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호텔 에코백과 키링.
신라호텔 에코백은 베이지색 바디에 다크브라운 핸들을 매치한 제품이다. 랩탑을 넣을 수 있을 정도의 라지 사이즈와, 소지품을 수납할 수 있는 미니 사이즈 두 가지로 선보이고 있다. 가격은 대형이 2만5천원, 소형이 3만원으로 오히려 소형이 더 비싼 것이 특징이다. 라지 사이즈 제품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에코백과 유사한 소재지만, 미니 사이즈는 해링본 패턴의 두툼한 패브릭을 사용해 각이 오래도록 유지되는 데다 자석 잠금 장치까지 달려있어 가격에 차이가 있다고. 가방 손잡이에 달 수 있는 곰인형 모양의 ‘신라베어’ 키링(1만원, 2만2천원)까지 함께 매치하는 것이 정석이다.
네이버에서 ‘신라호텔 에코백’을 검색하면 블로그 게시물 6백50여 개, 카페 게시물 2백여 개가 뜬다. 신라호텔 에코백은 명품 커뮤니티와 호텔 정보 공유 커뮤니티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신라호텔에 따르면, 7월 현재 에코백 판매량이 올해 1월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고. 사고 싶어도 바로 손에 넣을 수가 없게 되면서 인기는 더욱 올라갔다. 현재 9월 판매분을 예약 받고 있는데, 재고가 확보되는 대로 예약 순서에 따라 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 정도다. 심지어 예약 후 ‘노 쇼(No Show)’ 방지를 위해 구매 가능일에 방문하지 못할 경우 예약이 취소되며 바로 다음 대기자에게 넘어간다는 사실! 이 정도면 웬만한 명품 못지않은 인기다.
중고거래도 활발한 편이다. 이는 구매처가 제한적인 탓이 크다. 수도권 외 지방에 거주하는 이들'에게' 수고비를 붙여 판매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신라호텔에 확인해 본 결과, 해당 제품은 한정판매 제품은 아니고 상시 판매할 예정이라니 구매 계획이 있다면 참고해도 좋을 듯.
인기의 주된 원인은 ‘5만원의 행복’이라 불릴 만큼 높은 가성비와 가심비. 실제로 이 제품을 구매한 유튜버 중 한 명은 영상 후기에서 “가든파티(에르메스)와 색깔 조합까지 같다”는 자막을 달만큼 디자인과 완성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분명한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신라호텔 패스트리 부티크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에코백이라는 점에서 넌지시 뿜어져 나오는 후광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로 이 흐름을 주도한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처음 올린 글의 메인 포인트는 에코백이 아니라 애플망고빙수이나 파크뷰 뷔페 식사였다는 사실. 그러니까 사람들은 가방보다는 그에 더해진 의미, 즉 ‘이 가방 하나만 들면 신라호텔 이용자임을 과시할 수 있는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볼 수 있다. 비슷한 문화와 소비수준을 향유하는 사람들끼리만 알아볼 수 있는 암묵적인 시그널로 사용되고 있다고 해석해도 좋을 듯.
(왼쪽부터)딘앤델루카 가방. 고메4949 에코백. 10꼬르소꼬모 에코백.
사진제공 신라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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