반찬과 함께 나오는 다섯 가지의 젓갈(전어창젓, 성에젓, 굴젓, 토하젓, 게장젓)도 이 집을 찾게 하는 이유. 떡갈비 정식 1인분 1만6천원, 불고기 정식 1인분 1만1천원. 영업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10시문의 061-535-1001

여성동아 2003년 7월 4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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