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기심이 생긴 최 씨는 딸의 도움으로 그 자리에서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을 깔았다. 본인 인증을 마치고 얼굴의 전면, 측면을 촬영해 사진을 등록하는 등의 절차를 완료하는 데 걸린 시간은 10분 남짓.
이처럼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이 실생활 속으로 급속히 파고드는 중이다. ‘안면인식 결제’ 또는 ‘페이스페이’라고 불리는 이 방식은 말 그대로 단말기에 얼굴을 보여주기만 하면 결제가 가능하다. 카드를 꺼내서 단말기에 삽입하거나 핸드폰을 기기에 접촉하는 등의 행동 없이도 물건값을 지급할 수 있으니 “훨씬 편리하다”는 것이 사용자들의 평이다. 카드나 핸드폰 없이도 결제가 가능해 핸드폰을 두고 나오거나 지갑을 잃어버렸을 때 등 비상 상황에도 유용하다.
IT(정보기술)를 활용해 금융 서비스를 혁신하는 핀테크 기업들이 안면인식 결제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신한카드가 ‘신한 페이스페이’를 선보인 이후 지난해에는 네이버페이에서도 ‘페이스사인’이라는 이름의 결제 시스템을 론칭했다. 다만 해당 서비스의 경우 특정 대형 마트나 대학 내 식당 등 제한적인 곳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올해 2월 토스가 ‘페이스페이’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이 확장되기 시작했다. 450여 개의 편의점 매장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 후 반년도 되지 않아 서울 시내 2만여 개 점포로 사용처를 확대하면서 인지도 및 범용성을 확보하게 된 것.
안면인식 결제를 사용하려면 우선 해당 서비스를 지원하는 앱에 정보를 등록해야 한다. 토스의 경우 ‘결제’ 섹션에서 ‘본인 인증하고 페이스페이 쓰기’를 선택하면 등록이 시작된다. 제일 먼저 입력해야 하는 것은 본인의 얼굴 정보다. 토스 관계자는 “휴대전화 카메라를 통해 정면과 측면 등 여러 각도로 얼굴을 촬영하는 라이브 캡처 방식으로 생체 정보를 입력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위조 방지를 위한 생체인식 보안기술이 함께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분증이나 계좌, ARS 등으로 본인 인증을 완료한 후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계좌이체, 토스포인트 등 원하는 결제 방식을 선택하면 사전 준비는 완료된다.
매장에서 결제하는 방식은 이보다 훨씬 간단하다. 결제 디바이스에서 직접 ‘토스 페이스페이’ 탭을 선택하면 단말기 화면에 얼굴 인식 창이 나타난다. 화면에 표시된 원 안에 맞추어 얼굴을 보여주기만 하면 끝이다. 비용은 사전에 등록한 카드나 계좌로 즉시 청구된다. 이렇게 결제를 마치는 데까지 2~3초면 충분하다.

“편해서 좋아요” vs “안전한 거 맞나요?”
편의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보안이나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8월 초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발간한 ‘페이먼트·결제 트렌드 리포트 2025’에서는 페이스페이에 대한 양분된 소비자 의견을 확인할 수 있다. “편리해서 좋다”는 의견과 “안전한지 우려스럽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다. 실제로 응답자 1000명 중 44%가 “페이스페이를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 사용해본 비율은 9.8%로 낮게 나타났다.실제 사용 경험이 있는 응답자 9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페이스페이의 편리성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험자들의 66.3%가 “편리하다” “빠르다” 등의 사용 경험을 밝혔다. 부정 응답은 7.1%로 낮게 나타났으나 ‘보안’ ‘오류’ 등에 대해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사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향후 페이스페이 사용 의향 및 이유’를 묻는 질문에 사용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7.8%, “없다”를 선택한 비율은 31.3%로 나타났다. 부정적인 응답을 보인 사용자들은 “얼굴 정보가 유출될 것 같다” “얼굴 정보가 기록된다는 사실이 불편하다” “단말기에서 얼굴이 노출되는 게 부담스럽다” “금융사고가 일어날 것 같다” 등의 우려를 보였다. 이에 대해 토스 관계자는 “얼굴 위변조 방지 기술 ‘라이브니스’를 활용하고, 페이스페이와 관련된 모든 데이터는 암호화해 별도 서버에서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페이나 신한카드 역시 개인정보를 암호화해 처리하므로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인공지능안전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서울여자대학교 정보보호학부 김명주 교수는 “얼굴 결제의 편의성 못지않게 보안성 확보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얼굴을 포함한 생체 정보는 유사시 다른 것으로 교체할 수 없다”며 “100% 완전한 보안은 없는 만큼, 사용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토스 등 페이스페이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개인정보를 암호화해 처리하는 등 보안에 철저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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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출처 토스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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