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지수원(36)이 KBS 일일드라마 ‘백만송이 장미’ 이후 1년 만에 연기활동을 재개했다. 지난 7월15일 첫 방영을 시작한 SBS 금요드라마 ‘꽃보다 여자’ 후속작 ‘사랑한다 웬수야’에서 남자친구 권달평(권해효)과 5년째 동거 중인 하조란 역을 맡은 것. 극중 그는 ‘선 동거 후 결혼’을 주장하며 완벽한 결혼생활을 위해 남자친구에게 오만가지 실험을 시도하는 다소 엉뚱하고 엽기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그는 자신이 맡은 역에 대해 “자기 과시가 심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천성이 착해 미워하려고 해도 미워할 수 없는 여자”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하조란의 철부지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 실제 자기 자신과 많이 닮았다고 말한다. 집안에서 맏이인 그는 밑으로 동생이 둘이나 있지만 동생들과 나이 차이가 많은 탓에 어릴 적 외동딸처럼 자라 어리광이 심하고 아이 같은 면이 많다고. 하지만 그는 동거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하조란과 생각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여태껏 부모님 품을 떠나 생활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집안 분위기가 보수적인 편이라 혼자 독립해서 살 기회가 없었죠. 그래서 동거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도 거의 없어요. 물론 남녀가 사랑하면 함께 있고 싶은 게 당연하겠지만 막상 제 얘기라고 생각하면 쉽게 납득되지 않아요.”
하조란 역으로 밝고 코믹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그는 기존의 도도한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2003년 MBC 드라마 ‘죽도록 사랑해’ 등에 출연하며 의도적으로 연기 변신을 꾀했다고 한다. 대중에게 보다 편안한 연기자로 인식되고 싶었다는 것. 처음 ‘죽도록 사랑해’에서 푼수기 있는 연기를 선보였을 때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왜 그렇게 망가지냐”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그는 그때마다 기분이 나쁘기는커녕 오히려 ‘옆집 언니처럼 편안하다’는 의미로 여겨져 좋았다고 한다.
“남자친구가 연하라는 생각 들지 않아, 서로를 ‘돼지야’ ‘예쁜아’로 부르며 평범한 데이트 즐겨요”
최근 동료 탤런트 김승수(32)와 연인 사이로 밝혀진 그는 이번 드라마에 함께 출연 중인 하희라, 김영호, 김나운, 김여진 등 결혼한 연기자들을 볼 때마다 부러움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결혼한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로움이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그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결혼한 선배들에게서 연기하는 데 있어서는 물론이고 일상생활에서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행동 등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요즘 그에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두는 ‘결혼 계획’에 대해 묻자 그는 “당연히 해야죠” 하고 대답한 뒤 “특정인을 꼬집어서 말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아직까지 인연을 못 만나서 그런 거지 결혼은 언제나 생각하고 있어요.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성격 좋은 사람만 있다면요. 이제는 나이가 좀 들어서인지 결혼에 대한 환상은 없어요. 연애할 때의 두근거림이 결혼 후에도 지속될 거라 생각하지 않고요. 다만 결혼은 사랑으로 만난 두 사람이 평생 서로의 인생을 지켜봐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서로를 간섭하거나 소유하려 하지 않고 편안한 동반자로 서로를 격려해주고 용기도 북돋워주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거요.”
그에게 “현재 남자친구가 그런 남편이 될 것 같냐”고 묻자 그는 “성격이 둥글둥글하고 인간적으로도 배울 점이 많은 좋은 사람”이라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또 지수원은 두 사람만의 애칭도 공개했는데 그는 김승수를 “돼지야”라고 부르고 김승수는 그를 “예쁜아”라고 부른다고. “연예계 공식커플이 된 뒤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지만 전보다 서로 편안한 마음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고 말하는 그는 여느 커플들과 마찬가지로 영화도 보고 맛있는 음식도 함께 먹으러 다니면서 평범한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고 한다.
‘사랑한다 웬수야’에서 동거생활 5년 차 엽기커플을 연기 중인 지수원과 권해효.
김승수에 비해 네 살 연상인 그는 남자친구가 자신보다 어리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사귀다 보면 나이는 의식하지 않게 된다는 것. 그는 “오히려 승수씨가 저보다 생각이 깊고 어른스러운 점이 많다”고 말하며 남자친구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두 사람 역시 가끔 다투기도 하는데 어쩌다 ‘불같이’ 싸울 때도 있지만 금방 화해하는 편이라고 한다. 두 사람 모두 잘못을 해놓고도 억지 부리는 성격은 아니어서 반드시 잘못한 사람이 먼저 사과를 한다고.
‘사랑에 빠지면 예뻐진다’는 말이 있듯, 요즘 들어 부쩍 “어려 보인다” “예뻐졌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는 그는 남자친구 얘기를 하는 내내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그는 자신뿐만 아니라 김승수 역시 주위 사람들로부터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사랑을 하면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고 하잖아요. 저 역시 마찬가지예요. 둘이 좋을 땐 정말 천국에 와 있는 것 같고 한번 싸우기라도 하면 지옥에 와 있는 듯이 고통스럽죠.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삶에 있어 큰 활력소가 된다는 것을 요즘 새삼 깨닫고 있어요. 일에도 의욕이 넘치고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분도 들고요. 저희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리지만 ‘예쁘게 좋은 만남을 가지고 있구나’ 정도로만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승수씨나 저나 나이 먹을 만큼 먹은 성인이라 서로 욕심내지 않고 만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고두심· 박원숙처럼 나이 들어서도 열정적으로 연기하는 배우 되고 싶어
두 사람이 본격적으로 사귀기 시작한 것은 2003년 KBS 일일드라마 ‘백만송이 장미’에 함께 출연하면서부터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그는 연예인을 사귀게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지금도 자신의 남자친구가 탤런트라는 사실이 잘 믿어지지 않는다는 그는 “인생을 살다보니 예상치 못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것 같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연기자 커플인 만큼 두 사람은 서로의 연기에 대해 조언도 해주는데 그가 김승수에게 조언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승수씨는 지금까지 꾸준히 방송활동을 해 왔기 때문에 저보다 방송 메커니즘을 잘 알고 연기도 더 잘하는 것 같아요. 저는 일을 쉬엄쉬엄 해왔기 때문에 아직도 방송국이 남의 집처럼 어색하게 느껴지죠. 이번 드라마 시놉시스를 승수씨와 함께 봤는데 저에게 ‘어린 아이 같은 성격을 잘 표현하면 좋을 것 같다’며 격려를 해주더라고요. 저 또한 승수씨가 출연하는 드라마를 열심히 보고 모니터링을 해주기도 해요.”
연예계 데뷔 초 연기자의 길을 포기한 적이 있는 그는 한번 방황을 끝내고 나서인지 이제는 평생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지난 94년 영화 ‘투캅스’에 출연하며 연기자로 데뷔한 그는 1년 뒤 영화 ‘헤어드레서’를 끝으로 잠시 연예계 활동을 접은 적이 있다고 한다. 연기자의 길이 자신의 성격과 잘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당시 연기를 완전히 포기할 생각이었는데, 3년 동안 많은 고민을 한 끝에 ‘신이 주신 유일한 재능이 연기인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고 다시 연기 활동을 재개했다고 한다. 그 뒤로 연기에 욕심을 갖고 공부를 하기도 한 그는 다작을 하지 않는 대신 한 작품에 최선을 다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특별한 재능이 없더라도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뜻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남보다 더 열심히 해서 모자란 부분을 조금씩 채워나가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또한 나이가 들면서 역할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어요. 한번 방황을 하고 나서인지 지금은 평생 연기를 하고 싶고, 훗날 고두심, 박원숙 선생님처럼 나이 들어서도 열정적으로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평소 세련되고 도회적인 이미지로 여성 팬도 많이 확보하고 있는 그는 꾸준히 피트니스 클럽에 다니며 몸매 관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시간이 날 때면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걸 좋아하고 혼자 조용히 영화 보는 것도 즐긴다고. 그는 지금까지 악역을 해본 적이 없기에 언젠가는 악한 여자로 변신해보고 싶다는 연기자로서의 욕심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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