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STYLE

전영호의 탤런트 漢字

11월의 월동(越冬) 준비 이야기

■ 글: 전영호

2002. 11. 11

한자가 어렵게 느껴지신다고요? 엄마랑 아이랑 탤런트처럼 대사연습을 해보세요. 재미있는 것은 물론이고, 한자가 저절로 쏙쏙~. 정말 신기하답니다.

11월의 월동(越冬) 준비 이야기
※아빠, 발을 동동 구르며
아빠 자! 자! 탤런트 한자(漢字). 11월분 녹화 들어갑니다! 제목은?
엄마 월동(越冬) 준비!
아이 그런데 아빠는 왜 갑자기 발을 동동 구르세요?
아빠 추운 겨울(冬·동) 분위기를 좀 내보자는 뜻이지.
엄마 맞아! 발을 ‘동동’ 구른다? 겨울 동(冬)자가 두개니까 얼마나 춥겠니?
아빠 이런, 발을 동동 구른다 할 때 ‘동동’은 순수한 우리말입니다. 제발 아는 척 좀 하지 말자고 했잖아요.
아이 아빠! 엄마가 그러시더라도 대충 넘어 가세요.
아빠 옛날엔 주부들이 동장군(冬將軍)이 쳐들어 오기 전에 월동준비하느라고 얼마나 고생이 심했는지 아니?
아이 어떤 고생인데요?
아빠 말 그대로 겨울을 넘길 채비하는 거지. 배추도 2백~3백 포기씩 들여놓고 김장을 담그고 말야.
엄마 (손뼉치며) 그래 바로 그거다!
아빠 아니, 왜 또 그래?
엄마 배추를 셀 때 단위를 왜 ‘포기’라고 하는지 그걸 알겠다고요.
아이 왜 ‘포기’라고 해요?
엄마 올해는 물난리에 태풍까지 겹쳐서 배추값이 너무 비싸거든. 그래서 김장을 포기하는 집이 많아졌기 때문에 ‘포기’라고 하는 게 아니냐 이거지.
동장군(冬將軍) ‘겨울장군’이란 뜻으로 아주 추운 겨울을 일컫는 말.
※이때 옆집 노처녀 들어온다.
옆집 노처녀 탤런트 한자 녹화중인가봐요.
아빠 네, 월동(越冬)을 주제로 녹화중입니다.
옆집 노처녀 어머! 그러고보니 11월7일이 입동(立冬)이잖아요.
입동(立冬) 24절기의 하나. 상강과 소설 사이로 양력 11월 7~9일경.
엄마 아가씨도 월동(越冬)준비를 해야 될 게 아냐?
옆집 노처녀 저의 월동 대책은 동면(冬眠) 속으로 쑥 빠지는거죠.
동면(冬眠) 겨울잠. 어떤 동물이 겨울 동안 활동을 멈추고 땅속이나 물속 등에서 이듬해 봄까지 수면 상태에 있는 현상.
엄마 동면(冬眠)?
옆집 노처녀 자다가 깨면 졸고 졸다가 잠들면 푹 자고 그러다 눈 비비고 일어나서 다시 한번 잠 청해보고.
엄마 그래도 어떻게 잠만 자누? 긴 겨울을 보내려면 양식도 준비해야지.
옆집 노처녀 그래서 초대형 보온밥통을 월동장비(越冬裝備)로 들여놨다니까요.
월동장비(越冬裝備) 겨울을 지내기 위한 장치와 설비.
엄마 (혼잣말)그러니까 시집을 못 가지.
아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동삼(冬三)을 김치도 없이 보냅니까?
동삼(冬三) 동삼삭(冬三朔)의 준말. 시월, 동짓달, 섣달을 일컫는 말.
옆집 노처녀 그건 엄마집에 가서 밥통 같은 데다 훔쳐오면 돼죠.
엄마 (혼잣말)저런 미련 밥통! 아니 밥통에 김치가 얼마나 들어가겠어? (노처녀에게) 아니 이왕이면 커다란 들통으로 훔쳐오지 그래요?
옆집 노처녀 들통은 너무 커서 가지고 나오다가 들통 나기 쉽잖아요?
엄마 거 얘기 되네. 들통 나는 것 보다는 밥통소리 듣는 게 낫잖아?
아이 왜 혼자서 얘기하시는 거예요?
엄마 들통은 들통 나기 쉽다? 웃기잖아? 그러고보니 아가씨 은근히 웃기네? 그럼 종기에 담아오면 몸에 종기 나겠네? 호호! 나도 웃겼다? 그치?
아빠 허허 그만 좀 해요..
엄마 아니 왜요? 웃겼잖아요. 더 이상 어떻게 웃겨요?
아이 (벌벌 떨며)아니 벌써 엄동설한(嚴冬雪寒)인가? 아이고 추워라~
엄동설한(嚴冬雪寒) 눈이 오고 몹시 추운 겨울.
아빠 썰렁하다 못해 엄동설한(嚴冬雪寒)이 찾아온 것 같다는 얘기구나?
아이 예. 아이고 추워라~
아빠 자! 너무 추우니까 잠시 몸 좀 녹이고 녹화합시다!
일동 킥킥! 히히! 호호!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