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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GOURMET

제철 재료와 유럽 레시피의 만남

맛집 탐험가 김지영의 테이스티 맵_인시즌

기획 · 한여진 기자 | 글 · 김지영 | 사진 · 홍태식 | 디자인 · 유내경

2016. 04. 14

배농장 딸과 사과농장 딸, 두 주인이 아기자기하게 꾸려가는 식당 인시즌. 메뉴를 제철 재료로 구성하는 것이 특징으로, 식당 이름도 자연스럽게 ‘인시즌’이 되었다고 한다. 과일농장 딸이라는 점 외에도 미술을 전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는 두 사람은 부모님이 생산하는 농작물을 제대로 유통시켜보고자 사업을 시작했다. 요즘 식당을 다녀보면 미술을 전공한 사람들이 많아서 이유가 뭔지 물어보았다.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확장돼 식당까지 차리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식당이 목적은 아니었고 제철 재료로 잼이나 과일청을 만들어 판매했답니다. 인시즌이라는 브랜드를 먼저 만들고 구체화해서 다양한 사업을 하게 되었죠. 잼이나 과일청, 콘셉트에 맞는 패브릭 제품, 음식까지 확대됐어요. 요즘은 콘셉트가 중요한 시대이다 보니 아무래도 시각화하는 작업을 전공한 사람들이 많이 하게 되지 않나 싶어요. 그리고 미술도, 음식도 손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기도 하고요.”

한적한 서울 연희동 주택가에 자리 잡고 있는 인시즌은 바쁜 바깥의 일상과는 다른 느낌이다. 교통이 편하지 않고 위치도 외진 편이라 장사가 잘 되느냐는 질문에도 여유롭게 답한다. “돈 많이 벌겠다고 시작한 일이 아니어서…. 저희는 뜨내기손님은 거의 없고 일부러 알고 찾아오는 분들이 대다수예요. 저희랑 코드와 취향이 맞는 손님이나 좋아할 곳이지 그다지 대중적인 콘셉트도 아니고요. 자연을 중요시하고 인생에 대해 진지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분위기랄까요. 맘 잡고 와서 거의 하루를 보내고 가는 손님도 꽤 됩니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비프그릴플레이트와 제철과일리코타치즈샐러드, 바질쇼트파스타다. 비프그릴플레이트는 나무 도마에 무심히 깐 베이킹 시트지 위로 색깔이 또렷한 채소와 질 좋은 고기가 색 대비를 이룬다. 간을 세게 하지 않고 재료의 맛을 살리는 데 주력한다. 제철과일리코타치즈샐러드는 직접 만든 쫀쫀한 치즈도 맛있지만, 영귤청드레싱이 상큼함을 더한다. 과일 또한 계절마다 바뀐다. 바질쇼트파스타는 직접 기른 바질이 향기롭다. 계절에 따라 꼬막이나 바지락, 냉이가 들어가기도 한다. 사과갈레트파이는 디저트로 꼭 맛보아야 할 메뉴. 주문과 동시에 만들기 시작해 30분 정도 걸리는데, 뜨겁게 구워져 나온 파이를 호호 불며 먹다 보면 늘 차갑게 식은 파이를 먹은 일이 후회된다. 전문 요리사가 아니어서 현란한 음식은 없다는 주인의 겸손한 말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건강한 재료로 만드는 소박하고 담백한 음식이 온몸을 건강하게 채우는 느낌이다.



ADD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 11다길 9
TEL 070-8654-1115






김지영
미식가라기보다는 대식가. 아침을 먹고 나오며 점심은 뭘 먹을까 고민한다. 보도 자료에 의존한 레스토랑 소개 글에 지쳐 식당들을 직접 탐방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전문가는 못 되고 보통 아줌마가 먹어보고 음식이 맛있는 식당을 소개하고 있다. 홍보대행사 함샤우트에 근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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