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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진짜 체험학습

글·사진 | 이보영 핀란드 통신원

입력 2012.05.08 10:33:00

핀란드의 진짜 체험학습


요즘 한국에서는 체험학습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제는 한국의 교육도 교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벗어나 다양한 현장에서 생생하게 진행된다니 반갑기만 하다.
그런데 핀란드에서는 체험학습이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그런 종류의 교육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로 모든 학습이 체험학습이기 때문이다. 핀란드 학교에서의 체험학습은 1주일에 한 번, 혹은 한 달에 한 번 벌어지는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 그 자체다. 학교 근처 호수에서 선생님과 함께 낚시로 물고기를 잡아서 관찰하고 해부하며 진행하는 생물 수업, 숲에서 조약돌과 솔방울로 배우는 덧셈과 뺄셈, 수업 시간에 과학관이나 박물관을 방문하고 영화, 연극을 관람하며 때로는 학부모의 일터로 초대돼 직업에 관한 강의를 듣기도 한다.
국토의 3분의 2 이상이 숲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 아닌 숲이 있는 나라 핀란드에서는 학교 근처에서 쉽게 숲을 찾아볼 수 있다. 숲은 아이들의 천연 놀이터이자 현장 체험학습장이다. 숲길을 걸으며 채집한 나뭇잎으로 나무를 구별해내는 법도 배우고 그 나뭇잎으로 미술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때로는 동물의 발자국을 뒤따라가며 ‘자연스럽게’ 자연 공부도 한다. 야간 하이킹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밤에 단체로 숲에 가서 낮에는 느낄 수 없었던 또 다른 숲의 모습과 정취를 느낀다. 초등학교 필수 과목인 환경학 시간에는 숲을 비롯해 자연과 그 주변 환경을 어떻게 잘 보존해야 하는지도 배운다.

모든 수업이 체험학습, 학습 효과도 더 높아
이런 야외 학습은 학습 흥미도를 높인다는 점 외에도 많은 장점이 있다. 사회성과 협동심이 길러지며 신체뿐만 아니라 두뇌도 산소를 더 많이 흡입해 건강해진다. 지역 사회나 환경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특히 수학 수업은 야외에서 진행하면 학습 효과가 더 좋다고 한다. 수학을 추상적인 수의 개념이 아닌 구체적인 수치를 통해 익힐 수 있으며 실제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따분하다는 선입견을 가졌던 수학에 대한 흥미를 회복할 수 있다. 책에서 배우는 1m, 100m, 1km의 차이와 스스로 그 거리를 걸으면서 몸으로 익히는 것의 차이는 매우 크다.
핀란드에서는 교실 밖뿐만 아니라 교실 안에서 이뤄지는 수업도 체험학습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현실과 맞닿아 있다. 핀란드 초등 교육의 아버지라 불리는 시그나에우스는 1864년 이론적인 교육 외에 일상생활에 필요한 현실적 기술, 체험 교육이 중요하다는 내용을 근간으로 한 초등교육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현재 핀란드 초중등 교과목에 여전히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따라서 핀란드에서는 가정, 가사, 공업, 수공예, 미술 등의 실생활에 필요한 실기 교육이 국·영·수 과목과 똑같이 중요하게 취급된다. 핀란드에서의 체험학습은 단순히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 대상과 교육 내용 사이의 직접 접촉을 최대한 도모하는, 교육 철학의 근본이다.

핀란드의 진짜 체험학습

핀란드는 ‘체험학습’이라는 말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모든 수업이 체험 위주로 진행된다.



이보영 씨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교육공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1999년부터 핀란드에 거주하고 있으며 핀란드 교육법을 소개한 책 ‘핀란드 부모혁명’ 중 ‘핀란드 가정통신’의 필자이기도 하다.

여성동아 2012년 5월 5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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