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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이 꼭 알아야 할 저작권 상식

인터넷에서 사진, 영화 다운받아 큰돈 물어주는 사례 속출!

■ 기획·송화선 기자 ■ 글·김순희‘자유기고가’ ■ 사진·박해윤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5.06.07 18:09:00

최근 인터넷에서 사진이나 그림을 무심코 다운받았다가 저작권 침해로 돈을 물어주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의 피해사례와 네티즌이 알아두어야 할 저작권 상식에 대해 살펴봤다.
네티즌이 꼭 알아야 할 저작권 상식

얼마 전 주부 박모씨(36)는 경찰에 출석하라는 전화를 받았다. 지난해 7월 인터넷 카페에서 다운받은 한 장의 사진 때문이었다. 사진작가인 고소인이 자신의 사진이 박씨의 블로그에 무단 게재돼 저작권이 침해됐다며 박씨에게 피해보상금으로 1백50만원을 요구한 것. 박씨는 결국 사진작가와 합의해 70만원을 물어주었다.
박씨의 경우는 그래도 나은 편에 속한다. 지난해 10월 다운받은 사진 20장 때문에 3천만원을 물어야 할 처지에 놓인 주부 김모씨(38)는 요즘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김씨는 아직까지 고소인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속앓이를 하고 있는 상태.
서울 마포경찰서 지능수사팀 오성렬 형사는 “저작권을 둘러 싼 고소가 빗발쳐 다른 업무에 지장을 받을 정도”라며 “최근 이와 관련한 고소가 부쩍 늘고 있다. 인터넷에서 자료나 사진 등을 내려받을 때는 특히 신경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 주부는 인터넷을 통해 영화를 다운받았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어요. 영화사 측이 고소를 한 거죠. 주부가 잘 모르고 한 일이니 고소를 취하해 달라고 사정했지만 소용 없었다고 합니다. 요즘 저작권 침해로 고소를 당하는 사람들은 학생과 주부, 직장인 등 평범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에요.”
오 형사는 “각 경찰서에 저작권 관련 고소장이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지만 고소인들이 정식 수사가 이뤄지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합의금을 받기 위해 고소장을 접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고소인 한 사람이 2백~3백 명, 많게는 수천 명씩 고소하는 경우도 적잖다”고 덧붙였다. 수사 관계자들은 “초·중·고등학생들의 경우 자신의 블로그나 미니홈페이지를 예쁘게 꾸미기 위해 각종 사진과 음악 등을 별 생각 없이 다운받고 있는데 저작권법에 대해 잘 모르는 어린 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부모가 관심을 갖고 사전에 철저히 교육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저작권 침해 사례 찾아내 합의금 요구하는 ‘넷파라치’ 활개
사실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은 오른쪽 마우스만 클릭하면 누구나 손쉽게 다운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행 저작권법에 따르면 저작권이 있는 음악, 그림 등을 다운받아 개인 홈페이지에 올리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송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뿐만 아니라 매장에서 구입한 음반, 뮤직비디오라도 이를 디지털 파일로 바꿔 홈페이지 등에 올리는 행위는 단속 대상이 된다. 심지어 음악 파일을 웹하드 등에 저장해 다른 사람과 공유하거나 교환하는 것도 저작권 침해 행위에 속한다.
그렇다면 저작권을 침해하면 바로 처벌을 받는가? 그렇지는 않다. 저작권법 위반은 친고죄이기 때문에, 저작권을 침해한다고 해서 바로 처벌을 받지는 않지만 저작권자가 고소할 경우 형사 책임까지 질 수도 있다.
최근 저작권법과 관련한 송사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인터넷에서 저작권 침해 사례를 찾아내 합의금을 요구하는 저작권 파파라치, 이른바 ‘넷파라치(인터넷+파파라치)’ 때문이다. 저작권 관련 고소 사건은 ‘분업화’돼 있다. 저작권을 가진 사람이나 업체가 법무법인에 의뢰하면 법무법인은 저작권 침해사례를 찾는 일을 대행업체에 맡긴다. 대행업체의 일은 인터넷 사이트나 개인 홈피 등을 샅샅이 뒤져 불법 파일을 갖고 있는 위반자를 찾는 데서 시작된다. 업체 조사요원들은 위반자의 신상을 확인하는 작업을 거친 뒤 그 결과를 법무법인에 통보한다. 법무법인은 해당자에게 위반사항과 합의를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메일을 보내고, 합의금을 내지 않으면 경찰에 고소하거나 수사를 의뢰한다.
실제로 한 법무법인의 의뢰를 받아 적발을 대행하는 업체는 지난해 7월부터 불과 8개월 만에 1만8천여 건의 저작권 위반 사범을 찾아냈다고 한다. 합의금은 미성년자 10만원, 대학생 30만원, 성인 50만~1백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네티즌이 꼭 알아야 할 저작권 상식

저작권법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과 주부 네티즌을 노리는 넷파라치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련 없음.


넷파라치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합의금에 대한 수익배분율은 평균적으로 저작권을 가진 업체나 사장이 20%, 법무법인과 대행업체가 각각 40%씩 갖는다”면서 “현재 10여 개 적발 대행업체가 성업 중”이라고 밝혔다.
적발 대행업체들이 고소를 남발하고 있는 데 대해 문화관광부 저작권과 이준엽씨는 “저작권자의 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대규모 고소 고발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정부가 나서 대책을 세울 수는 없는 실정”이라면서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면서 저작권을 위반할 수 있는 대상이 확대된 만큼 저작권을 생활법률로 받아들이고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 주무부서인 문화관광부는 오는 7월부터 경찰청 및 저작권 관련 단체들과 함께 인터넷 저작권 침해에 대한 집중 단속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조만간 저작권 보호 및 단속 기구인 ‘저작권 보호센터’도 문을 열 예정이다.


여성동아 2005년 6월 4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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