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8시 전국의 아이들을 TV 앞으로 불러 모은 디즈니 만화를 보면서 ‘미녀와 야수’의 여주인공 벨처럼 진정한 사랑을 꿈꾸고, ‘라이온 킹’의 용맹한 아기 사자 심바와 함께 모험을 떠나기도 했던 김성은. 이제 엄마가 된 그녀는 아들 태하와 ‘겨울왕국’을 보면서 신나게 ‘Let It Go’를 부른다.
친구처럼 싸웠다 화해하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행복의 크기를 키워가는 김성은(32)과 아들 정태하(6) 군이 오늘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의 주인공 콘셉트로 변신했다. 몸에 감기는 아름다운 실루엣의 드레스를 입은 김성은과 귀여운 나비 넥타이를 맨 태하 군. 괘종시계, 주전자, 그리고 야수의 생명의 징표인 유리병 속 장미도 준비됐다. 붉은 장미꽃을 수줍게 건네는 꼬마 야수의 프러포즈를 받은 미녀의 얼굴에 환히 번지는 행복한 미소. 엄마와 아이는 ‘미녀와 야수’의 주인공이 그랬듯 나날이 서로 가까워지고 다듬어지면서 그렇게 서로에 대한 사랑도 깊어지는 듯 보였다.
“아이와 재밌게 봤던 ‘미녀와 야수’ 콘셉트로 촬영하니까 새롭네요. 얼마 전에 태하와 함께 일본 디즈니랜드에 다녀왔는데, 퍼레이드를 보면서 어른인 저도 설레더라고요. 마음속 깊은 곳에 있던 동심이 되살아나는 기분이었어요. 사실 애니메이션 하면 아이들의 전유물 같지만 디즈니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즐길 수 있어 좋아요.”
김성은은 평소 디즈니 영화를 즐겨 보고 방송에서도 여러 차례 디즈니 캐릭터가 그려진 의상을 선보였다. 얼마 전엔 인스타그램에 박지윤 아나운서와 미키 마우스 커플 티를 맞춰 입은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육아에 있어서도 디즈니 캐릭터를 적극 활용한다.
“아이가 워낙 캐릭터를 좋아하니까 수저 하나를 고르더라도 의식을 하게 되더라고요. 태하 신발 보면 미키 마우스 캐릭터잖아요. 디즈니랜드 갔을 때 샀어요. 팬티도 미키 마우스가 그려진 걸 입혔죠. 태하야 그건 보여주면 안 돼. 그치?(웃음)”
이미 촬영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태하의 미키 마우스 팬티를 봤단 걸 엄마만 모르는 것 같다. 아빠 정조국 선수처럼 골 세러모니 하듯 윗옷을 벗어 올릴 때 복근(?)과 함께 귀여운 미키 마우스 팬티도 보였는데 말이다. 태하는 자신이 좋아하는 디즈니 캐릭터 이야기가 나오자 쪼르르 달려와 엄마의 인터뷰를 거든다. “엄마, 난 ‘라이온 킹’이 좋아!” 또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더니 “몬스터도 좋아해! 몬스터라고 썼어요?” 자신의 말을 적었는지 초롱초롱한 눈으로 수첩을 들여다보는 아이 모습이 사뭇 진지한듯 귀엽다.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뭔가 하나를 좋아하는 마음, 그게 시작인 것 같아요. 아직 이성을 생각할 나이가 아니어서 지금은 엄마를 좋아하는 게 전부인데, 뭔가에 애착을 갖는다는 건 바람직한 일 같아요. 또 그런 캐릭터에 영향을 받으면서 나름대로 꿈도 생기는 것 같고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특징은 단순히 영화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캐릭터를 눈과 마음에 담아 숱한 추억거리를 만들어낸다는 점일 것이다. 김성은이 가족과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공연 ‘디즈니 온 아이스 매직 페스티벌’(10월 14~25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다. 이 공연은 ‘인어공주’ ‘라푼젤’ ‘미녀와 야수’ ‘겨울왕국’ 총 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는데, 음악, 퍼포먼스, 피겨스케이팅은 물론 화려한 특수 효과까지 더해져 환상적인 무대가 펼쳐질 예정.
“지난해 온 가족이 함께 봤는데 얼음 위에서 하는 공연은 처음이어서 신선했죠. 올해는 태하가 아이스하키를 배우고 있어서 조금 다른 시선으로,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빠처럼 축구 선수 꿈꾸는 아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라는 어느 시구처럼 사람이 온다는 건, 즉 아이가 생긴다는 건 어마어마한 책임이 따른다. 결혼 6년 차에 접어든 김성은은 태하 엄마로서의 삶에 만족한다. 결혼 전엔 삶의 중심이 자신에게 있었다면, 아이를 낳은 후로는 그 중심이 아이에게로 옮겨갔다. 누군가는 자신의 삶이 어디로 가버린 것 같아 헛헛해하기도 하지만, 김성은은 태하 엄마인 것이 마냥 좋다. 아이가 여섯 살이 되면서 말이 통하고, 그래서 둘이 있어도 심심하지 않다. 친구처럼 서로 싸우고 화해하면서 그렇게 하루하루 사랑을 더해간다.
김성은은 태하와의 사이에 아빠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아이가 말을 배울 때 “아빠 최고!”를 가장 먼저 가르칠 정도로 부자 간의 친밀한 관계를 위해 애써왔다. 현재 FC서울 소속인 정조국 선수는 2010년 프랑스 1부 리그 AJ 오세르에 입단해 활약했고, 2012년 한국에 돌아와서는 경찰축구단에 입단해 군 복무를 하느라 가족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았다. 당연히 아이가 아빠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김성은은 아이에게 매일같이 아빠 사진을 보여주고, 영상 통화도 자주 하면서 아빠와의 관계가 끊어지지 않게 노력했다.
그래서일까. 태하는 세상에서 아빠를 제일 좋아하고 존경한다. “엄마처럼 TV에 나오는 연예인이 되고 싶어, 아빠처럼 축구하고 싶어?” 하고 물으면 서슴없이 아빠처럼 훌륭한 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아빠를 쏙 빼닮은 외모만큼이나 축구 실력도 빼어나다는 태하. 여섯 살 인생에서 공이 전부인 것처럼 축구를 좋아하고, 또 잘해서 국가대표 선수가 되는 게 꿈이다.
“아빠를 따르고 동경하는 마음이 커요. 그게 엄마로서 보기 좋아요. 저 빼고 둘이서만 짝짜꿍하면서 뭘 해도 그 모습이 귀엽더라고요. 아이가 커서도 술 한잔 기울일 수 있는 그런 친구 같은 부자 사이가 됐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저만 외로워지겠죠?(웃음)”
말과는 달리 싫지 않은 듯 밝게 웃어 보이는 김성은에게 둘째 계획은 없는지 물었다.
“너무 터울이 지다 보니까…. 그래도 ‘생기면 낳자’ 주의예요. 딸이 있어야 엄마가 외롭지 않다고 하는데 그런 걸 생각하면 딸을 낳고 싶기도 해요.”
몇 달 전 KBS ‘해피투게더’에 나와 농담 삼아 아이와 같이 자서 둘째가 안생긴다고 말하기도 했던 김성은. 요즘도 셋이 같이 잔다. 엄마, 아빠와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싶은 아이는 잠자리에서 말이 더 많아지곤 한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저절로 대화의 시간이 생긴다고. 그렇게 함께 대화하고, 그림책을 읽고, 기도하면서 하루를 마감하는 세 식구. 쌔근쌔근 잠든 태하의 꿈속에서도 여전히 엄마, 아빠가 함께한다.
김성은은 2009년 결혼 당시 “내조의 여왕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6년이 지난 지금, 그 약속은 잘 지키고 있을까.
“남편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게 가장 큰 내조라고 생각해요. 운동선수는 경기할 때 컨디션에 좌우되고 정신적인 부분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그런 걸 맞춰주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또 밖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왔더라도 집에선 다 잊고 편안하게 쉬다가 다시 경기할 수 있도록 해요.”
김성은 부부는 골프, 영화, 쇼핑 등 취미 활동을 늘 같이하면서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대화거리를 찾아간다.
“연애할 때나 신혼 때는 남편만 바라봤는데, 이제는 아이도 봐야 하니까 남편한테 쏟는 시간이 반으로 준 거잖아요. 그래서 둘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해요. 그런 시간이 있어야 아이한테 더 집중할 수 있더라고요.”
김성은은 엄마, 아내로서만이 아니라 여자로서의 삶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태하가 세상을 배워나가듯 자신도 배우면서 아이와 함께 성장하고 싶어 공연도 많이 보러 다니고, 꽃꽂이 · 요리 · 떡케이크 만들기도 배우면서 온전히 자신을 찾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대개 엄마들이 아이 생각, 남편 생각, 일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하지만 그런 시간만큼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오로지 거기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그건 일할 때 느끼는 행복과는 또 다르다.
김성은이 행복을 구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있다. 바로 나눔. 홀트아동복지회 홍보대사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여러 사람과 행복을 나누고 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함께 행복해지는 꿈을 꾸는 마음이기도 하니까. 홀트아동복지회는 친부모와 이런저런 사연으로 헤어진 아이들의 입양을 전담하고 있는 곳. 홀트의 나눔에 동참하면서 작은 것에 감사할 수 있게 됐고, 가족에 대한 사랑도 더 커졌다.
배우 김성은을 찾아가는 여정
중학생이던 1998년 화장품 CF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한 김성은은 드라마 ‘남자의 향기’ ‘고맙습니다’ ‘별난 여자 별난 남자’ ‘그래도 당신’ 등에서 배우로 활약했다. 지난해부터는 박수진과 함께 올리브TV의 ‘테이스티 로드’ 시즌 5를 진행하는 등 연기 이외의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그녀는 자신의 본업을 배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언제든 사랑받는 연기자를 꿈꾸던, 그 시작점으로 되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딱히 어떤 캐릭터에 대한 욕심은 없어요. 아이도 낳고 인생 경험도 많아진 만큼 어떤 역할이 주어져도 내 것으로 표현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어요. ‘밀회’를 보면서 김희애 선배님이 정말 멋지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어린 배우와 연기하는데도 그런 완벽한 케미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저도 마흔, 쉰 살이 됐을 때 그런 연기를 할 수 있다면 참 행복하겠구나 싶었어요. (김)성령 언니와도 친한데, 언니에게도 배울 점이 많아요. 나이가 들어도 연기, 패션, 뷰티, 몸매… 모든 게 완벽하잖아요. 그렇게 되기가 쉽지 않은데,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러운 게 가장 좋은 것이다. 숙성할수록 자연의 풍미가 살아나는 와인이 그렇고, 나뭇결이 더 아름다워지는 고가구가 그렇다. 사람도 다르지 않다. 김성은은 그 무엇이든 억지스럽게 꾸미지 않고 자기가 가진 걸 자연스럽게 내보이려는 사람이다. 친구처럼 아이와 좋아하는 디즈니 공연을 보면서 교감하고, 과한 운동과 다이어트가 아닌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건강한 몸을 만들며, 티셔츠와 청바지로 수수하게 멋스러움을 추구한다. 그리고 제 나이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배우이길 꿈꾼다.
기획 · 김명희 기자|글 · 임윤정 자유기고가|사진 · 조영철 기자 | 장소협조 · 호텔 더 디자이너스 리즈강남프리미어(02-567-4000)
친구처럼 싸웠다 화해하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행복의 크기를 키워가는 김성은(32)과 아들 정태하(6) 군이 오늘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의 주인공 콘셉트로 변신했다. 몸에 감기는 아름다운 실루엣의 드레스를 입은 김성은과 귀여운 나비 넥타이를 맨 태하 군. 괘종시계, 주전자, 그리고 야수의 생명의 징표인 유리병 속 장미도 준비됐다. 붉은 장미꽃을 수줍게 건네는 꼬마 야수의 프러포즈를 받은 미녀의 얼굴에 환히 번지는 행복한 미소. 엄마와 아이는 ‘미녀와 야수’의 주인공이 그랬듯 나날이 서로 가까워지고 다듬어지면서 그렇게 서로에 대한 사랑도 깊어지는 듯 보였다.
“아이와 재밌게 봤던 ‘미녀와 야수’ 콘셉트로 촬영하니까 새롭네요. 얼마 전에 태하와 함께 일본 디즈니랜드에 다녀왔는데, 퍼레이드를 보면서 어른인 저도 설레더라고요. 마음속 깊은 곳에 있던 동심이 되살아나는 기분이었어요. 사실 애니메이션 하면 아이들의 전유물 같지만 디즈니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즐길 수 있어 좋아요.”
김성은은 평소 디즈니 영화를 즐겨 보고 방송에서도 여러 차례 디즈니 캐릭터가 그려진 의상을 선보였다. 얼마 전엔 인스타그램에 박지윤 아나운서와 미키 마우스 커플 티를 맞춰 입은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육아에 있어서도 디즈니 캐릭터를 적극 활용한다.
“아이가 워낙 캐릭터를 좋아하니까 수저 하나를 고르더라도 의식을 하게 되더라고요. 태하 신발 보면 미키 마우스 캐릭터잖아요. 디즈니랜드 갔을 때 샀어요. 팬티도 미키 마우스가 그려진 걸 입혔죠. 태하야 그건 보여주면 안 돼. 그치?(웃음)”
이미 촬영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태하의 미키 마우스 팬티를 봤단 걸 엄마만 모르는 것 같다. 아빠 정조국 선수처럼 골 세러모니 하듯 윗옷을 벗어 올릴 때 복근(?)과 함께 귀여운 미키 마우스 팬티도 보였는데 말이다. 태하는 자신이 좋아하는 디즈니 캐릭터 이야기가 나오자 쪼르르 달려와 엄마의 인터뷰를 거든다. “엄마, 난 ‘라이온 킹’이 좋아!” 또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더니 “몬스터도 좋아해! 몬스터라고 썼어요?” 자신의 말을 적었는지 초롱초롱한 눈으로 수첩을 들여다보는 아이 모습이 사뭇 진지한듯 귀엽다.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뭔가 하나를 좋아하는 마음, 그게 시작인 것 같아요. 아직 이성을 생각할 나이가 아니어서 지금은 엄마를 좋아하는 게 전부인데, 뭔가에 애착을 갖는다는 건 바람직한 일 같아요. 또 그런 캐릭터에 영향을 받으면서 나름대로 꿈도 생기는 것 같고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특징은 단순히 영화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캐릭터를 눈과 마음에 담아 숱한 추억거리를 만들어낸다는 점일 것이다. 김성은이 가족과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공연 ‘디즈니 온 아이스 매직 페스티벌’(10월 14~25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다. 이 공연은 ‘인어공주’ ‘라푼젤’ ‘미녀와 야수’ ‘겨울왕국’ 총 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는데, 음악, 퍼포먼스, 피겨스케이팅은 물론 화려한 특수 효과까지 더해져 환상적인 무대가 펼쳐질 예정.
“지난해 온 가족이 함께 봤는데 얼음 위에서 하는 공연은 처음이어서 신선했죠. 올해는 태하가 아이스하키를 배우고 있어서 조금 다른 시선으로,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의 주인공이 돼 촬영에 나선 김성은과 아들 태하 군.<br>화보에 담긴 이들의 스토리.<br><font color="#333333"><b>SCENE 1</b></font> 순수한 사랑을 상징하는 야수의 붉은 장미 한 송이. 벨은 이 마법의 장미가 시들기 전에 야수를 구할 수 있을까.<br><font color="#333333"><b>SCENE 2</b></font> 마법에 걸려 야수가 된 왕자. 겉으론 무뚝뚝해 보여도 안에는 사랑이 가득한 진짜 남자다.<br><font color="#333333"><b>SCENE 3</b></font> 어린 야수, 벨에게 사랑을 고백하다! 붉은 장미와 함께 그녀의 분신 벨을 건네면서!
아빠처럼 축구 선수 꿈꾸는 아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라는 어느 시구처럼 사람이 온다는 건, 즉 아이가 생긴다는 건 어마어마한 책임이 따른다. 결혼 6년 차에 접어든 김성은은 태하 엄마로서의 삶에 만족한다. 결혼 전엔 삶의 중심이 자신에게 있었다면, 아이를 낳은 후로는 그 중심이 아이에게로 옮겨갔다. 누군가는 자신의 삶이 어디로 가버린 것 같아 헛헛해하기도 하지만, 김성은은 태하 엄마인 것이 마냥 좋다. 아이가 여섯 살이 되면서 말이 통하고, 그래서 둘이 있어도 심심하지 않다. 친구처럼 서로 싸우고 화해하면서 그렇게 하루하루 사랑을 더해간다.
김성은은 태하와의 사이에 아빠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아이가 말을 배울 때 “아빠 최고!”를 가장 먼저 가르칠 정도로 부자 간의 친밀한 관계를 위해 애써왔다. 현재 FC서울 소속인 정조국 선수는 2010년 프랑스 1부 리그 AJ 오세르에 입단해 활약했고, 2012년 한국에 돌아와서는 경찰축구단에 입단해 군 복무를 하느라 가족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았다. 당연히 아이가 아빠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김성은은 아이에게 매일같이 아빠 사진을 보여주고, 영상 통화도 자주 하면서 아빠와의 관계가 끊어지지 않게 노력했다.
그래서일까. 태하는 세상에서 아빠를 제일 좋아하고 존경한다. “엄마처럼 TV에 나오는 연예인이 되고 싶어, 아빠처럼 축구하고 싶어?” 하고 물으면 서슴없이 아빠처럼 훌륭한 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아빠를 쏙 빼닮은 외모만큼이나 축구 실력도 빼어나다는 태하. 여섯 살 인생에서 공이 전부인 것처럼 축구를 좋아하고, 또 잘해서 국가대표 선수가 되는 게 꿈이다.
“아빠를 따르고 동경하는 마음이 커요. 그게 엄마로서 보기 좋아요. 저 빼고 둘이서만 짝짜꿍하면서 뭘 해도 그 모습이 귀엽더라고요. 아이가 커서도 술 한잔 기울일 수 있는 그런 친구 같은 부자 사이가 됐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저만 외로워지겠죠?(웃음)”
말과는 달리 싫지 않은 듯 밝게 웃어 보이는 김성은에게 둘째 계획은 없는지 물었다.
“너무 터울이 지다 보니까…. 그래도 ‘생기면 낳자’ 주의예요. 딸이 있어야 엄마가 외롭지 않다고 하는데 그런 걸 생각하면 딸을 낳고 싶기도 해요.”
몇 달 전 KBS ‘해피투게더’에 나와 농담 삼아 아이와 같이 자서 둘째가 안생긴다고 말하기도 했던 김성은. 요즘도 셋이 같이 잔다. 엄마, 아빠와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싶은 아이는 잠자리에서 말이 더 많아지곤 한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저절로 대화의 시간이 생긴다고. 그렇게 함께 대화하고, 그림책을 읽고, 기도하면서 하루를 마감하는 세 식구. 쌔근쌔근 잠든 태하의 꿈속에서도 여전히 엄마, 아빠가 함께한다.
김성은은 2009년 결혼 당시 “내조의 여왕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6년이 지난 지금, 그 약속은 잘 지키고 있을까.
“남편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게 가장 큰 내조라고 생각해요. 운동선수는 경기할 때 컨디션에 좌우되고 정신적인 부분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그런 걸 맞춰주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또 밖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왔더라도 집에선 다 잊고 편안하게 쉬다가 다시 경기할 수 있도록 해요.”
김성은 부부는 골프, 영화, 쇼핑 등 취미 활동을 늘 같이하면서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대화거리를 찾아간다.
“연애할 때나 신혼 때는 남편만 바라봤는데, 이제는 아이도 봐야 하니까 남편한테 쏟는 시간이 반으로 준 거잖아요. 그래서 둘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해요. 그런 시간이 있어야 아이한테 더 집중할 수 있더라고요.”
김성은은 엄마, 아내로서만이 아니라 여자로서의 삶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태하가 세상을 배워나가듯 자신도 배우면서 아이와 함께 성장하고 싶어 공연도 많이 보러 다니고, 꽃꽂이 · 요리 · 떡케이크 만들기도 배우면서 온전히 자신을 찾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대개 엄마들이 아이 생각, 남편 생각, 일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하지만 그런 시간만큼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오로지 거기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그건 일할 때 느끼는 행복과는 또 다르다.
김성은이 행복을 구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있다. 바로 나눔. 홀트아동복지회 홍보대사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여러 사람과 행복을 나누고 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함께 행복해지는 꿈을 꾸는 마음이기도 하니까. 홀트아동복지회는 친부모와 이런저런 사연으로 헤어진 아이들의 입양을 전담하고 있는 곳. 홀트의 나눔에 동참하면서 작은 것에 감사할 수 있게 됐고, 가족에 대한 사랑도 더 커졌다.
배우 김성은을 찾아가는 여정
중학생이던 1998년 화장품 CF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한 김성은은 드라마 ‘남자의 향기’ ‘고맙습니다’ ‘별난 여자 별난 남자’ ‘그래도 당신’ 등에서 배우로 활약했다. 지난해부터는 박수진과 함께 올리브TV의 ‘테이스티 로드’ 시즌 5를 진행하는 등 연기 이외의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그녀는 자신의 본업을 배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언제든 사랑받는 연기자를 꿈꾸던, 그 시작점으로 되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딱히 어떤 캐릭터에 대한 욕심은 없어요. 아이도 낳고 인생 경험도 많아진 만큼 어떤 역할이 주어져도 내 것으로 표현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어요. ‘밀회’를 보면서 김희애 선배님이 정말 멋지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어린 배우와 연기하는데도 그런 완벽한 케미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저도 마흔, 쉰 살이 됐을 때 그런 연기를 할 수 있다면 참 행복하겠구나 싶었어요. (김)성령 언니와도 친한데, 언니에게도 배울 점이 많아요. 나이가 들어도 연기, 패션, 뷰티, 몸매… 모든 게 완벽하잖아요. 그렇게 되기가 쉽지 않은데,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러운 게 가장 좋은 것이다. 숙성할수록 자연의 풍미가 살아나는 와인이 그렇고, 나뭇결이 더 아름다워지는 고가구가 그렇다. 사람도 다르지 않다. 김성은은 그 무엇이든 억지스럽게 꾸미지 않고 자기가 가진 걸 자연스럽게 내보이려는 사람이다. 친구처럼 아이와 좋아하는 디즈니 공연을 보면서 교감하고, 과한 운동과 다이어트가 아닌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건강한 몸을 만들며, 티셔츠와 청바지로 수수하게 멋스러움을 추구한다. 그리고 제 나이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배우이길 꿈꾼다.
기획 · 김명희 기자|글 · 임윤정 자유기고가|사진 · 조영철 기자 | 장소협조 · 호텔 더 디자이너스 리즈강남프리미어(02-567-4000)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