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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용수 조명애 열풍&북한 여성들의 화장법

■ 글·정지연 기자(alimi@donga.com)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연합뉴스

2002. 10. 08

지난 8·15 민족통일대회에 참가했던 북한 무용수 조명애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가 남한에 머문 것은 단 4일뿐이었지만, 그 파장은 엄청났다. 무려 9천명의 회원이 가입한 인터넷 팬클럽이 생겼고, 지금도 그가 보고 싶다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남한을 사로잡은 ‘통일의 미소’ 조명애의 매력 & 북한 여성의 화장법 집중 탐구.

북한 무용수 조명애 열풍&북한 여성들의 화장법
‘황수정의 눈매와 황현정 아나운서의 입매를 갖춘 청순하고 단아한 여인.’ 지난 8·15 민족통일대회에 참가했던 북한 예술단원 중에는 가는 곳마다 플래시 세례를 받는 여성이 있었다. 8월14일 인천공항에 입국할 당시부터 단연 빼어난 용모로 다수 일간지의 1면 톱을 차지하며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그녀의 이름은 조명애(21).
서구형의 세련되고 화사한 미모를 갖춘 그는 8월15일 오전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8·15 범민족통일대회 개막식에서도 북한 여성 2명, 남한 여성 3명과 함께 단일기의 기수로 뽑혀 주목을 받았다.
이번에 방문한 북한 예술단원 여성들은 북한에서도 내로라 하는 미녀들. 그간 85년 9월 남북 고향 방문단 및 예술 공연단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10여차례 북측 여성들이 다녀갔지만, 이처럼 북측 여성들의 미모에 관심이 쏠리기는 처음. 그건 무엇보다 이번에 방한한 북한 예술단원 여성들이 현재 우리 사회에서 통하는 미적 기준을 갖추고 있기 때문인 듯싶다. 예술단원들은 하나같이 키 1백65cm 정도의 날씬한 몸매, 갸름한 얼굴과 쌍꺼풀 진 큰 눈을 가진 ‘서구형 미인’이다.
그중에서도 조명애씨는 단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조씨는 그야말로 주먹만한 얼굴에 군살이 전혀 없고, 목도 가늘고 길어 기품 있어 보인다. 한때 ‘예진 아씨’로 불리며 청순미의 상징으로 꼽혔던 황수정의 눈과 코, 그리고 세련된 현대미인 아나운서 황현정씨의 입매를 골고루 조화시킨 마스크가 단연 눈에 띄었던 것.
“황수정과 황현정을 고루 섞은 듯한 청순하고 신선한 미모”
그러나 단순히 미모만이 그녀를 돋보이게 한 것은 아니다. 네티즌들이 열광하는 그녀의 매력은 무엇보다 신선미. 이목구비가 또렷한 서구적인 얼굴이지만, 남측에서 흔히 접하는 삭막한 인공미와는 전혀 다른 깜찍함과 해맑음으로 남측 청년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는 것. 인터넷의 조명애 팬클럽에 올라온 “삼십 평생 첫눈에 반해본 여자는 조명애가 처음이며, 사이버 공간을 도배하는 야한 사진을 보다가 그녀의 미소를 보니 영혼까지 맑아지는 느낌” (‘명애서방’) 이라거나 “명애동무를 보니 내레 사슴이 생각납니다. 꽃사슴말이지요~ 어찌나 우아하게 생기셨는지…”(‘맑은호수’) 등은 이를 입증한다. 팬들이 그녀에게 ‘조선여인의 향기가 풍긴다’거나 ‘살아있는 황진이’라고 칭송하는 것도 같은 맥락. 많은 팬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방한할 때 꼭 명애씨를 대동하기를 희망한다” “아시안 게임에 조명애씨를 초청하자”는 의견을 내며 그녀를 다시 보기를 고대하고 있다. 게다가 조명애에 대한 호감은 10대부터 30대를 넘어 40, 50대, 나아가 여성들까지 포함하고 있어 더욱 이채롭다. “조명애씨, 나는 나이로 따지면 당신의 부모 정도 되는 사람입니다. 당신이 공연차 대한민국 다녀간 뒤에 이런 페이지가 있어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나는 당신을 보고 싶습니다. 통일된 같은 하늘 아래서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구구락지’)라는 ‘팬레터’는 이를 입증한다.
이처럼 조씨에 대한 높은 호감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신상명세는 알려져 있지 않아 더욱 신비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단독 인터뷰 한번 없이 북으로 돌아가버려 ‘인민배우나 공훈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얘기 외에는 공개된 정보가 없는 것.
일부에서는 ‘조명애 열풍’을 두고 통일사절단을 외모로만 평가하는 것이 안타깝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반면 남북관계를 부드럽게 풀어주는 계기가 되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젊은 세대는 ‘정치’로만 접근하면 딱딱해지기 일쑤인 남북관계나 통일문제를 남녀 모두의 관심 대상인 ‘미’로써 접근하니 친근감 있어 좋다는 반응. 이를 입증하듯 조명애 팬클럽은 단순한 팬클럽으로 그치지 않고, ‘어여쁜 조명애 동지’를 매개체 삼아 통일과 성숙한 남북관계로 발전시키기 위한 고민을 나누는 장으로 거듭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통일이여, 어서오라’ ‘정치 이야기’같은 게시판은 회원간에 진지한 토론의 장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한 무용수 조명애 열풍&북한 여성들의 화장법

북한 여성들도 화장에 관심이 많다. 돌분(파우더)를 바르는 북한 무용수들.

돌분, 분크림, 눈썹먹, 아이라…? 무슨 뜻인지 몰라 뜨악해할 독자들을 위해 친절히 설명을 달자면 맨 앞부터 파우더, 파운데이션, 아이라이너, 마스카라라는 뜻이다.
조명애와 북한 예술단원들이 다녀간 후 그들의 미용법에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외래어를 쓰지 않는 북한에서는 화장품에 대한 명칭이 우리와 많이 다르다. 앞서 말한 용어들 외에 스킨은 ‘살결물’ 로션은 ‘물크림’이라 불린다.
일반적으로 북한여성들의 화장순서는 살결물, 물크림, 돌분 순서. 이번에 방문한 북한 예술단원처럼 특별히 멋을 부려야 하는 여성들은 여기에 눈썹먹과 아이라, 구홍(립스틱)을 곁들인다고 한다. 그들의 화장법 테크닉은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의 80년대 수준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얼굴과 목선의 화장색이 차이가 많이 나거나, 눈썹을 짙게 그리고, 건조한 느낌이 드는 파운데이션을 사용하는 것이 그렇다. 그러나 “예전에 비해 많이 자연스러워졌다”고 대체로 호의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 태평양 의뢰로 북한에서 연예 활동을 한 탈북자, 옌벤 주민들을 대상으로 북한 여성들의 화장문화에 대해 연구를 한 이기춘 교수팀에 따르면 “북한 여성들 스스로 ‘옥수수죽을 먹어도 화장품은 고급을 써야 한다’는 말을 할 정도로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한다. 북한에서 주로 사용하는 화장품은 북한 국영화장품으로 ‘너와 나’ ‘봄향기’등의 브랜드가 있다. 워낙 생산량이 부족한 데다가 값이 비싸 중국제를 사용하는 여성들도 많으며, 당 간부 가족 등 일부 계층은 프랑스제와 일본제를 쓰기도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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