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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with Specialist | 김선희 명품 이야기

과학과 디자인 결정체 루이뷔통 트렁크

기획·한여진 기자 사진제공·동아일보 사진DB 파트 REX

2011. 06. 07

과학과 디자인 결정체 루이뷔통 트렁크


몇 년 전 파리에 갔을 때 샹젤리제 101번지 루이뷔통 매장에 웅장하게 들어서 있던 트렁크 조형물에 대한 감동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리고 무조건 인정하게 됐다. 왜 루이뷔통을 단지 패션 디자이너가 아닌 ‘발명가’라고 칭하는지. 왜 수많은 여성들이 모조품이라도 루이뷔통 가방을 갖고 싶어 하는지.
전 세계 64개국 4백57개 매장. 1만5천6백50명의 직원. 1백56년간 이어온 장인 정신. 세계에서 가장 많은 모조품이 나온다는 루이뷔통의 전설은 트렁크에서부터 시작됐다. 19세기 중반 유럽 상류 사회에서는 마차나 배에 모든 생활 도구를 싣고 다니는 ‘그랜드 투어’라는 여행이 유행했다. 여행의 인기와 함께 휴대용 가구를 수납할 수 있는 트렁크가 주문 제작됐고, 침대·수납장 등이 접이식으로 들어 있는 트렁크를 만들던 루이뷔통의 명성도 높아졌다. 1837년 철도 시대가 열리면서 루이뷔통 여행용품에 대한 인기는 더욱 치솟았다.
접이용 침대와 식탁, 책상이 들어 있는 트렁크뿐 아니라 긴 드레스 자락조차 구겨지지 않게 보관할 수 있는 슈트케이스, 수십 켤레의 구두를 차곡차곡 보관하는 슈즈 케이스, 주방용품 케이스까지…. 내용물을 깔끔하게 수납해 이동할 수 있는 루이뷔통 트렁크는 그 당시 발명품으로 통했고 그 명성은 지금까지 이어져 스타일리시한 여행 마니아들 사이에서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에 소개된 솔라 패드가 장착된 업무용 테이블이 들어 있는 트렁크는 루이뷔통이 ‘과학’임을 보여주는 결정판이다. 전선을 연결하지 않아도 랩톱으로 업무를 볼 수 있고, 커피를 끓여 마실 수도 있다. 도심에서 탈출해 자연에서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고픈 이들에게 이만한 트렁크가 또 있을까?
한 달에 두세 번은 외국에 나가고 웬만한 명품은 갖고 있는 나도 아직 루이뷔통 트렁크는 없다. 그래서 공항이나 여행지에서 루이뷔통 트렁크를 끌고 지나가는 이들이 참 부럽다. 올여름에는 꼭 루이뷔통 트렁크를 구입해야겠다. 숄더백 몇 개와 구두 두 켤레, 노트북, 사진기, 티세트, 거울 달린 화장대가 들어있는 트렁크를 끌고 비행기 타는 모습을 상상하면 가슴이 설렌다.

과학과 디자인 결정체 루이뷔통 트렁크


김선희씨는 …
홈쇼핑에서 해외 명품 브랜드 방송을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쇼호스트. 쇼핑 칼럼니스트, 쇼핑 전문서적 저자, 전문 MC 등으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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