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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chef’s choice

요리 전문가 집 냉장고 습격 사건

무엇이 들어 있을까?

진행·안현정 프리랜서 | 사진·문형일 현일수 기자

2013. 04. 17

요리 전문가에게 냉장고를 공개해달라니, 주부에게 안방살림을 다 보여달라는 셈이라며 손사래를 친다. 그래도 졸랐다. 요리 전문가의 냉장고에는 과연 어떤 재료들이 들어 있을까?

◆ 요리연구가 김민정의 냉장고 속 식재료
쿡앤락 쿠킹 클래스를 운영하며 손맛 내는 비법을 알려주는 김민정은 요리 맛을 좌우하는 소스를 깐깐하게 골라 사용한다. 국물 요리 맛의 비법인 맛국물은 떨어지지 않도록 만들어 냉장고에 채워둔다.

요리 전문가 집 냉장고 습격 사건


닭봉 닭봉은 구입해 냉동실 속에 넣으면 두고두고 요긴한 식재료다. 아이 간식과 남편 술안주도 뚝딱 만들 수 있다. 간장과 꿀로 양념해 조림으로 만들어도 맛있고, 흑설탕에 재웠다가 토마토케첩과 우스터 소스, 머스터드소스를 3:1:1로 섞은 후 발사믹 식초, 다진 마늘, 소금과 후춧가루를 섞어 만든 소스에 재워 구워 먹어도 달콤 짭짤한 밑반찬이 된다. 감자나 고구마를 함께 구워도 맛있다.

맛국물 육수의 기본인 다시마물을 끓여놓고, 필요할 때마다 멸치나 새우, 조개 등을 넣고 다시 육수를 내 요리에 사용한다. 1L 정도 물을 기준으로 손바닥 크기 다시마 한 장이 적당하다. 대파 뿌리나 무를 넣고 물을 끓이다가 끓어오를 때 다시마를 넣는다. 중약불로 10분 정도 끓인 후 다시마를 바로 건진다. 오래 불리면 진액이 빠져나와 육수 맛이 비려진다.

겨자초장 겨자초장은 한 번 만들어놓으면 두고두고 쓸 데가 많아 적당량씩 나눠 냉동보관 해둔다. 갠 겨자를 45℃에서 30분 발효시킨 후 겨자가 잠기도록 물을 붓고 1분 후 따라내 떫은 맛을 제거하고 식초, 간장, 소금, 배즙을 섞으면 된다. 맛있게 매콤하고 상큼하게 톡 쏘는 맛이 나 한국식 냉채, 돼지고기, 해물과 두루 잘 어울린다. 돼지고기나 생선을 구울 때 겨자초장을 덧바르며 구우면 맛이 색다르다.



각종 액젓 김치 담글 때는 10년 넘게 감포명수멸치액젓(054-744-3536)을 쓰고 있다. 우체국쇼핑을 통해 구입하는 특산품인데, 비리지 않고 해물 요리에 간을 하면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새우젓은 가까운 인천 소래포구에서 생새우를 사 25% 정도의 염도로 담가두고 사용한다. 토하젓은 민물새우를 소금에 삭힌 후 양념을 더한 향토 음식인데 칼칼하면서 많이 짜지 않아 김치에 넣어도 좋고 밥에 올려 먹기만 해도 맛있다.

국간장 SSG푸드마켓에서 판매하는 성명례 조선 맥 간장 10년산을 주로 사용한다. 국간장인데도 뒷맛이 맑아 양조간장처럼 써도 된다. 깊은 맛을 내고 싶을 때는 전통 방식으로 담가 파는 지리산 알천간장(055-973-2968)을 주문해서 쓴다. 짠맛이 다소 강하지만 엄마 손맛 같은 감칠맛을 낸다.

찹쌀가루 김치 풀 쑬 때 말고도 요리에 녹말가루 대신 두루 사용한다. 찜 요리를 할 때는 녹말가루로 농도를 맞춘 것보다 텁텁하지 않고 담백한 맛이 난다. 튀김옷을 입힐 때 튀김가루와 섞어 쓰면 식감이 쫄깃하다.

◆ 푸드 스타일리스트 홍성란의 냉장고 속 식재료
홍성란의 냉장고 속 식재료는 꺼내자마자 손쉽게 요리하거나 간편히 먹을 수 있도록 준비돼 있다. 채소는 요리하기 직전 상태로 손질해두고, 소스와 드레싱도 넉넉하게 만들어 둔다. 장아찌는 떨어지지 않게 준비해두는데 각종 채소를 사용해 만들어 영양이 풍부하고 반찬 없을 때 요긴하다.

요리 전문가 집 냉장고 습격 사건


닭가슴살 다이어트에 좋은 닭가슴살은 쑥이나 참나물 등의 제철 채소나 과일과 잘 어울려 샐러드로 만들어 먹는다. 소금, 후춧가루, 올리브오일에 밑간해 잠시 재웠다가 그릴팬에 굽거나 삶은 후 살을 찢어 손질한 채소와 함께 드레싱을 뿌려 먹으면 된다.

장아찌 상큼 짭짤하게 담가둔 장아찌 하나면 밑반찬 걱정도 끝. 아삭한 식감의 오이, 무, 양파, 마늘, 파프리카나 고추, 마늘종, 깻잎, 연근 등 간장과 어울리는 채소라면 섞어 담가도 상관없다. 간장, 식초, 설탕, 물을 1:1:1:1.5 정도의 비율로 섞어 만든 간장촛물을 끓여 부어 만드는데, 끓인 간장촛물은 충분히 식힌 후 부어야 채소가 고유의 식감을 잃지 않는다.

매실청 5월쯤 되면 잊지 않고 산지 직송 매실을 주문하고 비정제 유기농 설탕을 사서 매실청을 담근다. 매실청은 한 번 담가두면 다양하게 활용하기 좋다. 설탕이나 물엿 대신 단맛을 내거나, 생선이나 쇠고기의 비린내를 없앨 때 사용한다. 맛을 한층 깊게 만들고 음식에 자르르 윤기도 더해 보기에도 그만이다. 단, 닭고기나 돼지고기, 조개 요리를 할 땐 매실과의 음식 궁합이 좋지 않다고 해 쓰지 않는다.

드레싱 매콤한 토마토드레싱 역시 냉장고 단골손님이다. 청양고추 1개, 양파 개, 토마토 ½개, 피클 2쪽을 잘게 다진 후 스위트칠리소스 ½컵, 피시소스 1큰술, 식초 2큰술, 올리브오일 ¼컵, 다진 마늘 1작은술, 통후추 약간을 넣어 잘 섞으면 된다.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해물과 양상추, 오이, 양파 등에 곁들여 내면 한 끼 식사는 물론 손님 대접에도 손색없는 든든한 샐러드가 완성된다. 드레싱은 냉장고에서 2~3일 정도 보관할 수 있다.
허브 흔히 먹는 음식에 허브잎만 더해도 금세 근사한 요리가 된다. 고기와 생선의 잡내를 없애면서 독특한 풍미를 더하는 로즈메리는 마트에서도 구하기 쉬워 냉장고에 구비해두는 편. 손질한 고기를 밑간할 때 잎만 떼어 넣거나 칼집낸 속에 넣어 향이 배도록 한다. 잘게 다져 소스에 넣은 후 고기를 찍어 먹어도 맛있다. 줄기째 가니시로 내놓아도 음식의 풍미가 달라진다.

단호박 단호박은 죽, 수프를 만들기 위해 늘 냉동실에 넣어두고 사용한다. 상온에서는 2주면 상하지만 냉동보관하면 한 달도 거뜬하다. 만들 때마다 손질하기 번거로워 미리 껍질을 벗겨 냉동한다. 단호박에 자작할 정도의 물을 붓고 푹 익히다가 냄비 그대로 핸드믹서를 사용해 잘 갈아준 후 간을 하고 찹쌀가루를 더해 끓이면 초간단 단호박죽 완성. 여기에 생크림이나 우유를 더하면 단호박 수프가 된다.

◆ 요리 연구가 김나리의 냉장고 속 식재료
나리스 테이블을 운영하는 요리 연구가 김나리는 쉽고 빠르게 요리하는 것을 즐겨 냉장고 안에 다양한 소스를 챙겨둔다. 아이 두뇌 발달을 위해 견과류도 빠지지 않고 준비하고, 냉동실에는 인절미를 넣어두고 아침 식사로 또는 아이 간식으로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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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절미 인절미는 금세 속이 든든해지고 간식으로 응용하기도 좋아 자주 찾는 식재료다. 냉동했다가 녹여 먹는데 모양이 흐트러지면 식빵 사이에 넣어 인절미 토스트로 재탄생시킨다. 식빵 사이에 인절미와 건과일을 넣고 꿀, 다진 견과류를 뿌려 오븐에 10분 정도 구운 후 위에 슈거파우더, 콩가루 등을 뿌린다. 아이스크림이나 과일과 곁들여 내면 어른 아이 모두 좋아하는 인절미 토스트가 된다.

블루큐라소 시럽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에게 홈 메이드 레모네이드를 한 잔 내밀면 얼굴에 화색이 돈다. 얼음과 탄산수, 레몬청에 블루큐라소 시럽만 있으면 이태원에서 유행했다는 블루빛 레모네이드가 완성된다. 손님에게 대접하기도 좋고 경제적이라 1883 블루큐라소 시럽을 구비해놓고 만들어 먹는다. 레몬청이 없으면 레몬즙으로 대체해도 무방하다.

머스터드소스 토스트한 빵에 머스터드소스를 바르고 달걀 프라이, 치즈만 올려도 든든한 아침 식사가 된다. 밀러 핫 앤 스위트 머스터드소스는 다양한 소스를 맛본 후 찾은 가장 맛있는 소스다. 달달한 머스터드소스에 고추가 들어 있는데 매콤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더해져 어른 아이 모두 잘 먹는다. 소시지나 튀김을 찍어 먹는 디핑소스로 활용해도 좋다.

덮밥소스 어느 재료에나 잘 어울리는 만능 덮밥소스는 미리 만들어둔다. 물과 다시마, 표고버섯을 끓인 육수에 가쓰오부시로 풍미를 더하고 맛술과 간장으로 간을 한다. 그때그때 집에 있는 재료를 소스에 넣어 볶기만 하면 빠르게 덮밥을 만들 수 있다. 쇠고기나 돼지고기, 버섯 등 어떤 재료와도 어울리고 돈가스에 곁들여도 맛있다.

건과일과 견과류 건과일과 견과류는 잘게 다져 홈 베이킹 할 때 섞어 넣거나 토스트, 샐러드, 아이스크림에 토핑으로 얹기 좋아 구비해둔다. 건과일은 달달한 맛과 향, 씹는 맛까지 준다. 오독오독 씹는 맛과 고소함이 일품인 견과류는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아이의 두뇌 발달도 돕는다. 건과일과 견과류를 플레인 요구르트나 시리얼과 섞어 먹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

들깨가루 해마다 어머니가 껍질 벗긴 것과 벗기지 않은 들깨가루 두 가지를 함께 보내줘 요리에 맞게 구분해 사용한다. 껍질 벗긴 들깨가루는 나물 무칠 때나 죽, 미역국, 수제비 등에 넣어 고소한 맛을 낸다. 껍질 벗기지 않은 들깨가루는 영양 면에서 더 좋은데, 꺼끌하고 텁텁한 식감이 오히려 장점이 되는 추어탕이나 묵 무침, 순대볶음 등의 요리에 사용한다.

맛간장 조미료 없이도 맛을 돋우는 맛간장은 직접 만들어 쓴다. 간장에 채소 졸인 물, 설탕을 넣고 끓이다가 맛술, 청주를 추가한 후 끓여 염분을 낮추고, 하루 정도 레몬과 사과를 넣어 단맛을 더한다. 각종 조림이나 볶음 요리 등 요모조모 쓸모가 많을 뿐 아니라 고기 잡내를 없애면서 감칠맛을 내는 데 필수다.

◆ 푸드 스타일리스트 문인영의 냉장고 속 식재료
문인영은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고 흔하지 않은 맛을 내는 일당백 식재료로 냉장고를 채웠다. 특히 남은 과일을 이용해 만든 과일조림은 설탕 대신 요리에 넣어 단맛을 더할 수 있고 베이킹에도 활용할 수 있는 그의 냉장고 속 든든한 식재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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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티야 여러 요리로 응용 가능한 토르티야는 늘 냉장고에 넣어둔다. 가볍게 구워 치즈를 올려 먹어도 맛있고, 오븐에서 바삭하게 구워 스낵처럼 먹어도 색다르다. 담백한 맛이라 어떤 토핑과도 어울리기 때문에 피자나 퀘사디아 등으로 만들어도 좋다. 데워서 소를 채우고 말면 롤 요리도 만들 수 있다.

햄버거용의 다진 쇠고기 목살, 앞다리와 지방 부위 생고기를 분량을 나눠 양념하지 않고 그대로 얼린다. 냉장고에 옮겨 그대로 해동하고 구울 때 시즈닝을 더해서 눌러 구우면 햄버거 패티가 뚝딱 만들어진다. 함박스테이크로 만들어 먹는 것은 물론 파스타소스를 만들 때 넣어도 좋다.

레몬 커드 영국식 소스 레몬 커드는 새콤한 맛과 달콤한 맛이 잘 어우러져 담백한 맛의 크래커, 빵에 발라 먹기 좋다. 레몬과 어울리는 해물을 이용한 요리에 올리브오일 등과 섞어 드레싱으로 활용해도 맛있다. 맛도 좋고 부드러운 웨이트로즈의 시리어스리 레몬 커드를 즐겨 사용한다.

그린 올리브 올리브는 짠맛이 있어 카나페나 샐러드 등에 올리기만 해도 감칠맛을 내준다. 흔히 먹는 블랙 올리브도 맛있지만 그린 올리브가 더 상큼하고 신선한 맛이 나 즐겨 활용한다. 다져서 드레싱에 넣거나 이탤리언 요리에 가니시로 곁들인다. 훈제연어와도 궁합이 잘 맞는다.

호스래디시소스 서양 겨자무인 호스래디시가 첨가돼 매운맛이 나는 마요네즈로 글로리아 호스래디시소스의 맛이 좋다. 느끼하지 않고 달달하면서 톡 쏘는 산뜻한 맛을 낸다. 샐러드드레싱으로 먹어도 맛있고, 빵에 스프레드로 발라 먹거나 카나페 베이스로 활용한다.

과일조림 냉장고에 남은 처치 곤란한 과일들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썬 후 설탕과 2:1의 비율로 버무려 30분 정도 두었다가 냄비에 넣고 잼 하듯 졸인다. 요리에 단맛을 낼 때 쓰면 새콤달콤하면서도 풍미가 더해진다. 아침에 토스트에 발라 먹기에도 좋고, 특히 치즈케이크나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에 올려 먹으면 훌륭하다.

디종 머스터드소스 겨자씨로 만드는 디종 머스터드소스는 일반적인 프렌치 머스터드소스와 달리 향이 풍부하면서도 톡 쏘는 매운맛을 낸다. 고추냉이 맛과도 유사하고 뒷맛이 깔끔해 고기 요리와 잘 어울린다. 냉채소스로 활용해도 맛있다. 아모라의 디종 머스터드소스가 맛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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