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해안도로에서 여행객들이 바다를 감상하고 있다. [뉴스1]
금융권 취업준비생 김지수(24) 씨는 2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금융회사 인턴활동이 끝나고 강원 강릉시로 2주 간 여행을 다녀왔다. 원래 해외여행 계획을 세웠지만 시간, 돈, 체력 문제로 돌아와 시작할 구직 준비가 부담스러웠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출국도 어려워 국내 ‘살아보기’ 여행을 선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해외여행 제한으로 국내 ‘살아보기 여행’을 시도하는 김 씨와 같은 소비자가 늘면서 단기거주 숙박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살아보기 여행은 말 그대로 일주일 이상 하나의 지역 같은 숙소에서 살아보는 지역친화여행의 일종이다. ‘워케이션(Workation·일(work)과 휴식(vacation)의 합성어)’이나 ‘스터디케이션(Study-cation·공부(study)와 휴식의 합성어)’이 대표적이다. 거주지를 벗어나 일정에 압박 받지 않고 여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인기의 주된 이유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12월 14일 발표한 ‘2022년 국내 관광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한 달 살기’ 여행은 지난해 2월 이후 월평균 언급량(소셜미디어‧통신‧이동‧소비 자료, 전문가 인터뷰, 여행소비자 설문 기반)이 코로나 확산 초중반(2020년 1월~지난해 2월)과 비교했을 때 16%나 증가했다.
강원 양양군 강현면 소재 숙소들. 같은 6박7일이지만 ‘33m2(왼쪽)’와 ‘Airbnb’의 숙소 가격엔 3배 이상 차이가 있다. [33m2, Airbnb 앱 캡쳐]
단기거주 숙박 시장은 숙소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만족도가 높다.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서 33m2를 통해 원룸 단기 임대를 하고 있는 신민철 씨는 “하루 단위 예약은 수익은 높아도 계속 청소를 해야 하기 때문에 낮은 가격에도 단기거주 중개 앱에 매물을 올렸다”고 말했다. 앱을 이용해 숙소를 예약한 임차인도 마찬가지다. 콘텐츠 제작업에 종사하는 석모(28) 씨는 “제주도 워케이션을 다녀올 때 단기임대 어플을 이용했다”며 “청소나 수건 교체 등의 부가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대신 저렴한 가격에 여행을 다녀와 만족스러웠다”고 평가했다.
단기거주 숙박을 중개하는 앱 시장의 전망도 밝다. 김홍범 세종대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중장기 여행을 위한 수요와 시장이 함께 커지고 있어 낮은 가격대로 숙소를 공급하는 전문 임대 서비스는 성장이 유망한 분야”라며 “‘디지털 노마드(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유목민적 방법으로 살아가는 개인)’ 개념이 생소했던 4~5년 전과 달리 코로나19를 거치며 생활과 여행이 혼재된 패턴을 관광업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 여행 전문 숙박 서비스가 확대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도 가격대, 위치 등 선택 폭이 커져 상호간 이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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