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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당당한 네여자

힘겨웠던 시절 진솔하게 밝힌 빅마마

“역경 딛고 가수의 꿈 이룬 우리, 오랫동안 기억되는 노래 부르고 싶어요”

글·김유림 기자/사진·홍중식 기자,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입력 2005.08.02 17:13:00

데뷔 초 뛰어난 가창력과 넉넉한 외모로 주목을 받았던 빅마마가 최근 새 앨범 ‘It’s Unique’를 발표했다. 얼마 전 KBS ‘인간극장’에 출연해 가수가 되기까지 겪어야 했던 우여곡절을 솔직하게 털어놓아 화제를 모은 네 여자를 만났다.
힘겨웠던 시절 진솔하게 밝힌 빅마마

뛰어난가창력을 자랑하는 여성 4인조 그룹 빅마마가 2년 만에 새 앨범을 들고 팬들의 곁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활동을 시작하자마자 방송사 및 라디오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데 전체 프로듀싱은 빅마마의 큰언니 신연아(32)가 맡았고 나머지 멤버들도 각자의 색깔이 담긴 노래를 만들어 앨범에 담았다.
빅마마는 얼마 전 KBS ‘인간극장’에 출연해 평범하고 진솔한 삶의 일면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방송 나간 뒤 주위의 반응이 어땠냐”는 질문에 “화장 안 한 얼굴도 알아보시는 분들이 생겼다”고 말하며 웃었다.

‘인간극장’ 방영된 뒤 가족들이 더 쑥스러워해

“처음 출연 제의를 받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저희가 ‘인간극장’에 나올 만한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방영 시기도 2집 앨범이 나오고 얼마 안됐을 때여서 자칫하면 앨범 홍보로 비쳐질지 모른다는 걱정이 들기도 했고요. 막상 방송이 나오자 저희들보다 가족들이 더 쑥스러워하더라고요. 누구나 남에게 굳이 밝히고 싶지 않은 이야기가 있잖아요. 특히 부모님들은 저희들이 갖고 있는 마음의 상처, 세상의 편견 등이 눈에 많이 들어오셨나봐요. 방송이 나가는 5일 내내 ‘이건 좀 뺄걸 그랬다’ 하시면서 주의 깊게 보시더라고요. 참고로 저희 어머니는 ‘거실에 있는 소파를 바꿀걸 그랬다’ 하며 아쉬워하셨어요(웃음).”(신연아)
멤버의 둘째 이지영(26)도 방송 출연 후 지하철을 타고 가던 중 갑자기 앞에 앉아 있던 젊은 커플이 다가와 인사를 하는 바람에 놀란 적이 있다고 한다. 스스로를 ‘연예인이 아니라 그저 노래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이들이기에 세간의 관심이 아직까지는 쑥스러운 듯 보였다.

2집을 준비하는 동안 음악적으로 더욱 성숙해진 이들은 외모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지영은 길었던 머리를 짧게 잘랐고 셋째 이영현(24)은 몸매에 자신이 없어 항상 몸을 가리는 옷만 입으려고 했던 예전과 달리 과감한 노출도 시도하고 원색 계열의 옷도 입기 시작했다. 막내 박민혜(23)는 멤버들 중 운동을 가장 열심히 해 체중 감량에 성공했는데 운동을 시작하면서 성격도 한결 밝아졌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네 사람에게 일어난 공통적인 변화는 서로가 서로를 닮아간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음악적 취향이 너무 달라 걱정도 했지만 오랜 연습과 노력에 의해 지금은 만족스러운 하모니를 구사하게 되었다고. 그동안 매일같이 얼굴을 보고 수다를 떨면서 애정 어린 충고와 격려를 주고받다 보니 네 명 모두 마음이 많이 풍요로워졌다고 한다.

“네 명이 모이면서 멤버들 각자가 더욱 매력적으로 변한 것 같아요. 자신의 생각이 꼭 옳은 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아집도 버렸죠. 오랜만에 저희를 보신 분들이 ‘예뻐졌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마음이 얼굴에 표현된다고 하잖아요. 저희가 정신적으로 성숙한 만큼 얼굴도 예뻐진 게 아닐까 싶어요(웃음). 빅마마를 통해 각자의 알에서 깨어나 새로운 세계로 들어온 멤버들이 앞으로 또 어떤 미래를 맞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돼요.”(이지영)




힘겨웠던 시절 진솔하게 밝힌 빅마마

“사실 저희들 중에 가장 많이 변한 사람이 지영이에요. 매일 까만 옷만 입고 다니고 세상 고민은 혼자 지고 있는 것처럼 말수도 적었는데, 지금은 알록달록한 옷도 입고 팀원 중에 말도 가장 조리 있게 잘하는 등 한결 밝아졌어요. 정도 많아 팀원들의 컨디션을 일일이 챙겨주며 엄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죠.”(신연아)
음악을 좋아하고 노래 부르기를 천직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가수가 되기까지 현실의 벽은 높고도 험했다. 특히 이들은 요즘 같은 세상에 가수가 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비단 노래 실력만은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선뜻 대중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꾸지 못했다고 한다. 7년 동안 전문 코러스로 활동한 신연아는 코러스계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비교적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나만의 음악을 하지 못한다’는 데서 오는 갈증을 느꼈다고 한다. 결국 스물여덟 살 되던 해 프랑스 유학길에 오른 그는 1년 반 동안 음악학교에 다니면서 그동안 채우지 못했던 음악적 욕구를 마음껏 충족시키며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유학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한 그는 ‘노래 잘하는 여자 그룹’을 만들겠다는 제작사의 러브콜을 받고 빅마마 영입 제의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빅마마에 들어오기 전까지 한상원 밴드에서 보컬을 맡았던 이지영은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여러 번 휴학을 해 7년 만에 가까스로 대학을 마쳤는데 빅마마 합류를 앞두고 진로 문제로 많은 갈등을 겪었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음악적 재능이 남달라 앞날이 기대되는 언더가수였지만 집안 형편상 마음 놓고 음악을 하겠다고 고집할 수 없었던 것. 가끔 어머니 친구분들이 놀러와 피아노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그에게 “베짱이가 따로 없네” 하며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끝까지 음악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는 대학로의 한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던 중 제작자의 눈에 띄어 빅마마에 합류했다.
재치 있는 입담으로 멤버들 사이에서 분위기 메이커로 통하는 이영현. 그 역시 가수가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대중 앞에 나서기에는 몸매에 자신이 없었던 것. 하지만 가창력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던 그는 ‘만약 가수를 한다면 재즈가수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재즈를 배우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다 제작사로부터 빅마마 합류 제의를 받아 ‘얼떨결에’ 가수가 됐다고.
현재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박민혜는 학교 동아리 선배의 제안으로 공연 코러스를 맡은 것이 계기가 되어 빅마마에 들어오게 됐다.

이영현 “아버지 생명보험 해약해 음악학원 등록, 자신 없는 외모 때문에 가수 꿈 못 꿔”

멤버들 모두 음악을 전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중 이영현은 음대 진학 문제로 부모님과 심한 갈등을 겪었다고 한다. 고3 시절 음대에 가기 위해서 음악 학원에 다니려던 그는 부모님께 학원비를 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했다고. 당시 IMF 여파로 오랫동안 운영해오던 쌀가게를 처분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부모에게 한 달에 35만원 하는 학원비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돈이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대학에 가고 싶은 욕심에 저도 모르게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처음으로 단식이란 걸 해봤어요. 일주일 동안 새벽 일찍 집을 나가 가족들이 잠든 밤늦게 집에 들어오기를 반복했는데 점점 얼굴이 말라가는 저를 보시고 아버지가 생명보험을 해약해 그 돈으로 1년치 학원비를 마련해주셨어요. 그때는 너무 어려 그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렇게까지 해서 저를 뒷바라지해주신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해요. 앞으로 부모님께 제가 받은 이상으로 돌려드리고 싶어요.”
고혈압으로 건강이 그리 좋지 않은 그의 아버지는 현재 목동의 한 건물에서 경비 일을 하고 계신다고 한다. 아버지 건강을 염려해 그가 몇 번이고 일 하시는 걸 말렸지만 그때마다 아버지는 “누워 있으면 더 병난다”고 말씀하신다고.

힘겨웠던 시절 진솔하게 밝힌 빅마마

비교적 유복한 집안에서 자란 막내 박민혜도 대학 진학을 앞두고 전공 문제로 아버지와 심하게 갈등했다고. 사업을 하시는 아버지가 그에게 “가게를 열어줄 용의가 있으니 제과기술을 배우라”고 강요하신 것. 하지만 한번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반드시 하고 마는 성격인 그는 아버지와의 싸움에서 이겨 결국 그의 뜻대로 음악학과에 진학했다. 그는 가수가 된 지금도 수업을 꼬박꼬박 들으며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멤버들 모두 한창 남자에 관심이 많을 나이이지만 팀원 중 현재 열애 중인 사람은 신연아가 유일하다. 그의 남자친구는 두 살 연하의 프랑스인으로 나머지 멤버들의 말에 의하면 ‘자상하고 다정다감하며 권위적이지 않은 멋진 남자’라고 한다. “큰언니가 연애를 하는 덕분에 팀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며 장난을 치는 동생들에게 그는 “요즘은 괜찮은 남자만 보면 동생들이 생각 나 창피함을 무릅쓰고 ‘어떤 스타일의 여자를 좋아하냐’고 묻는다”며 깔깔 웃었다.
그가 유학 시절 화성학 수업을 위해 남자친구 알렉스의 집에서 연습을 한 것이 두 사람 연애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그는 알렉스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고. 그가 한국으로 돌아가기 한 달 전 그 사실을 통보하자 알렉스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짓더니 잠시 후 정식으로 “사귀자”는 제안을 했고 그가 한국에 돌아온 지 얼마 안돼 그를 따라 한국으로 왔다.

신연아 “프랑스 유학 시절 만난 두 살 연하 프랑스인 남자친구와 내년 봄 결혼 예정”

얼마 전 그는 빅마마 멤버들과 함께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예비 시부모를 만났다고 한다. 시부모는 노래 잘하는 예비 며느리를 무척 예뻐해주시는데, 신연아의 어머니 역시 “남자는 다정다감하고 가정적인 사람이 최고”라면서 예비사위를 무척 좋아하신다고. 그는 2집 활동을 마친 뒤 내년 봄쯤 결혼할 계획이고 거처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지만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창 꿈도 많고 욕심도 많은 멤버들은 각자 음악 외의 관심분야가 따로 있다고 한다. 이지영은 그림 솜씨가 수준급인데 어려서부터 색연필로 낙서하는 걸 좋아했다고. 그는 요즘도 혼자 집에 있을 때면 방바닥에 누워 그림을 그리며 마음을 가다듬는다고 한다.
“그림은 음악과 또 다른 매력이 있어요. 마음을 치료해주기도 하고 내면의 욕구와 갈등, 행복 등을 바로바로 표현할 수 있거든요.”
1집 앨범에서 ‘체념’을 작곡해 많은 인기를 얻은 이영현은 작곡가로서의 꿈도 키우고 있다. 그는 방송 스케줄을 끝낸 뒤에도 동료 가수에게 줄 곡을 만들기 위해 혼자 작업실에 남는 날이 많다고.
막내 박민혜는 요즘 ‘춤 삼매경’에 빠져 있다고 한다. 평소 활동적인 것을 좋아한다는 그는 춤이 마냥 좋기도 하지만 춤을 배워두면 앞으로 가수 활동하면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배우기 시작했다고. 또한 신연아는 선배 가수 손무현의 제안으로 현재 한양여대에서 학생들에게 실용음악을 가르치며 일주일에 한 번 강단에 서고 있다.
어느덧 ‘빅마마’라는 이름 안에서 친자매처럼 닮아가고 있는 네 사람. 일회용 음악이 아닌 오래도록 기억되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이들이 펼쳐나갈 음악세계가 자못 기대된다.

여성동아 2005년 8월 5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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