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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기 최고! 인라인 스케이트 생생 체험기

‘여유만만∼’ 베테랑 가족 vs ‘꽈당!’ 왕초보 가족의 유쾌한 에피소드 모음

■ 글·최순옥 ■ 사진·최문갑 박해윤 기자

입력 2003.06.09 14:10:00

최근 국내 레포츠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인라인 스케이트.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어 가족 레포츠로는 아주 그만이다. 인라인 스케이트 베테랑 가족과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초보 가족의 체험을 통해 인라인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주말이면 쌩쌩∼ 함께 달리며 가족 소풍 떠나요”
요즘 인기 최고! 인라인 스케이트 생생 체험기

지난해 정서영씨가 병원에 입원한 이후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고 가족 모두가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게 되었다고.


인라인 스케이트 베테랑 주부 정서영씨 가족

경기도 일산에 사는 정서영씨(36) 가족은 주말이면 인라인 스케이트(이하 인라인)를 신고 ‘로드런’(Road Run·도로질주)에 나선다. 아빠 이향범씨(39·개인사업), 딸 재현(10), 아들 재호(7) 모두 한강 자전거도로를 따라 왕복 40여km를 달리는 ‘베테랑 인라이너 가족’이다.
엄마 정서영씨는 일주일에 네번, 재현이는 일주일에 두번 강습을 받는다. 아직 어린 재호는 ‘인라인 하키교실’에 다닌다. 아빠 이향범씨는 평일에는 시간 여유가 없어 주말에만 인라인을 탄다.
인라인 베테랑 선수임에도 꾸준히 강습을 받는 이유가 궁금해서 물었더니 정씨는 “광장에 나와 개별적으로 즐기기도 하지만 그러면 아무래도 느슨해지거든요. 기초, 초급, 중급 과정을 밟아 올라가는 것도 재밌고 강습을 받으면 규칙적으로 운동하게 돼서 좋아요. 강습받는 엄마들과 함께 타니까 지루하지도 않고요.”
재현이네 가족이 인라인을 즐기기 시작한 건 지난해 8월부터다. 몸이 안 좋아 한달간 병원에 입원을 했던 정씨가 ‘건강을 위해선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하루는 딸 재현이가 인라인 스케이트를 사달라고 졸라서 쇼핑을 하게 되었어요. 재현이 것을 고르다가 내친 김에 가족들 것을 다 사버렸죠. 가족이 함께 인라인을 배워서 운동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요. 그것이 우리 가족이 인라인과 인연을 맺게 된 동기죠.”
아빠 이향범씨는 사업 때문에 따로 인라인을 배울 시간이 없었다. 우선 아내와 아이들만이라도 인라인을 배우게 하려고 일산의 레포츠클럽 ‘웰리스’의 문을 두드렸다.
“아내와 아이들은 체계적인 강습을 받아 그런지 공원에서 인라인 타는 수준이 보통이 아니더라고요. 저는 아내와 아이들에게서 특별(?) 강습을 받으면서 나름대로 익혔죠.”
힘이 넘치는 아빠 이향범씨는 자세는 엉성(?)하지만 스피드와 장거리 질주에 강하고, 정서영씨와 아이들은 ‘피트니스’(인라인 기본교육) 과정을 단계별로 밟아서 자세와 동작이 정확하다.
“가끔 남편이 누가 빨리 가나 시합을 하자고 해요. 스피드 면에서는 아무래도 자기가 유리하니까요(웃음). 그러면 저와 재현이가 ‘슬라럽’(장애물을 일정한 간격으로 나란히 놓고 지그재그로 달리는 것)을 하자고 해요. 그러면 기술강습을 받지 않은 남편이 제일 못하거든요.”
인라인을 자주 타서 어느 정도 체력이 단련되었다고는 하지만 어린 재호와 재현이가 40여km의 로드런 코스를 소화해내는 게 신기했다.
“아이들 체력으로는 거의 밑바닥까지 가는 거죠.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아직도 힘들어해요. 보통 여의도에서 출발해 한강 자전거도로를 따라 잠실까지 가는 거리가 20km쯤 되거든요. 징징거리는 아이를 달래가며 쉬엄쉬엄 가기도 했죠. 너무 힘들어하는 날은 돌아올 때 잠실에서 여의도까지 유람선을 타고 오기도 해요. 아이들도 이제는 단련이 되어선지 잘 참고 가요.”(정서영)
“로드런을 하면서 아이들이 더 건강해지고 활동적이 됐어요. 사실 그게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아이들 엄마도 체력이 약해서 힘들 텐데 꾸준히 하다보니 보기보단 아주 건강해진 거 같아요.”(이항범)
아이들 장비며 음료수를 챙겨주는 아빠 이향범씨의 모습이 무척 다정스러워 보였다. 이렇듯 자상한 아빠가 인라인을 함께 타기 전에는 아이들과 무얼 하며 지냈을까?
“제가 하는 일이 지방 출장에 야근이 잦아서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았어요. 그래서 평소 되도록이면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려고 했어요. 하지만 시간 나면 고작 해야 차에 아이들 태우고 드라이브 다니는 정도였죠. 그러다 작년에 아이 엄마가 한달간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갖게 되었는데 그때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려면 뭔가 구체적인 놀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인라인을 타게 된 거죠.”
로드런을 하기 전에, 재현이에게 몇 가지 기본동작을 보여달라고 했더니 쑥스러운지 살짝 엄마 뒤로 숨어버린다. 몇번 ‘사정’하니 마지못해 기본동작을 보여주는데 자세가 아주 멋져 보였다.

요즘 인기 최고! 인라인 스케이트 생생 체험기

가족 모두가 인라인 스케이트를 즐기게 된 후부터 공통 화제가 생겨 집안 분위기가 더 화기애애해졌다는 정서영씨네.


“강습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재현이가 잘한대요. 인라인을 워낙 좋아해서 강습받는 것도 힘들어하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요즘, 재호가 하키하는 걸 보더니 자기도 하고 싶어하는데 시켜볼까 어쩔까 고민 중이에요.”
‘어린이하키반’에 여학생이 없는 건 아니지만 딸에게 하키를 시키는 게 썩 내키지 않는 모양이다. 정서영씨는 “이것도 편견 같다”며 재현이가 정말 원하면 한번 시켜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강변에서 인라인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니 연령층이 다양한 만큼 인라인을 즐기는 방법도 다양했다. 젊은 사람들 중심의 인라인 동호회는 ‘인라인 묘기’에 관심이 많은 반면 나이가 든 사람들은 ‘주행’ 위주로 주변 경치를 바라보며 타는 것을 좋아한다고.
“저도 그렇고 아내나 아이들도 로드런에 완전히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목표를 찾게 될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계기가 되면 아이들과 ‘인라인레이싱 가족 경주대회’에 나가고 싶습니다.”
인라인을 즐기면서 무엇보다 가족간에 공통 화제가 생겨 좋다는 정서영씨 가족. 이들의 ‘가족사랑, 인라인 사랑’ 전선에 언제나 6월의 푸른 신록 같은 싱싱함이 가득하길 바란다.


요즘 인기 최고! 인라인 스케이트 생생 체험기

인라인 스케이트를 처음 신던 날 왕초보에서 ‘왕’자만이라도 떼고 가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인 신정민씨 가족.


동화작가 신정민씨 가족의 좌충우돌 인라인 스케이트 배우기
동화 ‘소라게 엉금이’, ‘찐빵공주네 네 식구’, ‘로봇콩’을 쓴 작가 신정민씨(37). 모처럼 휴일을 맞아 식구들과 한강을 가로질러 월드컵공원으로 나들이를 나왔다. 요즘 이곳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인근은 지난해 월드컵 열기만큼 인라인 열기로 뜨겁다.
‘평화공원’으로 가는데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휙~~’ 하고 지나간다. 그걸 보더니 아들 의석(6)이가 조른다. “아빠, 우리도 저거 타보자! 응! 빨리 빨리~~”
‘평화공원’에는 인라인 대여소가 한 군데 있다. 인라이너 인파를 헤치고 드디어 대여소에 도착! 보호장구(팔, 무릎, 손목보호대)까지 포함해 1인당 4천원씩 내고 장비를 빌렸다. 그러나 아내 이상은씨(36)는 대여소에 헬멧이 없는 게 아쉽다고 했다.
대여소 바깥으로 나와 스케이트를 신으려고 네 식구가 옹기종기 모여 자리를 잡았다.
“엄마, 혼자 못 신겠어. 도와줘! 어~어~어 ~ 못 일어나겠어요~~.”
“홍비야! 앉아서 신발 신고 보호대까지 다 차고 일어나! 일어설 때 발에 힘을 꼬옥 줘. 안 그러면 힘들어!”
엄마 이상은씨는 어릴 적 스케이트를 타본 기억을 더듬어 홍비(10)에게 요령을 알려주었다. 아빠 신정민씨는 의석이를 챙기고 일어설 준비를 하는데, 아무래도 일어나지 못할 것 같은 어정쩡한 포즈다. 아니나 다를까! 벌떡 일어난 아들 의석이와는 달리 신정민씨는 좀처럼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모양이다. 사실 그동안 아내에게 ‘몸치’라는 놀림을 숱하게 받았던 그. 그래서 이번에는 뭔가 보여주리라는 굳은 각오를 했건만 인라인은 의지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그 사이, 두 모녀는 일어나 손을 잡고 한발씩 내딛기 시작한다.
“아빠! 엄마는 혼자 탄다. 와~~ 엄마 잘한다!”
홍비의 감탄도 무리는 아니다. 학창시절 얼음 위에서 몇번 타본 게 스케이트 경력의 전부인 이상은씨가 자리에서 일어서자마자 겁 없이 앞으로 밀고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조금 연습하면 금방 타시겠어요. 일단 겁이 없어야 쉽게 배웁니다.”
공원에서 인라인을 타면서 이들 초보 가족을 지켜보다 도와주려고 온 인라이너 변재훈씨(26·회사원)가 한마디 거든다.
신정민씨가 아내를 바라보며 마구 부러워하고 있을 때 의석이는 ‘저러다 온몸이 멍투성이가 되면 어쩌나…’ 걱정될 정도로 ‘일어서다 넘어지다’를 반복하고 있다. 그래도 뭐가 그리 재밌는지 잠시도 멈추질 않는다.
한걸음을 내딛더라도 제대로 해보자며 부부는 대여소 앞 공터를 떠나 ‘광장’으로 나와 변재훈씨에게 기본 자세를 배우기 시작했다. 식구들 모두 고수의 지도에 따라 자세를 낮추고 한발한발 걸음마를 배우는데, 의석이는 제멋대로 하다 이내 넘어지고 다시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아이들은 저렇게 넘어지고 깨지면서 배우더라. 저러다 두어 시간 지나면 앞으로 나갈 것 같은데?” 아빠 신정민씨가 의석이를 부러운 듯 바라보며 말하자, 상은씨가 슬쩍 남편의 어눌한 포즈와 실력을 두고 놀린다.
“당신은 속도공포증을 버려야 해요. 겁부터 먹고 있는데 어떻게 나아지겠어요?”
처음 신어보았다는 인라인 스케이트를 서서히 굴려가며 제법 넓은 공간을 왔다갔다하는 상은씨는 어렸을 때 배구선수를 해서 그런지 아무래도 운동감각이 있는 듯, 타는 모양새가 네 식구 중에 제일 능숙해 보였다.
그렇게 한시간 동안, 인라인을 타는지 땅바닥과 씨름을 하는지 모를 정도였던 신정민씨 부부와 딸 홍비는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는 데 자신감이 붙은 모양이다. 의석이는 여전히 중심을 못 잡고 수없이 넘어지는데도 얼굴은 웃음 반, 땀 반으로 반질반질하다.
“초반에 너무 무리하지 말자”며 부부는 잠깐 틈을 내 의자에 앉았다. 시원한 물과 커피를 마시면서도 두 사람 모두 눈은 광장을 돌고 있는 인라이너들에게 가 있다.
“조금 탔는데도 다리가 후들거리네. 당신 발바닥 안아파? 와~ 저 사람들 정말 잘 탄다! 얼마나 타면 저 정도가 될까? 오늘 하루 종일 타면 우리도 좀 타겠지?” 어렵기만하던 처음과 달리 이제 조금 요령이 붙었는지 신정민씨가 욕심을 부린다.

요즘 인기 최고! 인라인 스케이트 생생 체험기

인라인의 매력에 푹 빠진 동화작가 신정민씨를 보니 언젠가는 인라인을 소재로 한 동화가 나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나는 조금 더 해보면 슬슬 탈 것 같아, 그런데 발목도 아프고 허리도 좀 아파서 오래는 못 탈 것 같은데?” 상은씨는 아이를 낳고 난 후 허리가 약해져 인라인을 타면 안된다고 생각했었다고.
이에 대해 ‘일산 웰리스레포츠클럽’ 김순웅 실장은 “인라인은 평소 생활을 건강하게 할 정도의 사람이면 나이나 체중, 또는 병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처음 타는 사람들은 발, 발목, 무릎, 골반순으로 아프죠. 하체를 많이 쓰는 운동이어서 몸이 익숙해질 때까지는 주로 하반신에 뻐근한 통증이 옵니다. 그렇지만 그게 질병이거나 인라인을 타지 말아야 하는 증상은 아니니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디스크 수술 후에 체력을 단련시킬 생각으로 인라인을 타는 분들도 있습니다. 유산소 운동이고 실외에서 즐기는 스포츠라 그 어떤 체력단련 운동보다 질리지 않고 오래 할 수 있는 스포츠죠” 하고 인라인 예찬론을 편다.
그늘에 앉아 부부가 휴식을 즐기는 사이에도 홍비와 의석은 여전히 인라인에 빠져 있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집중력이 높고 놀이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을 가졌다는 게 맞는 말인 듯하다.
“저는 몸을 쓰는 놀이에 익숙하지 않아서 겁부터 났는데 아이들은 저를 안 닮았나봐요. 아이들하고 얘기도 많이 하고 놀러도 잘 다니는 편이었지만 ‘가족 스포츠’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는데…. 인라인 이거, 의외로 재밌네요.”
“이러다 오늘 우리 식구 인라인 하나씩 사들고 집에 들어가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한번에 네 식구 것을 다 사려면 가계부담이 만만치 않은데….”
아닌게아니라 아이스크림을 먹으려고 잠깐 엄마에게 들른 홍비는 벌써 인라인스케이트 사달라고 조르고 간 눈치다. 이상은씨는 이래저래 망설여진다고 한다.
‘로스아미고스’ 기타합주단원인 상은씨는 며칠 후 있을 공연 준비로 요즘 한창 바쁘다. 그런데 인라인을 사게 되면 아무래도 연습시간을 뺏기게 될 것 같아서다. 공연이나 끝나고 차근차근 생각해볼 참인데 남편과 아이들이 의외로 재밌어하니 고민 아닌 고민이 된다며 웃는다.
광장의 햇살은 생각보다 따가웠다. 별다른 준비 없이 나온 터라 너무 긴 시간 인라인을 타면 혹 아이들 몸살이라도 날까봐 걱정하며 저만치에서 땀흘리며 인라인을 타고 있는 아이들을 불렀다.
“홍비야! 의석아! 우리 이제 그만 타고 저기 풀밭에 가서 좀 쉬자!!”
뒤뚱거리며 오는 아이들, 스케이트를 벗으니 땀이 흥건하게 밴 작은 발이 쑤욱 나왔다. 풀밭으로 자리를 옮겨 음료수를 마시는데 홍비가 가방에서 아빠의 동화책을 꺼내든다. ‘찐빵공주네 네 식구’. 이 책은 아빠가 쓴 글에, 커서 만화가가 되고 싶은 딸 홍비가 그림을 그려 출간한 책이다.
앞으로도 기회가 되는 대로 아이들과 함께 책을 만들고 싶다는 신정민씨.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새로운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동화로 인기가 많은 그의 작품에, 언젠가는 인라인을 소재로 한 재밌는 동화가 나올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채근하는 바람에 다시 인라인을 신고 광장으로 나선 네 식구. 한 시간 전보다 훨씬 안정감 있게 앞으로 나아갔다. 의석이는 여전히 넘어지는 걸 더 잘하지만…. 나란히 스케이트를 밀고가는 인라인 ‘왕초보’ 신정민씨 가족. 오늘 안으로 ‘왕’자를 떼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광장을 도는 모습이 뜨거운 햇살만큼이나 열정적으로 보였다.


여성동아 2003년 6월 4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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