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TURE

K-컬처 글로벌 열풍 이어가는 ‘이건희 컬렉션’ 美서 인기

강현숙 기자

2026. 01. 26

세계적으로 K-컬처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의 전시회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 주인공은 지난해 11월 15일부터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NMAA)에서 국립중앙박물관·국립현대미술관 주최로 열리고 있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이다. (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 기증품 국외순회전의 첫 번째 전시로, K-미술이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갈 발판이 마련됐다는 기대도 커지는 분위기다. NMAA 전시는 2월 1일까지 진행되며, 이후에는 2026년 시카고박물관과 영국박물관에서 순회 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국립현대미술관이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공동 개최하고 있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기증품 해외 순회전 전시에서 관람객이 이건희 회장의 문화 예술 관련 사회공헌에 관한 소개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국립현대미술관이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공동 개최하고 있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기증품 해외 순회전 전시에서 관람객이 이건희 회장의 문화 예술 관련 사회공헌에 관한 소개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한국 미술의 우수성 세계에 알리는 계기

이번 전시회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이 국가에 기증한 2만3000여 점의 작품 가운데 선별된 320여 점으로 구성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국보 7건과 보물 15건 등 총 172건 297점의 문화유산과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박수근, 김환기 등 한국근현대미술 24점이 출품됐다.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한국 미술의 정수를 아우르는 작품들이다. 1980년대 정부 주도로 기획한 ‘한국미술 5천년전’ 이후 한국 미술을 전 세계에 알리는 40여 년 만의 최대 행사다. 특별전에 전시된 고미술품으로는 정선의 ‘인왕제색도’, 김홍도의 ‘추성부도’, ‘일월오악도’, ‘법고대’, ‘천·지·현·황이 새겨진 백자 사발’ 등이 주목받고 있다. 근현대 작품 중에는 박수근의 ‘농악’, 김환기의 ‘산울림’, 김병기의 ‘산악’이 대표적이다.

미술계 전문가들은 에도시대 목판화가 서구에 일본 미학을 전파해 인상파와 아르누보에 영향을 준 것처럼, 이건희 컬렉션을 필두로 한 K-미술이 575억 달러(약 84조7000억 원) 규모의 글로벌 아트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개막 당시 “K-컬처를 사랑하는 전 세계인들이 이번 특별전을 통해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한국 문화의 힘과 예술성을 느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세준 숙명여대 문화관광학부 교수는 “이 특별전은 이건희 컬렉션 자체가 가진 고유의 미를 잘 활용했다”며 “한국에 대해 전문가들만 알던 것들이 서구 대중에게도 알려져 한국 미술의 위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11월 15일부터 열린 이번 전시회에는 약 한 달간 1만5667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NMAA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동일 규모의 이전 특별전과 비교해 관람객 수가 약 25% 증가했다”며 “현재도 관람객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월오악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일월오악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K-컬처 위상 높여, 뮷즈도 완판

전시 열기는 미술작품을 토대로 만든 상품(뮷즈)의 인기로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국립중앙박물관 등은 이건희 컬렉션 관련 뮷즈를 제작해 NMAA에 공급하고 있는데, 국외 순회전 개막 일주일 만에 완판됐으며, 총 주문액은 약 1억 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 박물관에서는 초도 물량의 3배로 주문량을 늘려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쪽에 재주문을 요청한 상태다.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해 CNN, 포브스 등 20여 개 현지 매체는 이번 순회전에 대해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에 맞춰 미국에서 대규모 한국 미술 전시회가 개최된 것은 문명사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관람객들이 역동적인 K-컬처의 뿌리라 할 수 있는 K-미술의 걸작을 만나면서, 한층 품격 높은 K-컬처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K팝 등 대중문화가 한국의 역동성을 보여줬다면 이번 순회전은 그 이면에 존재하는 섬세함과 깊이를 만날 기회”라고 설명했다.

법고대.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법고대.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기업 사회공헌 활동의 새로운 기준 제시

이번 해외 순회전이 성사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앞서 이건희 컬렉션의 국내 전국 순회전이 한국 미술 사상 최대 규모의 관람객을 동원하며 열풍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2021년 이건희 컬렉션 첫 소개 전시를 시작으로 국립중앙박물관 소속 광주, 대구, 청주, 제주, 춘천의 국립박물관에서 순회 개최해 누적 관람객 수 116만 명을 돌파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2021년 처음 개최한 이건희 컬렉션 근현대작품 전시도 경남, 부산, 울산, 경기, 전남 등 전국 주요 지역을 순회하며 누적 관람객 146만 명이 관람했다. 이밖에 전국의 다른 미술관·박물관 전시 관람 인원까지 더하면 2021~2024년 누적 관람 인원은 350만 명을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이건희 컬렉션 순회전은 2468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1024억 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건희 컬렉션 전시를 계기로 미술품 전시 관람 및 구매·소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2022년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의 서울 유치로 이어졌고, 외국 화랑들의 한국 진출도 증가했다. 같은 해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으며, 그해 국립중앙박물관은 관람객 341만 명을 달성해 관람객 수 기준 세계 톱5 박물관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관람객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650만 명을 넘어서며 세계 4위에 올랐다.

이건희 컬렉션을 계기로 한국 미술 시장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일례로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가 데이미언 허스트의 아시아 첫 회고전은 2026년 3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이 국가 문화유산을 지키고 미술 산업을 활성화해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선순환 모델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건희 컬렉션의 기증 이후 다른 소장자들의 기증 문의가 잇따르면서 ‘제2의 이건희’ 등장에 대한 기대도 커지는 분위기다.

#이건희컬렉션 #이건희컬렉션미국전시 #여성동아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