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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쿠타’ 허위사실 유포한 교육공직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김한길

■ 글·최호열 기자(honeypapa@donga.com)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3.01.09 10:30:00

김한길 전장관이 단단히 화가 났다. 한 지방 교육연수원장이 교사연수 시간에 ‘최명길이 맞고 산다’는 등 자신을 비방했다는 소식을 듣고 즉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 그가 자신의 사생활문제로 고소까지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건의 진상을 확인취재했다.
‘아내 쿠타’ 허위사실 유포한 교육공직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김한길

탤런트 최명길(41)의 남편이자 국회의원, 청와대 정책수석비서관,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낸 김한길 전장관(50)이 지난해 11월26일 전 경남교육연수원장 박찬봉씨(62)를 명예훼손 혐의로 창원지검에 고소했다.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고소장에서 “박 전원장이 경남지역 교사 직무연수기간 중인 2002년 10월23일 오후 4시경 교사들의 생활요가 강좌를 참관한 후 강단에 올라 여성 비하 발언을 하던 중 ‘김한길 운운’ 하는 발언을 하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본인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박 전원장의 발언 등에 대해 진위여부를 묻는 질의가 본인의 홈페이지를 포함한 교육인적자원부, 경남교육연수원, 전교조 경남지부의 공개게시판에 연이어 들어오고 있어 품위가 손상되는 것은 물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도 매우 난처한 입장에 놓이는 등 정신적 피해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라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사건의 경위는 이렇다. 경남연수원에서는 지난해 10월14일부터 24일까지 열흘간 도내 중고등학교 교사 44명을 대상으로 ‘중등교육 연구방법 직무연수’를 실시하고 있었다. 당시 경남연수원 원장이던 박씨가 단상에 올라 “페르몬은 여자의 암내다. 모기에 잘 물리는 여자는 성기의 구조가 특별하기 때문이다”라고 하는가 하면 “모기에 잘 물리는 교사는 손들어보라”고 한 뒤 손을 든 한 여교사를 지목하여 “나와서 엎드려보라”고 하는 등 성희롱에 가까운 언행을 했다는 게 당시 연수를 받았던 교사들의 주장이다. 교사들은 박씨가 이 자리에서 “김한길은 대통령도 못 말릴 정도로 마누라를 두들겨 패 최명길이 맞고 산단다” “김한길은 성도착증 환자다”라는 식의 발언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실은 연수를 받은 한 교사가 전교조 경남지부 게시판에 박씨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면서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를 본 전교조 경남지부에서 연수교사들을 상대로 사실확인을 한 결과 대부분 사실이라는 증언을 확보했다. 경남교육청에서도 자체 감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11월18일자로 박씨를 다른 곳으로 전보 발령했으며 곧 징계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파문이 확대되자 박씨는 10월28일 연수원장실에서 지역 기자들을 만나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교사들 주장 가운데 맞는 것도 있고 사실과 다른 부분도 있다”면서 “강의에서 전체적인 내용을 거두절미하고 성적인 부분만 따로 떼내어 성희롱이라 몰아붙이는 것은 부당하다. 하지 않은 말까지 과장해서 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기와 관련한 언급을 한 것은 사실이고, 한 교사가 손을 들었지만 그것도 체질상의 특징이니 그 특징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이야기한 것이었다. 그 자리에서는 자연스런 분위기였다”고 해명하며 “악의적으로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니지만 일부 교사들이 불쾌하게 받아들였다면 그 부분은 사과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에게 김 전장관의 소송과 관련한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그는 부하 직원을 통해 “현재 너무 괴로운 심정이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전해왔다. “발언이 잘못 전달되거나 왜곡된 것이 있으면 떳떳하게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설득을 해보았지만 그로부터 더 이상 아무 말도 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지인으로부터 박씨가 최명길 쪽에 직접 찾아가 사과를 했다는 말과 함께 “고소를 취하하고 조용히 사건이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심정”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아내 쿠타’ 허위사실 유포한 교육공직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김한길

첫째 어진이를 낳았을 때의 김한길 부부.


한편 김한길 최명길 부부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김 전장관은 “현재 민주당 노무현 후보 미디어선거특별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어 선거가 끝날 때까지 사적인 시간을 낼 수 없다”며 사양했다. 특히 이 사건에 대해서는 재판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고, 재판이 끝나면 그때 이야기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실은 밝혀질 겁니다. 고위 교육공무원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라면 자신의 무책임한 말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이 일은 제가 공인이라는 이유로 참아야 할 한도를 넘어선 겁니다.”
탤런트 최명길 역시 “그 이야기는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 일”이라고 했다.
“너무 어이없고 황당하죠. 지난 선거 때도 그 이야기가 많이 나돌아 마음 고생을 심하게 했어요. 그렇지 않다는 걸 어떻게 확인시켜줄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이야 이루 말할 수 없었죠. 그래도 그때는 ‘선거란 게 이런 거니까’ 하고 꾹 참았지만 이번엔…, 오죽 화가 났으면 남편이 고소를 했겠어요.”
“더 자세한 상황과 심경을 듣고 싶다”는 기자의 요청에 최명길은 “이런 일로 만나고 싶지 않다. 대선이 끝난 후 좋은 일로 만나자”며 완곡하게 거절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자기 부부와 관련해 어처구니없는 헛소문이 더 이상 떠돌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강하게 피력했다.
“저도 그동안 못했던 말을 하고 싶기도 해요. 하지만 아직 때가 아닌 것 같아요. 재판을 통해 저희들의 명예가 회복되면 그때 하고 싶은 말을 할게요.”
그는 지난해 7월 출연을 끝으로 몇편의 CF촬영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집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데 전념하고 있다. 첫째 어진이(6)와 둘째 무진이(3) 둘 다 한창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나이이기 때문이다. 특히 2001년 9월 둘째아이를 출산하자마자 10월에 있었던 남편의 보궐선거 운동을 도왔고, 또 2월부터 5개월 동안 에 출연했기에 아이에게 못다한 엄마의 정을 쏟고 있다고 한다.
김 전장관 역시 2001년 10월 문화관광부 장관직을 내놓고 출마한 구로을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후유증을 털고 민주당 미디어 선거특별본부 본부장을 맡아 맹활약하고 있다. 그의 미디어선거전략은 이미 97년 대선에서 빛을 발휘했었다. 당시 김대중 후보에 대한 ‘강하다’ ‘늙었다’는 국민들의 부정적 이미지를 TV토론과 선거광고를 통해 희석시켜 김후보가 당선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것.
이번 대선에서도 그는 TV토론, 선거방송 연설, TV선거광고를 총책임졌다. 특히 TV선거광고 ‘노무현의 눈물’과 ‘자갈치 아지매’ 이일순씨(58)가 투박한 부산사투리로 노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선거방송 연설은 국민들의 정서를 한껏 자극했다는 평을 들었다.

여성동아 2003년 1월 4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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