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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Global Village│아프리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라이프 스타일과 생활감각

글·김영미‘자유기고가’ / 사진·조영철 기자

2005. 07. 20

다양한 민족과 언어로 구성되어 ‘무지개의 나라’라고 불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남아공대사관에서 경제참사로 근무하는 한데르발 부부를 만나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생활문화에 대해 들어보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라이프 스타일과 생활감각

주한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대사관에서 경제참사로 근무하고 있는 사커 한데르발씨(47)와 부인 블나 한데르발씨(47). 1년 반 전 한국에 온 이 부부는 대학생인 딸 불미, 중학교를 갓 졸업한 아들 사커주니어와 함께 살고 있다.
“남아공은 공식 언어만 11가지가 있고 흑인, 백인, 아시아인 등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각양각색의 문화가 공존하고 있어서 ‘무지개의 나라’라고 불리기도 하지요. 이런 다양성이 잘 어우러진 퓨전 스타일이 바로 남아공 문화의 특징이랍니다.”
남아공에는 서양 양식과 아프리카 양식이 결합된 스타일의 건물이 많다. 경사진 초가지붕, 회칠한 외벽, 덧문 달린 창으로 대표되는 케이프 더치 양식이 남아공을 대표하는 건축 스타일이라고. 의상 역시 아프리카 전통 문양이 들어간 원단에 서양의 세련된 디자인이 더해진 옷이 인기라고 한다.
“퓨전 스타일은 음악에서도 보여지고 있어요. 전통 재즈에 아프리카 토속 리듬과 스타일을 접목해 만든 남아공 재즈는 박자가 강하고 흥겨워 춤추기에도 좋지요.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재즈 리듬에 맞춰 자이브 춤을 춘 일화가 있을 정도랍니다.”
은데벨레 부족의 문양으로 집 꾸미고 바비큐 즐겨
남아공에서는 아프리카 부족의 현란한 색과 문양을 이용해 집을 꾸미는 것이 일반적이다.
“집을 꾸밀 때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건 은데벨레족의 문양입니다. 은데벨레족은 남아공에 살고 있는 아프리카 부족으로 현란한 색과 다양한 직선으로 만든 기하학적인 무늬를 많이 사용하지요. 은데벨레족의 독특한 페인팅 양식과 문양이 패브릭이나 가구, 벽지 등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 주마다 수공예품 공방이 있어 각 부족의 전통 디자인을 이용해 만든 생활소품, 아프리카 세공품, 목각 공예품, 각종 야생동물 조각품, 코끼리 배설물로 만든 종이 등을 판매하는데 이곳에서 소품을 구입해 집 안을 장식한다.



부인 블나씨는 남아공 사람들의 식생활은 소박하다고 말한다. 인종에 관계 없이 주식으로 즐기는 음식은 옥수수가루로 만든 팝과 완두콩·양배추·호박·토마토를 넣어 만든 스튜. 하지만 남아공의 가장 대표적인 요리는 바비큐의 일종인 ‘브라이’라고. 주말이 되면 가족이나 친구끼리 공원이나 유원지에 모여 브라이를 즐긴다. 브라이를 할 때 최고로 꼽는 것은 양고기지만 쇠고기나 닭고기를 이용하기도 한다. 숯불의 하얀 재가 겉에 보일 때까지 충분히 불을 지핀 후에 고기를 구우면 브라이가 완성된다. 고기를 굽는 도중에 앞뒤로 뒤집으며 ‘브라이 솔트’라고 불리는 담백한 맛의 소금을 골고루 뿌려주어야 한다고. 불을 지피고 숯을 태울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그동안 사람들은 한데 모여 간단한 운동이나 일광욕을 즐긴다.
브라이는 주로 와인과 함께 먹는다고 한다. 남아공의 와인은 맛이 부드럽고 깊어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인기. 식사 후 차나 후식은 루이보스티와 네덜란드풍의 디저트인 밀크 타르트를 즐겨 먹는다. 루이보스티는 카페인이 전혀 없고 각종 미네랄이 듬뿍 들어 있어 아기들에게도 먹이며, 우유와 달걀, 밀가루로 만드는 밀크 타르트는 부드럽고 달콤한 맛으로 인기 만점이라고 한다.

자연과 더불어 살며 낙천적인 성향 지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라이프 스타일과 생활감각

남아공 와인은 그 맛이 부드럽고 깊어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좌) 가족 모두 아프리카인 특유의 긍정적인 성격을 지녀 웃음이 많다.(우)


한데르발 부부가 한국에 와서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던 것이 장마라고 할 만큼 남아공은 일년 중 3백 일이 화창하다. 늘 온화한 날씨라 사람들은 집보다는 야외에서 활동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국립공원 중 하나인 크루거 국립공원을 비롯해 야생동물과 자연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곳들이 많지요. 전국에 골프장만 4백여 곳이 있을 정도로 골프가 대중적인 스포츠라 주말이면 가족 단위로 골프를 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바다, 산, 하천, 넓은 초원 등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인해 야외 스포츠는 물론 익스트림 스포츠, 해상 스포츠도 곧잘 즐긴다고 한다.
한때 남아공은 ‘아파르트헤이트’라는 인종차별과 분리주의로 악명을 얻기도 했다. 만델라가 3백42년간 지속된 백인 정권을 종식시키고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된 후 인종차별적인 요소는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백인과 흑인 사이에는 그 차별의 뿌리가 남아 있다. 실제로 백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요하네스버그 시내는 유럽의 도시를 옮겨다 놓은 듯한 모습인 데 반해 흑인들이 모여 있는 소에토는 우리나라의 1960년대 풍경과 비슷하다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라이프 스타일과 생활감각

전통 아프리카 문양이 그려진 다양한 냅킨 세트. 모던하고 깔끔한 유럽식 인테리어에 전통 아프리카 문양과 색감이 들어간 생활소품으로 집을 꾸몄다. 남아공의 대표적 차인 루이보스티.


과거에는 백인과 흑인 간의 빈부차로 인해 교육 차가 심한 편이었으나 교육법 개선 등을 통해 이런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초등학교 7년, 중·고등학교 5년의 학제로 구성되어 있고, 의무교육을 시행해 흑인들도 대부분 교육 혜택을 받고 있다.
남아공은 여성의 지위가 높은 국가로 유명하다. 국회에서 여성 의원이 의석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장관의 40% 이상도 여성이다. 학교에 맞벌이 부부의 아이들을 맡아주는 보육 센터가 따로 마련되어 있어 기혼 여성들도 편하게 일할 수 있다고 한다.
한데르발 부부는 남아공 사람들의 공통적인 성향은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라고 강조한다. ‘좋다’는 뜻을 지닌 ‘레커’라는 말을 자주 하고 늘 웃는 얼굴이라고. 이런 낙천적인 기운과 활기는 ‘셰빈’이라고 불리는 전통 주점에서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데, 남아공 사람들이 신나게 웃고 떠드는 대표적인 장소라고 한다. 길을 가다 보면 웃으며 인사하는 운전자와 행인을 쉽게 만날 수 있고, 차가 고장이 나거나 교통사고를 당할 경우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자신의 일처럼 바로 차를 세우고 도움을 줄 정도로 친절하다며 자랑이다.
“남아공뿐 아니라 아프리카 사람들은 모두 밝고 긍정적으로 살아갑니다. 천혜의 아름다움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며, 백인과 흑인 등 다양한 인종이 서로를 존중하면서 살아가고 있어요. 인종차별, 경제난 등 복잡한 문제들도 아프리카인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있는 한 점차 나아질 거라 확신합니다.”

남아프리카인들의 건강비결!
루이보스티
루이보스는 남아프리카의 최남단 세다르버그 산맥 450m 이상에서만 자라는 식물. 잎을 잘게 자른 후 발효시켜 만든 차가 루이보스티로 각종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다. 노화를 방지하고 피부 미용에도 효과적. 녹차나 홍차와 달리 카페인이 없고, 무가당이라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직수입한 루이보스티는 인터넷 쇼핑몰 루이와(www.rooiwa.com)에서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2.5g×20개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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