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입고부터 살균·발효·포장 등 요구르트 제조 전 과정을 살펴본 주부 민선화씨. 매일 불가리아 출시 기념행사에는 주한 불가리아 대사가 참석해 축사를 해주었다(오른쪽).
봄기운이 완연했던 지난 4월1일 매일유업 청양공장으로 가는 길. 햇빛 쏟아지는 맑은 하늘과 어울린 푸른 칠갑산이 마치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했다. 서울에서 출발한 지 2시간 30여분 만에 도착한 매일유업 청양공장에서는 신제품 ‘매일 불가리아’ 출시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매일 불가리아는 세계적인 장수국가로 알려진 불가리아에서 유산균을 직수입해 만든 유산균 음료. 매일유업 김정완 사장은 “불가리아 국영기업 LB 불가리쿰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불가리쿠스’와 ‘서머필러스’ 등 2종의 유산균을 20년간 독점 공급 받아 요구르트를 생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알렉산더 사보프 주한 불가리아 대사는 축사에서 “불가리아 유산균은 불가리아 천연의 대지와 바람이 만든 대자연의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불가리아에서 수입한 유산균으로 만든 매일 불가리아를 직접 마셔 보니 부드러운 원유의 풍미가 기존 발효유보다 진해진 느낌이었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불가리아에서는 요구르트를 만들 때 전통적으로 초벌구이 항아리를 이용하는데 환기성이 좋아 유산균 발효시 발생되는 열을 빼내고,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청양공장에서 같은 방식으로 유산균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대량생산이다보니 불가리아 전통 제조방식을 그대로 따라할 수는 없어 초벌구이 항아리로 발효할 때와 유사한 환경을 갖추어놓고 유산균을 발효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모유에 함유되어 있는 락토페린을 첨가해 면역세포 기능을 활성화하고, 장내 유익균인 비피더스균을 증식시켜 항균 작용을 돕도록 하고 있다고.
유산균 발효시 불가리아 전통 요구르트 제조 방식 적용해
행사가 끝나고 본격적인 청양공장 견학에 나섰다. 기능성 발효유 전문공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청양공장은 원유 5백 톤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하루 시유(2백ml) 2백만 개, 발효유(65ml) 60만 개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공장 안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청결을 위해 가운을 입고 위생모를 착용했다.
가장 먼저 소개받은 곳은 원유저장탱크. 원유가 탱크로리로 운반되어오면 품질검사 후 저장탱크로 이송해 제품으로 만들어지기 전까지 5℃ 이하에서 보관하는 곳이다. 원유저장탱크는 하루 5백톤의 우유를 처리하고 있는 만큼 거대했으며 모양새가 주유소 등에서 보았던 기름저장탱크와 유사했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전처리실. 원유를 제품별로 필요한 만큼 각각의 탱크로 옮겨 고과당, 설탕, 각종 향료 등 부재료와 혼합한 뒤 살균·청정·균질 과정을 거치는 곳이다. 넓은 공간에서 다양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자동화 시스템이라 공장 내에 직원은 한 두 명밖에 없었다. 크고작은 기계들이 알아서 척척 움직이는 모습이 신기했다.
기계음이 심하게 나는 통로를 지나 다른 건물에 들어서자 작은 실험실이 나타났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전 제품의 품질을 관리하는 품질보증팀이다. 원유 상태에서부터 최종 제품으로 만들어지기까지 단계별로 품질을 관리하고 있었다. 생산해내는 제품도 다양하고, 그 수량도 만만치 않은데 각 단계별로 까다롭게 검사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어린 아이를 키우는 주부로서 안심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신발 위에 덧신을 신은 후 요구르트 충전실로 이동했다. 성형기에 의해 요구르트 공병이 만들어지면 자동 이송돼 라벨이 부착되고 이물제거 과정을 거친 후 요구르트가 채워지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그 후 알루미늄 뚜껑이 붙여지고, 묶음 포장 과정을 거친 후 냉장창고에 보관되어 전국 각지로 이송, 소비자에게 전해진다고 한다.
오고 가는 시간이 길어 어둑해져서야 집에 도착했지만 늘상 접하는 요구르트 제조 과정을 견학하고 작은 요구르트 한 병이 나오기까지 꽤 많은 노력이 기울여진다는 것을 확인해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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