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이라면 손사래를 쳤던 배우 이요원(29)이 연기변신을 꾀한다. MBC 새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주인공을 맡은 것. 그는 “고민 끝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7년 전 ‘대망’에 출연하면서 액션 연기를 하느라 고생했어요. 뛰고 매달리는 등 몸을 써야 하는 건 못하겠더라고요. 한동안 액션물이 들어오면 거들떠도 안 봤죠.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지금이 아니면 사극은 영원히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가 맡은 덕만공주는 훗날 우리나라 역사상 첫 여왕인 선덕여왕이 되는 인물. 드라마에서는 그의 어린 시절부터 화랑을 거쳐 왕위에 오르기까지의 스토리가 펼쳐질 예정이다.
“대본을 읽고 운 적은 별로 없는데 오랜만에 눈물을 쏟았어요. 화랑을 연기하려면 액션 연기를 감수해야겠지만 그런 걱정조차 들지 않을 정도로 이야기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실제 성격처럼 털털한 역 맡아 마음 편해
극 초반 비중 있게 다뤄지는 인물은 후궁인 미실이다. 이를 연기할 고현정에게 세간의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 이요원은 이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듯했다.
“처음에는 선덕여왕 역할이 왜 저한테 왔을까 의아했어요. 그런데 대본을 읽어보니 이해가 됐죠. 근엄한 여왕이 아니라 경쾌하고 밝은 모습으로 그려지더라고요. 그리고 고현정 선배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걸 이해해요. 선배는 진짜 스타잖아요. 전 오히려 현정 선배가 초반부 시청자의 이목을 단단히 끌어 줄 것이라는 점에서 감사하고 있어요.”
그는 왕실 내 실세인 미실이 어린 덕만공주보다 한수 위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미실은 어마어마한 여자예요. 그런 이를 물리치고 왕이 되기 위해 덕만공주는 갖은 노력을 다하죠. 그를 증오하면서도 한편 선망하고 또 그처럼 되길 원해요. 저도 한 10년 뒤쯤에는 미실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지금 하기에는 카리스마나 연륜이 부족한 것 같거든요.”
이제껏 여리고 수수한 역할을 주로 맡았던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자신의 털털한 매력을 한껏 발산할 생각이다. 그는 자신의 실제 성격이 남자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고등학교 때 잡지 모델로 데뷔하면서 중성적인 이미지를 내세웠어요. 그런데 그게 참 싫더라고요. 때문에 연기는 주로 여성적이고 단아한 역할만 찾아서 했죠. 덕만공주는 어린 시절 화랑으로 활동하는 등 소년 같은 면모가 있는데 제 평소 모습대로 하면 될 것 같아요(웃음).”
요즘 한창 액션 장면을 촬영 중인 그는 촬영장에서 죽기야 하겠냐는 심정으로 연기를 하고 있다고 한다. 다행히 덕만공주가 무술을 아주 잘하는 편이 아닌데다 남장을 하고 화랑에 뛰어들어가 항상 뒤처지는 설정이라 한숨 돌렸다고 한다.
“이번 드라마는 하나의 모험 같아요. 늘 고수했던 몇 가지 틀을 깨고 출연하는 거라서요. 긴장되지만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인 만큼 재미있을 것 같고 기대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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