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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인물 & 화제 │ 궁금한 뒷얘기

고려대 영문과 대학원 휴학한 고현정

‘대학원 입학 하자마자 휴학한 속사정’

■ 글·이한경 기자(hklee9@donga.com) ■ 사진·동아일보 출판사진팀

2002. 10. 09

고려대 영문과 대학원 휴학한지난 6월 본지가 보도하면서 2002학년도 고려대 영문과 후기 대학원 특별전형에 합격한 사실이 세간에 알려져 화제를 모았던 고현정씨. 하지만 그가 9월 첫 학기 수업을 듣기도 전에 바로 휴학을 선택해 또한번 세인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언론과 세인들의 관심이 부담스러워 휴학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말. 그가 끝내 휴학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속사정을 취재했다.

고려대 영문과 대학원 휴학한 고현정
오랫동안 떠돌던 미국 MBA 유학설을 뒤로하고 국내 대학원에 진학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고현정씨(31). 그가 2002학년도 고려대 영문과 후기 대학원 특별전형에 합격해 9월에 입학할 예정이라는 사실은 지난 6월 본지가 독점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그가 고려대측으로부터 합격을 통보받은 것은 지난 4월말. 서류 접수는 그보다 한달 빠른 3월에 이뤄졌는데 학교측에 따르면 그는 다른 사람을 시키지 않고 화장기 없는 맨얼굴에 수수한 옷차림으로 직접 찾아가 서류를 접수시켰다고 한다.
그가 응시한 특별전형은 필기시험을 보지 않고 서류전형과 구술시험만으로 당락을 결정하는 형식. 구술시험은 영어로 진행됐는데 이때도 그는 재벌가 며느리 같지 않은 소박한 모습으로 나타나 시험을 치렀다고 한다. 그의 영어 실력은 소문처럼 MBA 유학을 떠나도 될 정도로 수준급이라는 평가. 덕분에 그는 유난히 경쟁이 치열했던 올해 영문과 특별전형에 당당히 합격할 수 있었다.
세상에 알려지면 포기할 수도 있다는 지인의 말 현실로 이뤄져
당초에는 그가 고려대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의아해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는데 그런 의문은 그의 담당 지도교수가 전준택 교수로 밝혀지면서 사라졌다. 그가 전교수와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것. 연극연출가로도 유명한 전교수는 지난 2000년 드라마연구회 ‘디오니소스’를 모태로 국내 최초의 교수 극단인 ‘디오니소스’를 만들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고현정이 지망한 전공은 전교수가 가르치는 드라마 퍼포먼스. 말 그대로 드라마와 퍼포먼스를 배우는 과정인데 대부분 발표수업으로 진행되고 난이도가 높아 영문과 내에서도 4학기 만에 석사 학위를 따는 학생이 드문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사실 그의 고려대 입학 사실은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서 알려지지는 않았다. 95년 5월 신세계백화점 이명희 회장의 장남인 정용진씨(34·신세계 경영지원실 부사장)와 결혼하며 인기 탤런트에서 재벌가의 며느리로 변신한 이후 극도로 사람들의 눈을 피했기 때문이다. 그는 합격이 결정된 후에도 학교측에 비밀에 붙여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초 처음 소문을 접하고 확인 요청을 했을 때도 그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고려대 관계자를 통해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 다시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야 어렵게 “고려대 영문과 대학원에 진학하는 게 맞다”는 정도만 지인을 통해 알려왔다.
당시 그의 말을 전해준 지인은 사견을 전제로 “꼭 그 사실을 보도해야 하느냐. 지금까지 고씨가 보여준 행동에 비춰볼 때 입학 전에 그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면 대학원 진학을 포기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우려를 표시했다. 그리고 지인의 우려는 그가 8월말 수강신청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휴학계를 제출하면서 현실이 되었다.
입학 사실이 알려진 뒤 언론과 세인들의 관심이 부담스러워서 휴학을 선택했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추측. 이에 대해 신세계측에서는 “무슨 이유로 휴학을 했는지 모른다”며 일체의 언급을 피하고 있다. 결혼 7년 만에 시작하려던 대외활동을 포기한 고현정씨. 그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의 속내가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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