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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궁금한 이 남자

화려한 입담으로 데뷔 4개월 만에 방송계 주름잡는 이벤트 MC 김제동

■ 기획·구미화 기자 ■ 글·조희숙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3.05.14 14:55:00

야구장과 농구장에서 관객을 울리고 웃기며 이름을 날렸던 이벤트 MC 김제동이 최근 '윤도현의 러브레터' '폭소클럽' '콜롬버스 대발견' 등에 고정 출연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화려한 입담 하나로 ‘공중파 장악’에 나선 경상도 총각 김제동의 서울살이.
화려한 입담으로 데뷔 4개월 만에 방송계 주름잡는 이벤트 MC 김제동

방송 데뷔 4개월 만에 KBS ‘윤도현의 러브레터‘ ‘폭소클럽‘, SBS ‘콜롬버스 대발견‘ ‘야심만만‘ 등에 출연하며 주가를 올리고 있는 입담꾼 김제동(29). 대구에서 이름난 이벤트 MC인 그는 최근 높은 인기 덕에 몇 개월간의 여관방 신세를 면하고, 신촌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고 한다. 서울에 연고가 없는 그는 월세로 원룸을 얻기 전까지 방송 스케줄이 있을 때마다 서울과 대구를 오가며 일주일에 4일 이상을 여관에서 지내야 했던 것. 월 65만원의 집세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더는 여관을 전전하지 않아도 되니 일단 한숨 돌렸다고 한다.
지난해 대구 계명대 관광과를 10년 만에 졸업한 그는 여러 대학 축제에 불려다니며 무대 경력 10년을 쌓아온 베테랑 이벤트 MC. 대구를 홈으로 하는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스와 프로농구 동양 오리온스의 이벤트 담당 MC로 활동하기도 했던 그는 대구에서는 길거리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김제동쇼’를 열었을 정도로 유명인사다.
그런 그가 어떻게 중앙 무대로 진출하게 됐을까. 지난해 그가 사회를 본 한 대학 축제에 게스트로 윤도현밴드가 초대됐다. 그런데 공연 도중 갑자기 윤도현밴드의 기타줄이 끊어져 공연이 중단됐고 자연스럽게 그가 무대 위로 올라와 재치 있는 입담으로 좌중을 휘어잡으며 지루함을 달랬다. 그때 윤도현이 그의 입담에 반했고, 윤도현의 소개로 지난해 7월, KBS ‘윤도현의 러브레터‘ 녹화 전 관객들의 흥을 돋우는 사전 MC로 방송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11월 마침내 KBS ‘폭소클럽‘으로 TV에 얼굴을 내밀게 됐다. 이후 MBC 라디오 ‘윤도현의 2시의 데이트‘, SBS ‘콜롬버스 대발견‘ ‘야심만만‘ 등 각종 프로그램에서 출연 요청이 밀려들면서 흔한 말로 그는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돼 있었다. 만약 그때 윤도현밴드의 기타줄이 끊어지지 않았더라면 그는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지금껏 해온 이벤트 MC 하면서 만족하고 살았을 거예요. 이름을 날려서 방송으로 나가보자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었고 개그맨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더 더욱 안 해봤어요. 저한테 그럴 만한 소질이 없다는 것을 잘 알거든요. 지금도 저는 그냥 이벤트 MC로 방송활동을 하고 있을 뿐이에요.”

10년지기 야구선수 이승엽, 가수 윤도현과 자주 어울려
그가 가장 싫어하는 말은 사전 MC를 비하해 부르는 ‘바람잡이’ 혹은 ‘겜돌이’. 사전 MC와 이벤트 MC로서 자부심이 강한 그에게 불쾌한 별명이 아닐 수 없다.
“예전에는 바람잡이니 겜돌이라고 부르는 일이 흔했어요. 하지만 웃음을 주는 사람과 우스운 사람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남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게 웃음거리는 아니잖아요.”
공연장이나 야구장 등에서 수천명을 상대로 혼자서 이벤트를 진행해온 그에게도 여러 사람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방송 일은 낯설기만 하다. 그 때문인지 녹화준비를 하며 틈틈히 인터뷰에 응하던 그는 자주 주변을 둘러보며 신경 쓰는 눈치였다. 부침이 심한 연예계에 이방인이 뿌리내리기가 여간 쉽지 않은 탓이리라.
“고향이 경북 영천인데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대구에 나와 지냈어요. 이제 낯선 곳에서 적응하는 일은 자신 있어요. 더욱이 (박)수홍이 형님이나 (강)호동 형님 등 방송을 잘 아는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상처를 받거나 어려웠던 경험도 별로 없고요. 다만 고향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서 그렇죠.”

화려한 입담으로 데뷔 4개월 만에 방송계 주름잡는 이벤트 MC 김제동

SBS '야심만만'에 함께 출연하는 개그맨 박수홍이 그의 방송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그에게 힘을 주는 세 가지를 대보라고 하자 일, 친구, 술이라고 답한다. 그의 주량은 소주 2병. 그가 마신 술 중 야구선수 이승엽, 가수 윤도현과 마신 게 상당량을 차지할 것이라고 한다. 이승엽과는 10년지기고, 윤도현은 그를 방송에 데뷔하도록 도와준 장본인이다. 그런데 그가 인기를 얻으면서 방송이나 신문에서 세 사람이 함께 거론되는 일이 잦아지자 그는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가끔 저를 인터뷰하는 것처럼 하다가 이승엽씨나 윤도현씨 근황을 묻는 기자분들이 계시더라고요. 프로야구 개막 전날에 한 기자분이 ‘최근 이승엽 만났냐’고 물어서 ‘어제도 만나서 간단히 술 한잔하고 헤어졌다’고 했더니 다음날 그 얘기가 신문에 났어요. 개막전에서 승엽이가 홈런을 쳤기에 망정이지 실책이라도 범했더라면 정말 큰일날 뻔했어요.”
평소 이승엽은 맥주 반잔이 최고 주량일 정도로 술을 못하는 체질이라고 한다. 저녁때 잠깐 만나 반주삼아 소주 한병 반을 비우긴 했지만 술을 먹은 건 이승엽이 아닌 김제동이었다. 그의 친구들로 이승엽과 윤도현이 거론되는 것은 영광이지만 그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염려스러운 것이 그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는 6남매 중 외아들인데다 백일이 될 무렵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금쪽같은 외아들’을 떠나보내고 고향에 계신 홀어머니 심정은 오죽할까.
“아마 금덩어리를 내다 판 기분이시겠죠. 경상도 남자들이 살갑게 전화를 자주 한다거나 그러지 못하거든요. 하루종일 바쁘게 뛰다보면 솔직히 밥 먹을 시간도 거의 없는걸요.”
그런데 최근 ‘진하게’ 효도할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평소 이상벽씨의 열렬한 팬으로 KBS ‘아침마당‘을 즐겨보시며 “우린 언제 텔레비전 나와보노” 하며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던 어머니가 그와 함께 ‘아침마당‘에 출연한 것. 방송 후 이상벽씨와 사진도 찍으신 어머니는 무척 기뻐하셨다고 한다.
현재 사귀는 여자친구가 없다는 그에게 이상형을 말해보라고 하니 자기를 재미있게 해주는 여자라고 한다.
“제가 활달해 보여도 평소에는 말이 별로 없거든요. 중·고등학교 때까지 남 앞에 나선 적이 거의 없어요. ”
그러나 당분간 그를 웃겨줄 여인이 나타나도 몸과 시간을 내기 어려울 것 같다. CF도 찍어야 하고, 5월부터 MBC ‘까치가 울면‘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주영훈과 공동 진행을 맡았기 때문. 그는 “전국민이 웃는 그날까지 달려가겠다”고 약속했다.

여성동아 2003년 5월 4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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