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STYLE

건강 S.O.S

봄철 주부 우울증 자가 진단 테스트 & 예방법

식욕도 없고 잠도 푹 자지 못하고 신경질이 늘었다?!

■ 기획·이한경 기자(hklee9@donga.com) ■ 글·이승민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 도움말·김진학

2003. 04. 10

만물이 생동하는 봄. 하지만 생활에 특별한 변화가 없는 주부들에게는 봄의 따사로운 햇살이 얄밉기만 한다. 남편은 회사, 아이들은 유치원과 학교에 간 뒤, 혼자 남은 주부에게 찾아오는 우울증은 암 못지않은 심각한 질병이다.

봄철 주부 우울증 자가 진단 테스트 & 예방법

결혼생활 7년째에 접어든 김연이씨(35)는 요즘 들어 모든 일이 귀찮기만 하다. 식욕도 없고 잠도 푹 자지 못하며 신경질도 부쩍 늘었다. 그동안 남편과 아이들 챙기고 집안 살림하는 것을 삶의 전부로 알고 살아왔는데 요즘에는 그 모든 일들이 의미 없어지기 시작했다. 때로 살기 싫다는 생각을 할 정도. 하루 종일 멍하니 창 밖만 바라보고 있을 때도 있고 정말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우울한 기분과 우울증은 다르다
어느날 갑자기 우울한 기분을 느끼면 사람들은 대부분 “우울증인가봐” 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울한 기분과 우울증은 다르다. 우울한 기분일 경우에는 집안일을 하기 싫다고 생각해도 할 수 있고, 하루 정도 쉬면 기분이 나아진다. 그리고 어떤 사건이나 사물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기는 해도 ‘죽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울증에 걸리면 ‘나 자신이 싫다’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다’는 등의 자책감이 심해지면서 죽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하고 자살에까지 이르는 경우도 있다.
김씨의 경우에는 우울한 기분을 느끼는 정도가 심한 것이지 아직 우울증으로 발전했다고 할 수 없다. 우울한 기분은 보통 2주 정도가 지나면 저절로 나아지지만 그 이상의 기간에 우울한 기분이 계속되고 정도가 심해진다면 우울증으로 봐야 한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 할 정도로 가장 흔한 정신과적 질병으로 여성이라면 누구나 평생에 한번은 앓고 넘어간다고 한다. 보통 신체적인 질병이 생기면 본인이나 주변에서나 서둘러 병원에 갈 것을 권하지만 정신적인 질병인 경우는 “너무 편해서 그래” “조금 지나면 나아져” 하는 식으로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울증은 인류를 괴롭히는 무서운 질병 중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질병이다. 게다가 우울증을 앓는 환자의 15%가 자살에 이르고 있어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학계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는 고혈압, 협심증, 당뇨병, 관절염 등 신체적 질환을 앓는 사람들보다 일의 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울증은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문제
우울증은 한 가지 원인으로 나타나는 병이 아니다. 환경이나 성별, 스트레스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때 나타난다. 우울증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는 누구나 받는 것이고 잘 처리할 경우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이 서툴면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우울증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데 남성들은 10명 중 1명, 여성은 5명 중 1명꼴로 우울증에 걸린다고 한다. 그 이유는 여성이 월경, 임신, 출산 과정을 통해 호르몬의 변화를 겪게 되는데 호르몬은 신경계와 깊은 관계가 있기 때문에 몸의 밸런스가 무너지면 우울증이 발병하기 쉽다. 또한 자식들이 성장하면서 느끼게 되는 공허감, 사회생활을 하는 남편과 비교했을 때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것 등도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
우울증은 단순히 마음가짐에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 우울증의 원인은 스트레스지만 발병 그 자체의 원인은 뇌 속의 변화다. 뇌의 신경세포 사이에 정보를 전달하는 세로토닌이라는 신경물질이 충분히 작용하지 않으면 우울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 또한 특정한 질병을 앓을 때 우울증이 동반해서 나타나기도 한다. 현대 사회에서는 사별, 이혼, 실직 등 다양한 생활 사건과 스트레스로 인해 생기는 우울증이 많다.

충분한 휴식과 약을 통해 치료
우울증 치료의 기본은 휴식과 약. 꾸준히 약을 복용하면서 푹 쉬면 좋아진다. 우울증은 느긋하게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다. 쉽게 재발할 수 있는 질병이므로 증상이 조금 좋아졌다고 해서 약 복용을 중단하지 말고 의사의 지시대로 착실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
고부 갈등, 부부 문제, 자녀 문제 등 주변 환경으로 인해 나타나는 우울증은 정신 치료를 함께 해야 한다. 우울증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울증을 앓게 된 당시의 갈등이나 주변 문제들을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정신 치료를 통해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자신의 힘든 점을 주변에 이해시키고 심리적 갈등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우울증도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쉽다. 우울증 초기라고 느껴졌을 때 빨리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봄철 주부 우울증 자가 진단 테스트 & 예방법

내가 우울증에 걸린 것 은 아닐까?



봄철 주부 우울증 자가 진단 테스트 & 예방법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우울증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사람들이 있다.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일에 열중하는 사람들은 주변에서 ‘좋은 사람’으로 평가를 받는다. 반면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고 이것이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감정을 쉽게 털어버리지 못하고 좋지 않은 기억을 오랫동안 쌓아두는 사람들 역시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자신의 타고난 성격은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우울증의 위협에서 탈피할 수 있다.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자신의 습관을 파악한다
어떤 일에 실패했을 때 ‘자신의 능력이 뒤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이번에는 운이 나빴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다른 감정을 느끼게 한다. 먼저 자신이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 생각한 방식으로 기분이 나빠졌어도 다른 사고 방식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다소 편안해지기 마련이다.
。감정과 사고를 분리하는 연습을 한다
어떤 기분이 들었을 때 일단 그 기분에 대해 적어본다. 약간 감정이 가라앉은 다음 합리적인 사고를 해본다. 처음의 기분과 비교해보고 그 결과 어떤 기분이 되었는지도 기록해본다. 예를 들면 ‘잠을 잘 수 없다, 불안 불면증에 걸렸다, (합리적 사고) 6시간 자도 몸 상태가 나쁘지 않다, 안심’ 이런 작업을 해보는 것이다.
。자신을 칭찬해서 자신감을 갖도록 한다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사람은 항상 ‘나는 안되는 인간’이라고 자기 자신을 비하한다. 따라서 자신감을 갖기 위해서는 자신을 칭찬해줘야 한다. 자신은 열등하지 않다고 자기 자신을 항상 일깨워주고 자존심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
。몸을 움직이면 마음도 움직인다
산책이나 운동, 쇼핑 등 몸을 자주 움직이면 스트레스가 해소되어 심신의 상태가 좋아진다. 운동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기보다는 운동이 아니더라도 여행이나 드라이브 등 자신이 즐겁게 생각하는 것을 찾아 몸을 최대한 움직이려고 노력하면 된다. 외출을 하지 않더라도 요리나 청소 등 집안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간단한 호흡법으로 긴장을 푼다
긴장을 푸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호흡을 하는 것이다. 쉽게 해볼 수 있는 호흡법 중 하나가 심호흡이다.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천천히 숨을 뱉는다. 복식 호흡을 할 수도 있다. 천천히 배로 숨을 들이마셔서 배를 불룩하게 한 후 숨을 내뱉으며 배를 집어넣는 방법이다. 어느 한 가지 생각이나 좋은 상상을 하면서 호흡을 하는 것도 좋다.
。하루에 한번 햇볕을 쐰다
하루 종일 건물 안이나 집안에서만 생활할 경우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겨울에 우울증 환자가 많아지는 것도 햇볕을 쐴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햇볕은 기분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날, 따뜻한 햇볕을 만끽하며 상쾌한 기분을 느껴보자.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