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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구조 변경 없이 색다르게!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사는 집

백민정 프리랜서 기자

2025. 06. 09

구조 변경 없이도 획일화된 아파트 풍경에서 벗어난 감각적인 집을 만났다. 기본적인 마감과 포인트 가구, 조명에 변화를 줘
로망을 실현한 이 집에는 주인장의 인테리어 내공이 듬뿍 담겨 있다.

복도에서 바라본 거실 모습. 벽 중앙에 있던 침실 문을 히든 도어로 디자인해 시각적인 확장 효과를 극대화했다.  

복도에서 바라본 거실 모습. 벽 중앙에 있던 침실 문을 히든 도어로 디자인해 시각적인 확장 효과를 극대화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에게도 자신의 집을 리모델링하는 과정은 고민의 연속이다. 소재 선택, 구조 변경 등 다양한 부분에서 ‘아는 만큼’ 더욱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 그런 이유로 자기 자신이 가장 엄격한 클라이언트가 되기도 한다. 

올해 초 두 달간 자신의 집을 고친 디자인코멘트 신윤섭 실장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곳은 저희 부부의 여덟 번째 집이에요. 사실 방 한 칸짜리 작은 오피스텔도 취향에 맞게 변화를 줘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인데, 이사 때마다 입주 시기, 출산 등 여러 상황이 맞물리다 보니 결혼 후 제대로 된 리모델링은 이번이 거의 처음이었어요. 작은 디테일들이 자꾸 눈에 들어와 고민과 선택의 연속이었지만, 물 만난 물고기처럼 어느 때보다도 신나게 작업했습니다(웃음).” 신윤섭 실장과 아내 이혜영 씨, 여섯 살배기 딸과 세 살배기 아들까지 네 식구가 사는 약 110㎡(33평) 아파트는 지은 지 3년 남짓 된 새집이다. 신축 아파트라 크게 손댈 곳은 없었지만, 천편일률적인 아파트 디자인에 만족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다고 멀쩡한 집을 몽땅 뜯어고치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디자인 가구와 조명, 마감재를 적절히 활용한 스타일이다. “저는 아파트 구조 변경을 즐기지 않아요. 주어진 구조가 아파트의 컨디션에 가장 최적화된 레이아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희 집 역시 레이아웃을 크게 변경하거나 확장하는 대신 기존 구조를 유지한 채 공간 활용 아이디어와 스타일링에 초점을 맞춰 시공했습니다.” 인테리어 전문가의 한 수는 집 안 곳곳에서 발견된다. 

감각적인 패턴의 타일과 차분한 월넛색의 조화가 강렬한 인상을 주는 현관.   

감각적인 패턴의 타일과 차분한 월넛색의 조화가 강렬한 인상을 주는 현관.   

거실 쇼파에 블루와 옐로 컬러 쿠션으로  포인트를 줬다. 

거실 쇼파에 블루와 옐로 컬러 쿠션으로  포인트를 줬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마치 공간을 재구성한 것 같은 ‘아파트답지 않은’ 내부 디자인. 구조 변경을 하지 않았지만 마치 한 것처럼 보이는 공간의 비밀은 마감재 속에 숨어 있다. “벽을 허물지 않고도 구조 변경 효과를 내는 방법은 다양해요. 그중 가장 드라마틱한 효과를 내는 건 마감재 종류에 변화를 주는 것이죠. 예를 들어 거실 벽 한 면은 흔히 바닥재로 알고 있는 원목마루로 시공했어요. 바닥과 벽면의 마감재를 동일한 것으로 선택해 공간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연출했지요. 그 결과 시각적인 확장 효과를 불러온 것은 물론이고, 색다른 느낌이 더해지면서 판에 박힌 거실 분위기에서 탈피할 수 있었죠.”

천연 트래버틴 대리석을 활용해 내추럴한 분위기를 강조한 아일랜드 테이블과 식탁. 식탁 상판은 유려한 곡선으로 디자인해 그 자체로 하나의 오브제와 같다. 

천연 트래버틴 대리석을 활용해 내추럴한 분위기를 강조한 아일랜드 테이블과 식탁. 식탁 상판은 유려한 곡선으로 디자인해 그 자체로 하나의 오브제와 같다. 

생기 불어넣는 컬러 플레이

네 식구가 사는 이 집을 설명하는 키워드가 있다면 ‘컬러’다. 전체적인 톤은 뉴트럴하게 유지하되 다양한 컬러의 소품과 마감재가 집 곳곳을 채우며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공간마다 크고 작게 활용된 월넛 우드는 여러 컬러의 아이템을 돋보이게 하는 캔버스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평소 모던하고 실용적인 바우하우스 스타일의 가구와 몬타나 가구처럼 컬러풀한 아이템을 좋아해요. 리모델링을 결정한 후 가장 먼저 평소 위시 리스트로 생각해둔 가구와 조명 등이 머릿속에서 차례로 지나가더라고요. 순서가 좀 바뀐 것 같긴 하지만, 집에 꼭 들이고 싶은 아이템들을 추린 후 ‘그것들이 어울리는 집을 디자인해보자’고 생각했죠.” 신윤섭 실장의 컬러 사랑은 현관에서부터 드러난다. 톤 다운된 블루와 블랙 컬러 패턴 타일, 차분한 월넛 우드 소재가 조화를 이루면서 생기 있고 고급스러운 집의 첫인상이 완성됐다. 이 집의 컬러를 말할 때 욕실도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이다. 키 컬러로 사용한 블루와 더불어 채도 높은 옐로를 믹스 매치해 통통 튀는 발랄한 분위기의 욕실이 만들어졌다. 조명과 협탁에만 컬러를 입힌 부부 침실은 컬러 초보자들이 참고하기에 좋은 레퍼런스. “컬러가 부담스럽다면 선반 또는 소품부터 컬러 아이템을 활용해보세요. 흰 벽에 비비드한 컬러의 소품 하나만 더해도 공간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거예요. 조금 더 재미를 주고 싶다면 저희 집 현관처럼 컬러 패턴을 활용하는 것도 추천해요. 이때 패턴의 포인트 컬러를 키 컬러와 맞추는 게 팁이죠.”

활기와 생기, 따뜻함을 더해주는 옐로 컬러를 포인트로 활용한 침실. 쨍한 옐로 컬러가 부담스럽다면 파스텔 옐로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활기와 생기, 따뜻함을 더해주는 옐로 컬러를 포인트로 활용한 침실. 쨍한 옐로 컬러가 부담스럽다면 파스텔 옐로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귀여운 새 오브제가 눈길을 끄는 아들 방.

귀여운 새 오브제가 눈길을 끄는 아들 방.

활용도 높이는 공간의 재구성

강렬한 첫인상을 남긴 현관과 철제 프레임으로 제작한 블루 컬러 중문을 거치면 재미있는 틈새 공간을 만나게 된다. 팬트리 공간을 재구성한 부부의 서재다. 블루 톤 가구와 월넛 컬러 필름으로 통일감을 준 이곳은 공간은 협소하지만 높은 활용도를 자랑한다. “집을 리모델링할 때 아내가 몇 가지 부탁한 부분이 있었어요. 그중 하나가 서재로 사용 가능한 공간을 만들어달라는 것이었죠. 그런데 방이 3개라 아이들에게 방 하나씩을 나눠주고, 부부 침실을 만들고 나니 서재로 쓸 공간이 마땅치 않았어요. 여러 날을 고민하다 부족한 수납공간은 키큰장으로 대체하고, ‘팬트리 공간을 서재로 활용하자’고 마음먹었죠.” 부부 침실 바닥의 단차에서도 공간 활용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계단 하나 정도로 단을 높인 일명 ‘침대 존’은 기존의 공간감을 해치지 않으면서 동시에 공간 분리 효과를 준다. 침대 프레임 역할까지 겸할 수 있어 그야말로 일석이조! 만약 가벽 없이 공간을 분할하고 싶다면 단차를 활용한 이 아이디어를 적용해보자. 좋아하는 컬러와 가구, 소품 등으로 자신의 취향을 고스란히 담은 신윤섭 실장의 집. 취향의 집합체인 이곳에서 공간을 빛낸 여러 컬러처럼 가족과 다채로운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이 집의 키 컬러인 쨍한 블루와 보색인 옐로의 조합이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이 집의 키 컬러인 쨍한 블루와 보색인 옐로의 조합이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팬트리는 서재로 재구성했다. 부족해진 수납은 상부장과 키큰장으로 해결!

팬트리는 서재로 재구성했다. 부족해진 수납은 상부장과 키큰장으로 해결!

#아파트리모델링 #신축아파트인테리어 #여성동아 

사진제공 디자인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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