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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월드 선발대회 출전 포기한 미스코리아 장유경

■ 기획·최미선 기자(tiger@donga.com) ■ 글·조희숙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3.01.14 14:26:00

어느 때보다 수상이 유력시되었던 미스코리아 선 장유경. 미스 월드 선발대회를 위해
나이지리아로 떠났던 그는 “수백명이 피 흘리며 죽어간 분쟁을 본 후 웃는
모습으로 무대에 설 수 없다”며 미인대회 불참을 선언하고 2주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영국으로 개최지를 옮기자 다시 참가한 다른 후보들과 달리 개인적인 영예를
포기한 유일한 후보인 열아홉살 처녀 장유경의 당찬 속내를 들어보았다.
미스 월드 선발대회  출전 포기한 미스코리아 장유경

“아프리카에서 미스 월드 선발대회로 인해 빚어진 종교 분쟁은 너무 처참했어요. 바로 옆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데 웃는 모습으로 무대 위에 선다는 것은 윤리적으로 맞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했죠. 상처 입은 대회에서 개인적인 영예를 얻는 것이 저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기도 하고요.”
지난 12월7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02 미스 월드 선발대회의 출전을 포기해 화제가 된 미스코리아 선 장유경(19). 여자로서 일생에 한번 올까말까한 기회를 잡고도 출전을 포기한 당사자의 아쉬움이 얼마나 컸을까만 또박또박 자신의 출전포기 이유를 들려주는 그는 나이답지 않게 침착해 보였다.
올해 만 열아홉살인 장유경은 지난 2002년 봄 미스코리아 선 하이트프라임에 선발되는 영예를 안았다. 그리고 지난 11월9일 미스 월드 선발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개최지인 아프리카 나이지리아로 떠났지만 2주 만인 11월25일 다시 한국으로 되돌아왔다. 부모님을 비롯한 주변사람들의 의견도 물었지만 불참 결정은 철저히 그의 생각이었다.
불참 이유는 미인대회로 인해 빚어진 기독교와 회교도간의 유혈분쟁 때문이다. 미스 월드 선발대회는 미스 유니버스, 미스 인터내셔널과 함께 세계 3대 미인대회 중 하나. 미스 월드 선발대회를 앞두고 나이지리아 현지의 한 일간지 여기자가 “마호메트가 오늘날 나이지리아에 살고 있다면 미스 월드대회 참가자 중 한명을 아내로 삼았을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실은 것이 화근이었다.
이 기사는 즉각 이슬람교도들의 폭동으로 이어졌고 이에 대한 기독교도들의 보복이 잇따랐다. 그 와중에 최소한 2백명이 사망하고 1천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오는 등 분쟁은 갈수록 악화되었다. 결국 미스 월드 사무국이 개최지를 나이지리아에서 영국 런던으로 옮기는 등 대회는 우여곡절을 겪기에 이르렀다.
출전자들 가운데서도 점차 대회를 보이콧하자는 분위기가 일기 시작했다. 불참을 희망한 후보는 한국의 장유경을 포함해 미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웨일스, 캐나다 등 6명의 미녀들. 하지만 개최지 변경 사실을 모른 채 고국으로 돌아간 미스 캐나다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개최지가 영국으로 바뀌면서 참가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결국 대회 출전을 포기한 사람은 한국의 장유경 한명뿐이었다.
“평생 얻기 어려운 기회였기 때문에 솔직히 출전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리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미스코리아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마음이 무거웠던 것도 사실이고요. 주변에서도 ‘좋은 기회였는데 아쉽다’는 분들도 계셨지만 대부분 ‘잘 결정했다’고 격려해주셔서 많은 위로가 됐어요.”

미스 월드 선발대회  출전 포기한 미스코리아 장유경

미스 월드 선발대회는 평생 얻기 어려운 기회였기에 출전을 포기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는 미스코리아 선 장유경.


이번 미스 월드 선발대회에서 한국 대표로 출전한 장유경은 어느 때보다 수상이 유력시되는 후보로 기대를 모았었다. 미스코리아 예선 당시 미스 서울 진으로 선발되기도 했던 그는 미국 콜로라도 볼더빌 주립대 1년에 재학중이던 유학파 출신. 빼어난 미모뿐 아니라 조리 있는 말솜씨, 정갈한 매너와 유창한 영어실력 등 역대 미스코리아 중 세계 대회에서 자신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174cm의 키에 54kg의 늘씬하고 서구적인 몸매를 갖춘 그녀의 매력 포인트는 유난히 뽀얗고 맑은 피부. 뛰어난 외모를 갖추고 있음에도 그동안 미인대회에 대해서는 특별한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오히려 ‘연예계로 나가기 위한 발판’이라는 선입견이 더 강했다는 그가 미스코리아에 출전하게 된 것은 이웃의 적극적인 권유 때문이었다. 덕분에 그는 ‘미인의 조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한다.
“미스코리아에 출전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얼굴만 예쁘다고 해서 모두 미인이 될 수는 없다는 거예요. 외모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기 관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어요. 미인대회 출신자 중에서 좋지 않은 얘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좋은 이미지를 가진 분들도 계시잖아요. 여자라면 원수 앞에서도 웃음을 보일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그가 미스코리아에 출전하게 된 것은 새로운 경험을 쌓기 위해서 선택한 것일 뿐. 사실 장유경은 의료 선교사라는 남다른 포부를 갖고 있다. 현재 그는 연세대학교 생물학과의 입학허가를 받아놓은 상태. 지난 98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던 그는 미국 콜로라도주 스모키 힐 고등학교 재학 당시 교사위원회에서 수여하는 우수졸업생상(Faculty Award)을 수상하기도 한 재원이다. 지난해 입학한 볼더 주립대 생물학과에서도 1학기 평점 3위를 차지하는 우수한 성적을 받기도 했던 그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는 대로 미국으로 건너가 의대에 진학할 예정이다.
“연예계 진출을 제의하시는 분들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에요. 아마 그 분야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유혹에 흔들렸겠지만 제 마음은 변함없어요. 오히려 아프리카에 다녀오면서 제 꿈이 더욱 확실해졌어요.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그들을 보면서 꼭 필요한 곳에서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굳혔어요. 의료는 언어가 필요없기 때문에 어디에 가서도 활동할 수 있잖아요.”
그가 이렇듯 봉사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집안 환경 때문. 사업가인 아버지 장휘상씨(49)의 1남1녀 중 장녀로 태어난 장유경은 가정예배로 하루를 시작할 만큼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성장했다. 평소 선교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부모님으로 인해 고교시절 장애아를 위한 시설과 양로원에서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진정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란 곁에 있을 때 따뜻함이 느껴지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보면 같이 있고 싶은 사람 있잖아요. 언제 만나도 불편하지 않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현재 한국에 혼자 나와서 살고 있는 그는 올 3월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때쯤이면 미국에 체류중인 부모님이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고 대학에 입학해서 좋아하는 생물학 공부를 원없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 빨리 봉사 현장에서 땀 흘리며 일하고 싶다는 미스코리아 장유경. ‘생각하는 미인’에서 ‘행동하는 미인’을 준비하는 그의 미래가 기대된다.

여성동아 2003년 1월 4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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