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트렌디 아이템은 뭐니뭐니해도 팬츠인 것 같아요. 지난해 여름 줄기차게 입고 다니던 미니스커트는 옷장 안에 고이 모셔두고, 대신 다양한 스타일의 팬츠에 눈을 돌려보려고 해요. 팬츠를 입을 때 가장 신경 쓰이는 건 바로 뒷모습이죠. 뒷모습이 예뻐 보이는 나에게 꼭 맞는 팬츠를 찾기란, 마음 맞는 쇼핑 파트너를 찾는 것만큼 힘든 일이에요.
이번 여름을 강타할 빅 아이템은 바로 배기 팬츠랍니다. 힙 부분은 헐렁하고 아래쪽으로 갈수록 통이 좁아지는, 일명 ‘쪻싼 바지’를 전문가적 관점(?)에서 패션 용어로 배기 팬츠라고 불러요. 요즘 ‘좀 입는다’는 사람들이 많은 거리를 나가보면 배기 팬츠를 입은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는데, 정말 잘 차려입지 않으면 소화하기 힘든 스타일인 건 분명해 보여요. 잘못하면 너무 신경 안 쓴 티가 나는 ‘몹쓸 차림새’가 돼버리거나, 웬만큼 몸매가 좋지 않은 이상 ‘몸꽝’으로 보이기 쉽 거든요. 저는 배기 팬츠의 실용성과 편안함을 살리면서 스타일 역시 망가뜨리지 않는 길을 찾았답니다. 바로 너무 펑퍼짐하지 않은 스타일을 고르는 것. 힙선과 골반 부분이 늘어지는 것이 이 팬츠의 특징인데, 이 부분이 몸매에 흐르는 듯 잘 맞는 것만 고른다면 이상한 눈길로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수 있어요. 특히 약간 늘어지는 실루엣을 예쁘게 연출해주는 저지나 새틴, 면 혼방 소재를 선택하면 편안함까지 살릴 수 있죠.
편안한 배기 팬츠를 고르고 나니 미니스커트의 가장 큰 강점인 ‘길어보이는 다리’가 그리워지더라고요. 여름에는 시원하게 다리를 드러내는 것이 좋은데 말이죠. 여기에 정답은 바로 쇼츠. 짧은 팬츠는 미니스커트와 달리 지하철 계단을 오를 때나 의자에 앉을 때 속이 보일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아이템이랍니다.
저는 쇼츠를 사기 위해 꽤 많은 제품들을 비교해가며 골랐어요. 쇼핑은 재미있지만 이런 비교 과정이 길어지면 지루해지기 쉬우니 조심하셔야 해요. 나이 들수록 “힘들기만 하고 재미를 못 느끼겠다”며 ‘쇼핑의 세계’를 떠나는 주변인들을 종종 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거든요.
저는 쇼츠를 살 때 쇼츠의 길이(다리가 길어 보이면서 신체의 단점을 커버해주는 딱 좋은 길이)와 힙의 모양(힙이 처지거나 납작해 보이면 일단 아웃!)을 먼저 봐요. 이 조건을 만족시켜야 쇼츠 쇼핑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거든요. 먼저 온라인 쇼핑몰을 둘러봤는데, 제 체형과는 사뭇 다른 롱 다리의 모델 사진만 보고는 구입하지 못하겠더라고요. 맘에 드는 쇼츠를 발견하긴 했지만, 제가 원하는 조건들을 충족할지 알 수 없어 인터넷 쇼핑 대신 오프라인 매장을 찾았어요. 가격은 저렴하면서 질 좋고 디자인 예쁜 팬츠를 찾아 헤맸지만, 그런 건 당연히 없었답니다. 저렴한 가격에서 찾으면 질이 떨어지고, 디자인이 예쁜 걸 고르면 가격이 비싼 것이 현실이니까요. 합리적인 가격에 괜찮은 퀄리티, 두 가지를 만족할만한 합일점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입어본 것은 데님 소재의 쇼츠. 요즘 할리우드 배우들은 주머니가 밖으로 보일 만큼 짧은 팬츠를 입더라고요(적당히 워싱된 데님 쇼츠에 화이트 면 티셔츠와 길이가 긴 블랙 재킷을 매치한 모습은 누가 봐도 따라 하고 싶을 만큼 시크해 보였답니다). 무척 사고 싶긴 했지만, 그렇게 짧은 쇼츠를 입을 자신은 없었어요.
주위에서 쇼츠를 입은 몇 명의 뒷모습을 본 다음부터는 반드시 자신의 허벅지 라인과 힙의 모습을 잘 관찰해보고 옷을 골라야한다는 교훈을 얻었거든요. 쇼츠는 몸매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꽤 위험한 아이템이기 때문에 너무 짧지는 않은지, 입었을 때 보는 사람이 민망하지는 않을지 꼼꼼히 살펴보고 골라야 해요.
결국 제가 구입한 아이템은 새틴 소재에 스커트처럼 밑단이 살랑거리는 디자인으로, 캐주얼이나 정장 차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쇼츠였어요. 몸에 달라붙지 않으면서 길이도 적당해 민망할 일도 없고, 티셔츠·블라우스와 고루 매치되는 디자인이라 활용도도 높을 것 같아요. 올여름은 이 쇼츠에 다양한 아이템을 믹스해 멋을 부려볼까 해요. 높은 플랫폼 힐과 함께 신으면 딱 봐도 만족할 만큼 길어 보이는 환상적인 다리 길이가 만들어질 것 같아요. 쇼츠를 고를 때는 꼭 자신의 뒷모습을 확인하고 구입하시길 다시 한 번 당부드려요. 혹시 당신의 걸음걸이 뒤에서 누군가가 수군거릴지도 모를 일이니 말이죠.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