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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드라마에 출연하다 부부 연 맺는 탤런트 커플 이세창 ·김지연

■ 글·이지은 기자(smiley@donga.com) ■ 사진·박해윤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KBS 홍보실 제공

2003. 02. 03

탤런트 이세창과 김지연이 오는 4월12일 결혼한다. 두 사람은 지난해 8월부터 KBS 아침드라마 에 함께 출연하면서 서로 사랑을 키워왔다고 한다. “한번 아픔이 있었던 만큼 더욱 예쁘게 잘 살겠다”고 다짐하는 이세창과 “오빠의 아픈 상처를 모두 다 감싸주고 싶었다”고 차분히 말하는 김지연의 모습이 무척 아름다웠다.

같은 드라마에 출연하다 부부 연 맺는 탤런트 커플 이세창 ·김지연

미남 탤런트 이세창(33)과 97년 미스코리아 진 출신 탤런트 김지연(25)이 오는 4월12일 서울 프리마호텔에서 백년가약을 맺는다. 지난해 8월부터 KBS 아침드라마 에 함께 출연하면서 사랑을 키워온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은 지난 1월17일 처음 알려졌다.
두 사람은 부부의 연을 맺어준 드라마 <인생화보> 출연 전부터 안면이 있었다고 한다. 99년 MBC 드라마 <사랑을 위하여>에 함께 출연하면서 친분을 쌓은 것. 하지만 당시 두 사람의 관계는 동료 탤런트 이상은 아니었다. 오히려 처음 만났을 때 김지연은 이세창이 ‘느끼하다’고 생각했고 이세창은 김지연이 ‘차갑다’고 느꼈다고. 그런 두 사람을 이어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지난해 6월에 있었던 이세창의 급작스러운 파혼 소식이다. 당시 이세창은 결혼식 준비까지 마친 상태에서 여자측으로부터 성격차이 등의 이유로 일방적인 파혼을 당했다.
“오빠(이세창)의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내가 아는 사람에게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막연히 궁금해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다 찾아 읽어봤어요. 물론 그때는 별다른 생각 없이 넘어갔죠. 하지만 함께 <인생화보>에 출연해 오빠를 곁에서 보니 너무 안타까웠어요. ‘이렇게 좋은 사람한테 왜 아픈 시련이 일어났을까’ ‘나라면 정말 잘 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애틋한 심정이 들었고요. 그런 마음이 점점 사랑으로 변해갔고 오빠가 저한테 와서 휴식을 취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파혼의 상처를 잊기 위해 여러 드라마에 출연하며 바쁘게 살던 이세창 역시 처음에는 김지연이 같은 드라마에 출연하는 동료 탤런트 이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1주일에 4일 이상 함께 촬영을 하면서 친해진 두 사람은 서로의 연기에 대해 조언을 해주다가 점점 속 깊은 이야기도 나누게 되었다. 종종 이세창은 자신의 힘든 심경을 털어놓았는데, 그때마다 김지연은 따뜻하게 위로해줬다고 한다.
파혼한 이세창이 아파하는 모습 보다 사랑 싹터
“그 일이 있은 후 저는 결혼을 못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어느 순간 이해심이 넓고 소탈하며 제게 너무도 잘해주는 지연이를 사랑하게 됐다는 걸 깨달았는데도 다가갈 수가 없었어요. 속으로 가슴앓이만 하고 있었는데 지연이가 먼저 아무렇지도 않게 제 허물을 덮어줬어요. 누가 먼저 사귀자고 이야기한 것도 아닌데 자연스레 연인이 돼버렸죠.”
딱히 사귀기로 약속한 날이 없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인생화보>의 촬영을 위해 처음 만난 날을 기념일로 챙겼다. 1백일 기념일에는 이세창이 김지연에게 스노보드를 선물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두 사람이 연인이라는 사실을 철저히 감췄다. 지난해 큰 상처를 입은 이세창이 또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 <인생화보> 제작진이나 출연자들도 두 사람의 관계를 거의 알지 못했을 정도다. 데이트를 할 때도 주로 심야에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극장이나 만화방에 갔고, 길을 걸을 때도 팔짱을 끼기는커녕 일정 거리를 둔 채 다녔다.
“데이트할 때 오빠 딴에는 변장한다고 했는데 제가 보기엔 딱 이세창이었어요. 모자와 마스크까지 완벽하게 쓴 후 꼭 카레이서 복을 입었거든요(웃음). 사실 저는 오빠와 팔짱을 끼고 당당하게 돌아다니고 싶었는데 그런 걸 할 수 없으니까 마음이 아팠어요. 하지만 그런 시련이 있었기에 저희의 사랑이 더욱 깊어진 것 같아요.”
두 사람이 사귀기 시작한 후 김지연은 두번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 모습을 본 이세창은 매우 당황했지만 왜 울었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며칠이 지난 후 김지연은 그에게 노트 한권을 내밀었다. 바로 이세창과 사귀기 시작한 후부터 쓰기 시작한 일기장이었다. 일기장에는 그녀가 울었던 이유가 적혀 있었다고.

같은 드라마에 출연하다 부부 연 맺는 탤런트 커플 이세창 ·김지연

드라마 <인생화보>에서 두 사람은 현실과 다르게 사랑의 열매를 맺지 못한다


“제가 바쁘게 일하면서 살이 쪽쪽 빠지는 모습을 보고 너무 안쓰러워 울었다고 해요. 두번 모두요. 저를 이렇게 아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뭉클했죠. 그리고 일기 내용이 마치 부인이 남편에게 쓴 것처럼 진지했어요. 일기를 읽으면서 ‘이 사람이라면 평생을 함께해도 되겠구나’ 싶었죠.”
지난해 12월 이세창은 정식으로 김지연에게 프러포즈했다. 이세창이 “우리 결혼하자”고 청혼하자 김지연은 바로 “아기가 예쁘겠지”라고 말하며 청혼을 받아들였다고. 그 후 결혼 준비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두 사람 모두 홀어머니와 함께 사는데, 당초 반대하리라 생각했던 양가 어머니도 흔쾌히 결혼을 승낙했다고 한다.
“지연이 어머니는 신세대 어머니세요. 지난해 제가 안좋은 일을 겪을 때 그 모습을 모두 방송으로 보셨는데, 당시 힘들어하는 제 모습이 오히려 순수하고 멋져보였다고 하시더군요(웃음). 저희 어머니는 처음엔 지연이가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반대하셨어요. 부부가 연예인이면 얼마나 많이 구설수에 오르겠냐는 거였죠. 또 연예인 아내는 내조를 못한다고 생각하셨어요. 하지만 막상 지연이를 보신 후로는 저보다 더 지연이를 좋아하시게 됐어요.”
위험한 레포츠를 즐기는 성격까지도 꼭 맞는다는 두 사람은 카레이서 부부커플 1호가 되는 것이 꿈이다. 전문 카레이서이기도 한 이세창은 “지연이에게 레이싱을 가르쳐 올해중에 카레이서로 데뷔시키겠다”며 “빠르면 오는 3월말 시합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서로의 모습 꼭 닮은 아들, 딸 하나씩 꼭 낳고 싶어요”
두 사람은 <인생화보>가 종영하는 3월말부터 본격적인 결혼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접살림은 서울 마포의 한 아파트에 차려 1년 동안 신혼을 즐긴 후 이세창의 홀어머니를 모시고 함께 살 계획.
“하루는 오빠가 조심스럽게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어요. 저는 당연한 거 아니냐고 대답했죠. 저도 어머니 한 분뿐인데 만약 남동생이 결혼해 분가를 하면 혼자 사셔야 하잖아요. 그걸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어요. 또 장남인 오빠가 모시지 않으면 둘째가 모셔야 하는데, 그건 제가 싫었고요. 하지만 오빠에게 딱 1년만 둘이서 신혼을 즐기자고 했어요. 아직 오빠의 동생이 미혼이니까 심적 부담이 덜하기도 했고요.”
이세창은 “어머니가 신혼 1년 동안 재미있게 살면서 열심히 아이 만들라고 하셨어요. 아이가 생기면 같이 살면서 며느리도 보살피고 아이 키우는 법도 알려주겠다고 하시면서요”라고 말한 후 수줍게 웃었다.
결혼 후에도 김지연은 연기 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세창의 어머니 나이가 76세로 적지 않은 만큼 연기 활동을 이유로 출산을 미루는 일은 없을 거라고 한다.
서로의 모습을 빼닮은 아들과 딸을 하나씩 낳는 것이 목표라는 두 사람은 큰 아픔을 겪은 만큼 욕심 부리지 않고 예쁘고 행복하게 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또 김지연은 결혼 후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이세창과 함께 교회에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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