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OPLE

스타라이프 │ 밀착취재

예비신부의 결혼 전력 뒤늦게 밝혀져 심한 마음고생 치른 박신양

■ 글·이한경 기자(hklee9@donga.com) ■ 사진·조영철 기자

2002. 10. 07

영화배우 박신양이 자신의 사랑을 지켜내기로 결심했다. 지난 8월말 결혼을 공식 발표한 직후 인터넷을 통해 예비신부 백혜진씨가 이미 한번 결혼했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었지만 박신양은 당초 예정대로 10월13일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백씨에 관해 떠돌고 있는 무성한 소문의 진실과 심한 마음고생을 치르고도 결혼을 강행하겠다는 박신양의 입장을 취재했다.

예비신부의 결혼 전력 뒤늦게 밝혀져 심한 마음고생 치른 박신양
영화배우 박신양(34)이 결혼문제로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올해 4월 처음 만나 결혼을 약속한 예비신부 백혜진씨(21)가 이미 한번 결혼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 이로 인해 두 사람이 결혼을 연기할 것이라는 소문이 난무하기도 했지만 그가 당초 예정대로 10월13일 결혼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소동이 일단락됐다.
지난 8월28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때만 해도 그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였다. 예비신부 백씨의 손을 잡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그는 “늦총각이었던 제가 드디어 장가를 갑니다”라고 말문을 연 뒤 “결혼을 한달 남짓 앞두고 조금은 걱정스럽고 부담되지만 너무나도 기쁘고 벅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처음 보는 순간 ‘내 사람’이라는 느낌이 와
그와 백씨가 처음 만난 것은 지난 4월5일. 친한 후배와 함께 부산으로 휴가를 떠났던 그는 호텔 헬스클럽에서 백씨를 처음 보았다. 당시 백씨는 운동복 차림으로 러닝머신에서 뛰고 있었는데 그녀를 보는 순간 첫눈에 ‘내 사람’이라는 느낌이 왔다고 한다.
“첫눈에 반했다는 건 사실 정확한 표현이 아니예요. 그때는 안경도 쓰고 있지 않았거든요. 그런데도 이상하게 혜진이에게 마음 한쪽이 쏠렸어요. 언젠가 안성기 선배에게 ‘결혼은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물었더니 ‘때가 되면 되는 거야’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더라고요. 그래서 용기를 내서 혜진이에게 말을 걸었고 혜진이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처음부터 결혼을 생각했던 그는 며칠 뒤 ‘편지’로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편지에는 그가 평소 생각했던 사랑과 행복, 결혼에 대한 생각들을 담았는데 대충 “바람, 꽃내음, 풀, 발코니, 커피 한 잔 그리고 그 커피를 같이 마실 사람 등이 내가 평소 생각하는 행복”이라고 적었다고 한다. 시적인 표현들이 듣기만 해도 달콤한데 정작 편지를 받은 당사자인 백씨는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많은 여자들이 그렇겠지만 저 역시도 오빠가 나온 영화를 다 봤고 팬이었어요. 그래서 오빠가 처음 제게 말을 걸었을 때는 꿈을 꾸는 것만 같았어요. 또 편지를 받고는 많이 감동했고요.”
두 사람은 첫 만남 이후 박신양이 촬영을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만났다고 한다. 처음에는 백씨가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그를 부담스러워할까봐 주로 차안에서 만났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는 백씨의 어머니와 함께 영화도 보러 다니고 서로의 집을 오가면서 자유롭게 데이트를 즐겼다고.
열세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차도 두 사람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나이차가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침에 일어나서 ‘나는 몇 살인데 당신은 몇 살이야’ 하고 대화를 나누는 부부는 없지 않느냐. 설혹 살면서 문제가 생겨도 슬기롭게 극복하겠다”고 대답했다.
나이차를 걱정하지 않기는 예비신부 백씨도 마찬가지. 만나는 동안 나이차를 느껴본 적이 한번도 없다는 백씨는 자신이 어리기 때문에 매사에 조심하고 많이 배우면서 살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빠가 영화에서 보면 무섭게 나오기도 하는데 사실은 밝고 재미있는 사람이에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저를 감동시키고요. 오늘도 이 자리에 오기 전에 제가 떨릴까봐 꼭 안아줬어요. 제가 어려서 부족한 점은 많지만 오빠가 영화 열심히 찍을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줄 생각이에요.”
당초 내년 봄이나 가을로 예정했던 결혼식을 올해 10월로 앞당긴 사람은 박신양. ‘내 사람’이라는 확신이 든 만큼 결혼을 늦출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서라고.
1백67cm의 키에 단아한 미모를 지닌 예비신부 백씨는 유명 외국항공사의 국내 대리점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전업 주부인 어머니 사이의 1남2녀 중 장녀. 70년대 ‘장미’라는 노래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룹 ‘사월과 오월’의 멤버 백순진씨의 조카이기도 하다. 백씨는 박신양을 만나기 전 미국 유학을 떠나기 위해 동국대 법학과를 휴학한 상태였다.
“제가 공부는 평생 하는 거고 유학 역시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거라고 혜진이를 설득했어요. 기회가 되면 외국에 가서 공부하자는 약속도 했고요. 앞으로 혜진이가 어떤 공부를 하고 싶어하든 적극 밀어줄 생각입니다.”
또한 그는 “결혼을 서두르느라 미처 출산 계획까지 세우지는 못했지만 결혼이 박신양이라는 작은 존재가 다시 태어나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결혼하면 한 여자의 남편으로, 아버지로, 좋은 영화배우로 열심히 살고 싶다”고 밝혔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보다 늦게 인연을 만난 만큼 더 많이 행복하게 살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그의 행복 설계에 먹구름이 낀 것은 불과 며칠 뒤. 각종 언론을 통해 공개된 예비신부 백씨의 사진을 보고 백씨를 잘 안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박신양 카페 게시판에 백씨의 과거 사생활을 폭로하는 음해성 글들을 무차별적으로 올린 것이 계기가 됐다.
문제의 글들은 백씨에 대한 비방과 험담이 곁들여져 있었는데 단순한 ‘사이버 테러’로 보기에는 너무나 구체적이었다. 그중 가장 충격적인 것은 백씨가 이혼녀라는 주장. 백씨가 남자친구였던 K씨와 결혼한 전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터지자 누구보다 당황한 사람은 바로 박신양. 백씨와 관련된 소문을 전혀 몰랐던 박신양은 뒤늦게 인터넷에 떠도는 글들을 전부 읽어보았으며 심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한동안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심경을 정리하던 박신양이 곧 측근을 통해 결혼 계획에 이상이 없음을 밝혔다. 측근은 “박신양씨가 마음고생이 심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축복받아야 할 결혼식이 비방으로 얼룩졌기 때문”이라면서 “소문에 대해서는 나름의 확인 작업을 거쳤다”고 전했다.
박신양측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K씨는 백씨의 고교시절 남자친구. 미국시민권자인 백씨는 미국 유학을 떠나려던 K씨가 군대를 다녀오지 않아 비자 발급에 어려움을 겪자 부모 모르게 혼인신고를 해 도움을 주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뒤늦게 이 사실을 안 백씨의 부모가 혼인무효소송을 제기했고 사실혼 관계가 아니었기 때문에 승소했다는 것.
측근은 “(백씨가) 어린 나이에 철없이 한 짓이 아니겠냐”며 “박신양씨는 (백씨를) 사랑하기 때문에 소문에 상관하지 않고 결혼할 생각이다. 본인이 결혼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왜들 난리인지 모르겠다. 두 사람을 축복해달라”고 부탁했다.
결혼 강행 의지를 밝힌 박신양은 현재 결혼식 장소를 서울 하얏트 호텔로 정하고 차근차근 결혼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 다만 10월초부터 새 영화 <4인용 식탁>의 촬영에 들어가 신혼여행은 영화 촬영이 모두 끝난 뒤로 미루었다고 한다.
이번 소동으로 적지 않은 상처를 받았을 두 사람. 우여곡절 끝에 부부의 연을 맺는 만큼 그 사랑도 더욱 단단해지지 않았을까.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