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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톱스타 장국영 죽음을 둘러싼 숱한 의혹 & 그의 애인들

‘전설’ 속으로 사라진 홍콩 톱스타

■ 글·고규대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3.05.07 17:58:00

'영웅본색' '천녀유혼' 등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가진 홍콩 영화배우장국영이 지난 4월1일 사망했다.
그의 사망 후 동성애 관련 소문이 보도되는가 하면, 사인을 둘러싸고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장국영의 죽음을 둘러싼 모든 것을 정리했다.
홍콩 톱스타  장국영 죽음을 둘러싼 숱한 의혹 & 그의 애인들

만우절인 4월1일 거짓말 같은 사건이 일어나 충격을 주었다. 홍콩의 영화배우 겸 가수 장국영이 47세의 나이로 사망한 것. 이날 저녁 홍콩의 한 호텔 옥상에서 떨어진 장국영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7시6분(한국시간 오후 8시6분) 사망했다.
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홍콩의 텔레비전들은 밤 9시경부터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추모특집 프로그램을 급히 편성해 방송했다. 대만의 주요 일간지인 중앙사는 “장국영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이 알려진 후 홍콩인들은 충격에 싸여있다”는 소식과 함께 “장국영이 올해 초 대만에서 개봉된 영화 ‘이도공간‘에서 빌딩에서 투신자살하는 정신과 의사 역할을 맡은 바 있다.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실제로 그가 자살한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전하기도 했다.
홍콩경찰 소식통들은 “장국영이 사건 현장에 유서를 남겨놓았다”고 말해 자살 배경에 대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유서에는 심리적인 어려움을 적은 내용이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 정확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홍콩경찰이 유서의 친필 원본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홍콩 언론을 통해 공개된 유서 내용은 ‘당학덕(탕탕)과 새로 알게 된 20대 남자 사이에서 누굴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자살한다’ ‘마음이 피곤해서 세상을 사랑할 생각이 없다’ ‘우울하다. 친구들 고마워요. 당학덕 고마워요. 정신과 의사님 고마워요. 난 평생 착하게 살아왔어요. 그런데 왜 이렇죠?’ 등이다.
장국영의 오랜 ‘동성 연인’인 당학덕은 최근 홍콩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장국영의 큰 비밀과 그가 자살을 선택한 이유를 알고 있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당학덕은 4월3일 오후 인터뷰에서 이같은 자신만의 비밀을 조만간 밝힐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주장하는 비밀은 바로 장국영의 유서 안에 숨겨진 것이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나는 일생 동안 나쁜 일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이 모양이 됐는가?”라는 장국영의 유서 내용 가운데 ‘왜 이 모양이 됐는지’를 알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홍콩 언론은 유서에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항상 외톨이여서 우울증을 앓았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고 보도하는가 하면, 장국영의 자살 배후에 폭력조직 삼합회가 있다고 보도하는 등 홍콩 전체가 톱스타의 갑작스러운 자살로 큰 혼란을 겪고 있다.

홍콩 톱스타  장국영 죽음을 둘러싼 숱한 의혹 & 그의 애인들

싸늘한 시체로 남은 장국영(왼쪽), 장국영이 들어 있는 관(가운데), 그의 장례식에는 많은 팬들이 모여 그를 추모했다(오른쪽).


1956년 홍콩에서 양복 재단사의 아들로 태어난 장국영은 평소 막내로 자라 외로움을 많이 타긴 했지만 다정다감한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77년 홍콩 ATV가 주최한 아시아가요제에서 ‘데이 드림’으로 2위에 입상하며 가요계에 데뷔한 그는 앨범 ‘풍계속취‘와 ‘모니카‘가 3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인정을 받은 이후 40여장의 음반을 출시했다. 그는 자신이 출연한 영화 ‘금지옥엽‘이나 ‘야반가성‘에서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영화배우로도 활약한 그는 한국에서 홍콩영화가 활황기를 누리던 80년대 중반 ‘영웅본색‘에서 주윤발과 호흡을 맞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후 지금까지 많은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천녀유혼‘에 출연해 국내에서 ‘장국영 신드롬’을 낳았고, 93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비평가상을 수상한 ‘패왕별희‘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도 했다. 그는 도쿄가요제 참가 당시 천안문사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후 90년 은퇴를 선언했는데, 당시 10대 소녀팬들은 자살소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이후 캐나다로 국적을 바꾼 그는 최근 주윤발, 성룡과 함께 할리우드에 진출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대표적인 동양인 배우로 꼽히고 있다. 장국영은 지난달 홍콩에서 간염으로 고생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콘서트를 여는 등 최근까지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유서에 언급된 당학덕과는 17년간 연인관계
장국영이 사망한 후 그 주변에 누가 있었는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 홍콩 언론은 장국영이 살아 생전 인연을 맺었던 당학덕, 진숙분, 아시배, 모순균, 매염방 등 실제 혹은 영화 속 연인들을 망라하면서 장국영이 자살한 배경이 무엇인지 더듬어보기도 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장국영은 96년 ‘패왕별희 콘서트’에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두 사람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한명은 어머니고, 또 다른 한명은 당학덕이다. 장국영은 이미 텔레비전 미니 음악회에서 ‘좋은 친구’인 당학덕을 위한 노래 ‘웨이니중칭’(당신과 눈이 맞았다는 뜻)을 불렀다. 당시 둘의 관계는 비할 상대가 없을 정도로 친밀했다. 이후 장국영이 상하이 등으로 콘서트를 하러 다닐 때도 당학덕은 항상 그 주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지난해 ‘17년간의 관계’에 마침표를 찍었다.
또한 장국영의 측근으로 무대 업무를 맡아 묵묵히 도운 진숙분이 있다. 진숙분은 후에 장국영의 매니저를 맡았다. 장국영이 90년 1월 은퇴선언을 하며 가진 ‘라스트 콘서트’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이름이 바로 진숙분이다. 그만큼 절친한 사이여서 팬들 사이에서는 전혀 특별할 것이 없는 이름이다.
남자가 아닌 여자로는 우선 아시배가 있다. 그녀는 언론 매체에서 유일하게 공인된 장국영의 공식 여자친구다. 모순균은 홍콩 3대 방송국의 하나인 가시TV에서 일할 때 장국영과 만났다. 이후 두 사람은 함께 드라마를 찍으면서 연인 관계로 발전하기도 했지만 안타깝게도 헤어졌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별한 후에도 여전히 친구관계를 유지했다. 장국영은 몇 년 전 모순균이 진행하는 토크쇼에 나와 “당신을 봤을 때 첫눈에 반했었다”며 “만일 그때 당신이 청혼을 받아들여 결혼을 했다면 아마 내 인생은 바뀌었을 것”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매염방은 80년대 장국영과 함께 최고의 가수로 활동했다. 당시 두 사람은 같은 화성창편공사 소속으로 영화 ‘연분‘ ‘우연‘ 등 여러 편의 작품에 함께 출연했다. 두 사람은 평소 오빠 동생으로 지내는 관계였지만 여러 차례 스캔들 기사가 언론 매체에 보도되기도 했다. 하지만 측근들은 음반이나 영화의 흥행을 위한 홍보성 이벤트로 파악하고 있다. 최근 두 사람은 더욱 가까워져 장국영이 직접 연출한 영화 ‘무연초‘의 여주인공으로 매염방을 캐스팅하기도 했다.

홍콩 톱스타  장국영 죽음을 둘러싼 숱한 의혹 & 그의 애인들

장국영과 17년 동안 사귄 남자친구 당학덕(왼쪽).


장국영의 유서에는 당학덕에 대한 애틋한 정을 담고 있는 내용이 실려있는 것으로 알려져 일각에서는 ‘동성간의 사랑’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낳은 게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 중국 위성TV BS는 ‘감정상 많은 곤란을 겪었다. 이 세상에 남아있을 미련이 없다’는 내용이 실린 유서의 마지막 한마디를 전하면서 그의 심리적 공황 상태를 간접적으로 전하고 있다.
한편, 최근 장국영의 자살과 관련해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속속 드러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같은 미스터리는 장국영이 자살을 한 후 몇가지 정황이 드러나면서 번지기 시작했다. 그 정황은 다음과 같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장국영의 애인인 당학덕이 변심하면서 자살을 선택했다고 하지만 사건 당일 그의 행보는 전혀 자살할 사람 같지 않았다고 한다. 장국영의 전 매니저인 진숙분과 20년지기 친구 막화병의 주장을 근거로 사건 당일 장국영의 행동을 더듬어보면 4월1일 낮 그는 막화병과 점심을 같이 먹었다. 장국영은 최근 홍콩과 아시아 전역을 휩쓸고 있는 사스에 관심을 보이면서 입에 마스크를 했고, 막화병에게도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충고했다.
홍콩 톱스타  장국영 죽음을 둘러싼 숱한 의혹 & 그의 애인들

'패왕별희'와 '해피투게더'에 출연한 장국영.


장국영은 막화병과 점심식사를 끝낸 후 진숙분과 문화호텔 카페에서 차를 마시기로 약속했다. 진숙분은 장국영의 전 매니저이자 현재 장학우의 매니저로 활동하는 인물. 이날 만남은 장국영이 출연하기로 한, 장학우의 2004년 콘서트 진행과정 협의 등 아주 일상적인 대화를 위한 자리였다. 진숙분은 호텔에서 장국영을 기다렸지만 나타나지 않아 전화를 걸었다. 장국영은 “지금 주차중이니 호텔문 밖에서 만나자”고 했다. 하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 장국영은 이 호텔 24층에서 투신자살했다.
4월1일 오후 4시경 장국영은 자주 가던 문화호텔 24층 멤버십클럽에 도착해 웨이터에게 평소와 다름없이 음료를 시켰다. 그후 테라스로 나가 바로 호텔 앞에 펼쳐진 홍콩 빅토리아 항구의 정경을 굽어보았다. 장국영은 이어 웨이터에게 종이 한장을 달라고 주문한 뒤 유서를 작성한 후 뛰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증언들이 사실이라면 장국영은 자살하기 며칠 전 2004년 계획을 확정지었고, 자살하기 몇 시간 전만 해도 사스로 병에 걸리지 않을까 불안해했던 셈이다. 삶에 대해 이처럼 충실했던 그가 불과 몇 시간 만에 자살한 이유는 무엇일까?

홍콩 톱스타  장국영 죽음을 둘러싼 숱한 의혹 & 그의 애인들

한편 경찰은 멤버십 클럽에서 장국영이 한 친구와 심하게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는 목격자의 말에 주목하고 있다. 시간상으로 차를 마시기로 한 측근이 도착하지 않았고, 당학덕도 현장에 없던 시간이다. 만약 목격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도대체 장국영은 누구와 다퉜던 것일까?
장국영과 인연을 맺은 지 올해로 17년째인 당학덕은 최근 사고 발생 후 한가지 이색적인 주장을 펼쳤다. 당학덕은 4월2일 오전 3시경 장국영의 전 매니저와 함께 홍콩의 한 언론사를 방문했는데, 그는 이 자리에서 원래 장국영과 4월1일 저녁 배드민턴을 치기로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장국영은 전 매니저 진숙분과 차를 마시기로 되어 있는데 당학덕과 배드민턴 약속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만약 약속이 있었다면 갑자기 자살한 동기는 무엇일까?
홍콩 언론보도에 따르면 장국영은 5년전 미화 2백만달러(약 25억원)의 상해보험 등에 가입했고, 2년전 추가로 미화 1백만달러(약 12억5천만원)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액의 보험금과 장국영의 자살과는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이같은 의문점에도 불구하고 홍콩경찰은 자살로 단정지었고 부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가족들 역시 자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부검 절차는 거치지 않겠다고 밝혀 그 배경에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홍콩의 연예계는 삼합회(홍콩 폭력조직)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는데, 혹시 장국영의 자살에 이 조직이 연루돼지 않았나 의심스러운 점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여성동아 2003년 5월 4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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