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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맹가네 전성시대>의 매력남 류수영

■ 글·이지은 기자(smiley@donga.com) ■ 사진·조영철 기자, MBC 홍보실 ■ 헤어&메이크업·김석 신지(최가을 헤어드레서 02-3443-4202) ■ 의상·도니니 액세서리·앤클라인 D&G ■ 스타일리스트·최원정 ■ 장소협찬·카페 이네(02-518-7408)

입력 2003.02.07 17:45:00

SBS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 <정> 등에서 악역을 주로 맡아온 탤런트 류수영이 MBC 드라마 <맹가네 전성시대>에서는 지고지순한 사랑을 하는 매력적인 남자로 변신했다. 이제야 착하고 낙천적인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 같다며 환하게 웃는 류수영의 감춰진 매력 탐구.
드라마 의 매력남 류수영

탤런트 류수영(24)을 만난 곳은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였다. 차 값이 1만원에 육박하는 메뉴를 보더니 그는 대뜸 “여기 차 값 너무 비싼데 우리 그냥 나가서 설렁탕이나 먹을까요?”라고 말한다. “아깝잖아요. 이 돈이면 밥을 두 그릇이나 먹을 수 있는데”라고 환하게 웃는 그의 모습을 보니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대학생처럼 느껴졌다.
“압구정동이나 청담동보다는 홍대 입구를, 바에서 양주 마시는 것보다는 삼겹살에 소주 마시는 것을 훨씬 좋아해요. 나이트클럽 간 것도 열번이 채 안돼요. 그런 데 가려면 한두푼 드는 게 아니잖아요. 춤을 추고 싶으면 주로 홍대 앞의 클럽에 가죠. 한 사람당 5천원에서 1만원이면 밤새 즐길 수 있거든요. 제 방송 이미지는 ‘럭셔리’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매우 서민적이에요(웃음).”
인터뷰 내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니 그가 과연 지난해까지만 해도 악역을 주로 맡았던 탤런트 류수영인가 싶었다. 2001년 영화 의 파격적인 노출 연기로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린 그는 지난해 SBS 드라마 에서 비열한 악역 ‘준태’로 스타덤에 올랐고 후속 드라마 에서도 비슷한 배역을 맡았다. 하지만 그는 MBC 드라마 에서 보조 헤어디자이너 은자(최강희)에게 지고지순한 사랑을 바치는 멋쟁이 레지던트 정재 역으로 새롭게 변신,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에 출연할 때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못됐어’라고 하셨는데 이젠 ‘왜 이렇게 멋있어요’ ‘(은자랑) 결혼은 해요?’라고 말하니 기분이 참 좋아요. 또 많은 분들이 저를 알아보시고, 특히 아줌마 팬들이 많이 늘었어요. 그동안 악역만 하다 보니 저 자신을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출연했는데, 반응까지 좋으니 고마울 뿐이죠. 제 성격은 당연히 정재 쪽에 가까워요(웃음).”
상대역인 탤런트 최강희와 호흡이 너무 잘 맞아 두 사람이 실제 사귀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었지만 그는 “전혀 그렇지 않다”며 손사래를 쳤다. 최강희가 그보다 연기 경력이 많은 베테랑 연기자라 많은 도움을 받고 있을 뿐, 친한 누나 동생 사이 이상은 아니라는 것. 이에 그의 매니저는 “수영씨는 본래 여자를 안 좋아해요”라고 거들었다.

“에이. 물론 저도 여자를 좋아하죠. 하지만 누군가를 애절하게 좋아해서 사귀어본 적은 없어요. 지금까지 1년에 한명씩은 만났는데, 다 오래 사귀지 못하고 헤어졌죠. 대학교 1학년 때 만난 첫사랑과도 1년 동안 짝사랑한 후 그 애틋한 감정이 사라지고 나서야 친해졌어요. 지금까지도 연락하는데, 그냥 친한 친구 같아요. 제대로 된 사랑을 못 만난 건지. 지금까지는 남자 친구들과 소주 마시는 것이 훨씬 좋거든요. 하지만 저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정재’ 이상으로 지고지순한 사랑을 할 자신이 있어요(웃음).”
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류수영이 더욱 주목을 받는 이유는 지금까지 보여준 그의 행보가 여느 청춘 스타들과는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류수영은 단 한번도 연기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책 읽기를 무척 좋아하는 문학소년이었고 방을 모두 이소룡의 사진으로 도배한 이소룡의 팬이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90kg에 육박하는 체구 때문에 ‘홍금보’라는 별명도 얻었었다고. 98년 명지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한 후 그가 가입한 동아리도 전통무예와 차력 동아리. ‘쌍절곤 돌리기’ ‘장창(긴 창)으로 찌르기’ ‘머리로 돌 깨기’ ‘불 뿜기’ 등 서커스에 가까운 묘기를 선보이는 곳이었는데 그 역시 당당히 제 역할을 해냈다. 그러던 중 2000년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SBS 요리 프로 에 출연하게 됐다.

드라마 의 매력남 류수영

<맹가네 전성시대>에서 류수영은 탤런트 최강희와 연인 사이로 등장한다.


“별로 낯을 가리지 않는 성격이라 편안하게 촬영했어요. 그런데 제작진이 저를 유심히 봤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제게 에 출연하지 않겠냐고 제안했어요. 당시 그 프로그램에는 일반인들이 나와 살을 빼는 코너가 있는데 한번 해보지 않겠냐는 거였죠. 개그맨 백재현씨와 함께 한의원의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이용해 직접 살을 뺀다는 내용이었는데, 그때 제 몸무게가 지금보다 15kg은 더 나갔거든요.”
그는 바로 “참여하겠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살을 빼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값비싼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좋았다고. 그는 식이요법과 한약 복용, 운동 등을 통해 2주 만에 7kg 감량에 성공했다. 그 후 MBC 시트콤 과 SBS 드라마 에서 연달아 출연 제의가 들어왔다.
앞으로도 남들이 하기 싫어하고 힘든 역할 하고 싶어
“제 본명은 어남선이에요. 처음에는 제 이름을 그대로 쓰려고 했어요. 그런데 방송 관계자들이 ‘네가 무슨 배냐? 아님 경부선, 호남선, 어남선이냐? 연예인은 이름이 생명이니 예명을 만들라’고 하셨어요(웃음). 그래서 류수영이 됐는데, 발음이 조금 어렵긴 하지만 그래서 더 잘 기억되는 것 같아요.”
지금도 류수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그의 영화 데뷔작인 . 이 영화는 2001년 개봉 당시 화끈한 정사신으로 화제를 일으켰지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채 흥행에 참패했다. 그리고 이 영화 덕분에 그는 한동안 ‘에로배우’라는 놀림까지 받아야 했다.
“처음 출연제의가 들어왔을 때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부모님의 반대도 심하셨고요. 하지만 초보 연기자인데도 불구하고 배역을 맡긴 만큼 그 내용을 가리면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부모님도 시간 여유를 두고 열심히 설득했더니 결국 허락하셨고요. 정말 열심히 찍었고 촬영을 마친 후에는 그렇게 독한 것도 해봤는데 뭘 못하겠냐는 용기도 생겼죠(웃음). 후회까지는 안하지만 연기를 잘하지 못한 것은 참 아쉬워요. 영화가 비디오로 계속 남아 있잖아요. 그래도 다행인 건 이제 벗는다는 사실 자체를 터부시하는 풍조가 사라졌다는 거죠.”
영화 이후 지금까지 그는 3주 이상을 쉬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연기 활동을 계속해왔다. 그가 주로 맡았던 배역은 비열한 악역. 드라마 에서는 장혁과 장나라를 온갖 권모술수로 괴롭히는 준태 역을, 드라마 에서는 단순하면서도 잔혹한 성격의 재벌 2세 재만 역을 맡아 ‘원래 류수영의 성격이 저렇게 비열한 게 아니냐’는 놀림을 받을 정도로 잘 소화해냈다. 하지만 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그는 2월7일 개봉하는 영화 에서도 새로운 매력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조직폭력배 출신의 사고뭉치 이중사 역할인데요. 이번엔 비열한 악역이 아니라 거친 남성미를 풍기는 매력적인 악역이에요. 멋진 반전도 있고요. 특히 지난 여름 내내 해군부대에서 숙식하면서 찍었는데, 땡볕 아래 있었던 적이 많아 피부색이 완전히 구릿빛으로 변했어요. 사람들은 그 모습이 훨씬 섹시하다며 자주 선탠을 하라고 하더군요(웃음).”
촬영을 하면서 류수영은 같이 출연한 김영호의 코뼈를 부러뜨리기도 했다. 그가 김영호의 얼굴을 가격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실수로 코를 정확히 맞춘 것.
“정말 미안했어요. 하지만 영호형은 제가 놀랄까봐 오히려 저를 위로해줬죠. 그런데 실제로 뼈가 부서지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나요? 저도 처음 들었는데, 바싹~ 하니 정말 맑은 소리가 나요. 음향기사님이 듣더니 소리가 너무 좋다(?)며 영화에 그대로 실으셨어요.”
부모님도 이젠 그의 연기 활동에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특히 대학교수인 아버지는 출근하면 바로 인터넷에 접속해서 그와 관련된 기사들을 검색하고 일일이 스크랩해둔다고. 게다가 요즘 선한 역할을 맡다 보니 좋은 기사가 많이 나와 아버지가 기뻐하신다고 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남들이 해보지 않은 것을 하는 걸 좋아했어요. 차력 동아리도 그랬고, 악역을 맡은 것도 그런 의미였고요. 에로배우까지 해봤잖아요(웃음). 연기생활도 그렇게 하려고요. 남들이 하기 싫어하고 힘들어하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그렇게 하다 보면 제가 존경하는 로버트 드니로처럼 연기 폭이 넓은 배우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여성동아 2003년 2월 4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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