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쨍한 미성 지닌 BTS ‘칼군무’의 중심

지민의 춤 실력은 부산예고 입학 당시 전체 수석을 차지할 정도로 천부적이다. 심지어 부산예고 역사상 무용과에서 전체 수석이 나온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고 전해진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가수 비를 동경하며 파핀을 배우고, 예고 입시를 준비하면서부터는 현대무용을 익혔으며, 체조와 무술 동작을 결합한 마셜 아츠와 애크러배틱까지 섭렵해 여느 아이돌 멤버들과는 춤 선부터 다르다는 평이다. 지난해 미국의 ‘글리터 매거진’은 지민에 대해 “무대를 위해 태어난 춤의 제왕”이라고 극찬하며 “지민의 파워풀한 춤 동작을 본 적이 없다면 많은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방탄소년단 공연에서는 그를 눈여겨볼 수밖에 없다. 그의 춤 동작은 숨도 못 쉴 만큼 매혹적이고, 강력하고, 매력적이다”라고 평했다.

1월 15일 ‘2019 서울가요대상’ 시상식에서 3관왕을 거머쥔 BTS.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지민이다.
리드 보컬이기도 한 지민은 랩 위주의 힙합 음악을 주로 하는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단단히 받치는 기둥이기도 하다. 담백하고 차분하게 노래하는 메인 보컬 정국과 달리, 지민의 음색은 귀에 확 꽂히도록 쨍한 미성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귀를 낚아채야 하는 도입부나 클라이맥스의 고음 파트를 맡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2집 앨범에 수록된 ‘피 땀 눈물’의 도입부에서 섹시하게 흘러나오는 목소리의 주인공이 바로 지민이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이 정통 힙합에서 점점 더 대중적인 팝으로 변해오면서 그의 활약도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무대 뒤에서는 천진한 미소 지닌 ‘베이글남’

춤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와 달리, 지민의 얼굴은 아기처럼 앳돼 보인다. ‘베이비 페이스’에 ‘글래머’를 합친 ‘베이글’이라는 표현이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외모다. 또 다른 애칭은 ‘망개떡’. 뽀얀 우유 빛깔의 얼굴로 천진하게 웃는 모습이 망개떡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 지민은 무대에서는 카메라를 잡아먹을 듯 열정적으로 춤을 추지만 노래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순한 모습으로 돌아가 팬들에게 반전 매력을 선사한다.
방탄소년단 멤버들도 지민의 착하고 유순한 성격에 대해 이야기해왔다. 처음 만나면 낯도 가리고 수줍어하지만, 친구나 멤버들의 고민을 잘 들어주기도 한다고. 무대에서의 섬세한 표현력만큼이나 평소 성격 또한 여리고 감수성이 풍부하다는 평이다. 콘서트에서는 감정이 북받친 지민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그가 우는 모습 또한 순진무구한 아이 같아서 많은 팬들의 모성애를 자극한다. 온몸에 맺힌 땀이 사방으로 뿌려질 정도로 격렬하게 춤추며 노래한 무대가 끝난 뒤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 작은 손으로 눈물을 훔치는 지민을 보면 그 누구라도 안아주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마냥 아이 같고 순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진정한 프로로서의 매력도 갖고 있다. 메인 댄서인 만큼 격렬한 동작을 소화할 일이 잦다 보니 크고 작은 부상에 자주 노출되는데, 그때마다 지민은 원하는 만큼 무대를 보여줄 수 없어 힘들어한다. 방탄소년단의 다큐멘터리 ‘BURN THE STAGE’에서도 지민은 스스로의 무대에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팬들에게 최고의 퍼포먼스를 선사하고자 하는 그의 열정과 책임감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물론 지민의 가장 결정적인 매력은 자신에게 닥치는 아픔들을 항상 스스로 극복해내고 다시 무대의 중심에 선다는 점이 아닌가 싶다. 그 과정에서 누구에게 투정을 부리거나 다른 사람을 탓하지도 않고, 그저 묵묵히 자기 위치에 서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할 뿐이다. 지민은 모두가 인정하는 연습벌레기도 하다. 그가 순하고 부드러운 겉모습을 유지하는 것도 연습을 통해 내면을 단단하고 견고하게 다져놓았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지민의 반전 매력도 바로 이런 외유내강의 힘에서 나온다.
지민은 2018년 리서치 기관 한국갤럽이 조사해 발표한 아이돌 선호도 순위에서 12.8%라는 높은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워너원 신드롬을 일으켰던 강다니엘을 3.7%p라는 큰 차로 따돌린 수치다. 13~29세의 젊은 층이 수많은 아이돌 중에서도 지민을 가장 좋아하는 우상으로 ‘픽’한 이유는, 그가 무대 위와 뒤에서 보여주는 갭을 파고들수록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기획 김지영 기자 사진 지호영 기자 뉴스1 디자인 박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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