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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SCENE

한복에 꽂히다

#Hanbok on Street

기획 · 안미은 기자 | 사진 · REX | 사진제공 · 차이킴 Reborn Graphy | 디자인 · 조윤제

2016. 07. 19

최근 하고 싶은 일이 하나 생겼다. 바로 한복을 입고 셀카봉을 쥐고 광화문 거리를 걷는 일!

거리에 이색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치마저고리 휘날리며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설날은 지났고 추석은 멀었는데! 고운 색동 한복에 머리를 정갈하게 땋고 사뿐히 발걸음을 옮기는, 그러니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춘향의 모습이냐고? 아니다. 티셔츠에 허리치마를 두르고 스니커즈와 미니 백으로 멋을 낸 ‘패션 한복’이 패션계에서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패션에 관심 많은 사람이라면 지난해 DDP에서 열린 2015/2016 샤넬 크루즈 컬렉션을 기억할 것이다. 색동 이너웨어에 트위드 재킷과 스커트를 입고, 가체를 쓴 채 캣워크를 활보하던 모델들 말이다. 한복 저고리를 변형한 재킷과 엠파이어 드레스, 고무신 같은 미디 힐은 단연 컬렉션의 화두에 올랐다. 반응은 엇갈렸지만 서구 중심의 패션 산업에서 그것도 패션계의 금손, 칼 라거펠트가 한복을 패션 모티프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전 세계에 전통 한복을 알리는 계기가 됐으니까. 패션 디자이너들이 한복에 노골적인 관심을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드리스 반 노튼은 2012 F/W 드리스 반 노튼 컬렉션에선 한복 디자이너 김혜순의 책 〈아름다운 우리 저고리〉에 실린 저고리 동정을 프린트한 옷을 무대에 올렸다. 컬렉션에 특별 초대된 김혜순은 백 스테이지에서 반 노튼에게 연보라색 두루마기를 입히는 퍼포먼스까지 보였다. 지난 2월 열린 컨셉코리아의 2016 F/W 뉴욕 컬렉션에서도 국내 디자이너 4인방이 모여 한복 소재를 활용한 옷을 선보였다.



#한복 #생활한복 #철릭원피스 #허리치마   

지금 가장 핫한 한복의 ‘성지’는 인스타그램이다. ‘한복’이라는 해시태그를 달면 35만 장이 넘는 사진이 쏟아져 나온다. 지난 방한 때 모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복을 선물받은 할리우드 배우 클레이 모레츠도 자신의 SNS에 한복 인증 샷을 올리며 한복 사랑을 드러냈다.





이처럼 패션 한복이 광풍을 일으키고 있는 데는 SNS와 소비의 주축인 20~30대 젊은이들의 몫이 크다. 이들은 한복을 마치 요즘 유행하는 원피스나 스커트 대하듯 한다. 〈나는 한복 입고 홍대 간다〉의 저자이자 생활 한복 브랜드 ‘리슬’의 대표인 황이슬은 대학가에 패션 한복을 전파시킨 장본인이다. 전통 한복 디자이너 김영진이 이끄는 ‘차이 김영진’의 세컨드 브랜드 ‘차이킴’은 문무백관들이 입던 관복  ‘철릭’을 일상에서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여성스러운 원피스로 탄생시키며 패션 한복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했다. 웬만한 패션 한복 브랜드에서 철릭 원피스를 취급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패션 한복의 가장 큰 매력은 갖춰 입어야 한다는 전형성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믹스매치 스타일링이 가능한 것이다. 저고리에 데님 팬츠를 매치하거나, 티셔츠에 한복 바지나 치마를 입는 등 색다른 변주가 가능하다. 한복을 향한 젊은이들의 관심이 일시적으로 끝날지 아니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지 아직까진 미지수다. 다만 한 번쯤 치마저고리 휘날리며 광화문 거리를 걸어보고 싶은 도전정신 강한 패피라면!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트렌드에 동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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