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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당선 맞춘 생활풍수학자 김두규 교수의 ‘돈과 명예를 부르는 아파트 고르는 법’

■ 글·최호열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5.04.11 14:28:00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생가와 선영만으로 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맞춰 화제를 모은 김두규 우석대 교수. 최근 대중적인 풍수 책을 펴낸 그에게서 풍수에 얽힌 뒷이야기, 돈과 명예를 부르는 좋은 아파트와 전원주택 고르는 법 등을 들어보았다.
대통령 당선 맞춘 생활풍수학자 김두규 교수의 ‘돈과 명예를 부르는 아파트 고르는 법’

17대 대통령선거를 앞둔 2002년 초, 이회창 이인제 정몽준 노무현 등 각당 대통령 후보 출마자들의 생가와 선영을 풍수학적으로 비교해 누가 대통령으로 가장 유력한가 하는 논쟁이 벌어졌다. 당시 지지율로 보면 이회창 후보가 선두, 이인제 후보가 이를 추격하는 양상이라 노 후보는 당선권 밖이었다.
그런데 한 풍수학자가 시사월간지와 주간지를 통해 “풍수학적으로 보면 이회창 후보는 맥이 끊겼고, 이인제 후보는 배신을 당할 운이며, 노 후보가 가장 좋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이 말은 10개월 후에 그대로 적중했다. 화제의 풍수학자는 우석대 김두규 교수(46). 최근 재미있는 풍수이야기를 담은 ‘복을 부르는 풍수기행’을 펴낸 그를 만났다.
김 교수는 이력부터 재미있다. 서구 현대사상의 본산이라 할 독일로 유학, 뮌스터대학에서 독문학 박사학위까지 받은 그가 대학에서 풍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것. 처음엔 전공인 독문학을 강의하다 우연히 취미로 연구하던 풍수학을 강좌로 개설했는데 학생들 반응이 너무 좋아 지금은 아예 풍수만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달나라를 지나 토성까지 우주선으로 탐사하는 21세기 과학의 시대에 풍수라는 게 과연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갖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김 교수는 풍수는 앞으로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한다.
“사람마다 체질, 성격이 다르듯이 땅도 마찬가지에요. 유원지가 들어설 곳, 학교가 들어설 곳, 절이 들어설 곳이 제각기 있어요. 그런 특성을 무시하면 당연히 악영향을 미쳐요. 사람도 개인의 특성을 살리는 교육을 해야 하듯이 땅의 성질을 제대로 알고 이용하자는 게 풍수예요.”
그는 땅의 기운이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다고 말한다. 실제 중국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역사에서 왕조 교체와 상관없이 특정지역에서 과거급제자가 많이 배출됐고, 사상이 전혀 다른 대만 국민당과 중국 공산당 고위 관료 중에 특정지역 출신이 많았다는 것. 이는 지형적 특성이 있다는 방증이라고 한다.
풍수에서는 그 사람이 태어난 생가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다음으로 선영을 꼽는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은 그 다음이다. 태어난 곳과 살고 있는 곳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더라도 죽은 사람의 무덤인 선영을 거론하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더구나 선영에 의해 권좌에 오르고 못 오르는 것이 결정된다고 하니 말이다.
“서양과 달리 동아시아에서는 죽은 사람의 인격을 인정해요. 신앙이냐 과학이냐 하는 논란이 있지만 사람들은 수천년 동안 그걸 믿어왔고 지금도 믿고 있어요. 90년대 이후에도 대통령을 꿈꾸는 많은 정치인들이 명당을 찾아 선영을 이장했어요.
2년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대권을 노리는 유력 후보들의 생가와 선영은 풍수적으로 어떨까 궁금했다. 김 교수는 자신의 생가와 선영을 공개하지 않은 후보들도 많고, 더욱이 부모를 화장한 경우도 있어 섣불리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정동영 장관과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생가와 선영을 공개하지 않아 보지를 못했어요. 이명박 서울시장 역시 일본에서 태어난데다 선영은 공개하지 않았고, 고건 전 총리와 김근태 장관은 모두 부모를 화장했고, 태어난 곳이 완전히 재개발되어 옛 모습을 찾기 힘들다고 해요. 그런데 2001년 고건 전 총리의 조부모 묘에 가본 적이 있어요. 그때 기억으로 노무현 대통령 선영 다음으로 좋았어요.”

대통령 당선 맞춘 생활풍수학자 김두규 교수의 ‘돈과 명예를 부르는 아파트 고르는 법’

김두규 교수는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고 능력이 다르듯이 땅도 기운이 달라 저마다 쓰임이 다르다고 말한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역시 생가를 공개하고 있지 않은데, 무척 궁금하다고 했다. 박 대표가 태어날 때라면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산간벽지 군부대에서 근무할 때여서 생가의 풍수가 평범하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에서라고 한다.
“박 대표 부모의 묘는 모두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있잖아요. 그곳은 풍수적으로 왕을 내는 명당이에요. 그런데 자세히 보면 박 대통령 부부의 묘가 왕의 혈에서 약간 비켜나 있어 아주 명당은 아니라고 봐야죠.”
정치인은 기가 센 땅을, 경제인은 온화한 땅을 선호
김 교수는 정치인과 기업가가 선호하는 땅이 다르다고 말한다. 정치인은 빠른 시간 안에 대업을 성취할 수 있는 공격적인 풍수를 가진 땅을, 기업가는 가진 것을 지키며 대대손손 번영할 수 있는 방어적인 풍수를 가진 땅을 원하기 때문이라는 것.
“한쪽이 극단적으로 치우치면 기업을 제대로 이끌어갈 수 없는 법이죠. 그래서 기업인들은 성품이 원만한 땅을 선호해요. 반면 정치인은 야망을 빨리 이루어야 하니까 지나치게 산세가 강하다든지, 바위가 있다든지, 산봉우리가 뾰족하다든지 하는 식으로 한쪽으로 치우친 면이 있어요.”
그는 기업인들이 선호하는 안정적인 풍수를 지닌 대표적인 집으로 현대그룹 고 정주영 회장의 청운동 집과 삼성그룹 고 이병철 회장의 승지원을 들었다. 청운동은 예부터 명문가들이 살아온 곳으로 그만큼 풍수적으로 좋다고 한다. 최근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 이곳에 전세로 입주한 것이 밝혀져 화제를 모았는데, 그가 재기를 꿈꾸며 일부러 이곳에 들어간 것이 아니겠느냐는 것.
“승지원을 풍수적으로 보면 바위산인 북악산 줄기가 남대문에서 잠깐 끊어졌다가 다시 흙산인 남산으로 이어져요. 바위가 흙으로 기운이 바뀌는 것이죠. 남산 줄기가 하얏트호텔을 지나 최종적으로 도달한 곳이 승지원이에요. 북악산에서 남산으로 흐르는 기가 모인 곳이죠. 또한 승지원에선 한강과 볏단을 쌓아둔 것 같다고 해서 노적봉이라고 불리는 우면산이 한눈에 내려다 보여요. 물과 노적봉은 모두 재물을 상징하죠. 재물을 너무 가까이 하지 않으면서 가슴으로 품을 수 있는 명당인 셈이죠.”
승지원을 중심으로 반경 몇 킬로미터 안에 삼성 이건희 회장, 신세계 이명희 회장 등 삼성가와 LG 구본무 회장, 금호 박성용 회장, 동부 김준기 회장, 태평양 서경배 회장, 농심 신춘호 회장 일가 등이 모여 살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최근 삼성 이건희 회장이 새집을 지으면서 조망권을 둘러싸고 신춘호 회장 등 농심가와 법적 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조망권을 가로막는다고 해서 풍수적으로 한강과 노적봉이 상징하는 재물운을 가로막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많은 재벌 총수들이 살 집은 물론 공장 부지를 정할 때도 풍수를 고려하지만 SK 창업주인 고 최종현 회장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최 회장은 풍수전문가인 서울대 최창조 교수와도 친해요. 하루는 최 교수가 최 회장에게 살고 있는 집이 기가 세다며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을 권했어요. 그러자 최 회장이 ‘나도 그걸 알고 있지만 그 기를 이기고 살겠다’고 했대요. 돌아가신 후에도 묘를 안 쓰고 화장을 하셨고요.”
신행정수도 건설추진위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김 교수는 청와대와 국회의사당을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우선 여의도에 대한 풍수적 해석이 이채롭다.
“국회의원들은 개개인을 놓고 보면 대부분 훌륭해요. 그런데 모이면 싸움질만 하는 이유는 국회의사당이 여의도에 있기 때문이에요. 여의도는 모래와 물, 바람이 많아요. 모래를 쌓아 만든 섬인데, 모래는 흩어지는 성질이 있어요. 또한 바람은 소문이 퍼지는 성질이 있고요. 물은 재물과 유흥의 성질이 강해요. 그러니까 국회가 온갖 소문과 이합집산, 돈으로 인한 부패가 끊이지 않을 수밖에요. 반면 돈과 소문, 유흥이 필요한 방송, 연예계, 금융업은 번창하는 법이고요. 그래서 여의도에 방송국과 증권거래소가 있는 것은 좋지만 국회는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해요.”

대통령 당선 맞춘 생활풍수학자 김두규 교수의 ‘돈과 명예를 부르는 아파트 고르는 법’

현장 답사를 하는 김두규 교수.


그는 국회가 제구실을 하려면 국회의사당을 강북 사대문 안으로 옮겨야 한다고 했다. 국회의원이 스스로를 낮추고 겸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의사당 주변에 웅장한 산이 있어야 하고, 의사당 앞에 국민이 지나다니는 광장이 있어 항상 국민을 생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또한 대통령 집무실도 현재 경복궁 뒤편에 있는 청와대에서 창덕궁으로 옮겨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복궁은 풍수적으로 비극적 운명이 많아요. 경복궁 뒤에 있는 인왕산은 바위산으로 군인의 땅이지 정치인의 땅이 아니에요. 반면 조선시대 전성기 때는 왕들이 대부분 창덕궁에 살았어요. 창덕궁은 뒤로 흙산이 부드럽게 감싸주고 앞으로 남산이 편안하게 보이는 명당이죠.”
앞서 살았던 사람들이 흥한 아파트 골라야 좋아
몇 년 전부터 생활풍수가 유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자신이 풍수 인테리어를 처음 소개한 사람이지만 최근 생활풍수가 너무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생활풍수에 집착하기보다는 처음에 집을 고를 때 풍수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집을 고를 때는 먼저 살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확인하는 게 좋아요. 먼저 살던 사람이 모두 흥하였다면 좋은 집이고, 그렇지 않다면 풍수적으로 사람이 살기에 좋지 않은 집이거든요. 그래서 아파트도 새 아파트보다는 3~5년 된 아파트가 좋아요. 재테크를 위해 새 아파트를 고르더라도 그곳이 전에 집터였거나 최소한 밭이었던 곳을 고르세요. 옛날에 공동묘지나 큰 사찰이 있던 곳은 체질이나 기가 맞지 않은 사람에게 건강이나 일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많아요.”
또한 너무 가파른 곳은 피하라고 충고했다. 기울어진 곳은 심리적으로 불안함을 주기 때문이다.
요즘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전원주택을 고를 때도 전에 논이었던 곳에 지은 것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고 한다. 논은 물이 있어 습하고 지세가 낮아 사람이 살기에 좋지 않다는 것. 전원주택으로는 동네와 뒷산이 이어지는 곳을 고르는 게 좋다고 한다. 강에서 멀지 않으면서 강이 보이는 곳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가게를 고를 때도 전 주인들이 잘되었는지를 살펴보는 게 좋아요. 그런데 전에는 잘되었던 집인데 지금은 안 되는 경우가 있어요. 그건 업종 변경을 했기 때문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옛날에 감옥이었던 곳은 기운이 강해 정육점을 하면 잘되지만 분식점을 하면 안 될 가능성이 많죠.”
마지막으로 그는 풍수를 무조건 미신으로 치부하거나 맹신하지 말고 우리의 땅과 삶에 대해 경건한 마음으로 둘러보는 도구로 삼기를 바란다고 했다.

여성동아 2005년 4월 4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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