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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행복한 가정 만들기

가족 행복 전도사‘하이패밀리’공동대표 송길원·김향숙 부부

기획·송화선 기자 / 글·오진영‘자유기고가’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7.06.22 10:08:00

‘건강한 가정 행복한 세상’ 만들기에 앞장서는 시민단체 ‘하이패밀리’의 송길원·김향숙 공동대표는 15년째 함께 가족문화운동을 벌이고 있는 ‘동지’이자 부부다. 성격과 기질이 정반대라 지긋지긋하게 싸우다가 이혼의 위기까지 갔던 두 사람이 그 속에서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가정 행복 전도사가 된 사연을 들었다.
가족 행복 전도사‘하이패밀리’공동대표 송길원·김향숙 부부

오랜 다툼 끝에 진정한 가정 행복을 찾았다는 ‘하이패밀리’ 공동대표 송길원·김향숙 부부.


가족문화운동을 펼치는 시민단체 ‘하이패밀리’의 공동대표 송길원 목사(51)·김향숙씨(47)는 83년, 98년, 2003년 모두 세 번의 결혼식을 올린 부부다. 똑같은 사람을 세 번이나 신랑 신부로 맞은 걸 보면 세상에 둘도 없는 잉꼬부부가 아닐까 생각하기 쉽다. ‘하이패밀리’의 모토가 ‘건강한 가정 행복한 세상’인 것만 봐도 이들이 ‘가정의 행복’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부부는 “우리가 계속 결혼식을 올리고 가족문화운동을 펼치는 건 사실 결혼생활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결혼 초기부터 겪은 심한 갈등과 상처 때문에 가정의 행복은 부부 두 사람의 끝없는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거란 걸 알았다”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이 만난 건 80년대 초, 김씨가 고등부 교사로 일하던 한 교회에 송 목사가 전도사로 부임해오면서부터. 김씨는 “새까만 얼굴에 더벅머리를 한 송 목사의 첫인상은 참 촌스러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만나면 만날수록 주위 사람들을 재미있게 해주며 분위기를 이끄는 그의 유머 감각이 좋아졌다고 한다. 한 번도 자식들 앞에서 웃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고 화만 내던 아버지에게 불만이 많던 김씨는 송 목사를 보며 “무슨 이야기를 하든 옆 사람들을 배꼽 빠지게 만드는 저 사람과 같이 살면 얼마나 재미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송 목사는 송 목사대로 화장기 없는 맑은 얼굴로 아이들을 열심히 보살피는 김씨에게 마음이 끌렸다.
“한번은 교회에서 심야기도회가 있는 날 태풍이 몰아쳤어요. 그런데 이 사람이 비바람을 뚫고 혼자 기도회에 참석하러 왔더라고요. 그걸 보고 ‘저런 여자라면 나를 위해 기도를 많이 해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죠.”

“자상하고 유머 있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결혼하고 보니 성질 나쁜 ‘쫌생원’”
알고 보니 두 사람은 남다른 인연도 있었다. 김씨의 아버지가 송 목사의 대학시절 은사였던 것. 송 목사는 1학년 철학 시간에 교수와 논쟁을 벌였다가 ‘찍히는’ 바람에 학창시절 내내 그 교수의 과목에서 C학점을 받았다고 한다. 그 교수가 바로 김씨의 아버지였다. 그는 “학창시절엔 C학점만 받았지만, 사위로서는 A학점을 받겠다”는 말로 장인의 허락을 받았고, 두 사람은 83년 ‘첫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결혼생활은 행복하지 않았어요. 결혼식을 올린 뒤 얼마 지나지 않고부터 상대방에 대한 기대, 결혼생활에 대한 환상이 모두 다 무너지기 시작했거든요.”
김씨는 연애시절, 송 목사의 자취방에 들렀다가 책과 공책 등을 주제별·크기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은 모습을 보고 “남자가 어쩌면 저렇게 정리정돈을 잘할까”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결혼 후 알고 보니 그는 “작은 흠도 참지 못하는 ‘쫌생원’이었다”고.

가족 행복 전도사‘하이패밀리’공동대표 송길원·김향숙 부부

“제가 설거지를 깨끗이 하나 감시하고, 사소한 일에도 사사건건 잔소리를 했어요. 한번은 제 신발을 가져와 들이밀며 ‘걸음걸이가 잘못돼 신발 뒤축이 이상하게 닳지 않느냐’고 호통까지 치더군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식구들한테 화내고 고함치는 게 싫어서 늘 웃는 남편과 결혼한 건데, 내 남편이 바로 그 모습을 갖고 있다니…. 정말 힘들고 어찌해야 할지 몰랐죠. 알고 보니 남편은 ‘아내의 본분은 남편을 하늘처럼 받드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가부장적이었어요.”
송 목사 역시 불만이 없었던 건 아니다. 물 한 컵을 마셔도 반드시 그 자리에서 컵을 닦아야 직성이 풀리는 그는 물건이 제자리에 놓여 있지 않고 종이 나부랭이가 방안에 굴러 다녀도 태연하기만 한 김씨를 참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를 더 힘들게 했던 건 분명히 잘못을 하고도 그 부분을 지적하면 바로 인정하지 않고 고집을 부리는 점이었다고.
“제가 뭐라고 했을 때 바로 ‘미안하다’ 한마디만 하면 끝날 일인데 끝까지 그 말을 안 하는 거예요. 자존심을 부리며 자꾸만 변명을 하는 듯 보여서 화가 났죠.”
그럴 때면 다혈질인 송 목사는 분을 참지 못한 채 “여자가 어디서 감히 남편한테 말대꾸냐. 당장 ‘미안하다’고 해라”고 윽박질렀고, 그 과정에서 갈등과 상처가 쌓여갔다. 두 사람 사이에 예찬(22)·예준(20) 두 아들이 태어났지만,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에도 이들의 싸움은 줄어들지 않았다고 한다.
“목사 부부라는 점 때문에 집 밖에선 늘 잉꼬부부처럼 보여야 한다는 게 더 힘들었어요. 아무리 힘들어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할 수 없었고, 마음 편히 상담할 곳도 없었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김씨는 반복되는 긴장과 불안 때문에 점점 집 안이 감옥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깊은 밤 옆에서 자고 있는 남편 얼굴을 보다 분노가 치밀어 집을 뛰쳐나가 거리를 헤매다 온 적도 있었다고. 그가 “더 이상은 이렇게 못 살겠다”며 송 목사에게 이혼 서류를 내민 건 큰아들 예찬군이 유치원에 다닐 무렵이었다고 한다.
“사실 마음 한켠에는 이혼하자고 하면 남편이 충격을 받아 조금이라도 행동을 조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어요. 그런데 웬걸, 이 사람이 오히려 더 길길이 뛰며 ‘그래, 당장 이혼하자’고 하는 거예요.”
이혼이라는 고통을 견뎌낼 자신이 없던 김씨는 그 반응에 놀라 지레 물러서고 말았다. 하지만 윽박지름으로 일단 봉합됐을 뿐, 문제 자체가 사라진 건 아니었다. 두 사람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걸 깨닫게 된 송 목사 역시 “이 지경까지 온 결혼생활을 어떻게 회복시켜야 하나” 걱정이 깊어졌다고 한다. 그가 돌파구로 찾은 것은 대학원 진학이었다.
“대학원에 가서 상담심리학을 공부했어요. 그런데 공부를 하다 보니 교과서에 나오는 보상심리, 강박심리, 지나친 완벽주의가 전부 제 얘기더군요. 상대방을 제게 맞추려고 싸울 게 아니라 저 자신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죠.”
머리로는 해답을 얻었지만 몸과 마음은 따라주지 않아 여전히 똑같은 생활을 반복하던 어느 날, 그의 태도를 180도 변화하게 만든 사건이 일어났다. 여느 때처럼 송 목사가 김씨의 잘못을 지적하며 “검사가 범인을 신문하듯” 추궁하고 있는데,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 김씨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이다.
“깜짝 놀라 아이들한테 당장 찬물 떠오라고 소리를 질렀어요. 달려온 아이들은 울면서 제 엄마 몸을 주무르고…. 완전히 아수라장이었죠. 그 상황에서 문득 ‘이제 사람들이 나를 보며 목사가 제 마누라를 미치게 만들었다고 손가락질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혼은 건축물과 같아서 오래 잘 유지하려면 중간에 리모델링이 필요해요”
가족 행복 전도사‘하이패밀리’공동대표 송길원·김향숙 부부

행복한 가정 만들기에 대해 강의 중인 송길원 목사.


이혼 서류 앞에서도, 심리학을 공부하면서도 변할 줄 모르던 그의 마음이 그 순간 막다른 골목을 만난 듯 방향을 틀었다. “더 늦기 전에 내가 달라져야 한다”는 뼈저린 깨달음이 찾아온 것이다. 그때부터 송 목사는 아내와 같이 기도하고 서로 편지를 쓰며 많이 울었다고 한다. 부부문제 해결방법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준다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다니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이들이 깨달은 것은 지금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서로의 마음을 읽는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아내와 함께 부부관계 세미나에 참석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소공동 커피숍에 마주 앉아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전 그동안 ‘이런 얘기를 하면 아내가 나를 무시할 거야’ 하는 생각에 차마 말하지 못했던 제 부족한 점들을 털어놓았고, 아내는 어린 시절 겪었던 남모를 설움에 대해 고백했죠. 딸 다섯 가운데 둘째로 태어나 여러 고초를 겪었다는 아내 얘기를 들으며 그동안 그 사람의 아픔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던 저 자신이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아내의 상처가 치유되도록 돕는 게 제게 주어진 사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날 이후로 전에는 그토록 보기 싫던 아내의 단점이 더 이상 거슬리지 않게 됐죠.”
그러고 나자 비로소 자신과 비슷한 가정문제를 안은 채 어쩔 줄 몰라하는 주위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91년 가족과 함께 미국 유학길에 오른 송 목사는 그곳 교회들이 이미 부부관계 회복, 한 부모 가정문제 극복 등을 위한 갖가지 프로그램을 개발해 활용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나라에 ‘기독교가정사역연구소’를 열었고, 2003년 이 단체명을 ‘하이패밀리’로 변경해 종교의 범위를 넘어서는 사회운동을 벌여왔다. ‘가정 행복 전도사’로 새롭게 태어난 송 목사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미국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은 아내 김씨도 이 운동에 함께하고 있다.
송 목사는 이제 각각 대학교 4학년생과 1학년생이 된 두 아들에게 “여자를 감동시키지 못하는 남자는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됐다. 이들 부부가 결혼 15주년과 20주년인 지난 98년과 2003년, 앙코르 웨딩을 올린 것도 “건물이 오래되면 리모델링을 해야 하듯, 결혼이라는 건축물도 아름답게 유지하려면 중간 중간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적극적으로 보수공사를 해야 한다”는 송 목사의 생각 때문이었다고 한다.
“결혼생활의 행복은 두 사람이 함께 노력하고 투자하는 만큼 돌아옵니다. 결혼 상대방을 ‘배우자’라고 부르는 건, 상대방에 대해 끊임없이 배우며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부부 싸움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람이 다른 건 당연한 겁니다. 싸움이 생기는 이유는 부부가 서로에 대해 너무 모르고, 알기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기 때문이죠.”
송 목사는 “성경은 사랑에 대해 ‘성내지 아니하고 무례히 행치 않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내 남편이니까, 또는 내 아내니까 하는 마음에 함부로 화를 내거나 무례하게 행동하면 사랑은 깨지고 만다”고 말했다.
“다혈질 남편과 고집 센 아내가 오랜 시간 서로의 가슴을 쥐어뜯으며 벌였던 전쟁 덕분에 이젠 가족 행복 전도사가 됐다”고 말하는 송 목사 부부는 “지금 혹시 결혼생활을 하며 오해와 갈등의 악순환을 겪고 있다면, 그 고통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가운데서 조금씩 행복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송길원·김향숙 부부가 제안하는~ ‘가정 행복 만드는 33가지 방법’
가족의 육체 건강을 위해

▼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시작하자.
▼ 만보기(계)를 달고 걷자.
▼ 일주일에 몇 시간 정도는 일로부터 탈출해 게으름을 부려보자.
▼ 자정이 넘기 전에 취침하자.
▼ 기상시간을 규칙적으로 하자.
▼ 실내 공기를 자주 환기시키자.
▼ 간식을 줄이고, 식사량도 줄이자.



가족의 정신건강을 위해
▼ 가족 도서관을 만들자.
▼ 한 달에 한 번 정도 온 가족이 서점 나들이를 하자.
▼ 아침에 아름다운 음악을 듣자.
▼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고 함께 춤을 추자.
▼ 가족 여행지와 산책로 등을 만들자.
▼ 비교와 비판보다 칭찬과 격려에 힘을 쏟자.

가족 관계 개선을 위해
▼ 1주일에 하루를 유머의 날로 정해 동일한 시간에 전화나 휴대전화로 유머를 선물하자.
▼ 잠자리에 들기 전 가족을 꼭 껴안자.
▼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만들어 대화의 장으로 이용하자.
▼ 자녀, 아내, 남편의 친구를 집으로 초대해 식탁 데이트를 즐기자.
▼ 잠자리를 바꿔보거나 온 가족이 함께 자는 날을 만들자.
▼ 우리 가족 역사책을 만들자.
▼ 술래잡기나 말뚝박기, 트럼프, 별바라보기 등 놀이를 하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행복의 선서를 하자.
▼ 같은 일이라도 다른 방법으로 시도하자.
▼ TV 보는 시간을 줄이자.
▼ 하루의 half time, 주간의 half time 등 인생의 half time을 즐기자.
▼ 연극이나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문화를 접하자.
▼ 자기 계발 5개년 계획을 세우자.

이타적인 삶을 위해서
▼ 화요일·목요일을 화목의 날로 만들자.
▼ 길거리나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자.
▼ 하루에 최소한 5분, 다른 사람을 위해 쓰자.
▼ 행복의 사인(윙크, 엄지손가락 내밀기 등)을 보내자.
▼ 노약자를 위해 자리를 양보하자.
▼ 막말이나 거친 말, 욕을 쓰지 말자.
▼ 가족 기념일을 사회공헌의 날로 삼자.


여성동아 2007년 6월 5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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