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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Interview

요가 시집 펴내 눈길 끄는 김윤선

글 정혜연 기자 사진 조영철 기자

2009. 03. 23

몸을 잘 다스리면 마음도 편안해진다. 몸과 마음을 함께 다스리는 대표적인 운동이 요가. 시인 김윤선씨는 취미로 시작한 요가의 매력에 빠져 시집까지 펴냈다.

당신은 오늘도/ 배려와 겸허의 수선화 꽃밭에서 웃고 있네요/ 수선화 노랑보다 더 맑게/ 숨어 흘린 눈물 속에서도 웃고 있네요/ 미처 모르셨겠지만 당신 참 소중한 사람/ 누군가에게 별이며/ 꿈이며// 폐허 속에서도 아름다울 그대여 - 수선화 꽃밭에서(나르시스트 자세)

요가 자세를 소재로 한 시집 ‘가만히 오래오래’가 그 독특함 때문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0년 한 잡지사 공모전에서 신인상을 타며 등단한 김윤선 시인(44)이 요가 시집을 펴낸 계기는 꽤 흥미롭다.
등단 이후 더 좋은 작품을 쓰고 싶은 욕심으로 한동안 스트레스를 받던 그는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떠나게 됐다고 한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뒤 시간이 남자 그는 집 근처 요가원에서 강습을 받았다고. 그는 요가명상을 즐기면서 차츰 창작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나는 걸 느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요가를 다이어트의 한 방법으로 인식하는 분이 많은데 미국은 동양의 정신을 배우려고 요가를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에요. 저도 그 틈에서 곤충·식물·동물의 모양새를 본뜬 자세를 배우며 작품 생각은 잊고 자연과 세상 이치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을 하게 됐죠.”
요가 명상에 심취했던 그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고 2006년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자 명단에 시 ‘비상구’로 이름을 올렸다.
“목적 없이 시작한 요가를 통해 의외로 많은 걸 얻었어요. 내친김에 강사 자격증까지 땄고 지난해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로는 집 근처 요가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자세에 담긴 뜻을 하나하나 설명하다 보니 시적 표현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더라고요. 마흔세 가지 요가 자세를 모티브로 시를 썼고 시집으로까지 출간하게 됐어요.”

요가 자세 뜻 설명하다 보니 시적 표현 저절로 떠올라
그가 독특하게 요가 시집을 내자 주변 사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다행히도 그가 평소 존경하던 은사는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시”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해줬다고.
“지금까지 제가 썼던 시는 주로 현대인의 고립을 다루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 시집은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 자연에 대한 애정 등을 담아 다들 의아해했죠. 시를 접하는 사람에 따라 생각이 다르겠지만 단 한명이라도 제 시를 읽고 공감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것 같아요.”
앞으로도 요가를 가르치며 이를 소재로 한 시를 꾸준히 쓸 계획이라는 그는 “현대인이 겪는 압박과 고통을 치유할 만한 시를 써 대중과 꾸준히 교류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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