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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쌍방 입장 확인

‘친구’로 확 ‘뜬’ 곽경택, 유오성 법정 안팎에서 팽팽하게 싸우는 이유

“친구가 원수 될 판… 도대체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

■ 글·최미선 기자(tiger@donga.com)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02. 12. 11

'친구' 영화 찍다 ‘진짜 친구’가 되어 끈끈한 우정을 과시해 주위의 부러움을 샀던 곽경택 감독과 영화배우 유오성. 그러나 현재 두 사람은 완전히 등을 돌린 채 각각 초상권 침해 소송과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법적 대립뿐만 아니라 ‘친구 흠집내기’로까지 이어져 서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 이들의 사연을 양측으로부터 동시에 들었다.

‘친구’로 확 ‘뜬’ 곽경택, 유오성 법정 안팎에서 팽팽하게 싸우는 이유
2001년 소위 ‘왕대박’을 터뜨리며 한국영화사상 최다 관객(8백20만명)을 동원한 영화 ‘친구‘. 영화 한편으로 2백억원이라는 최대의 흥행수입을 올린 것과 동시에 곽경택 감독과 주인공 유오성은 일약 최고 스타로 떠올라 겹경사를 맞기도 했다. 66년생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친구‘ 영화를 찍는 내내 한솥밥을 먹으며 ‘진짜 친구’가 되어 ‘끈끈한’ 우정을 과시해 주위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곽경택 감독은 ‘친구‘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차기 작품으로 비운의 권투선수 김득구의 일생을 그린 영화 ‘챔피언‘을 준비했고 그 주인공으로 주저없이 유오성을 내세워 세인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챔피언‘은 전국 관객 2백만명도 끌어모으지 못한 채 흥행 참패라는 쓴맛을 안고 간판을 내려야 했다. 더구나 ‘챔피언‘이 한창 상영되던 지난 7월18일 영화의 주인공인 유오성이 초상권 침해를 이유로 ‘챔피언‘ 투자사인 코리아픽처스와 홍보업체를 상대로 저작인접권 침해소송을 내면서 시작된 분쟁이 곽경택 감독에 대한 지명수배로까지 이어졌고, 이에 곽감독의 소속사이자 ‘챔피언‘ 제작사인 진인사필름이 지난 10월31일 유오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 친구가 아닌 ‘악연지간’이 되어 법정싸움의 기미가 확대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지난 11월13일, 곽감독이 조직폭력배에게 자금을 건네주었다는 혐의로 지명수배된 것이 새롭게 밝혀져 또 한번 세인들을 놀라게 했다.
도대체 이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친구 사이가 원수지간이 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을까?
사건의 발단은 최근 영화계에서 행해지는 ‘타이 인(Tie-in)’ 홍보전략에 대한 ‘챔피언‘ 투자사(코리아픽처스), 제작사(진인사필름)측과 주인공인 유오성씨측의 견해 차이에서 비롯됐다. ‘타이 인’ 전략은 영화제작사와 일반 기업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마케팅 방식으로, 제작사는 영화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기업에서는 이 콘텐츠를 이용해 자사 제품을 광고하는 것. 제작사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 영화를 간접 홍보하는 효과를 얻는 대신 기업은 유명 배우나 영화의 이미지를 이용해 상품의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보게 된다.
그러나 ‘챔피언‘을 소재로 한 S스포츠용품 회사의 광고화면을 두고 유오성측은 영화 홍보와 무관한 명백한 광고이며, 광고임에도 불구하고 출연자의 사전동의 없이 집행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곽감독측은 영화 홍보를 위한 공동마케팅임을 주장하고 있는 것.
양측이 한치의 양보 없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자신이 출연한 영화 ‘챔피언‘ 투자사와 곽감독을 고소할 수 밖에 없었던 유오성측 입장과 유오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곽감독측의 입장을 동시에 들어보았다.
곽경택측 입장
곽경택 감독은 현재 주위와 연락을 끊고 잠적한 상태로 곽감독의 고등학교 동창이자 곽감독이 만든 영화사 진인사필름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양중경씨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다음은 양중경씨와의 인터뷰를 통한 곽감독의 입장이다.
-유오성씨측이 지난 7월, 초상권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낸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유오성씨의 행동을 정말 이해할 수 없다. 더군다나 소송을 건 시점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챔피언‘이 6월28일 개봉했는데 한창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 시점인 7월18일,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하는 사람이 자기가 출연한 영화 투자사와 홍보사를 대상으로 소송을 건다는 게 말이 되는가. 그것 때문에 사실 영화 이미지가 손상됐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지만 영화를 만든 우리 당사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는지, 참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을 안할 수 없다.
-유오성씨는 사전 동의 없이 자신의 얼굴을 광고로 내보내 소송을 냈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S스포츠용품회사와의 계약은 분명 영화 홍보 차원에서 진행된 일로 사전에 유오성씨에게 충분히 얘기했다. 어떻게 전개되는 지 시안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건 유오성을 알리는 게 아니라 영화 ‘챔피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S사 광고 화면을 보면 ‘챔피언‘ 예고편과 내용이 같다. 또 그건 방송 홍보용으로도 많이 나갔던 장면이다. 그런 예고편 장면 중 일부를 S사에 주고 ‘영화 챔피언 중에서’라는 문구를 넣어 S사 광고를 하게 한 공동 마케팅이었다. 그것을 바탕으로 S사가 각 매체 홍보비로 10억원을 책정했기에 우리 입장에서는 별도의 돈을 들이지 않고 사전에 영화를 홍보할 수 있겠다는 차원에서 계약을 한 것이다.
그것을 빌미로 영화제작사인 진인사필름이나 투자사인 코리아픽처스가 받은 돈은 단 1원도 없다. 만일 이 건에 대해 계약할 때 단 1%라도 꺼림칙한 게 있었다면 유오성씨에게 보여줬거나 하다 못해 동의서라도 받아놓았을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은 건 다른 영화도 대부분 그런 식으로 해왔고 그렇게 하는 것에 대해 배우와의 사이에서 문제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챔피언‘은 주인공이 유오성 단 한사람이다. 자기가 출연하는 영화를 홍보하는 건데 거기에 나오는 사람이 자기 혼자라고 해서 왜 그걸 자기 광고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주인공이 네명이나 되는 ‘친구‘를 이런 식으로 했을 때 유오성씨가 어떻게 했을지 궁금하다.
-그렇다면 유오성씨측이 말도 안되는 소송을 냈다는 얘긴가?
그렇다. 전혀 문제가 안되는 건을 법정에 올려놓고 기자회견을 통해 그런 사실(S사 광고건)을 전혀 몰랐던 것처럼 얘기하면서 배우의 권익을 침해당한 것처럼 주장해 마치 우리가 큰 잘못을 한 것으로 비춰지게 해 놀랐다. 그 와중에서도 우리는 법적 대응을 하지 않고 단지 말도 안되는 소송과 행동으로 회사와 곽감독에게 피해를 준 것에 대한 잘못을 사과하고 소송을 취하하라고만 하고 기다렸는데 그걸 못하겠다고 해서 일이 커진 것이다.
그뒤 유오성씨측이 최고 배우가 받는 수준으로 CF 두 건에 해당하는 금액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게 안되면 위자료를 달라고 했다. 그런 소리를 들으니 ‘아, 배우의 권익은 그냥 하는 소리고 결국 핵심 포인트는 돈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돈 때문에 소송을 걸었다는 얘긴가? 유오성씨의 평소 이미지를 보면 돈 때문에 의리를 저버리는 스타일로 비춰지지는 않았는데….
유오성씨를 비방하려고 하는 건 아니지만 겉으로 얘기하는 것하고 다르니까 더 실망스럽다. 본인은 배우의 권익을 찾기 위해서라고 했지만 내막은 결국 돈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CF 두 건에 해당하는 금액을 달라고 하는데 이것(S사 광고) 때문에 들어온 CF가 취소된 것도 아니고 언제 들어올지도 모르는 CF를 가지고 얘기하니까 더 황당하다.
스포츠 영화에 출연하면서 스포츠용품 광고가 홍보차원에서 동시에 나오니까 다른 광고가 안 들어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는지 ‘다른 CF 들어오면 할 수 있는 건가’ 하고 묻길래 ‘당연히 해도 된다, S사와 무슨 상관있나’라는 얘기까지 했는데 S사 건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소송까지 걸 줄은 몰랐다.
그리고 소송이라는 게 우리도 해봤지만 소송을 걸겠다고 마음먹은 후 연습장에 끄적거리듯 바로 작성해서 내는 게 아니라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렇다면 7월18일 소송을 내려면 적어도 영화가 개봉되기 전부터 준비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뒤로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영화 개봉일 곽감독하고 같이 무대에 올라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얘기를 어떻게 할 수 있었는지 의심스럽다. 주인공이 영화 홍보를 열심히 해서 영화가 잘되면 인기도 올라가고 보너스도 받을 텐데 그런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왜 자기 얼굴에 먹칠을 하는지 모르겠다. 러닝 개런티는 돈 아니고 CF만 돈인가?

-유오성씨가 ‘챔피언‘ 영화 홍보에 소홀했다는 얘긴가?
‘친구’로 확 ‘뜬’ 곽경택, 유오성 법정 안팎에서 팽팽하게 싸우는 이유

지난 6월, 영화 <챔피언> 개봉 당시 다정하게 무대에 올라 관중에게 인사를 하던 모습.

이런 얘기 하면 누워서 침뱉기지만 영화 홍보를 하는데 주인공이 삐끗하게 나와 엉망으로 된 상태를 수습하려면 주위사람이 얼마나 피곤하겠나. 인터뷰한다고 해놓은 상태에서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그냥 가버리고…. 그러면 그 옆사람이 얼마나 힘들겠는가. 우리가 배우 뒤치다꺼리 하러 다니는 사람들도 아니고… 그런 걸 일일이 말하자면 그것만으로도 3~4 페이지는 빽빽하게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영화 개봉 후 방송이든 어디든 유오성씨 인터뷰하는 것 봤나? 한번도 없었다. 요즘 영화 개봉하면서 방송에 나와 인터뷰하는 사람은 자기 고집이 없어서 나오는 건가? 사실 영화 홍보하는데 방송매체를 무시할 순 없다.
‘챔피언‘ 메인 포스터도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아나? 포스터 찍는 날 주인공이 기분 나쁘다고 그냥 가버려서 그전에 홍보용 달력 만드느라 찍어놓았던 사진으로 만든 거다. 스스로 ‘그래도 이 사진이 제일 강렬하다, 좋다’ 위로하며 울며 겨자먹기로 만들었다. 그 달력을 1년 전에 만들어 기자들한테 배포했는데 똑같은 사진으로 포스터를 돌렸으니 기자들이 어떻게 생각했겠는가.
-그래서 유오성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건가?
영화가 잘되려면 무엇보다 주인공이 나서서 적극 홍보해야 하는 것 아닌가? 배우와 영화 출연 계약을 맺을 때 ‘촬영이나 후반 홍보 작업에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그 밑에 이러이러한 일을 잘 못하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는 계약조항이 있다. 유오성씨는 그 조항을 위반했고 그로 인해 우리가 당한 피해의 일부를 보상하라는 차원에서 10월31일 소송을 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유오성씨가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면 소송을 취하할 수도 있다.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기 하루 전날 곽경택 감독은 유오성씨로부터 사문서 위조 및 협박 등의 혐의로 피소돼 서울지검의 지명수배를 받았는데….
협박이나 사문서 위조는 전혀 말도 안되는 얘기다. 영화 개봉중에 주인공이라는 사람이 소송을 걸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니 감독이자 친구 입장에서 전화로 ‘어째 그렇게 할 수있느냐, 서운하다’라고 했다. 경상도 사람 말투가 좀 딱딱해서 오해를 받을 수 있을진 모르지만 내용을 들어보면 무슨 의미인지 알 거다. 곽감독이 유오성씨를 ‘챔피언‘ 때문에 잠깐 만나서 일한 사이도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면 유오성씨는 곽감독이 어떤 의도로 얘기한 건지 분명이 알고 있을 텐데 그걸 녹취하고 곡해해서 협박이라고 하는 것이다. 막말로 우리가 친구랑 술을 마시다 ‘너 오늘 술 먹고 집에 가면 죽을 줄 알아’ 하는 소리를 두고 협박이라고 하는 것과 똑같다.
이 일을 통해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은 곽감독이다. 사실상 영화투자사쪽 사람들은 대중이 잘 모르지만 곽감독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입장이다. 그동안 경찰서 한번 안가본 곽감독이 무엇 때문에 지명수배를 받아야 하는가. 사실 지명수배라는 말이 좀 흉측하지 않은가. 우리도 이번에 알았지만 지명수배가 그리 복잡한 게 아니더라. 참고인 조사 받으러 오지 않으면 올려놓는다더라. 하지만 그 내막을 모르는 사람들은 ‘곽경택이가 얼마나 잘못했기에 지명수배까지 받게 됐나’ 할 것이다. 참고인 조사를 받으러 가면 지명수배는 풀린다. 조만간 곽감독이 조사 받으러 갈 것이다. 협박을 했다면 협박의 목적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곽감독이 유오성씨한테 돈을 달랬나 뭘했나. 유오성씨가 그렇게까지 하면 곽감독도 유오성씨에 대해 할 말이 많다.
-곽감독이 유오성씨한테 할 말이 많다는 건 무슨 얘긴가.
곽감독은 유오성씨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다. 감독과 배우는 영화 촬영 내내 같이 있는데다 더구나 두 사람은 친구처럼 지낸 사이 아닌가. 그러다 보면 할말 못 할말 다하게 되는 것 아닌가. 곽감독이 그러더라. ‘내가 유오성에 대해 나쁜 것 얘기하면 뭐하노, 나는 그전에 모든 일이 잘 해결되길 바라는데 자기가 그러면 자기한테도 득될 게 하나 없다’고. 어떻든 이번 일이 잘 마무리되길 바랄 뿐이다.
(곽감독측과 인터뷰한 지 5일 만인 지난 11월13일, 곽감독은 유오성씨와 관련된 사건 이외에 ‘친구‘ 흥행수익 중 5억원을 조직폭력배 자금으로 건네준 혐의로 지명수배를 받고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기자 역시 유오성씨측과의 인터뷰 도중 곽감독의 지명수배에 대해 의문점이 생겨 알아보던 바, 곽감독의 조폭 자금 연루설을 담당하고 있는 부산지검 담당검사를 통해 지난 7월, 곽감독이 조직폭력배에게 돈을 주었다는 투서를 받은 직후 수사에 들어갔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 보도가 난 직후 곽감독측과 다시 연락을 취해 진위를 알아보았다.)
-곽감독이 조직폭력배에게 5억원을 준 혐의로 지명수배를 받았다는 보도가 났는데….
그건 사실과 다르다. 곽감독이 조직폭력배에게 돈 줄 일이 뭐가 있나. 다만 영화 ‘친구‘의 흥행으로 인해 받은 보너스 5억원중 절반을 주인공 준석(유오성분)의 실제 모델이자 곽감독의 고향친구인 정모씨에게 준 사실은 있다. ‘친구‘는 그 친구를 모티브로 만든 것이고 사실상 시나리오 쓸 때부터 시시콜콜 그 친구의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남도 아니고 그 친구가 하지 말라고 하면 ‘친구‘영화는 나올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친구가 조폭에 연관된 사람이라 해도 곽감독하고는 초등학교 동창으로 그가 조폭생활을 할 때 만난 것이 아닌 어릴 적 친구다. 그 친구를 통해 돈도 벌고 감독으로서 명성도 얻어 사례 차원에서 준 거다. 더군다나 그 친구는 오랜 세월 옥살이를 하면서 집안 형편도 어려운 처지다. 그런 친구를 위해 돈을 건네주는 곽감독의 마음 씀씀이가 오히려 좋은 것 아닌가.
-지난번에 지명수배건에 대해 얘기할 때 이런 얘기는 전혀 언급을 안했는데….
그땐 알려지지 않은 사안인데 굳이 얘기할 이유가 뭐 있겠나. 그리고 조만간 조사를 받으러 갈 예정이었고 이 문제는 조사 받고 나오면 문제될 게 없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곽감독이 그 친구에게 돈을 준 사실을 유오성씨도 알고 있었나.
잘 알고 있다. 유오성씨도 친구를 도와주는 건 인지상정 아니냐고 했다.
-부산지검 담당검사에 의하면 지난 7월 투서가 들어와 조사하기 시작했다는데, 공교롭게도 유오성씨가 소송을 냈던 시점이다. 혹시 유오성씨가 투서를 넣었다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닌지….
그 부분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친구 사이에 그런 얘기를 한 것 가지고 약점 삼아 그렇게 했다면 정말 친구라고 할 수 있겠는가. 조사 받으러 들어가면 어떻게 된 건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음주중 조사 받을 예정이다.

‘친구’로 확 ‘뜬’ 곽경택, 유오성 법정 안팎에서 팽팽하게 싸우는 이유

곽경택 감독의 영화[친구]로 스타덤에 오른 유오성씨(왼쪽).

유오성씨는 현재 광주에서 차기 작품인 ‘별‘을 촬영중인 상태로 소송과 관련된 자신의 입장을 소속 매니지먼트사인 JM라인을 통해 밝혔다.
-초상권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낸 이유는?
‘챔피언‘ 투자사가 사전에 유오성씨 동의 없이 S사 광고를 계약했다. 그래서 어떻게 된 건지 해명을 하든 광고를 중단하든 조치를 취해달라고 했는데 우리의 의견을 무시했다. 그래서 한발 물러서서 광고를 중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언제까지 집행할 건지 시기를 알려달라고 했더니 그런 건 알아서 뭐하냐는 식으로 무시하고 얘기를 안해줬다. 그래서 이건 아니다 싶어 소송을 낸 것이다. 거짓말만 안하고 성의 있게 대했다면 굳이 소송까지 갈 이유는 없었다.
우린 소송을 시작하기 전에 ‘이거 하면 곽감독한테 피해가 가느냐’며 곽감독한테 먼저 얘기했다. 그랬더니 ‘친구가 자기 권리 찾는 건데, 당연히 해야 되는 거다’ 라고 했다. 그래서 유오성씨도 그 말에 힘을 얻어 했던 게 사실이다.
-곽경택씨측은 ‘챔피언‘ 홍보 차원에서 S사와의 광고건을 사전에 유오성씨에게 충분히 얘기했다고 한다.
그런 식으로 광고가 나간다는 것은 전혀 몰랐다. 케이블 텔레비전에 나오는 걸 보고 알았다. 그리고 영화 홍보 차원이라면 적어도 ‘챔피언‘과 관련된 문구가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출처도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방영됐다.
-곽경택씨측은 ‘영화 챔피언에서’라는 이름을 붙여 내보냈다고 하던데….
그건 나중 일이다. 처음 보름 정도는 그런 문구가 전혀 없었다. 그 자료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그건 영화 홍보와는 관련없는 순수한 광고로 인식되기에 충분하다.
-그런 문구가 들어가지 않았다면 투자사측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았을 텐데….
그래서 투자사 측에서도 S사를 상대로 고소하겠다고 우리한테 얘기한 적이 있다. 그러나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한동안 바뀐 게 없었고 그 와중에 투자사 측에서 말 실수를 한 게 있다. 처음엔 영화 심의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광고에 챔피언이라는 문구를 넣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된 건지 자초지종이라도 얘기해줘야 하는데 S사측에 물어보면 투자사하고 계약했으니 그쪽에서 알아보라고 하더라. 이것도 잘못된 거 아닌가. 이건 배우를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고밖에 볼 수 없다.
그리고 만약 그것이 영화 홍보물이라면 순수하게 예고편이 나온 후 광고가 나와야 되는 것 아닌가. ‘챔피언‘ 화면에 S사 신발 이미지 컷을 여러 개 집어넣은 건 분명한 광고다. 곽감독측에서는 시안까지 보여줬다고 하는데 만일 시안을 봤다면 지금처럼 분명 광고라는 것을 인식했을 텐데 그걸 인식하고도 동의를 했다면 우리쪽에서 잘못한 것이지만 그런 게 전혀 없었다. 심지어 곽경택 감독도 편집된 광고 내용을 보고 유오성씨한테 ‘뭐 이런 게 다 있노’ 하면서 화를 내며 소송을 걸겠다고 했던 소리를 분명히 들었다. 때문에 시안을 보여주고 유오성씨의 동의를 받았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곽감독이 그때 진짜 화가 나서 그런 거라기보다 우리한테 보여주기 위한 제스처였던 것 같다.
또 저쪽에서 하는 얘기가, 유오성씨가 S사 제품을 몇 개 갖다 썼다고 하면서 그렇다면 S사에 관한 것을 인정한 거 아니냐고 하는데 전혀 갖다 쓴 적이 없다. 영화 촬영 때도 S사 옷을 입으라고 했는데 유오성씨가 안 입겠다고 해서 곽감독측과 약간의 다툼도 있었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둘러대면서 거짓말을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둘러댔다는 얘긴가.
처음에 초상권 침해에 대한 얘기를 했을 때 투자사측에서 ‘사전동의 없이 계약한 걸 인정한다. 이건 우리가 잘못했다’라고 해놓고 나중엔 사전동의도 구했고 시안도 보여줬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가 한발 물러서서 광고를 중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언제까지 집행할 거냐고 했더니 처음엔 7월 중순이라고 했다가 그 기간이 지나니까 7월말이라고 말을 바꾸더라. 계약서를 보여달라고 하니까 그것도 보여주지 않아 다른 경로를 통해 계약서를 확인해보니 기간이 명시되지 않고 그냥 상영중으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항의했더니 ‘누구는 이것도 했고 누구는 저것도 하면서 가만히 있는데 왜 너만 난리냐’는 식이었다. 쉽게 얘기하면 ‘너 누가 키워줬는데 이렇게 건방지게 구냐’는 거다. 그것도 우스운 얘기 아닌가. 막말로 그쪽에서 유오성씨를 키워줬다 치자, 유오성씨가 노예도 아니고, 자기 얼굴이 그렇게 사전동의 없이 버젓이 나가고 있는데 할 말도 못하나.
그런데 처음엔 이렇게 무시했다가 문제가 확산되니까 언론매체를 통해 ‘공개사과하면 용서해주겠다’고 하는데 이건 용서의 문제가 아니다. 초상권이라는 게 개인의 기본권으로 자기 권리를찾기 위해 주장한 것이 용서를 빌 일인가? 우리는 그저 배우를 무시하고 자기들 멋대로 하는 것에 대한 해명을 해달라는 것뿐이었다. 근데 그것이 말하자면 괘씸죄에 걸린 거다. 그래도 우리의 의사는 전달했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괘씸죄도 그냥 받아들이고 조용히 해결하려고 했다. 공개사과까지만 아니라면 합의하겠다고 했는데 굳이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친구’로 확 ‘뜬’ 곽경택, 유오성 법정 안팎에서 팽팽하게 싸우는 이유

한때 그 어느 누구보다 친하게 지내던 두 사람은 현재 등을 돌린 채 법적 싸움을 벌이고 있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초상권 침해 주장한 후 유오성씨가 CF 두 건 출연에 해당하는 금액을 요구했다는데….
그런 거에 대해선 언급하고 싶지 않다.
-언급하고 싶지 않다는 건 시인한다는 얘긴가?
아니다. 그런 얘기한 적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다 저쪽에서 만들어낸 얘기다. 유오성씨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챔피언‘ 개런티도 상당히 적게 받았다. 우정 차원에서 그렇게 받은 거다(개런티가 얼마냐고 했더니 지금 액수에 민감하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한다). 그렇게까지 했는데 유오성씨가 ‘돈을 너무 밝힌다, 우정을 배신했다’고 하니 기가 막히다.
저쪽이 보낸 협의서가 있는데 보여줄 순 없다. 하지만 그 내용의 골자는 ‘너도 잘못했고 나도 잘못했다. 그러니까 없었던 걸로 하자’는 거였다. 그러면서 우리 보고 그만 공격하라고 하는데 우리는 거기에 사인할 수가 없었다. 우린 공격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초상권침해 부분만 얘기했을 뿐인데 곽감독이 협박을 하며 합의를 종용했다.
-곽감독측에선 소송건을 두고 ‘친구간에 서운한 감정을 표시한 걸 유오성씨가 협박이라고 주장한다’고 하던데….
그 얘긴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쪽에서 그런 말을 했다고 하니까 말인데 곽감독이 분명히 “내가 살기 위해서는 유오성을 죽여야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한 녹취서도 가지고 있다. 이건 친구 사이에 단순히 서운한 감정을 표현하는 말투가 아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말도 안되는 사문서를 위조해 협박하는 바람에 몇 개월 동안 사무실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사실을 확인하다 보니 실제 모 스포츠지 기자한테까지 그런 얘기를 흘려 기자가 확인차 우리한테 전화를 걸어온 적도 있다.
-그게 어떤 내용인가.
잘못하면 유오성씨 가정이 깨질 수도 있는 내용이다. 그리고 무고한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 사람이 먼저 사문서를 들고와 자기도 죽게 생겼다며 어이없어 했다. 그 사람 입장에서 보면 멀쩡하게 있다가 마른 하늘에 날벼락 맞은 꼴이다.
-가정이 깨질 수도 있다면 혹시 여자 문제인가?
그건 말할 수 없다. 논점은 초상권 침해 문제와 그 와중에 협박을 받았다는 것이다. 협박 내용이 기사화되면 유오성씨는 또 다른 의미에서 피해자가 될 것이다. 잘못하면 ‘배우 하나 죽이겠다’ 싶을 내용이다.
-분명 여자 문제인 것 같다. 조금만 언급해달라.
맞다. 별관계도 아닌 배우와 스태프 사이를 이상하게 만들어놓았다. 그 여자도 결혼한 상태인데 유오성씨와 남녀관계를 만들어놓은 거다. 끔찍한 일 아닌가. 그것 때문에 그 여자도 큰일 나겠다 싶어 우리를 찾아온 거다. 우린 그 증거물을 다 갖고 있다. 그래서 유오성씨가 ‘친구한테까지 그런 소리 듣기 싫다’며 “차라리 내가 진상을 밝히고 배우생활 끝내겠다”는 얘기까지 했다.
-그래서 곽경택 감독을 고소해 지명수배가 내려진 건가.
유오성씨는 자기를 무시한 상황에서 침해한 초상권에 대한 얘기를 한 건데 해도 너무하는 것 같아 고소했다. 그런데 사안이 중대하지 않으면 지명수배까지 내려지진 않는 것으로 안다. 지명수배가 내려지면 체포할 수도 있다는 건데…. 초상권 침해에 대한 것이 그렇게 중요한 사안은 아니다. 아마 우리 건이 아니라 다른 것이 있을 수도 있다. 다른 건이 불거지기 전에 우리 건으로 입막음하려는 것 같다.
-곽감독측은 유오성씨가 영화 포스터도 안 찍고 영화홍보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하던데….
포스터는 사진작가와 그쪽에서 문제가 있었던 건데 유오성씨 때문에 그랬다고 하는 거다. 사진작가도 바뀌고 저쪽에서 사진작가 스케줄이라든지 찍을 때의 상황을 전혀 다르게 해서 빚어진 문제다. 그러면서 오히려 유오성씨에게 포스터 촬영도 안하고 돈만 밝힌다고 하면서 인간적으로 가야 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따지면 유오성씨도 의리를 위해 인간적으로 임했다.‘챔피언‘ 영화를 위해 6개월 동안 훈련도 받았고 그 사이 다른 영화나 TV 출연도 일절 안하고 영화에만 매진했다. 친구로서 영화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유오성씨는 요즘 어떻게 지내나.
차기작품인 ‘별‘ 촬영에 몰두하고 있다. 그런데 ‘별‘도 소송에 걸려 제작이 중단된다는 소문이 돌아 그와 관련한 전화도 많이 받았다. 유오성씨는 현재 광주에 내려가 한창 촬영하고 있고 진행이 잘되고 있는데 왜 그런 소문이 나는지 모르겠다. 어떻든 이번 사건의 진실은 조만간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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