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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새로운 도전

신문사 사주된 남궁원 아들 홍정욱의 야망과 사랑

“애정이 깃든 곳이라 단기 이익을 챙기고 팔아치우는 일은 없을 겁니다”

■ 글·최호열 기자(honeypapa@donga.com) ■ 사진·정경진

입력 2003.01.14 14:31:00

잘생긴 외모와 최고의 학벌을 갖춰 한때 우리나라 최고의 신랑감으로 꼽혔던 남궁원의 아들 홍정욱씨가 최근 코리아헤럴드·내외경제신문을 인수, 언론사 사주가 되었다. 그가 인수의사를 처음 밝힌 지난 8월부터 12월4일 인수작업을 마무리하기까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비화 & 그의 남다른 각오.
신문사 사주된 남궁원 아들 홍정욱의 야망과 사랑

93년 하버드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며 출간한 자서전 이 베스트셀러가 돼 화제를 모았던, 영화배우 남궁원의 아들 홍정욱씨(34).
그후 한동안 언론의 관심에서 사라졌던 그는 99년 명문가의 딸 손정희씨와 결혼하며 다시 한번 눈길을 끌었는데, 당시 미국에서 M&A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역시 홍정욱답다’는 소리를 들었다. 기업사냥꾼으로 불리는 ‘M&A 전문가’는 당시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선망하는 최고의 직업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이번엔 언론사 사주가 되어 또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그가 대표로 있는 투자회사 IKR카리아가 (주)코리아헤럴드·내외경제신문(이하 KH·내외경제)을 인수한 것이다. KH·내외경제는 영자신문인 코리아헤럴드와 경제신문인 내외경제신문, 어린이 영자신문인 키즈헤럴드 등을 발행하는 한편 코리아헤럴드어학원, 키즈헤럴드스쿨, 코리아헤럴드번역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는 중견 언론사다.
그의 언론사 인수 계획이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8월말. 홍씨가 KH·내외경제를 인수하기 위해 실사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접한 기자는 압구정동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 찾아갔었다. 당시 그는 언론사 인수와 관련한 인터뷰 요청에 정중하게 거절의사를 밝히며 자신에게 시간을 달라고 했다.
“아직 실사작업이 끝나지 않은 상태라 제가 뭐라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닙니다. 언제 어떤 이유로 깨질지 모르는 게 계약입니다. 따라서 최종 결정이 나기 전에는 관련된 어떤 내용도 말하지 않는 게 이 세계의 불문율입니다.”
그는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했다는 기자의 말에 특유의 서글서글한 웃음을 지으며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보면 인터뷰가 되기 때문에 이야기를 하지 않겠습니다”며 다시 한번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전 특별히 뉴스가 될만한 사람도 아니고, 이렇다 할 내용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제 막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여기저기 알려지는 게 부담이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저를 아주 특별한 사람처럼 보는데 저도 다른 사람처럼 밥을 먹고 잠을 잡니다.”
그는 악수를 청하며 “협상이 완전히 타결되면 그후에 편하게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하지만 9월24일이면 계약이 될 것이라던 그의 말과는 달리 언론사 인수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자세한 내용은 비밀에 부쳐져 알려지지 않았지만 인수 가격을 놓고 줄다리기가 길게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한때 홍씨가 언론사 인수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기도 했다.
현금인수액을 예상보다 절반 가까이 낮춰 인수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4일 그는 마침내 기자회견을 갖고 (주)신동방이 가지고 있던 KH·내외경제 지분 49.97%를 양도받아 최고 대주주가 되었다고 발표했다. 본격적인 인수협상을 시작한 지 1백여일 만에 인수에 완전히 합의한 것이다. 발표에 따르면 인수조건은 현금 48억원을 지불하고 부채 3백77억원을 인수한다는 것이다.
사실 처음 홍씨의 언론사 인수계획이 알려졌을 때 경제계에서는 ‘그가 정말 인수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되었다. 학교를 졸업한 뒤 M&A 전문가로 3년여 일한 경력이 전부인 그에게 그만한 돈이 있을 리 없기 때문이다. 당초 KH·내외경제의 우선 인수협상 대상자는 파이낸셜데일리의 조성효 사장이었다. 하지만 그가 매각대금을 치르지 못해 협상이 결렬된 시점에서 홍씨가 새로운 인수 대상자로 등장한 것이다.
당시 알려진 바로는 파이낸셜데일리에서 제시한 인수가격이 현금 80억원이었다. 따라서 홍씨 역시 최소 80억∼1백억원 정도의 현금이 있어야 인수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협상결과는 현금 48억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이었다. M&A전문가로서의 그의 능력을 확인시켜준 셈이다.
현금지급액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 하더라도 그가 세운 IKR카리아의 자본금 규모는 불과 5억원.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이다. 이 때문에 세간에서는 인수자금이 처가에서 나왔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홍씨의 아내 손정희씨는 손원일 전 국방부 장관의 친손녀이며, 현대중공업 부사장·쌍용자동차 사장을 지낸 손명원씨의 딸이다. 손씨의 외할아버지는 김동조 전외무부 장관이고, 정몽준 의원은 손씨의 이모부가 된다. 하지만 그는 12월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런 소문을 강하게 부정했다.
“언론사의 특성상 투자자를 모집해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변호사 활동을 하면서 번 제 돈과 부모님을 비롯한 친지의 돈으로 대금을 치렀습니다.”

신문사 사주된 남궁원 아들 홍정욱의 야망과 사랑

홍정욱씨가 인수한 코리아헤럴드·내외경제신문 사옥.

한편, 홍씨는 언론사 사주가 되었을 뿐 아니라 사장이 되어 직접 경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의 자서전을 통해 드러냈던 첫번째 꿈을 이룬 셈이다. 그는 에서 대학 학창시절 신문사 편집장을 지낸 경력과 NBC 수습 기자로 88년 서울올림픽을 취재한 일화를 소개하며 언론에 대해 매력을 느끼고 있음을 밝혔다. 특히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인수한 코리아헤럴드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언론에 늘 관심이 있었습니다. 더욱이 코리아헤럴드는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아르바이트했던 회사입니다. 한달 정도 교열 업무를 보조했는데, 사실상 사환 역할이었죠. 그래서 오래 전부터 관심과 애정이 있었습니다.”
일각에서 인수·합병(M&A)을 통해 싼값에 코리아헤럴드와 내외경제신문을 매입한 뒤 다시 비싼 값에 팔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에 대해 그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했다.
“만일 인수 후 단기수익을 내거나 주가를 높여 되팔 생각이었다면 언론사를 택하지 않았을 겁니다. KH·내외경제를 맡아보고 싶었습니다. 오래도록 이 회사와 함께 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외국인은 언론사를 소유할 수 없게 되어 있어서 한때 그의 국적과 병역 문제가 논란이 되었다. 그는 18세이던 87년 미국으로 건너가 영주권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는 2001년 11월 IKR카리아를 설립하면서 등기부 임원 난에 자신의 주민등록번호가 아닌 외국인 등록번호를 기재해 언론에서 그의 국적에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자가 취재한 결과 그는 지난 2001년말에 귀국하면서 국적을 회복하고, 2001년 12월부터 2002년 6월까지 6개월 동안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 병역문제도 해결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M&A전문 변호사에서 언론사 사주로, 다음엔 정계진출?
신문사 사주된 남궁원 아들 홍정욱의 야망과 사랑

홍정욱은 99년 1월 결혼한 손정희씨와 사이에 네살된 딸이 있다.

이제 세인들의 눈길은 그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자서전 출간 당시 가진 인터뷰에서 정치적 야망의 일단을 내비쳤다.
“한국에서는 정치에 대한 야망을 감추는 것이 관행인 걸로 압니다. 하지만 자신의 능력과 포부를 숨기는 게 꼭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젊은 사람에게 꿈과 야망이 있다는 게 나쁜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한 가지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하는 삶은 가치 있고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측근을 만나 이 부분에 대해 묻자 “벌써 정계진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했다. 이제 언론사 경영인으로서의 첫걸음을 내디뎠을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홍씨는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길 원했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자서전에서 그는 “나는 꿈 하나에 매달려 살아왔고 지금도 살아간다. 스스로 남보다 뛰어나다고 믿는 것은 교만이지만, 남보다 뛰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은 야망이다”라고 썼다.
홍씨는 91년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후 중국 베이징대학원과 미국 스탠포드 법과대학원에서 공부했다. 그후 미국 투자은행인 리만 브러더스에서 M&A 전문 변호사로 일했고, IT기업을 경영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하고 뉴욕 화랑가에서 아트 딜러로 활동중인 손정희씨와 4년간의 열애 끝에 결혼했다.
홍씨와 손씨는 95년 서울에서 우연히 만났다고 한다. 홍씨가 잠시 청담동에 재즈클럽 카멜럿을 오픈했을 때였다. 그는 자신의 카페에 놀러온 손정희씨를 보고 첫눈에 ‘아, 이게 인연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손정희씨가 컬럼비아 대학에 다니고 있을 때였다.
“그토록 자신감이 넘치는 미인은 처음이었어요. 함께 있던 음악감독과 인테리어 디자이너에게 반드시 저 사람과 결혼하겠다고 다짐했죠.”
99년 인터뷰에서 홍씨는 준수한 외모에 미적 감각이 뛰어나며 자신의 일에 열중하는 손씨에게 매력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상대방의 일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이해해주는 그녀야말로 그때까지 자신이 생각해오던 배우자감이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손씨 역시 홍정욱씨의 진지함과 자부심, 다방면에 걸친 박식함, 세련된 매너, 따뜻한 마음씨 등에 마음이 끌렸다고 한다.
이렇게 서로에게 이끌려 만난 지 3개월 만에 홍씨가 먼저 프러포즈를 했고, 97년 9월 약혼식을 한데 이어 99년 1월5일 결혼식을 올렸다. 현재 둘 사이에는 네살된 딸이 있고, 손씨는 전업주부로 남편을 내조하고 있다.

여성동아 2003년 1월 4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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