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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두 눈 사로잡는 스테이트먼트 아우터

안미은 프리랜서 기자

2025. 11. 17

가을·겨울 스타일의 감도를 결정짓는 건 결국 아우터다. 예술적 장식과 화려한 프린트, 대담한 실루엣을 입고 이번 시즌 아우터가 한층 강렬한 스테이트먼트 피스로 돌아왔다.

Power Shoulder 

여성의 권위와 자신감의 상징이던 1980년대 파워 숄더가 돌아왔다. 스키아파렐리는 견고한 어깨선의 테일러드 재킷으로 클래식한 품격을 드러내며 트렌드의 귀환을 알렸다. 그런가 하면 생로랑은 바짝 날이 선 색색의 하이넥 코트로 런웨이를 압도했고, 루이비통은 유려하게 흐르는 부드러운 실루엣의 파워 숄더 코트로 힘을 뺀 듯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만들었다. 목선을 뒤덮은 조형적인 퍼 코트로 실험 정신을 드러낸 듀란 란팅크와 산봉우리처럼 뾰족하게 솟은 어깨 라인의 패딩 재킷으로 극적인 볼륨감을 구현한 준야 와타나베의 시도도 눈에 띄었다. 디자이너들의 제각기 다른 해석을 보고 있자니, 그 영민한 감각에 절로 어깨가 들썩인다.

The Jewel Effect 

이젠 ‘백꾸’에 이어 ‘코꾸(코트 꾸미기)’의 시대가 온 걸까. 비즈, 스톤, 스팽글 등 온갖 주얼리로 장식한 화려한 스테이트먼트 아우터가 이번 시즌 런웨이를 장악했다. 대표적인 산드라웨일은 고루한 슈트에 영롱한 크리스털 장식의 롱 베스트를 더해 스타일에 에지를 줬고, 돌체앤가바나는 풍성한 퍼 코트 위에 주얼 브로치로 장식한 데님 재킷을 겹쳐 입어 화려함의 정점을 찍었다. 또 샤넬은 금사로 짠 트위트 롱 코트에 입체적인 벨벳 플라워 디테일을 가미해 하우스 고유의 우아함을 재해석했다. 여기에 알렉산더맥퀸까지 장인의 손길이 깃든 정교한 주얼 장식 코트를 선보이며 트렌드의 정점을 완성했다. 장담하건대, 이번 시즌 가장 빛나는 주얼리는 다름 아닌 코트다.  

New Romanticism



이번 시즌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묵직한 코트들이 리본과 러플을 달고 가볍게 나부끼던 순간이었다. 니클라스스코브가드는 나풀대는 시폰 트리밍 장식 울 코트로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했고, 에이오예스는 두툼한 바람막이 소재의 쇼트 재킷에 새틴 리본을 더해 소재의 대비를 극대화했다. 후안비달 역시 여유로운 실루엣의 맥시 코트에 대형 리본 타이를 매달아 로맨틱 무드를 이어갔다. 보다 전위적인 해석도 눈에 띈다. 록(Rokh)은 영국의 전설적인 도예가 루시 리에게서 영감을 받은 과감한 컷아웃 울 코트에 꽃처럼 조형된 코르사주 장식을 가미하고, 망토를 길게 늘어뜨려 밑단과 이어지도록 연출한 독창적인 실루엣을 완성했다. 꼼데가르송 역시 대담한 컷아웃과 셔링 디테일로 색다른 형태미를 강조했다. 이번 시즌 리본과 러플은 더는 감상의 목적이 아니다. 무게감 있는 코트에 새로운 리듬을 부여하며 가장 현대적인 방식으로 로맨티시즘을 재해석하고 있다.

Artistic Pattern 

패션계를 강타한 미니멀리즘의 열기가 차츰 식고, 이번 시즌엔 룩 하나하나를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 아우터들이 런웨이를 가득 채웠다. 지방시는 아카이브에서 얻은 구조적 실루엣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울 코트 위에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자수 드로잉을 더해 예술적 감도를 높였다. 텔마 역시 부드러운 모직 소재를 캔버스 삼아 식물 모티프의 추상적인 드로잉을 그려 넣어 코트를 하나의 작품으로 바꿔놓았다. 반면 요시다게이스케는 카펫에서 영감을 받은 페르시안 패턴의 로브 코트로 독특한 향수를 자아냈고, 씨플러스시리즈는 꽃무늬 벽지를 연상시키는 무톤 코트로 그래니 시크 무드를 표현했다. 키드수퍼는 또 어떤가. 발목까지 오는 맥시 코트에 회화적인 패턴과 초현실적인 프린트를 뒤섞어, 코트를 소장 가치 가득한 예술 작품으로 격상시키는 데 일조했다. 이번 시즌 아우터는 개성과 예술을 입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겨울아우터 #스테이트먼트아우터 #여성동아

기획 강현숙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니클라스스코브가드 록 산드라웨일 스키아파렐리 씨플러스시리즈 에이오예스 요시다게이스케 지방시 텔마 후안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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