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입시제도에서 대학 수시 지원은 6회로 제한돼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정해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에 공표한 바다. 그 문구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렇다.
“고등교육법에 의해 설립된 대학에 한함(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대학은 제외).”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대학이 무엇인가 싶겠다. 교육부 산하 대학이 아닌, 정부 부서 직속기관 개념인 ‘특수대학’은 수시 6장 제한에서 벗어나 있다. 취업난 속 더 주목받는 특수대학을 알아보자.
특수대학으로 불리는 이들의 정식 명칭은 ‘특별법 혹은 개별 법령에 의해 설립되는 고등교육기관’이다. 특수대학도 졸업하고 학위를 받는 과정이 일반대학과 크게 다를 바 없어 특수대학과 일반대학을 혼동하는 수험생이 많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이들은 고등교육법에 의해 설립된 대학이 아니기 때문에 수시 6회 제한 대상이 아니다.
그렇다면 특수대학에는 어떤 학교가 있을까. 사실 대부분 최상위권 대학으로 인지되는 이름난 학교가 많다. 먼저 경찰대, 각종 사관학교(육군·해군·공군·국군간호)가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비롯해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지난해 개교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도 포함된다. 참고로 이름이 비슷한 포항공과대학교(POSTECH)는 일반 사립대학으로 수시 6회 제한 대상이다.
앞서 언급한 대학은 수험생에게 ‘넘사벽’ 대학으로 분류되지만 이들이 특수대학의 전부는 아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한국폴리텍대학, ICT폴리텍대학, 한국농수산대학교도 특수대학에 포함된다. 이 중 인문계 고등학교 중상위권 수험생이 고려할 만한 대학은 대표적으로 한국전통문화대학교와 한국농수산대학교 정도가 있다. 알고 보면 실속 있는 두 특수대학을 콕 집어 소개한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한국전통문화대학교(전통대)는 전통문화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문화재청이 설립한 학교로 올해 개교 23주년을 맞았다. 2024학년도 학부 과정엔 7개 학과 총 161명을 선발 예정이다. 전통건축학과, 전통조경학과, 문화재보전과학과, 전통미술공예학과, 무형유산학과, 문화재관리학과, 융합고고학과가 있다. 졸업생들은 최근 학예연구직 공무원 채용 시험에서 다수 합격하고 있다. 2022년에는 학예연구사 12명을 배출했다. 문화재수리기능사 자격도 70명이 획득했다.
학사과정 등록금은 2023학년도 기준 일반 국립대의 80% 수준인 학기당 160만 원대다. 석박사과정도 한 학기 등록금이 200만 원을 하회해 전문가로서의 비전을 생각한다면 지원할 만하다.
‘우선선발’ 전형에 지원할 시 별도 실기 고사가 있는 전통미술공예학과를 제외하면 전통대 자체에서 진행하는 1차 필기 고사를 치러야 한다. 필기 고사 범위는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동일하다. 국어, 영어, 수학, 한국사 4개 과목 총 105개의 문항으로 이뤄져 있다. 모의고사 성적이 나쁘지 않은 ‘정시러’들은 우선선발 전형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이후 진행되는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은 일반대학 입시와 유사하다. 모집 인원 규모는 작지만 수시모집(학생부종합, 학생부교과, 특기자 등), 정시모집으로 나눠 입시를 진행한다.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에선 별도 필기 고사가 없다. 실제로 전통대는 일반고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2021학년도 신입생의 출신 학교 비율을 보면 70%에 가까운 인원이 인문계 일반고이다.
경쟁률은 어떨까. 2022학년도 수시모집 경쟁률은 평균 5.4:1로 웬만한 수도권 대학 경쟁률보다 낮다. 실기시험을 치러야 하는 전통미술공예학과를 제외하면, 가장 경쟁률이 낮은 두 학과(전통조경학과, 무형유산학과)의 수시 선발 최초 합격자 성적은 중상위권(내신 3~4등급)에 형성돼 있다. 충원율(모집 인원 대비 추가 합격자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합격선은 평균 내신 3등급대일 것으로 추측한다.
한국농수산대학교
전문 영농인 육성을 목표로 설립된 한국농수산대학교(한농대)도 있다. ‘3+1학제’로 3학년까지 다닌 후 전문학사를 받고 졸업하거나 1년 더 이수해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 학비는 무료지만 졸업 후 6년간 영농 산업에 종사해야 한다. 의무 영농을 하지 않으면 지원받은 학비를 상환해야 하는데, 모두 농사를 짓거나 축산업에 종사할 필요는 없다. 영농의 개념이 생각보다 넓기 때문이다. 가공업, 관련 서비스업을 포함해 ‘영농조합법인’ ‘농업회사법인’ 등 법인에 취업하거나 관련 업체를 운영하는 것도 인정된다.
한농대는 내신과 면접으로 구성된 수시모집만 진행한다. 10년 이상 4:1을 넘는 경쟁률을 유지하다 2021년 3: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인구 감소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모집 정원은 총 570명으로 웬만한 수도권 대학과 비슷한 규모다. 특별전형은 전공별로 세분화해 모집하지만 일반전형은 학부 단위로 모집하기 때문에 선발 인원 자체는 적지 않은 편이다. 작물·산림학부, 원예학부, 축산학부, 농수산융합학부가 있으며 학부별로 4~5개의 세부 전공이 있다.
별도 기준이 있는 특별전형과 고등학교 졸업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일반전형을 1:1의 비율로 선발한다. 특별전형은 자격 기준에 따라 농수산인재, 도시인재 등으로 나뉜다. 2022학년도 입시 결과를 살펴보면 대부분 학부의 입학 성적은 비슷한 편이다. 특별전형 경쟁률이 가장 높은 원예환경시스템전공의 경우 농수산인재는 2등급 초반, 도시인재는 3등급 후반에서 당락이 결정됐다.
한농대 졸업생은 실습 중심의 교육을 마친 부모나 친척으로부터 농어업을 승계받거나 창업한다. 최근에는 졸업생의 농어업 창업 비율이 증가해 44.9%에 달한다. 대부분은 이처럼 농어업 생산 분야에 종사하거나 경영을 하며, 농어업 법인 또는 농어업 관련 기관 등에 취업하는 경우도 있다고 알려졌다. 지난해 한 인터뷰 기사에서 조재호 한농대 총장은 “졸업생 84.7%가 영농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며 “연평균 소득은 9000여만 원으로 일반 농가의 2배 이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도권 일반대학이나 국립대학에 비하면 합격선이 낮지만, 졸업생 진로가 유망하고 뚜렷한 셈이다.
하나 더, 특수대학은 대학 내 중복 지원도 대부분 가능하다. 수시지원과 정시지원 모두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특수대학에서 다루는 학문에 관심이 있는 수험생이라면 수시 6회, 정시 3회의 기회를 넘어 열 번째 합격 문을 두드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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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한국전통문화대학교·한국농수산대학교 홈페이지
“고등교육법에 의해 설립된 대학에 한함(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대학은 제외).”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대학이 무엇인가 싶겠다. 교육부 산하 대학이 아닌, 정부 부서 직속기관 개념인 ‘특수대학’은 수시 6장 제한에서 벗어나 있다. 취업난 속 더 주목받는 특수대학을 알아보자.
특수대학으로 불리는 이들의 정식 명칭은 ‘특별법 혹은 개별 법령에 의해 설립되는 고등교육기관’이다. 특수대학도 졸업하고 학위를 받는 과정이 일반대학과 크게 다를 바 없어 특수대학과 일반대학을 혼동하는 수험생이 많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이들은 고등교육법에 의해 설립된 대학이 아니기 때문에 수시 6회 제한 대상이 아니다.
그렇다면 특수대학에는 어떤 학교가 있을까. 사실 대부분 최상위권 대학으로 인지되는 이름난 학교가 많다. 먼저 경찰대, 각종 사관학교(육군·해군·공군·국군간호)가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비롯해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지난해 개교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도 포함된다. 참고로 이름이 비슷한 포항공과대학교(POSTECH)는 일반 사립대학으로 수시 6회 제한 대상이다.
앞서 언급한 대학은 수험생에게 ‘넘사벽’ 대학으로 분류되지만 이들이 특수대학의 전부는 아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한국폴리텍대학, ICT폴리텍대학, 한국농수산대학교도 특수대학에 포함된다. 이 중 인문계 고등학교 중상위권 수험생이 고려할 만한 대학은 대표적으로 한국전통문화대학교와 한국농수산대학교 정도가 있다. 알고 보면 실속 있는 두 특수대학을 콕 집어 소개한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한 학기 등록금 160만 원으로 자격증까지
전통대의 실습 교육.
학사과정 등록금은 2023학년도 기준 일반 국립대의 80% 수준인 학기당 160만 원대다. 석박사과정도 한 학기 등록금이 200만 원을 하회해 전문가로서의 비전을 생각한다면 지원할 만하다.
‘우선선발’ 전형에 지원할 시 별도 실기 고사가 있는 전통미술공예학과를 제외하면 전통대 자체에서 진행하는 1차 필기 고사를 치러야 한다. 필기 고사 범위는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동일하다. 국어, 영어, 수학, 한국사 4개 과목 총 105개의 문항으로 이뤄져 있다. 모의고사 성적이 나쁘지 않은 ‘정시러’들은 우선선발 전형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많은 전통대 졸업생은 졸업 후 학예연구나 문화재 수리 관련 진로를 선택한다.
경쟁률은 어떨까. 2022학년도 수시모집 경쟁률은 평균 5.4:1로 웬만한 수도권 대학 경쟁률보다 낮다. 실기시험을 치러야 하는 전통미술공예학과를 제외하면, 가장 경쟁률이 낮은 두 학과(전통조경학과, 무형유산학과)의 수시 선발 최초 합격자 성적은 중상위권(내신 3~4등급)에 형성돼 있다. 충원율(모집 인원 대비 추가 합격자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합격선은 평균 내신 3등급대일 것으로 추측한다.
한국농수산대학교
일반 농가의 2배 버는 졸업생
한국농수산대학교 전경.
한농대는 내신과 면접으로 구성된 수시모집만 진행한다. 10년 이상 4:1을 넘는 경쟁률을 유지하다 2021년 3: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인구 감소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모집 정원은 총 570명으로 웬만한 수도권 대학과 비슷한 규모다. 특별전형은 전공별로 세분화해 모집하지만 일반전형은 학부 단위로 모집하기 때문에 선발 인원 자체는 적지 않은 편이다. 작물·산림학부, 원예학부, 축산학부, 농수산융합학부가 있으며 학부별로 4~5개의 세부 전공이 있다.
별도 기준이 있는 특별전형과 고등학교 졸업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일반전형을 1:1의 비율로 선발한다. 특별전형은 자격 기준에 따라 농수산인재, 도시인재 등으로 나뉜다. 2022학년도 입시 결과를 살펴보면 대부분 학부의 입학 성적은 비슷한 편이다. 특별전형 경쟁률이 가장 높은 원예환경시스템전공의 경우 농수산인재는 2등급 초반, 도시인재는 3등급 후반에서 당락이 결정됐다.
한농대 졸업생은 실습 중심의 교육을 마친 부모나 친척으로부터 농어업을 승계받거나 창업한다. 최근에는 졸업생의 농어업 창업 비율이 증가해 44.9%에 달한다. 대부분은 이처럼 농어업 생산 분야에 종사하거나 경영을 하며, 농어업 법인 또는 농어업 관련 기관 등에 취업하는 경우도 있다고 알려졌다. 지난해 한 인터뷰 기사에서 조재호 한농대 총장은 “졸업생 84.7%가 영농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며 “연평균 소득은 9000여만 원으로 일반 농가의 2배 이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도권 일반대학이나 국립대학에 비하면 합격선이 낮지만, 졸업생 진로가 유망하고 뚜렷한 셈이다.
하나 더, 특수대학은 대학 내 중복 지원도 대부분 가능하다. 수시지원과 정시지원 모두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특수대학에서 다루는 학문에 관심이 있는 수험생이라면 수시 6회, 정시 3회의 기회를 넘어 열 번째 합격 문을 두드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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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한국전통문화대학교·한국농수산대학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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