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Style 황주리의 그림 에세이

여자의 무기

입력 2004.07.05 17:53:00

여자의 무기

그대 안의 풍경, 2003, 캔버스에 아크릴, 60×80cm


인터넷 유머에서 ‘남자의 무기는 돈이고 여자의 무기는 눈물’이라는 문구를 발견했다. 남자의 무기가 돈인 건 그럴듯한데, 요즘 시대에도 눈물이 여자의 무기가 될 수 있을까? 여자가 잘 우는 건 사실이지만 여자의 눈물이 무기라는 말은 공룡의 발바닥만큼이나 진부한 얘기다.
여성 파워가 점점 강해지고 있는 이 시대에 여자의 무기는 더 이상 눈물이 아니라 관대함과 검소함이라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두 가지는 아주 오래 전 신사임당이나 한석봉의 어머니, 맹자의 어머니가 지녔던 덕목들이다. 세상에는 새로 나온 명품을 사기는커녕 헌 옷을 고쳐 입는 여성 백만장자들이 있다고 한다. 사치할 돈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씩씩하고 마음 넓은 여성, 그가 바로 우리가 꿈꾸는 현대의 이상적인 여성상이 아닐까? 굳이 성공한 여성 백만장자가 아니더라도, 어느 광고 카피에서처럼 오늘이 바로 내 인생의 봄날이라 생각하며 작지만 최선을 다해 봉사하며 살아가는 여성은 아름답다.
우리 인생의 봄날은 어제도 내일도 아니고 바로 오늘 지금 이 순간이다. 하지만 우리 인생에서 봄날만 좋은 것은 아니다. 땀과 햇빛, 장맛비를 몰고 오는 여름날이 어쩌면 삶의 본질과 더욱 닮았다. 어느 때보다도 살아 있음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7월이다.


여성동아 2004년 7월 487호
LifeStyle 목록보기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