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콜라 56캔 마셔야, 아스파탐 하루 섭취량 겨우 초과

6월 14일 오후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진열된 제로 콜라.

‘제로 치킨’이 출시되는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제로 열풍’이 불었다. 제로 칼로리 음료가 편의점 가판대 영토를 넓혀가는 찰나, 그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7월 14일(현지 시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관(IARC)이 인공감미료로 쓰이는 아스파탐(아스파르템)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아스파탐은 단백질 구성 성분인 아미노산 2개가 결합된 감미료로, 1981년 미국에서 식품첨가물로 승인된 이후 한국에서는 1985년부터 사용되고 있다. 아스파탐의 칼로리는 설탕과 동일(1g당 4kcal)하지만 단맛은 설탕의 200배로, 미량만 사용해도 단맛을 내기 때문에 그동안 다양한 제로 칼로리 음료에 사용돼왔다.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에 따라 5kcal 미만의 식품은 0kcal로 표기할 수 있다.

아스파탐 논란이 일자 7월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WHO 산하 ‘국제식량농업기구/세계보건기구 합동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가 현재 섭취 수준에서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발표함에 따라 현행 사용기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로 열풍’에 보내는 주의 차원”

JECFA가 설정한 1일 섭취 허용량은 1kg당 40mg으로, 60kg의 성인일 경우 하루 2.4g이다. 제로 칼로리 음료로 1일 섭취 허용량을 초과하려면 생각보다 많은 양을 마셔야 한다. 60kg의 성인일 경우 아스파탐 43mg이 들어간 제로 콜라(250㎖ 기준) 56캔, 아스파탐 72.7mg이 포함된 막걸리(750㎖ 기준) 34병을 하루에 섭취해야 기준치를 넘는다.

그렇다면 왜 IARC는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했을까. IARC는 어떤 물질의 암 발생 위험성을 파악하는 기초조사를 하는 기관으로, 얼마나 많은 양을 섭취해야 암에 이르는지는 평가하지 않는다. IARC가 분류하는 물질은 총 4개 그룹으로 나뉜다. 1, 2A, 2B, 3군으로 순서대로 ‘발암 물질’ ‘발암 추정 물질’ ‘발암 가능 물질’ ‘발암성으로 분류할 수 없는 물질’이다. 술, 담배, 가공육 등이 ‘발암 물질’로 분류돼 있으며, 고온의 튀김이나 적색육 등이 아스파탐보다 높은 2A군에 속한다.



하상도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는 “1군은 인체 실험을 통해 발암 물질로 입증된 경우, 2군은 인체 실험으로 입증된 바는 없지만 동물실험에서 발암 가능성이 나타난 경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2B군은 동물실험에서 발암 영향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물질”이라며 “김치도 같은 등급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아스파탐과 함께 2B군으로 분류된 물질은 김치, 피클 등 절임 채소, 알로에베라, 전자파 등이 있다.

하 교수는 “개인차가 있어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식품에 든 소량의 아스파탐 섭취를 우려할 필요는 없다”면서 “다만 국제암연구기관이 아스파탐을 2B군으로 분류한 것은 최근의 ‘제로 열풍’에 주의를 준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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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사진 뉴시스 
사진출처 IARC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