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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이한경 기자의 연예파일

청담동은 한국의 ‘베벌리 힐스’

■ 글·이한경 기자(hklee9@donga.com)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03. 01. 09

얼마전 개그맨 서세원의 이름이 한 스포츠신문의 지면을 장식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7월 연예계 비리 사건이 불거진 직후 해외로 출국해 지금까지 소식을 알 수 없었기에 어떤 소식인지 자못 궁금했다. 하지만 신문에 보도된 내용은 조금 엉뚱했다. 탤런트 유호정이 최근 부동산에 매물로 나와 있는 청담동의 한 아파트를 둘러봤는데 알고 보니 서세원 서정희 부부가 살던 집이었다는 것이었다.

청담동은 한국의 ‘베벌리 힐스’

손지창·오연수는 청담동에서 사는 대표적인 연예인 부부.


별게 다 기사가 된다 싶으면서도 우연치고는 재미있는 우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 시내에 집이 수없이 많건만 하필이면 동료 연예인의 집이라는 말인가. 하지만 연예인들이 선호하는 주거지 1순위가 청담동을 비롯한 강남 일대라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서울 청담동 일대에 사는 연예인은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채시라·김태욱 부부를 비롯해 손지창·오연수 부부, 차승원, 최지우, 이소라(모델), 김민종, 신동엽, 이미연 등이 살고 있는 것. 지난 여름 새로 한남동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이승연도 한동안 청담동에 살았다.
연예인들이 청담동을 선호하는 이유는 주거 환경이 좋은데다 다른 지역에 비해 프라이버시가 보장되기 때문. 이 일대에서는 연예인이 ‘출몰’했다고 해서 구경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이 지역에 고급 음식점과 카페, 미용실, 백화점 등이 밀집해 있어 일반인들이 유명 연예인들과 부딪치는 데 익숙하기 때문이다.
청담동 인근에 사는 연예인들도 많다. 80년대 결혼과 함께 연예계를 떠난 왕년의 톱스타 정윤희를 비롯해 김혜수, 김호진·김지호 부부, 이재룡·유호정 부부, 차인표·신애라 부부, 박중훈, 신현준, 유동근·전인화 부부, 최진실, 한석규, 송승헌 등이 압구정동 논현동 삼성동 도곡동 잠원동 등에 산다. 특히 한석규와 송승헌은 잠원동에 위치한 한 빌라의 아래위층에 사는 이웃사촌 사이. 최진실도 이지은이 지난해 여름 동부이촌동으로 이사하기 전까지 잠원동 같은 빌라의 아래위층에 살았다.
방배동과 동부이촌동도 대표적인 연예인 주거지다. 방배동에는 최근 잠원동에서 이사한 최수종·하희라 부부, 임백천·김연주 부부, 나미, 황신혜, 이미숙 등이 살며, 동부이촌동에는 신성일·엄앵란 부부, 이무송·노사연 부부, 장미희, 이경실, 최민수, 홍리나, 이홍렬 등이 산다. 특히 장미희는 선배 영화배우 김지미가 오랫동안 살던 동부이촌동의 한 고급맨션을 구입해 살고 있다.
한석규와 송승헌은 같은 빌라 아래위층에 사는 이웃사촌
SBS 탄현방송국이 있는 일산에도 연예인들이 많이 산다. 요즘 SBS 미니시리즈 <별을 쏘다>로 사랑받는 전도연을 비롯해 박철·옥소리 부부, 박지영, 최민식, 조형기, 홍학표, 예지원, 이소라(가수) 등이 살고 있는 것. 전도연은 동네 비디오 가게에 갔다가 이소라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산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한다.
물론 전원파도 있다. 탤런트 이병헌과 이본은 각각 경기도 용인과 수지에 산다. 집과 방송국을 오가려면 하루 3, 4시간씩 걸리지만 나이 든 부모와 조부모를 생각해 공기 좋은 곳을 택해 살고 있는 것. 특히 이병헌은 미국에 계시던 조부모를 모시기 위해 최근 3층짜리 단독주택을 지어 이사했다.
이승연, 이창훈, 오현경은 나란히 한남동에 살고 있다. 지난해 9월 홍승표 계몽사 회장과 결혼 서약식을 올린 뒤 홍회장의 거처로 집을 옮긴 오현경은 한남동 유엔빌리지 내의 한 빌라에 살고 있는데 그 사실이 알려진 뒤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는 원래 빌라 이름 대신 ‘오현경 빌라’로 불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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