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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COOKING STORY

엄마 vs 딸 내림 손맛 요리

같은 요리 다른 맛

진행·조윤희 사진·홍태식

2011. 03. 17

음식은 내림 손맛이다. 어머니가 해준 음식을 먹고 자란 딸은 엄마의 손맛을 자연스레 익히게 된다. 그리고 어머니의 음식은 딸에게 전해져 더 쉽고 간편한, 때론 스타일리시한 요리로 탄생한다. 우리나라 푸드스타일리스트 1호 강홍준과 같은 푸드스타일리스트의 길을 걷고 있는 딸 유영윤, ‘전의 여왕’이라 불리는 요리연구가 김매순과 푸드스타일리스트인 딸 문혜영이 같은 주제 요리를 다른 맛, 다른 스타일로 선보인다.

>>> 국내 1호 푸드스타일리스트 강홍준 vs 푸드스타일리스트 유영윤

엄마 vs 딸 내림 손맛 요리


강홍준씨(65)는 우리나라에 푸드스타일리스트라는 단어조차 낯설던 80년대 초반부터 국내 1호 푸드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해왔다. 수많은 여성지와 광고 촬영에 참여하고 푸드스타일링 전문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후배 양성에 힘쓰고 있다. 딸 유영윤씨(43)는 대학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했지만 어머니 강씨의 영향을 받아 같은 푸드스타일리스트 길을 걷고 있다.

[엄마] 맛있는 스타일 강조하는 강홍준 이야기

엄마 vs 딸 내림 손맛 요리




‘요리는 사랑의 표현’이라고 말하는 강홍준씨는 푸드스타일리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음식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음식을 제대로 알고 먹어보아야 음식이 맛있어 보이는 스타일링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음식에 쓰이는 재료, 만들어지는 과정, 음식을 내는 목적을 제대로 알고 그에 맞는 그릇을 골라 담아야 한다는 것. 같은 샐러드라도 일품으로 나갈 것인지 코스 요리의 하나로 나갈 것인지에 따라 담는 모양도 달라진다. 하지만 무엇보다 음식의 특성을 살려 뜨거운 음식은 뜨겁게 담고, 찬 음식은 유리 그릇이나 흰색, 청색 등의 그릇으로 시원한 식감을 살려야 한다.
보통 푸드스타일리스트가 하는 음식은 촬영용이라서 맛이 없을 거라고 오해하기 쉬운데 강씨는 그렇지 않다며 고개를 젓는다.
“촬영용 음식이라도 제대로 만들어야 그 음식이 정확히 표현돼요. 물론 촬영을 위해서 채소를 살짝 덜 익혀 색감을 살리거나 하는 정도의 스킬은 있지요. 하지만 음식이 화려하다고 해서 맛있어 보이지는 않아요. 제대로 맛있게 만들었을 때 모양도 보기 좋게 나오는 법이지요.”
강홍준씨가 촬영장에서 만드는 요리는 맛 또한 뛰어나다는 평이 자자하다. 그의 이런 음식에 대한 중요성은 집에서부터 시작된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음식을 사다먹은 적이 거의 없어요. 자장면이나 피자가 먹고 싶다면 직접 내 손으로 만들어주었지요. 일하느라 바쁘고 시간을 쪼개야 하지만, 직접 만든 음식을 먹이면 아이들은 ‘엄마가 바빠도 나를 사랑하는구나’ 하며 마음속으로 감동을 받고 엄마를 이해하게 되거든요.”
엄마가 요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하는 것은 아이들이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또한 되도록 예쁜 그릇에 보기 좋게 담아주었는데 이는 아이들 감성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
“IQ는 타고나지만 EQ는 엄마가 신경을 써주면 80%는 성장한다고 해요. 맛있고 예쁜 음식을 먹고 눈으로 보는 것으로도 감성이 키워진다고 하니 음식은 되도록 가장 아름다운 그릇에 담아 내세요.”

[딸] 공예 하듯 음식 담는 유영윤 이야기

엄마 vs 딸 내림 손맛 요리


대학 다닐 때부터 어머니 강홍준씨의 촬영장을 따라다니며 광고와 방송 촬영을 도왔다는 유영윤씨는 대학을 졸업하고부터 어머니와 같은 푸드스타일리스트 길을 걷고 있다. 어시스트하던 때부터 치면 20년이 넘는 경력을 지닌 푸드스타일리스트인 셈이다. 그리고 음식 솜씨 역시 어머니께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음식을 해놓고 일을 하러 나가시면 유씨가 음식을 데우고 상을 차리며 어머니 음식을 배웠다.
“어머니께서 모든 음식을 반조리 상태로 해놓으시니 제가 마무리해야 했죠. 어릴 적 어머니와 함께 요리했던 기억이 많은데, 그럴 때는 TV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처럼 ‘이 음식은 왜 이렇게 하나요?’하고 묻고 어머니가 대답하면서 재미있게 요리를 배웠어요.”
유씨는 요리보다는 테이블 세팅과 DIY에 포인트를 둔 스타일링을 주로 한다. 하지만 요리를 배워야 테이블 세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요리를 공부하고 있다. 그가 요리를 배우며 느끼는 것은 어머니께 배운 대로 요리를 해도 그 맛이 다르다는 것. 어머니가 하는 요리는 쉬워 보이지만, 음식을 볶고 조리는 순서, 양념이 들어가는 순서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연륜을 따라가기 쉽지 않다고 한다.
그의 요리는 어머니의 요리를 물려받았지만 건강에 좀 더 초점을 맞춘다. 음식을 할 때는 자극적인 맛을 줄이고 과일이나 채소를 넉넉하게 넣는다. 그리고 어머니가 하는 음식에서 손이 많이 가는 과정은 과감하게 생략한다.
“어머니가 해주신 음식 맛을 기억하며 요리하는데 다만 어려운 과정은 생략하곤 해요. 조금 편하고 빠르게 하기 위해 조리 단계를 줄이거나 하는 것이지요.”

엄마 강홍준 ▶ 대하잣소스무침과 궁중떡볶이
대하잣소스무침

엄마 vs 딸 내림 손맛 요리


준비재료
잣소스(잣 6큰술, 고깃국물 4큰술, 참기름 3큰술, 소금 1작은술), 대하 8마리, 새우 데치는 물(물 2컵, 대파 ½대, 통후추 4알, 마늘 1쪽, 소금 1작은술), 죽순(캔) 150g, 당근·배 ½개씩, 오이 2개, 다진 파·다진 마늘·참기름·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밤 6개
만들기
1 잣소스를 먼저 만든다. 도마 위에 흰 종이를 깔고 잣의 고깔을 떼어 다듬은 뒤 곱게 다져 볼에 담고 나머지 양념을 섞는다.
2 새우는 냄비에 물, 대파, 통후추, 마늘, 소금을 넣고 끓이다가 살짝 데쳐서 껍질을 벗긴 다음 길이로 반 저며 썬다.
3 죽순은 손질해서 골패형으로 빗살 모양을 살려 썰고 당근도 같은 크기로 얇게 썬다.
4 오이는 씨 없는 부위만 돌려깎기해서 죽순과 같은 크기로 얇게 썰어 소금에 살짝 절인 다음 물기를 짠 후 곱게 다진 파와 마늘, 참기름으로 밑간한다.
5 달군 팬에 오이를 넣어 재빨리 볶아 넓은 접시에 펼쳐 식힌다.
6 죽순과 당근은 소금, 후춧가루, 참기름을 넣고 각각 팬에 살짝 볶아 식힌다.
7 배도 죽순과 같은 크기로 썰고 밤은 껍질을 벗겨 납작하게 썬다.
8 준비한 재료를 넓은 볼에 담고 잣소스로 버무린다.

궁중떡볶이

엄마 vs 딸 내림 손맛 요리


준비재료
가래떡 350g, 떡양념(간장·다진 파·다진 마늘 1큰술씩, 참기름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쇠고기(우둔살) 120g, 고기양념(다진 파·간장 1큰술씩, 국간장·레드와인·설탕·올리고당·잣·참기름·깨소금 1작은술씩, 후춧가루 ½작은술), 마른 표고버섯 7개, 표고버섯양념(간장·다진 파·다진 마늘 1작은술씩, 깨소금·후춧가루·소금·참기름 약간씩), 당근 1개, 대파 1대, 대추 6개, 고깃국물 1컵, 잣·후춧가루·참기름 약간씩
만들기
1 가래떡은 4cm 길이로 토막 내어 반으로 갈라 떡양념을 넣어 밑간한다.
2 쇠고기는 굵게 채썰어 고기양념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다.
3 마른 표고버섯은 미지근한 물에 담가 불린 뒤 기둥을 떼고 꼭 짜서 윗면에 십자로 칼집을 넣어 표고버섯양념을 넣고 밑간한다.
4 당근은 얇게 썰어 꽃 모양 틀로 찍은 뒤 끓는 물에 살짝 데치고 대파는 3㎝ 길이로 토막 내어 굵게 채썬다.
5 달군 팬에 쇠고기를 볶다가 표고버섯과 대추를 넣고 고깃국물 ½컵을 부어 끓으면 떡을 넣고 볶으면서 나머지 국물을 붓는다.
6 떡이 무르게 익으면 당근, 대파, 잣을 넣고 참기름을 약간 두른다. 약간 깊이가 있는 그릇을 뜨거운 물에 데운 뒤 물기를 닦고 떡볶이를 정갈하게 담는다.

딸 유영윤 ▶ 새우잣소스무침꼬치와 꼬치떡볶이

새우잣소스무침꼬치

엄마 vs 딸 내림 손맛 요리


준비재료
잣소스(잣·고깃국물 4큰술씩, 참기름 2큰술, 소금 1작은술), 칵테일새우 250g, 새우 데치는 물(물 2컵, 대파 ½대, 통후추 4알, 마늘 1쪽, 소금 1작은술), 죽순(캔) 120g, 소금·다진 파·다진 마늘·참기름·후춧가루 약간씩, 오이 2개, 당근· 배 ½개씩, 밤 5개
만들기
1 도마 위에 흰 종이를 깔고 잣의 고깔을 떼고 곱게 다진다. 나머지 양념과 섞어 잣소스를 만든다.
2 새우 데칠 물을 냄비에 담고 팔팔 끓이다가 해동시킨 새우를 넣고 살짝 데친다. 칵테일새우는 익힌 새우이기 때문에 해동시켜 향과 간을 주는 정도로 살짝 데친다.
3 죽순은 손질해서 1×3cm 크기로 썰어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데치고 소금·후춧가루를 넣어 볶아 식힌다.
4 오이는 씻어 길이로 반을 잘라 씨 없는 부분을 얇게 슬라이스한 다음 소금에 절였다가 꼭 짠 후 다진 파, 다진 마늘과 참기름을 넣어 밑간한다.
5 당근은 1×3cm 크기로 썰어 소금, 후춧가루를 넣고 볶아 식힌다.
6 달군 팬에 밑간한 오이를 재빨리 볶아 넓은 접시에 펴서 식힌다.
7 배와 단감도 다른 채소와 같이 1×3cm 크기로 썬다.
8 준비한 재료를 넓은 볼에 담고 잣소스로 버무린 뒤 꼬지에 색을 맞춰 꿴다.

꼬치떡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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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재료
떡볶이떡 350g, 떡양념(간장·다진 파·다진 마늘 1큰술씩, 참기름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쇠고기(우둔살) 120g, 고기양념(다진 파·간장 1큰술씩, 국간장·레드와인·설탕·올리고당·잣·참기름·깨소금 1작은술씩, 후춧가루 약간), 당근·노란 파프리카 1개씩, 소금·후춧가루·참기름 약간씩, 고깃국물 ½컵
만들기
1 떡볶이떡은 떡양념을 넣고 밑간한다.
2 쇠고기는 굵게 채썰어 고기양념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 잰다.
3 당근과 파프리카는 떡과 같은 크기로 썰어 달군 팬에 각각 볶으면서 소금, 후춧가루로 간해 식힌다.
4 달군 팬에 양념한 쇠고기를 볶다가 떡볶이떡과 고깃국물을 넣고 볶으면서 소금으로 간을 맞춘 뒤 마지막에 참기름을 섞는다.
5 긴 꼬지에 떡과 쇠고기, 채소를 색을 맞춰 꿰어 그릇에 담는다.

>>> ‘전의 여왕’ 김매순 vs 푸드스타일리스트 문혜영

엄마 vs 딸 내림 손맛 요리


‘전의 여왕’이라 불리는 김매순씨(73)는 한식 중에서도 아름답고 고운 음식으로 꼽히는 폐백, 이바지 음식에 정통한 요리연구가다. 김씨의 딸 문혜영씨(45)는 어려서부터 어머니에게 배운 음식 솜씨에 감각을 더해 푸드스타일리스트로 활동 중이며 백석문화대학 외식산업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엄마] 아름다운 우리 음식 선보이는 김매순 이야기

엄마 vs 딸 내림 손맛 요리


40대 초반부터 요리를 배우기 시작해 30여 년째 요리연구가 길을 걷고 있는 김매순씨. 그는 남을 위해 베풀 수 있는 일을 찾던 중 요리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처음에는 각 가정을 돌며 초대 요리를 차리는 출장 요리부터 시작했다. 당시에는 각 지방, 각 가정을 다니는 것이 힘들었지만 각 지방의 특색 있는 조리법을 배우고 그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 음식을 접했던 것이 지금까지 음식을 하고 연구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김씨는 요리 중에서 특히 아름답고 맛있는 전을 부치기로 유명하다. “전은 우리나라 대표 음식이에요. 옛날부터 잔치가 있거나 궂은일이 있을 때 전을 부쳤어요. 기름 냄새를 풍기며 전을 부치는 것으로 집안의 행사를 알렸지요.”
그는 더 바삭하고 부드럽게, 식어도 맛이 변하지 않게 전을 부치는 방법을 연구했고 수백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방법을 찾았다.
“표고전에 고기를 넣어 부치면 생밀가루 냄새가 나고, 육전은 피 냄새가 나더라고요. 다양하게 실험한 후 밀가루를 볶아 부침옷을 입히면 생밀가루 냄새가 나지 않고 맛도 더 고소하며 잘 상하지 않는 것을 알게 됐어요. 육전은 양념물에 고기를 쟀다가 부치면 냄새도 없고 첫맛과 끝맛이 같고요.”
특히 패주전과 새우전은 김매순씨의 전으로 유명하다. 나비 모양의 패주전과 새우전을 보고 고(故)황혜성 선생이 “전이 정말 예쁘고 맛있다. 김매순은 전의 여왕이다”라며 칭찬하여 김매순씨는 ‘전의 여왕’이라는 별호를 얻게 됐다.
김씨가 전을 부치는 노하우는 재료 본래의 맛을 살리면서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더하는 것이다. 우선 전을 부치기 전 재료에 밑간을 하는데, 밑간을 해야 재료가 부드러워지고 잡내를 없앨 수 있다. 전을 부치기 위해 밀가루를 묻힐 때는 밑면을 듬뿍 묻히고 윗면에 밀가루를 솔솔 뿌려 탁탁 털어야 모양이 예쁘다. 밀가루를 물에 개어 밀가루즙을 낼 때는 멸치국물이나 고깃국물을 넣어 깊은 맛을 낸다.
전을 부칠 때 비법도 남다르다. 팬에 기름을 많이 넣으면 느끼하고 모양도 예쁘지 않다. 전을 부치다가 뒤집는 타이밍도 맛을 좌우하는데, 밑면이 3분의 2 정도 익었을 때 뒤집어야 윗면이 예쁘다. 또 늦가을부터 이른 봄까지는 전을 적당히 지져야 하지만, 봄부터 초가을까지는 날씨가 덥고 습하기 때문에 바싹 익혀야 전이 덜 상하고 맛있다.
김씨는 70세를 넘긴 나이에도 새로운 음식을 배울 때는 최소 50번 이상은 만들어보고 연구한다. “새로운 음식을 개발하는 즐거움이 커요. 음식을 개발하고, 온전한 레시피로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즐기는 것이지요.”
김매순씨는 그렇게 30여 년 우리 음식을 만드는 동안 옆에서 도와준 둘째딸 문혜영씨에게 그간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고스란히 전수했다. 푸드스타일리스트의 길을 걷고 있는 문혜영씨는 요즘도 큰일이 있을 때면 늘 어머니와 함께 음식을 한다.

[딸] 어머니 음식 아름답게 담는 문혜영 이야기

엄마 vs 딸 내림 손맛 요리


딸 문혜영씨는 어머니 김매순씨와 달리 푸드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초등학교 다닐 때쯤부터 어머니가 본격적으로 요리를 하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어머니를 도와 잣술을 끼우고 구절판을 담고 전을 부쳤어요. 세 딸 중에서 유난히 제게 많이 시키셨는데, 제가 언니나 동생보다 손이 꼼꼼하고 차분했다고 하더라고요.”
잔치 요리나 폐백 이바지 음식 주문이 들어오면 가장 까다로운 전 부치기는 문씨 차지였다. 어려서부터 항상 요리하는 김씨를 옆에서 도운 덕에 어머니의 일을 물려받을 거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문씨는 푸드스타일리스트에 매력을 느껴 어머니와는 조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어머니께서는 제가 요리를 업으로 물려받기를 원하셨지만, 새벽부터 일어나서 힘들게 음식 만드시는 것을 보아 그런지 엄두가 나지 않더라고요. 잠시 교사를 했지만 결국 요리를 배우고 푸드스타일리스트의 길을 가게 됐어요.”
음식을 예쁘게 담고 아름답게 차려내는 푸드스타일리스트 일을 하면서 어머니께 배운 우리 음식의 맛과 멋을 알릴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
어머니가 요리하실 때마다 옆에서 거들다 보니 문혜영씨는 어머니의 거의 모든 음식을 배웠다.
“어머니의 음식 중 전만큼이나 남다른 것이 나물이에요. 나물 요리는 재료를 데치는 정도나 양념을 조금만 달리해도 맛이 미묘하게 달라져요. 특히 고사리나물이 맛있는데, 고사리를 깊은 팬에 물을 자작하게 넣고 볶아서 부드럽게 한 뒤에 다시 양념을 하는 것이 비법이지요.”
전통의 방법을 그대로 따르는 어머니의 요리는 참 맛있지만 문씨가 따라하기엔 조금 복잡한 감이 있었다. 그래서 재료가 많으면 그중에서 한두 개는 빼거나 과정을 간단하게 줄여서 그만의 레시피를 만들었다. “하지만 맛은 역시 어머니를 따라갈 수 없어요. 그때마다 어머니가 참 대단하구나 생각하죠.”
이렇게 어머니의 음식을 배운 것이 음식에 어울리는 스타일링을 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됐다. 덕분에 한식 전문가들에게 “음식을 참 정갈하게 담는다”고 알려진 푸드 스타일리스트로 소문이 자자하다.

엄마 김매순 ▶ 취나물과 새우전
취나물

엄마 vs 딸 내림 손맛 요리


준비재료
삶은 취나물 300g, 양념(멸치국물 ½컵, 국간장 1½큰술, 간장·들기름·다진 마늘 1큰술씩, 식용유 ½큰술, 다진 파 2큰술, 설탕 ½작은술), 들깨가루 2큰술, 참기름 ½큰술, 깨소금 1큰술
만들기
1 삶은 취나물은 불순물을 골라내고 맑은 물에 여러 번 헹궈 꼭 짠다.
2 양념 재료를 한데 섞은 뒤 취나물에 넣고 조물조물 무친다.
3 달군 팬에 ②를 넣고 저으면서 볶다가 들깨가루, 참기름, 깨소금을 넣고 다시 한 번 고루 섞으며 재빨리 볶는다.

새우전

엄마 vs 딸 내림 손맛 요리


준비재료
새우(중하) 10마리, 소금 약간, 양념(향신즙 1큰술, 참기름 ½큰술, 소금·흰후춧가루 약간씩), 밀가루·식용유 적당량씩, 달걀 3개, 초간장(잣·소금 1작은술씩, 식초·간장 1큰술씩, 설탕 ¼작은술)
만들기
1 새우는 머리를 떼고 꼬리 부분 한 마디만 남기고 껍데기를 벗겨 소금물에 재빨리 씻어 건진다.
2 새우 등을 갈라 내장을 빼고 몸통에 꼬리 위까지 길게 칼집을 넣어 반 가른다. 반 가른 몸통은 좌우로 벌린 뒤 꼬리 옆에 붙여 나비 모양을 만들어 꼬지를 꽂아 고정한다.
3 양념을 한데 섞어 모양을 낸 새우에 뿌려 잠시 잰다.
4 새우에 밀가루를 묻힌 뒤 탁탁 턴 다음 달걀 푼 물에 담갔다가 건져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앞뒤로 노릇하게 지진다.
5 전은 꼬지를 빼고 접시에 담은 후 초간장을 곁들인다.

딸 문혜영 ▶ 취나물전병쌈과 새우사슬적
취나물전병쌈

엄마 vs 딸 내림 손맛 요리


준비재료
삶은 취나물 150g, 양념(멸치국물 ½컵, 국간장 1작은술, 간장·들기름·식용유·다진 마늘 ½큰술씩, 다진 파 1큰술, 설탕 ½작은술), 들깨가루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깨소금 ½큰술, 무 100g, 소금·참기름·식용유·후춧가루 약간씩, 구운 김 적당량, 빨간 피망 ½개, 전병(밀가루 1컵, 달걀노른자 1개 분량, 흰 후춧가루·소금 약간씩, 고깃국물 1~1⅓컵)
만들기
1 삶은 취나물은 불순물을 골라 씻어 물기를 꼭 짠 뒤 양념을 넣어 조물조물 무친다.
2 팬에 양념한 취나물을 넣고 저으면서 볶다가 들깨가루, 참기름, 깨소금을 넣는다.
3 무는 지름 5cm 정도로 둥글고 얇게 썬 뒤 끓는 소금물에 데친 뒤 건져 참기름, 소금을 넣어 볶는다.
4 구운 김은 5cm 크기의 정사각형으로 자른다.
5 피망은 곱게 채썰어 식용유를 두른 팬에 참기름, 소금, 후춧가루를 넣어 볶는다.
6 전병 반죽 재료를 한데 섞은 뒤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전병을 얇게 부친다.
7 전병에 무, 김, 취나물, 피망을 순서대로 올리고 돌돌 말아 반으로 썬다.

새우사슬적

엄마 vs 딸 내림 손맛 요리


준비재료
다진 새우살 150g, 새우양념(찹쌀가루 ⅔큰술, 설탕·소금 ⅓작은술씩, 생강즙·참기름 1작은술씩, 다진 마늘 ½작은술), 쇠고기(우둔살) 200g, 고기양념(설탕 1큰술, 간장 1½큰술, 다진 마늘·레드와인·깨소금·참기름 ½큰술씩, 후춧가루 약간), 밀가루·식용유 적당량씩, 달걀 2개
만들기
1 다진 새우살에 새우양념을 넣고 충분히 치대어 반죽한다.
2 쇠고기는 1.5×7cm 크기로 도톰하게 썰어 잔 칼집을 넣은 뒤 고기양념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 잰다.
3 꼬지에 양쪽으로 양념한 쇠고기를 하나씩 끼우고 가운데를 비워둔다.
4 양념한 새우를 갸름하게 빚어 밀가루를 묻힌 뒤 꼬지에 꿴 쇠고기 사이에 끼워 넣는다.
5 꼬지 밑면에 밀가루를 묻힌 뒤 달걀 푼 물에 담갔다가 건져 식용유를 두르고 달군 팬에 올려 앞뒤로 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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