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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황주리의 그림 에세이

여자의 무기

2004. 07. 05

여자의 무기

그대 안의 풍경, 2003, 캔버스에 아크릴, 60×80cm


인터넷 유머에서 ‘남자의 무기는 돈이고 여자의 무기는 눈물’이라는 문구를 발견했다. 남자의 무기가 돈인 건 그럴듯한데, 요즘 시대에도 눈물이 여자의 무기가 될 수 있을까? 여자가 잘 우는 건 사실이지만 여자의 눈물이 무기라는 말은 공룡의 발바닥만큼이나 진부한 얘기다.
여성 파워가 점점 강해지고 있는 이 시대에 여자의 무기는 더 이상 눈물이 아니라 관대함과 검소함이라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두 가지는 아주 오래 전 신사임당이나 한석봉의 어머니, 맹자의 어머니가 지녔던 덕목들이다. 세상에는 새로 나온 명품을 사기는커녕 헌 옷을 고쳐 입는 여성 백만장자들이 있다고 한다. 사치할 돈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씩씩하고 마음 넓은 여성, 그가 바로 우리가 꿈꾸는 현대의 이상적인 여성상이 아닐까? 굳이 성공한 여성 백만장자가 아니더라도, 어느 광고 카피에서처럼 오늘이 바로 내 인생의 봄날이라 생각하며 작지만 최선을 다해 봉사하며 살아가는 여성은 아름답다.
우리 인생의 봄날은 어제도 내일도 아니고 바로 오늘 지금 이 순간이다. 하지만 우리 인생에서 봄날만 좋은 것은 아니다. 땀과 햇빛, 장맛비를 몰고 오는 여름날이 어쩌면 삶의 본질과 더욱 닮았다. 어느 때보다도 살아 있음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7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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