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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호텔 스타일로 꾸민 24평 싱글 하우스

백민정 프리랜서 기자

2024. 06. 18

좋은 호텔에서 묵었던 경험을 집에 적용해 말 그대로 ‘호텔 같은 집’을 완성한 강성호 씨. 싱글 남성의 라이프스타일까지 녹인 호텔 스타일의 집은 편안함과 더불어 늘 여행하고 있는 듯한 즐거움을 안겨준다.

은은한 패턴 도배지와 골드 포인트 벽 조명으로 클래식한 느낌을 강조한 거실. 호텔의 꽃은 아늑함을 극대화한 조도. 호텔의 조도를 구현하기 위해 기존에 있던 천장 조명을 철거하고, 우물천장을 설치한 후 간접 조명을 시공했다.

은은한 패턴 도배지와 골드 포인트 벽 조명으로 클래식한 느낌을 강조한 거실. 호텔의 꽃은 아늑함을 극대화한 조도. 호텔의 조도를 구현하기 위해 기존에 있던 천장 조명을 철거하고, 우물천장을 설치한 후 간접 조명을 시공했다.

40대 싱글남 강성호 씨는 태어나 처음으로 집 리모델링에 도전했다. 이제 막 첫 입주를 시작한 새 아파트였지만, 싱글의 라이프스타일과 동떨어진 공간 구성과 아파트 특유의 획일화된 디자인에 변화를 주고 싶었기 때문. “일 때문에 항상 바쁘고 출장도 잦은 편이에요. 그래서 집은 그저 잠을 자기 위한 공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비싼 슈퍼 카를 살지언정 집에 큰돈을 들여야 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죠. 그래서 줄곧 작은 오피스텔을 고집했던 것 같아요.” 집에 대한 강성호 씨의 생각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달라졌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주거 공간이 삶의 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온몸으로 체득하게 된 것. “코로나 시기에 꼭 필요한 살림살이들로만 채워진 9평 남짓한 원룸 오피스텔에서 긴 시간을 보내다 보니 사람들이 왜 집을 꾸미는지 알겠더라고요. 그때부터 조금씩 인테리어에 관심이 생겼던 것 같아요. 집에 대한 생각이 달라져서인지 풀 옵션에 새 아파트인 이 집도 제 라이프스타일에 비추어 몇 가지 문제점이 부각되어 보이더라고요. 구색 맞춰 놓인 구조물들과 효율 떨어지는 공간까지, ‘내 취향에 맞게 리모델링을 해야겠다’ 결심했죠.”

요리를 전혀 하지 않아 활용도가 떨어지는 아일랜드 식탁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거실의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아치형 선반과 원형식탁을 배치했다.

요리를 전혀 하지 않아 활용도가 떨어지는 아일랜드 식탁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거실의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아치형 선반과 원형식탁을 배치했다.

79㎡(약 24평) 아파트의 리모델링 방향은 명확했다. ‘호텔 같은 집’이 그것. “해외 출장을 자주 다니다 보니 다양한 호텔에서의 숙박 경험이 있어요. 휴식을 위해 호텔을 종종 찾기도 하고요. 리모델링을 도와주신 실장님께서 첫 미팅 때 가장 먼저 ‘어떤 집에서 살고 싶냐’고 질문하셨는데, 호텔에서의 편안하고 행복했던 시간이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그래서 휴식에 초점을 맞춘 호텔 스타일 집으로 콘셉트를 잡고 공사를 시작했죠.”

휴식에 초점을 맞춘 멀티 침실

침대 반대편에 응접실 스타일로 연출한 공간. 벽면 가득 책장을 설치해 스피커와 LP 플레이어, 사운드바 등을 보기 좋게 배치했다.

침대 반대편에 응접실 스타일로 연출한 공간. 벽면 가득 책장을 설치해 스피커와 LP 플레이어, 사운드바 등을 보기 좋게 배치했다.

혼자 살 때의 이점은 인테리어하면서 좀 더 자유롭게 레이아웃 구성을 할 수 있다는 것. 강성호 씨 집 역시 방의 개수를 줄이고 침실 기능을 강화하는 등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공간을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저는 집에서 요리나 세탁을 하지 않아요. 이런 것들은 배달이나 테이크아웃, 구독 서비스를 통해 해결하죠. 저에게 집은 온전히 쉬기 위한 공간이에요. 이 기능에 충실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 방향을 잡다 보니 거실과 침실에 많은 변화가 생겨났죠.”

책장 앞으로 스크린이 내려올 수 있도록 설계했다. 스크린을 내리고 암막 커튼을 닫으면 영화관 분위기가 난다고.

책장 앞으로 스크린이 내려올 수 있도록 설계했다. 스크린을 내리고 암막 커튼을 닫으면 영화관 분위기가 난다고.

강성호 씨의 집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공간은 재미있게도 침실이다. 나란히 붙은 2개의 작은 방 사이 벽을 허물어 거실만큼 면적이 커진 침실은 잠을 자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멀티방의 기능까지 담당한다. 강성호 씨가 하루 중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장소도 바로 이곳. “이전부터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쉬고 싶을 땐 좋은 호텔을 찾아가 호캉스를 즐기곤 했어요. 호텔에서 지내다 보면 온전히 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인지 침실만큼은 호텔처럼 꾸미고 싶더라고요. 호텔에서 받았던 좋은 기운과 느낌을 집에서도 누리고 싶었달까요?” 해외 호텔처럼 이국적인 분위기의 쾌적하고 아늑한 침실을 만들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여러 문제가 있었다. 총 3개의 방 중 가장 큰 방엔 붙박이장이 설치되어 있어 변화를 주기 어려웠고, 남은 두 방은 크기가 유독 작았기 때문. 그래서 고안해낸 아이디어가 2개의 작은 방 사이 벽을 철거하는 것이었다. “리모델링을 시작할 때 LP 플레이어와 스피커가 배치된 음악감상 공간과 빔프로젝터로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는데, 호텔 같은 침실이라 하니 그 기능을 침실에 넣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방과 방 사이 벽을 철거해 대폭 넓어진 공간 한편에는 침대를, 그 맞은편에는 멀티방 기능을 담은 응접실 분위기의 공간을 만들어주셨는데 딱 제가 상상하던 침실의 모습이었죠. 또 하나! 이 공간의 포인트는 전기 벽난로예요. 퇴근 후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불멍을 하며 한 잔씩 즐기는 혼술이 호캉스 못지않은 즐거움을 주거든요.”

과하지 않은 클래식 무드

2개의 작은 방을 트면서 복도와 맞닿아 있던 벽을 모두 철거하고 침실에 중문을 설치했다(왼쪽). 웨인스코팅 몰딩과 벽등을 시공해 앤티크한 느낌을 주는 복도 벽.

2개의 작은 방을 트면서 복도와 맞닿아 있던 벽을 모두 철거하고 침실에 중문을 설치했다(왼쪽). 웨인스코팅 몰딩과 벽등을 시공해 앤티크한 느낌을 주는 복도 벽.

강성호 씨의 집에서는 개조 없이 스타일링만으로 집의 분위기를 바꾸는 홈드레싱 아이디어도 여럿 얻을 수 있다. 패턴 벽지와 조명, 가벽 등과 같은 인테리어 요소들이 집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 꽤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 “해외 호텔이 연상되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집을 원하셨어요. 몇 가지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그중 클래식 디자인이 강성호 씨가 원하는 집의 모습에 가장 부합할 것 같았죠. 클래식 인테리어의 핵심은 강약 조절이에요. 조금만 과해도 쉽게 질리는 디자인이 되기 쉽거든요. 그렇기에 모던 베이스에 클래식 아이템으로 포인트를 주는 방법으로 전체적인 디자인을 만들어나갔죠.



방의 한편에 마련한 수면 공간. 침대 헤드 뒤로 강렬한 플라워 패턴 벽지를 시공해 클래식한 느낌을 극대화했다. 앤티크한 벽 조명과 스위치도 공간 분위기를 돋우는 포인트 아이템!

방의 한편에 마련한 수면 공간. 침대 헤드 뒤로 강렬한 플라워 패턴 벽지를 시공해 클래식한 느낌을 극대화했다. 앤티크한 벽 조명과 스위치도 공간 분위기를 돋우는 포인트 아이템!

빈 벽에 아치형 선반이나 몰딩 장식을, 벽 곳곳에 앤티크한 느낌의 조명을, 침대 헤드 뒤로 강렬한 패턴 벽지를 시공하는 식으로 말이죠. 꼭 클래식이 아니더라도 과감하게 시도하고 싶은 스타일이 있다면 모던 베이스에 포인트 아이템으로 시작해보세요. 실패하지 않는 홈드레싱 공식입니다.” 시공을 담당한 케이트홈스타일링 홍민영 실장의 조언이다.

또 다른 휴식 공간인 테라스는 다크 그린 컬러로 페인트칠해 다른 공간과 차별화된 색다른 곳으로 연출했다.

또 다른 휴식 공간인 테라스는 다크 그린 컬러로 페인트칠해 다른 공간과 차별화된 색다른 곳으로 연출했다.

누구라도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호텔 같은 집을 완성한 강성호 씨. 새집 단장을 마친 후 귀가 시간이 부쩍 빨라졌다는 그는 이제 더 이상 쉬기 위해 호텔을 찾지 않는다고. 멋진 호텔에서의 경험을 뒤로하고 가장 편안한 집을 만든 그의 안온한 일상이 이곳에서 오래도록 지속되길 바란다.

#호캉스하우스 #싱글하우스 #인테리어 #여성동아

기획 최은초롱 기자
사진제공 케이트홈스타일링(Kate Homesty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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