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더본코리아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백종원.
최근 들어 이런 백종원의 이미지가 흔들리고 있다. 각종 먹거리 논란과 프랜차이즈 관련 문제들이 연이어 터지며 대중의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 그의 이름으로 보증되던 브랜드마저 불신의 대상이 됐고, 그가 구축한 ‘더본코리아’ 제국은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지난해 11월 6일 상장 첫날 6만4500원까지 올랐던 더본코리아 주가는 하락을 거듭해 5월 16일 현재 2만7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아울러 백종원이 상징하던 ‘선한 리더’와 ‘성공 신화’에 대한 의구심도 싹트고 있다.
그동안 백종원은 방송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쌓아가는 동시에 사업 면에서도 확장세를 보였다. 최근 들어 다양한 브랜드를 론칭하며 사업을 넓혀갔지만 그 과정에서 대형 프랜차이즈가 지역 기반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이런 ‘두 얼굴’ 논란은 더본코리아의 상장 이슈와 엮이면서 더 크게 부각됐다. 연돈볼카츠 같은 브랜드의 폐점률이 높아지고, 점포마다 맛이 다르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이러한 상황은 백종원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흔들리게 했다. 그가 추천하는 브랜드가 더 이상 안전하다는 믿음을 주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논란은 올해 들어 도미노처럼 연이어 터지기 시작했다. 첫 번째로 빽햄 할인율 논란이 불거졌다. 설 명절을 앞두고 ‘빽햄(200g) 9개로 구성된 선물 세트를 45% 할인해서 판매했는데, 일각에서는 ‘빽햄의 정가가 경쟁사보다 높게 책정됐기 때문에 할인율이 높아 보이는 것이다’ ‘고기 함량도 경쟁사 제품보다 낮다’는 등의 지적이 나오면서 소비자 반발이 일었다.

백종원은 올 초 빽햄 선물세트를 할인 판매한다고 홍보했으나, 당초 가격이 비싸게 책정됐으며 고기 함량도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울러 방송 갑질 의혹도 제기됐다. MBC 출신 김재환 전 PD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뷰트 채널 ‘스튜디오 오재나’를 통해 백종원이 2015년 ‘마이 리틀 텔레비전’으로 주목 받은 후 달라졌다며 “백 대표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방송에서 하차했고 PD가 출연자에게 대신 사과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백종원이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 백종원의 SBS 출연을 막았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백종원은 “내가 어떻게 압력을 행사하고 누구를 자르냐. 그건 방송사 사장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백종원 측은 김 전 PD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백종원이 이끄는 더본코리아가 지방자치단체가 개최하는 지역 축제를 독점한다는 논란도 일었으나. 더본코리아 측은 “2023년부터 수주한 축제는 16건, 매출 41억원으로 전국 축제의 1.2%에 불과하다”며 싹쓸이 주장을 일축했다.


‘흑백요리사’ 등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신뢰감을 쌓아온 백종원이 식품 안전 및 위생을 비롯한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불거진 이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연돈볼카츠 점주들과 메뉴 개발 등에 관한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당분간 방송 중단하고 더본코리아 성장에만 집중할 것”
미디어를 통해 백종원이 만들어낸 콘텐츠는 소비자들에게 ‘성공 서사’로 비춰진다. 파리 날리는 골목 백반집을 줄 서서 먹는 맛집으로 성공시키고,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 도시를 축제의 장으로 바꾸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 장사 천재로 활약한 모습도 인상적이었다.이러한 성공 서사는 한국 사회의 집단적 욕망과도 맞닿아 있다. 불안정한 삶, 경쟁적 구조 속에서 시청자는 백종원을 통해 대리적 안정감을 경험했다. 이는 곧 백종원이 단순한 방송인이 아닌, 일종의 선구자로 기능한 배경이 된다. 결론적으로, 백종원을 논한다는 것은 그를 둘러싼 산업구조, 사회심리, 정치적 무능, 문화적 욕망을 동시에 분석하는 작업이다.

지난해 한 지역 축제에서 더본코리아가 선보인 바비큐 음식. 더본코리아는 지역 축제 독점 논란도 일고 있다.
백종원에게 남은 과제는 막중하다. 기자간담회에서 보여준 ‘불찰 인정’과 ‘점주 지원 약속’은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회사 운영 방식, 제품 품질 관리, 윤리 경영 등 모든 면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모든 열정을 더본코리아 성장에만 쏟아붓겠다”는 다짐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과연 백종원은 싸늘해진 대중의 시선을 다시 돌릴 수 있을까.
#백종원 #더본코리아 #여성동아
사진 뉴스1 사진출처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백종원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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