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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그리고 아버지가 된다는 것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EDITOR 이혜민 기자

입력 2018.08.27 17:00:01

독립영화에서 출발해 세계적인 거장으로 우뚝 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그가 2018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어느 가족’ 개봉에 맞춰 한국을 찾았다. 때마침 그의 전작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도 동명 소설로 재탄생했다.
가족 그리고 아버지가 된다는 것
제71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고레에다 히로카즈(56) 감독의 ‘어느 가족’이 국내 관객들에게 잔잔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7월 26일 개봉해 8월 19일 현재 14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장기 상영에 돌입한 것이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영화는 할머니의 연금과 훔친 물건으로 살아가는 가족이 우연히 길 위에서 떨고 있는 다섯 살 소녀를 데려와 함께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간 ‘아무도 모른다’(2004), ‘걸어도 걸어도’(2008),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2011),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태풍이 지나가고’(2016)를 통해 가족이란 주제에 천착해온 고레에다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혈연으로 맺어지지 않았으나 그 못지않게 끈끈한 가족애를 지닌 또 다른 가족에 대해 이야기한다. 


고레에다 감독은 2013년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은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동명 소설을 최근 
국내에서 펴냈다.

고레에다 감독은 2013년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은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동명 소설을 최근 국내에서 펴냈다.

이번 영화로 그의 전작인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2013년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인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자신을 닮은 똑똑한 아들, 그리고 사랑스러운 아내와 만족스러운 삶을 살던 주인공이 아이가 바뀐 사실을 알고 겪는 혼란과 그 속에서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의 가치를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보면 좋겠다”고 극찬한 바 있는 이 영화는 최근 동명의 소설로도 출간됐다. 

고레에다 감독은 7월 30일 방한해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기자간담회 및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자신의 작품 세계와 영화에 대한 애정을 담담하게 들려줬다.

감독님의 영화가 한국인들의 정서에도 잘 맞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관객들에게 무엇을 전해야겠다는 의식은 별로 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런 것에 너무 집착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절실한 주제를 파헤치다 보면 (관객에게) 전해질 것은 전해진다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가족 영화를 만드셨는데, 좋은 가족이란 뭘까요. 

가족은 여러 형태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규정하지 않는 것이 좋은 자세가 아닐까 합니다. ‘어느 가족’이란 영화를 통해 혈연으로 맺어지진 않았지만 공동체를 구성해서 살아가는 가족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었습니다. 

감독님이 생각하는 좋은 어른은 뭔가요. 그리고 감독님은 어떤 어른인지 궁금합니다. 

제 영화를 보면 아이답지 않게 조숙한 아이, 성숙하지 못한 어른이 나옵니다. 어른답지 못한 어른이 좋다는 건 아니지만, 성숙하지 못한 어른도 때로는 소년이 그 사람을 뛰어넘는 반면교사로서의 존재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절대 우리 아빠처럼 되지 말아야지’ 하는 아이와 ‘아빠처럼 꼭 되고 싶다’는 아이 중 누가 더 행복하다고 단언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사실은 저도 우리 아버지처럼 되지 말아야지, 하면서 어른이 됐는데 막상 제 자신이 아버지가 되니까 갈수록 저의 아버지와 닮아가더군요. 인생이란 참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복잡한 부모, 자식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다음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어느 가족’

‘어느 가족’에는 전작들과는 다르게 육체적인 감각이 느껴지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이를테면 섹스 장면 같은 것요. 

가족극을 만들면서도 그동안 제가 성적인 부분에 대해 표현한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혈연으로 이어지지 않은 사람들 간의 유대감을 확실히 표현하기 위해서 성적인 요소를 넣었습니다. 소년의 성적인 성장 부분도 의식해서 그렸던 것 같습니다. 

인물들이 서로 쓰다듬는 장면도 자주 나오던데, 감독의 의지가 반영된 건가요. 

‘접촉’이란 디렉션이 대본에 쓰여 있었습니다. 그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죠. 사람들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거든요. 

극 중 소년 쇼타가 가족의 실체를 외부에 알리면서 가정이 와해됩니다. 가정의 유지 대신 해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떤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어요.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다는 걸 그려내고 싶었습니다. 이 대목은 영화 구성 초기부터 생각해두었습니다. 

이후 작품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곧 프랑스로 건너갈 예정입니다. 가을부터 그곳에서 카트린 드뇌브, 줄리엣 비노쉬, 에단 호크 등과 촬영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저로서는 이 작업이 큰 도전입니다. 다른 문화권의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가며 연출을 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거든요. 할 수만 있다면 존경하고 좋아하는 배우들이 많은 한국에서도 작업하고 싶습니다. 큰 행운이 있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이 자리를 또다시 찾게 되겠지요.


사진 동아일보 사진DB파트 디자인 김영화
사진제공 목요일아침 블루엘리펀트


여성동아 2018년 9월 6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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