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성동아 로고

LifeStyle 권말부록│클릭! 인터넷 세상

온라인 학습으로 세 아이 겨울방학 꽉 잡은 김정선 주부

사이버 공간 체험

■ 글·박윤희 ■ 사진·정경진

입력 2003.01.15 10:45:00

“인터넷이 가정교사 노릇하니 사교육비가 줄어드네요”
만일 인터넷이 없었다면? 결혼 11년차 김정선 주부는 온라인 학습 사이트 없는 세상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셋이나 되는 아이들의 가정교사 노릇을 인터넷이 톡톡히 하기 때문이다.
심심해하는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영어 발음까지 교정해주는 인터넷 학습 사이트가 있어 김정선 주부는 올 겨울방학도 사교육비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인터넷을 활용한 김정선씨네에서 겨울방학 풍경을 스케치해보았다.
온라인 학습으로 세 아이 겨울방학 꽉 잡은 김정선 주부

“아이들의 방학이 시작되면 엄마들의 방학은 끝나는 거죠. 하루 종일 아이들 뒤치다꺼리하는 데 매달려야 하니까요. 더구나 겨울방학이라 날씨가 추워서 아이들이 집에만 있게 되니까 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걱정이네요.”
서울 송파구에 사는 김정선씨(35)는 결혼 11년차 전업주부. 남편 박종인씨(40)와의 사이에 소희(10), 경태(7), 경표(5) 세 남매를 두고 있다. 요즘 한집에 한두 명의 자녀가 일반적인 데 비해 김씨는 힘닿는 대로 낳겠다는 일념으로 가족계획을 실행한 결과 세 아이의 엄마가 됐다. 아이가 셋이다 보니 집안에서 늘 소소한 싸움이 그치질 않는데 특히 방학 때는 집안이 더욱 난장판이 된다고.
“아이들이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는 장난감이나 먹는 것 가지고 치열하게 싸우더니 이제는 서로 컴퓨터를 차지하려고 난리예요. 특히 겨울방학 시작하고부터는 서로 인터넷을 하려고 매일 전쟁이 벌어집니다.”
아이들이 인터넷에서 주로 흥미를 느끼는 사이트는 아무래도 온라인 게임. 김씨가 간섭을 하지 않으면 하루 종일 게임 사이트에 접속해 자리를 뜨지 않는다.
“제가 컴맹일 때는 아이들이 인터넷 게임을 하는 기미만 있으면 무조건 컴퓨터를 끄기 바빴는데 지금은 게임만큼이나 재미있는 교육 사이트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얘들아, 이런 것도 해보면 재미있다’고 알려주고 있어요.”
김씨가 컴맹에서 탈출한 때는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첫째아이 소희를 가르치려면 컴맹, 넷맹에서 탈출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해 컴퓨터를 배우게 됐다.
“소희 초등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하셨어요. 그래서 그 사이트에 학부모들에게 보내는 가정통신문을 올려놓고 아이들에게 숙제를 내주셨죠. 특히 노래를 좋아하는 선생님이셔서 매일 동요 악보를 게시판에 올려놓고 노래 연습을 시켜라, 동요에 대한 감상문을 적어와라 그러면서 주문이 많으셨죠.”
담임교사로부터 그런 멀티미디어 학습 지도 방법을 처음 요구받았을 때 퍽 당황했다는 김씨. 부랴부랴 컴퓨터와 프린터기를 장만하고 인터넷에서 동요 악보를 내려받아 프린트를 하면서 학교의 요구사항에 겨우겨우 맞추어갔다.
“제가 컴퓨터 자판도 못 외우고 인터넷도 할 줄 모르는데 선생님이 매일같이 ‘인터넷에서 새로운 동요 악보를 찾아와라’ ‘자료를 검색해서 가져와라’ 하는 요구사항이 많으니까 신경질이 나더라고요. 그렇다고 제가 컴맹이라 아이가 숙제를 못 해가는 상황이 벌어지면 그것도 창피한 일이니까 동네 복지관에서 실시하는 무료 인터넷 강좌에 등록했어요.”
김씨는 2주 과정의 무료 인터넷 강좌를 들으면서 디지털 시대의 ‘심봉사’ 처지를 간신히 면했고 지금은 아이들의 멀티미디어 교육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그때 인터넷을 배우면서 제 이메일을 만들어보는 실습을 했는데 너무너무 신기하고 재밌더라고요. 소희 담임선생님께 할 말이 있으면 이메일로 몇자 적어 보내면 되니까 학교에 가봐야 하는 부담감도 줄어들었고요. 무엇보다 인터넷을 쉽게 이용하게 되니까 사교육비를 줄이는데 많은 도움이 돼요.”
김씨는 세 아이를 키우다 보니 사교육비에 지출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걱정이었는데 인터넷 학습 사이트가 활성화되면서 경제적인 부담감이 많이 덜었다고 한다.
“첫째아이에게 대부분의 부모들이 욕심을 부리잖아요. 소희는 경제적인 비용을 감수하고 영어 유치원에 보냈고요. 어학에 소질이 좀 있는 것 같아서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에는 영어회화와 문법 학원을 따로 보낸 적도 있어요. 그런데 남편 월급은 한정되어 있고 물가는 계속 올라가니까 둘째아이부터는 그런 교육적인 투자를 할 수가 없어요. 정말 파출부라도 뛰고 싶은 심정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둘째, 셋째 아이는 사설 영어학원에 보내는 대신 인터넷 영어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으로 대체했어요.”
이번 겨울방학에도 경태는 영어 사이트에 접속해 영어 동요를 배우거나 전자 동화를 읽는다. 경표도 온라인 일일 학습지 회원으로 가입해 게임 형태로 된 한글을 익히기도 하고 유아 미술 사이트에서 그림 도안을 출력해 색칠공부를 한다. 요즘 색칠공부 학습장을 따로 구입하지 않아도 인터넷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동물 캐릭터, 식물, 인체, 자동차, 신발 등의 도안을 프린터기로 뽑아 그림공부에 활용할 수 있다. 복고풍으로 유행하고 있는 딱지놀이나 종이 접기 놀이도 전부 인터넷으로 해결한다.

온라인 학습으로 세 아이 겨울방학 꽉 잡은 김정선 주부

김씨는 집안일이 아무리 바빠도 하루 1시간씩은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교육 사이트를 보려고 노력한다.


“아파트에 살다 보니까 방문판매원들이 자주 찾아와요. 인터넷을 알기 전에는 아이들이 읽는 책을 방문판매원한테 많이 샀어요. 귀가 얇다 보니까 뭐가 좋다고 하면 사람들 말에 금방 잘 넘어가거든요(웃음). 그런데 그렇게 몇십권짜리 전집으로 된 한글동화책이나 영화동화책을 사놓아 봤자 아이들이 안 읽어요. 오히려 인터넷에 뜨는 전자 동화를 더 좋아하죠. 그림이 움직이기도 하고 소리가 나니까 텔레비전 보는 것처럼 재미있어 해요.”
요즘 꼭 필요한 책이 아니면 인터넷 도서 대여점을 이용해 책을 빌려본다는 김씨. 일단 책을 빌려서 읽어본 후 소장 가치가 있거나 아이들이 사달라고 조르면 그 때 인터넷 서점에 새책을 주문한다. 그렇게 주문한 책 가운데는 요새 초등학생들 사이에 인기가 있는 만화 그리스 로마 신화가 있다. 소희가 신화 이야기와 그림에 매료돼 그리스 신화를 손에서 놓지 않는 까닭에 다 빌려본 책이지만 돈을 주고 다시 구입했다.
“한참 그 책에 푹 빠져서 신화 속 주인공 이름을 줄줄 외우고 다니더니 요즘은 주니어 네이버에서 애니메니션으로 서비스되는 그리스 신화에 다시 빠졌어요. 경태나 경표도 책으로 된 그리스 신화는 잘 안 보더니 인터넷으로 뜨는 그리스 신화는 잘 봐요. 저만 해도 전자 책을 보면 눈과 머리가 아프기 시작하고 집중이 잘 안되는데 아이들은 그런 디지털 문화에 빨리 적응하는 것 같아요.”
방학숙제만 해도 그렇다. 요즘 아이들은 뭔가 궁금한 점이 있으면 엄마나 백과사전 대신 인터넷 검색 엔진부터 찾는다. 소희나 경태도 야후 꾸러기에 접속해 학교에서 내준 방학숙제를 간단히 해결한다. 인터넷이 가정교사와 백과사전 역할을 대신 해주기 때문에 엄마의 부담이 훨씬 줄어들었다고 말하는 김씨. 대신 속도감이 주는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고 걱정한다.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교육환경이 워낙 빠르게 변하니까 그 속도를 못 따라가겠어요. 안 그래도 소희랑 수학 문제 풀이하다가 답이라도 하나 틀리면 엄청 무시를 당하고 영어 단어 알려준답시고 어설프게 콩글리시 했다간 아이들의 비웃음이 금방 날아오거든요. 이제 아이들 교육을 잘 하려면 저부터 인터넷을 잘 이용하는 선수가 되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김씨는 ‘아날로그 엄마’가 아니라 ‘디지털 엄마’가 되기 위해 집안일이 아무리 바빠도 하루 1시간씩은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교육 사이트를 돌아보려고 노력한다.
“아이들이 온라인 게임만 한다고 구박하는 저도 막상 인터넷에 접속하면 교육 사이트보다는 쇼핑 사이트에 더 자주 머물게 돼요. 인터넷으로 옷 사고 화장품 주문하다 보면 집안일로 쌓인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지. 1시간이 우습게 지나가죠(웃음). 이번 겨울방학 동안에는 단순히 인터넷을 많이 활용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시간을 아껴서 인터넷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나 계획을 세우는 것이 우리 가족의 방학숙제가 될 것 같아요.”
김씨는 양가 부모가 주선한 맞선으로 남편을 만났는데 첫선을 본 후 두번째 만났을 때 프러포즈를 받고 결혼에 골인한 케이스. 당시 김씨는 남편의 데이트 신청을 받고 나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에라, 피자나 한판 얻어먹고 끝내자’는 심정으로 가볍게 나갔다가 덜컥 청혼의 의미가 담긴 반지를 선물 받았다. 한사코 반지를 거절하는 김씨에게 지금의 남편은 이렇게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고.
“김정선씨 주려고 만든 반지니까 다른 사람에게 이 반지를 줄 수는 없어요. 지금 안 받으려면 이리 줘요. 이제 더 이상 필요없는 반지니까 휴지통에 버리고 여기서 각자 나갑시다.”
김씨는 남편의 박력에 단박 무릎을 꿇었고 지금의 단란한 가정을 꾸리게 됐다. 가끔 피자를 배달시켜 먹을 때마다 이 반지 이야기는 가족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회자된다고.

여성동아 2003년 1월 469호
LifeStyle 목록보기 좋아요

Print Edition

How to be a woman

생각하는 여자가 읽는 매거진!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번호목차이번 호 구입하기

독자알림

더보기

Follow up on SNS

여성동아 에디터가 핫뉴스, 최신 트렌드와 이벤트를
실시간으로 전해 드립니다.

  • 여성동아 페이스북
  • 여성동아 인스타그램
  • 여성동아 유튜브
  • 여성동아 네이버포스트
  • 여성동아 네이버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