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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오! 해피데이

올여름 아기엄마 되는 개그우먼 김지선 신혼생활 & 태교법

■ 글·장옥경 ■ 사진·홍중식 기자 ■ 장소협찬·카페 라리 홍대점

2004. 01. 05

지난해 5월, 동갑내기 사업가 김현민씨와 결혼한 개그우먼 김지선이 결혼 6개월 만에 임신에 성공, 올여름 아기엄마가 될 꿈에 부풀어 있다. 새 생명의 탄생을 앞두고 날마다 “오! 해피데이”를 외친다는 김지선의 행복한 신혼생활 & 태교법.

올여름 아기엄마 되는 개그우먼 김지선 신혼생활  & 태교법

“남편이 사다준 육아 책에서 봤는데 지금쯤이면 태아의 키가 12cm, 체중이 110g, 머리둘레가 3.5cm…, 팔다리에 관절이 생기고 기분이 좋다, 나쁘다 하는 기본적인 감정도 느낄 수 있대요.”
지난 12월 중순, 홍대 앞 카페에서 만난 개그우먼 김지선(32)은 얼굴 가득 홍조를 띠고 마치 뱃속의 아기를 들여다보기라도 한 듯 그 생김새를 구체적으로 읊었다. 임신 14주째로 접어들었다는 그는 아직 체형에 큰 변화가 없다.
“입덧이 심해 한달 사이 몸무게가 3kg이나 줄었어요. 처음엔 입덧인 줄 몰랐죠. 밥을 먹고 나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돼 체한 줄 알았는데 차츰 정도가 심해지더니 하루에도 대여섯번씩 토하는 거예요. 먹고 싶은 것도 없고, 먹고 싶은 게 생겨도 금세 마음이 변하더라고요.”
유별난 입덧 덕분(?)에 얼굴이 홀쭉해진 그는 자신의 임신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KBS ‘개그콘서트’를 보고 “김지선이 결혼을 하더니 하루가 다르게 예뻐지네. 신랑이 잘 해주나봐” 하고 말한다며 활짝 웃었다.
그의 임신소식이 대외적으로 알려진 것도 ‘개그콘서트’를 통해서다. ‘언저리 뉴스’ 코너 녹화도중 임부 관련 뉴스를 전하며 “임부는 예쁘고 좋은 것을 봐야 한다. 그러니 이제 장웅의 얼굴을 보지 말아야겠다”고 말한 것. 그는 방송에서는 동료 개그맨인 장웅을 피해야겠다고 말했지만 사실 임신한 자신을 배려하는 파트너라며 고마워했다.
“임신한 뒤로는 장웅씨가 일부러 오전에 방송국에 나와 저와 따로 연습을 해요. 대본 연습을 할 때 다른 동료들이 담배를 많이 피우거든요. 임부 몸에 담배 연기가 안 좋다며 따로 연습하자고 하더라고요.”
김지선은 지난해 5월, 동갑내기 사업가 김현민씨와 결혼했다. 김지선의 여동생과 절친한 친구 사이인 시누이가 양쪽 집안을 오가며 두 사람을 중매한 결과 만난 지 1백일째 되는 날 프러포즈를 받고 수줍은 신부가 되었다. 두 사람 다 결혼이 이른 편이 아니라 임신을 서둘렀다고 한다.
“처음엔 나이도 있고 해서 결혼하자마자 아이를 갖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어요. 그런데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한 1년은 신혼을 즐기다 아이를 갖기로 느긋하게 마음먹었더니 글쎄 결혼 6개월 만에 이런 경사가 생긴 거예요.”
그는 생리주기가 비교적 정확해 임신임을 바로 눈치 챘지만 나름대로 해프닝이 있었다며 임신 진단에 얽힌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지난 10월초였어요. 예정일보다 이틀이 지났는데 아무런 소식이 없는 거예요. 옳거니 하고 임신진단시약을 샀죠. 원래는 아침에 해야 하는데 마음이 급해서 집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테스트를 했어요.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남편은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어요. 그러고는 ‘개그콘서트’ 팀과 필리핀으로 단합대회를 갔어요. 술도 마시고 노래도 부르고 골프도 치고 며칠 재미있게 놀았는데 그때까지도 생리를 안하는 거예요. 아무래도 이상하다 싶어 인천공항에 내리자마자 약국을 찾아 시약을 또 샀어요.”

올여름 아기엄마 되는 개그우먼 김지선 신혼생활  & 태교법

김지선은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지구 끝까지 가서라도 구해오겠다는 시어머니의 말에 결혼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는 앞서 남편이 실망하던 모습이 떠올라 확실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아무 말도 안했다고 한다. 다음날 아침, 남편이 출근을 한 뒤에 바로 테스트를 한 결과 임신이었다. 그는 바로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임신 소식을 알렸고, 시집과 친정에도 삽시간에 ‘굿 뉴스’가 퍼졌다.
“제 여동생 별명이 ‘동네 이장’이에요. 동생이 곧바로 친정엄마와 시누이한테 알리고, 시누이는 또 시어머니와 남편에게 연락을 한 거죠. 그런데 원래 임신 소식은 아내에게 직접 들어야 드라마틱한 거 아닌가요?”
남편의 반응에 잔뜩 기대를 걸고 전화를 한 그는, 그러나 “그러니까 내가 뭐래. 테스트를 할 때는 아침에 해야 한다고 했잖아” 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았던 감격에 찬 남편의 로맨틱한 말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실망이 컸던 그는 순간적으로 눈물이 핑 돌고 뭔지 모를 서운함이 북받쳐 전화를 끊고 서럽게 울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날 녹화를 끝내고 밤늦게 집에 돌아와 보니 남편이 장미꽃다발을 안겨주며 촛불 하나를 꽂은 고구마 케이크와 샴페인을 대신한 주스로 임신을 축하해줬다고. 그는 낮에 있었던 일을 말끔히 지워버릴 만큼 기분이 좋았다며 웃었다.
그 뒤로도 남편은 퇴근길에 갖가지 임신·출산 관련 책과 태교음악이 담긴 CD를 한 보따리씩 사들고 와 그를 감격시켰다고 한다. 함께 책을 보며 복부 마사지도 해준다고.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헛배가 부르고 속이 쓰려요. 제가 힘들어하니까 배를 따뜻하게 해야 한다며 잠자기 전에 물을 뜨겁게 해서 ‘핫팩’으로 찜질을 해줘요. ‘아빠 손은 약손, 쑥쑥 자라라’ 하며 배를 쓰다듬어주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태교법이 요란한 건 아니다. 클래식 팝송 가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듣고 싶은 음악을 듣고, 영화도 꼭 아름답고 서정적인 것만 고집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최근엔 오히려 공포영화를 더 많이 봤다고. ‘이 험난한 세상을 헤치고 잘 살아가려면 강한 아이가 태어나야 한다’는 게 신랑의 지론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시집과 불과 걸어서 10분 거리에 살고 있다. 평소 반찬은 거의 시집에서 가져오고, 집에서는 밥만 해먹는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은 그가 음식을 잘 못 먹고 힘들어하자 시어머니는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다 말해라. 지구 끝까지 가서라도 구해주마” 하며 며느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고 한다. 그는 또 “얼마 전에 누룽지는 잘 먹는다고 했더니 시어머니께서 밥을 프라이팬에 눌어붙여 누룽지를 만들다 팔에 화상을 입으면서까지 누룽지를 만들어 보냈다”며 냉동실에 넣어두고 꺼내 먹을 때마다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올여름 아기엄마 되는 개그우먼 김지선 신혼생활  & 태교법

지난해 5월 결혼한 두 사람은 결혼 초부터 임신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입덧으로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것은 괴롭지만 배 안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을 아기를 생각하면 가슴이 설렌다는 그는 아들일까, 딸일까 상상해보는 것도 재미있다고 한다.
“먼저 결혼을 해서 아기엄마가 된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아들이 있으면 든든하대요. 그래서 저도 첫째는 아들이었으면 좋겠다 싶은데 관상을 보면 첫째가 아들일 것 같다고 하고, 태몽으로만 보면 아닌 것도 같고… 잘 모르겠어요(웃음).”
태몽은 절친한 동료 개그우먼 김현영이 대신 꾸었다고 한다. 임신 사실을 알기 전 김씨가 전화를 해서 “사과를 한아름 안고 있는 꿈을 꿨는데 혹시 임신하지 않았냐”고 물었다는 것.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임신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는 딸이면 무용을, 아들이면 미술을 가르치고 싶다고 한다. 딸이라면 무용으로 쭉쭉 뻗은 몸매를 만들어주고, 아들이라면 오래 전 미술을 하고 싶었던 자신의 꿈을 대신하게 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그는 자신도 어쩔 수 없는 극성 엄마가 될 것 같다며 키득키득 웃었다.
현재 ‘개그콘서트’와 ‘폭소클럽’에 출연중인 그는 수요일과 토요일엔 녹화가 있고, 일요일을 뺀 나머지 요일엔 연습을 하느라 사실상 거의 매일 방송국으로 출근한다. 그는 배가 많이 불러서 너무 힘들어지지 않는 한은 방송을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얼마전 하혈이 있어 의사로부터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주의를 받은 터라 ‘개그콘서트’의 ‘봉숭아학당’에서는 물러났다. 그가 가수 이효리를 패러디해 인기를 끌었던 ‘허리 돌리기 망고 댄스’가 몸에 무리를 줄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라고 한다.
입덧이 가라앉으면 그는 남편과 함께 자연분만을 위한 ‘라마즈 체조’를 배우러 다닐 계획이다. 신랑은 아기를 낳는 모습이 너무 고통스러워 보여 출산할 때 절대 분만실에 들어가지 않겠다면서도 일찌감치 라마즈 체조 강사로 일하는 후배에게 연락해 예약을 해두었다고. 김지선은 2세 탄생을 앞두고 이렇게 행복에 젖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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