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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living #fact_check

다이슨 V8 카본파이버는 무리해서 산 샤넬 백이 될까

editor 한여진 기자

2018. 02. 08

오래 꿈꿔온 청소기, 다이슨 V8 카본파이버를 샀다. 시간을 돌려 구입 당시로 돌아간다면 난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프로 살림러 한여진 기자의 팩트 체크

살림보다 살림살이를 좋아하는 4년 차 주부. 명품 가방에는 무관심하지만 리빙템은 밤새도록 공부하고 비교·검색해 공들여 쇼핑할 정도로 애정하고 또 애정한다.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을 쇼핑 가치관으로 삼고 있다.


살림 잘하고 계신가요? 청소, 설거지, 빨래가 즐겁지 않다면 살림살이를 체크해보세요. 이번 달부터 살림살이에 가장 관심 많을 결혼 4년 차, 에디터가 직접 쇼핑해서 사용해본 리빙 아이템을 소개하고 여러분과 평가를 나누고자 합니다. 그 첫 번째로 이달에는 주부들의 로망인 진공청소기 다이슨 V8 카본파이버를 품평합니다. 

저의 첫 청소기는 L사의 진공청소기였습니다. 흡입력 갑이라는 점이 마음에 쏙 들어 인터넷에서 구입한 L사의 진공청소기는 딱 한 달 사용하고 창고로 들어가는 신세가 됐죠. 이유는 제힘으로 들기 벅찰 정도로 무거운 몸체와 이동이 불편한 전선이었습니다. 청소기는 먼지만 깨끗이 제거하면 된다는 생각에 사용하기 편리한지는 따져보지 않은 것입니다. 멀쩡한 진공청소기 두고 부직포 청소기와 테이프클리너, 밀대로 청소를 했습니다. 도구가 마음에 들지 않으니 매일 아침저녁으로 쓸고 닦던 것을 하루에 한 번, 이틀에 한 번, 그러다 3, 4일에 한 번 청소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던 중 아이가 태어났고, 기기 시작하다가 작년 가을부터 걸으면서 문제가 생겼어요. 아이가 바닥의 먼지를 손으로 쓸고 다니다 그 손을 입에 넣고 빨더라고요. 그래서 부랴부랴 우리 집에 딱 맞는 청소기를 찾기 시작! 

쇼핑 리스트에 올라온 청소기는 일본 플러스마이너스제로 진공청소기와 다이슨 V8 카본파이버. 수소문 결과 화이트 컬러의 심플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플러스마이너스제로 진공청소기는 흡입력이 떨어진다는 평이 많아 다이슨 V8 카본파이버를 구입하게 되었답니다. 1백만 원의 돈값을 할지 의문이 들었지만 일단 눈을 감았어요. 본체 일체형으로 가볍고 무선이라 집 안 곳곳을 갖고 다니면서 청소하기 편할 것 같았거든요. 다이슨 무선청소기 중 사양이 가장 높은 버전으로 미세먼지·꽃가루·집먼지 진드기 배설물까지 제거되고, 다양한 청소 툴이 있어 마룻바닥은 물론 이불·카펫·가구 위와 아래·소파·자동차 등 어디든 청소할 수 있는 점도 마음에 들었어요. 



다이슨 V8 카본파이버를 사용한지 세달, 제 점수는 75점쯤입니다. 구입 전에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사용하면서도 만족스러웠지만, 단점이 하나둘 발견되었기 때문이죠. 우선 모터가 위에 달려 있어 무게중심이 위로 쏠려 있는데, 집 전체를 청소하고 나면 손목에 무리가 오더라고요. 10종 청소 툴 중 사용하는 툴은 3~4개로, 나머지 툴을 빼고 가격을 낮추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또 한 달에 한 번 필터를 물로 청소해야 하는데, 그 한 달이 참 빨리 와요. 필터 청소 기간이 좀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드네요. 무엇보다 화이트와 그레이, 블랙으로 꾸민 우리 집에 적응하지 못하는 명품 청소기의 튀는 컬러는 볼 때마다 불편해요. 하지만 상상보다도 뛰어난 흡입력과 구석구석 청소할 수 있는 점, 휴대 용이성에는 후한 점수를 줍니다. 제게 “다이슨 V8 카본파이버를 구입했던 때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하겠냐”고 묻는다면, 편리성을 따지면 YES, 가성비를 따지면 NO라고 말하겠어요. 큰맘 먹고 산 샤넬 백과 정말 비슷하네요.

photographer 홍태식 designer 박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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