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여행을 떠난다.
낡은 밴에서 미소를 머금고 차창 안에 들어오는 햇빛을 받으며 자고 있는 그녀와.
이왕이면 오스트리아의 작은 마을 잘츠부르크를 지나는 길이면 좋겠다.
차 안에는 먹다 남은 잘츠부르크의 초콜릿과 생판 듣지 않는 모차르트의 음악 중 한곡이 흘러나오면 좋겠고…
난 지금 스위스를 향해 가고 있다, 그다음은 로마.
봄
봄이 찾아온 대공원에서 아내는 간식을 사러 갔고
난 아들 녀석을 품에 안고 이 녀석의 점심을 제공한다.
봄볕이 내 등을 따뜻하게 해주고
내 가슴은 아들 녀석의 체온으로 인해 젖는다.
간만에 찾은 휴식 시간에 아내와 함께
그리고 사랑하는 아이와 함께 봄을 만끽한다.
※ 이병진은… 92년 데뷔한 뒤 느릿느릿한 말투와 촌철살인의 개그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방송인.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뒤 무대디자이너·방송작가 등 여러 직업을 거쳤으며 예술적 감수성과 사진 실력이 뛰어나다. 2006년 포토에세이집 ‘찰나의 외면’을 펴냈다.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